[비평]죄의 이유

by 다시 posted Jun 29, 2012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ESC닫기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죄의 이유

 

 

 

 아쉬운 글이다. 기획 자체가 재미있는 글인데 왜 수정을 안 했는지 모르겠다. 상황을 받아들이지 못하고 거짓말이라 생각하는 혜연의 대사가 딱딱하고 강현의 대답은 부자연스럽다. 중간중간 이해하기 힘든 장면들도 많다.

 사실을 받아들이지 않는다 해도 혜연이 희망을 바라고 있었다.’라는 말은 이해하기 어렵다. ‘그녀가 가는 곳은 보통사람들은 출입하고 싶어하지 않는 곳이었다.’라는 문장은 문장 자체가 썩 좋은 문장이 아닐 뿐더러 내용도 소설과 잘 호응하지 않는다. ‘그다지 출입하고 싶지 않는 곳이란 말이 묘한 불쾌감을 나타내는 문장인데 이 글에선 사건의 갑작스러운 발생에 초점을 맞춘 문장이 와야지 일반적인 관념에 대한 문장이 오는 것은 어울리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강현은 그녀의 작은 행운까지 제거해버렸다.’라는 문장도 비슷한 이유로 그르다고 본다.

 장면들이 참신하지 않다. 스릴러 영화에 주로 나오는 장면들이다. 그 중 가장 진부한 장면은 강현이 재현을 지하실로 끌고 가는 장면이다. 그 장면에서 참신한 부분은 한 반장이 그를 제지한 것이다. 그런데 참신한 부분 보단 아쉬움이 더 컸던 장면이다. 이 장면을 좀 더 진부하지만 재미있게 풀어가려면 혜연이 무기를 빼 들었어야 한다. 자신이 범인으로 의심하고 있는 강현과의 동행이다. 만일의 사태를 준비한 것이다! 그리고 주인공과 악당의 혈투……. 많은 영화에서 채택하는 장면이지만 그만큼 재미있고 안정감이 있다는 뜻일 것이다. 강현이 자신의 핸드폰을 꺼놓지 않았다는 것도 이상한 일이다. 제일 이상한 장면은 마지막에 나오는 6 14일 수요일 장면이지만. 들으면 어쩌려고 그런 얘기를 하고 깨면 어쩌려고 입을 맞춘단 말인가?

 뜬금없이 깁스를 하고 온 강현, 과하게 의미심장한 부분이다. 별다른 설명도 없다. 강현이 범인이라는 것은 쉽게 생각할 수 있다. 아마 복선으로 사용한 것 같은데, 물론 복선이 글의 구성을 탄탄하게 만들어 주는 기능을 하기는 한다. 그러나 이 소설에선 다른 역할도 해야 했다.

 

 기획이 재미있다고 한 이유는 복합적인 소설이기 때문이다. 드라마+스릴러의 형태를 띄고 있다고 읽었다. 기본 인물간에 관계를 토대로 사건이 진행되지만 틀은 스릴러, 추리물에 두고 있다. 그 형식이 신선하게 느껴졌다.

 그렇다면 위 복선은 추리물의 단서 역할을 해줘야 한다. 그러나 혜연이 만나고 있는 유일한 사람이 강현이고 지금까지 유일하게 단서가 나온 인물도 강현이다. 이러면 추리물의 재미가 전무해진다. 전화를 거는 재현의 비중이 높았다면 훨씬 좋았을 것 같다. 전화를 여러 번 건다 던지 여러 방법이 있겠다.

 배신에 대해 설명할 때 당위성이 부족해 보였다. 고전적인 방법이지만, 강현이 부모님에게 버림을 받았다던지 배신에 트라우마를 심는 방법도 있을 것이고 여러 방법이 있었을 텐데 다짜고짜 좀 심했다.

 이건 개인적인 생각인데, 세계관이 치우친 글로 느껴졌다. 18세 소년이 친구에게 좋아하는 여자를 빼앗기는 이야기와 혼합해서 그가 쓰는 이야기가 현실의 진행과 함께 완성되는 구성을 한다면 그 치우친 부분을 해결할 수 있었을지도 모르겠다.

 

 *결론 이번 소설의 강점은 기획


Articles

1 2 3 4 5 6 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