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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앞서서 라이트노벨이란 세 가지 특징을 갖는다고 말씀드렸습니다.


 1. 캐릭터가 스토리보다 우선되는 핵심 요소이다

 2. 동인 문화 기반이다

 3. 잡지와 유사한 성격이 있다.


 각 특징 하나하나는 라이트노벨의 현재 모습, 그리고 앞으로의 모습과 긴밀한 관계가 있습니다.


 #1. 캐릭터가 우선되는 요소


 라이트노벨은 작품의 배경, 줄거리에 앞서 캐릭터가 존재합니다. 특정 캐릭터가 어느 배경, 어느 이야기에서건 활약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즉, 장르 구분이 무의미해집니다. SF, 판타지 등 장르는 해당 캐릭터가 활약하기 좋은 무대로 참고될 뿐이죠. <슬레이어즈>의 팬들은 주인공 리나가 판타지 세계에 있건, SF세계에 있건 굳이 상관하지 않을 겁니다. 때로는 작가, 작품간 크로스오버도 얼마든지 자유롭게 이루어질 수 있고요.


 #2. 동인 문화 기반이다


 아는 사람만 아는 서브 컬쳐를 기반으로 성립하기 때문에, 라이트노벨은 독자층이 한정될 수밖에 없다고 이미 말씀드렸습니다. 국내에서 라이트노벨 독자층은 만화 - 애니메이션에 친숙한 사람들, 특히 일본 동인 문화에 익숙한 사람들입니다. 간간히 인터넷상에서 국내 작품, 작가의 동인 작품이나 동인 축제가 열리긴 하는 모양입니다만, 국내 만화 - 애니메이션 동인 문화에서 주류는 단연 일본 서브컬쳐에 기대어 성장하는 흐름입니다. 기반이 되는 서브 컬쳐가 일본의 것이기 때문에, 한동안 국내에서 일본 라이트노벨과 차별화되는 작품이 탄생하기란 쉽지 않아 보입니다. 라이트노벨이 기반하는 서브 컬쳐 자체가 국내에서 자생적으로 성장하지 않는 한에 말이죠.

 커뮤니티로는 디시나 루리웹, 장르로는 온라인 게임 분야가 그나마 국내에서 자생적인 서브 컬쳐가 발생하기 가장 유망한 환경이 아닌가 합니다. 즉 이들 분야를 참고하면 독창적인 한국 라이트노벨 작품이 나올지도 모르죠.

 덧붙이자면, 현재 국내 라이트노벨 출판사들이 벌이는 상시, 주기적 공모전은 양질의 작품과 작가를 탐색하는 것에도 목적이 있지만, 라이트노벨에 관심 있는 독자층, 서브컬쳐 기반을 찾아내고자 하는 목적도 있는 듯합니다. 쓰는 사람들이 곧 책을 사보는 사람들이고, 그렇게 사보는 사람들이 다시 쓰는 사람이 되는 게 순선환인지, 반대로 악순환인지는 판단하기 어렵긴 합니다만.


 #3. 잡지와 유사한 특성


 이건 라이트노벨 작가로 활동했을 때 맞닥뜨릴 현실적 문제와 상관있습니다. 신간 출판 주기가 짧을수록 유리하므로, 결국 라이트노벨 출판사는 일반 출판사기보다 잡지사와 유사하게 운영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마감 스트레스는 잡지 칼럼니스트들과 유사한데, 실제 써내야 할 분량은 칼럼니스트를 훨씬 웃돌게 되지 않을까요? 한편으론 그렇게 짧은 출간 주기에 독자들이 익숙해지면서, 출판사뿐 아니라 독자들까지 작가를 압박하며 출간을 강요하는 추세로 되지 않을까 걱정이 됩니다.

 연재 주기가 짧아질수록 작가는 필력보다 아이디어, 관습과 버릇에 의존해 쓸 가능성이 높다고 봅니다. 정해진 기간에 많은 분량을 써내야 할 테니까요. 따라서 작품은 어느 정도 정형화될 테죠.

 물론 작가별 작품성향이나 필체는 조금씩 다릅니다. 지금도 약간 그렇지만, 나중엔 캐릭터 내지 작가가 라이트노벨을 고르는 중요 기준이 될 것입니다. 그 중에서도 작가보단 캐릭터가 취향에 맞느냐가 더 중요한 요소가 될 게 자명하겠죠.



 정리하겠습니다. 라이트노벨은 비현실적 인물과 비현실적 사건, 배경을 다루는 소설의 한 형태입니다. 비현실적 인물이란 캐릭터를, 비현실적 사건과 배경이란 만화-애니메이션적인 사건 배경을 의미합니다. 풀어서 말하면, 만화나 애니메이션, 혹은 게임을 기반으로 묘사되거나 상상된 캐릭터를 중심으로, 다양한 장르와 스토리가 결합되어 동인적 상상력을 발휘하는 '무언가'가 라이트노벨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분명한 것은 라이트노벨이 현실을 정면으로 마주보고 있지는 않다는 사실입니다. 현실을 직접 바라보지 않지만, 그 때문에 오히려 현실에서 볼 수 없는 진실들, 주류에서 감춰지거나 탈락한 무언가를 보여줄 수 있으리란 생각도 듭니다. 심지어 그 사실을 작가들이 의식하든 의식하지 않든, 그것이 현실을 직접 응시하지 않는다는 사실 그 자체에서 사회적인 가치를 찾을 수 있을지도 모르죠.


 라이트노벨을 쓰려는 분들이, 본인의 상상력을 무엇을 기반으로, 어떤 방향으로 발휘해야 할지를 고민할 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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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乾天HaNeuL 2012.05.15 23:06
    좋은 정보에 춫천
  • profile
    칠흑 2012.05.24 19:06
    어쩌면 라노베야말로 접근과 소통에 가장 성공한 사례일지도 모르겠습니다
  • ?
    乾天HaNeuL 2012.05.24 19:33
    상업소설 중에서 가장 성공적이다 할 수 있겠지요. 일단 책 안 읽는 초중고 학생들로 하여금 책을 읽게 만드는 것만 해도 어딘가요.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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