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07.12 10:51

한번 친구는 비평

조회 수 578 추천 수 2 댓글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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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첫 단락 살인현장을 돌아보는 김형사를 묘사하는데, 어색한 느낌을 지울 수가 없다.

 깔끔한 모습은 다음 문장에서 훈훈한 분위기에 비교된다. 우리가 흔히 하는 이미지의 훈훈함과 깔끔함의 거리가 있다. 쉼표가 연달아 나오면서 대체 무슨 분위기를 유도하려는 걸까? 고민이 된다. 흔히 쉼표가 연속되는 것은 문장을 길게 늘어뜨리는 작업의 하나다. 스릴감을 주기 위해 연속되는 표현을 하거나 문장을 기괴하게 늘려서 긴장감을 풀어버릴 때에 흔히 사용되는데 바로 앞에 훈훈하다를 보았을 때 후자라고 생각해볼 만 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짧은 문장은 이 맛을 살리지 못 한다.

 장면은 주인공 검사가 서류를 살펴보는 것으로 넘어간다. 대화에 사용되는 말줄임표는 용도를 알 수 없다. 아마 것멑을 부리거나 주인공이 자료를 읽는 동안의 텀을 말하는 것 같은데, 그냥 띄엄띄엄 읽었다. 라고 하면 될 일이다. '강제적으로 과거를 떠올렸다'의 문장이 눈에 띄인다. 자연스럽게 과거를 떠올렸다. 의 반대 용법으로 쓰인 것 같은데 대체 강제적으로 과거를 떠올리는 건 무어란말인가? 굳이 이해하려 한다면 쏘우에서 간간히 보여주는 회상씬이 떠오른다. 그런데 주인공은 그냥 자료를 읽을 뿐이다.


 중학교 시절로 돌아가 보자. 본문을 모두 읽은 우리는 이 주인공이 별로 어질지 않다는 사실을 안다. 왜냐하면 살인자가 맞는 친구를 위해 증거를 조작했으므로 위법이다. 더군다나 가해자 남우정을 대하는 태도는 편중되어 있고 일관성 없는데다가 성적인 느낌도 배제할 수 없다. 그런데 회상에서 주인공에 대해 어질고 현명하다고 서술한다. 작가가 어떤 캐릭터를 설정해놓은건지 다시 한 번 생각해볼 만하다.

 회상 내내 주인공에게 어질고 현명하다. 는 오류적 전제로 당위성을 부여한다. 그리고 남우정과 이검사는 선의 역으로 조명되며, 성숙하다고 표현한다. 여기까지 읽었을 때 떠오르는 생각은 '글쎄?'

 

 다시 현재로 돌아왔을 때 주인공의 집착을 정도를 넘어선다. '그는 사람을 죽일 사람이 아니었다.' 이 문장에서 나는 검사가 과연 저런 생각을 하는 게 당연한가 하는 고민을 얻는다. 더군다나 위 생각에서 발전하는 '느낌'은 목적이 있는 방향을 가지고 수사를 시작하는 원인이 된다. 거기에 학력을 운운하며 정당성을 부여하려고 하는데, 우발적 살인에 학력은 의미가 없다. 검사가 된 주인공의 고학력주의가 표현되었다기엔 뜬금없다. 그 후 증인을 찾아가는 과정은 생략되고 어디에도 언급되지 않았던 내연관계의 증인이 나타나 사례금을 받는다. 그리고 남우정에게 가서는 구애를 한다. 날 좀 알아줘 나 기억 안나? 하더니 상하관계를 따지려 든다. 또 대화 내내 친근하게 굴다가 담배로 주도권을 가지려 한다. 그냥 말로 주도권을 가지면 안될까.

 

 해답을 먼저 보여주며 법정이 전개된다. 근데 교살이란다. 목을 졸라 죽임? 한참이나 이 문장을 곱씹었으나 교살을 이해할 수가 없었다. 피가 흘렀는데 칼에 찔린게 아니라 교살이었나 하고 처음부터 다시 내려 읽었다. 이제 주인공이 위증을 시작한다. 게다가 cctv의 입모양은 증거가 못 된다. 왜냐하면 사람마다 발음을 내는 방식이 다르고, 고작 세음절은 입모양으로부터 파생되는 경우의 수가 무궁무진하다. 그리고 몹시 징그럽게 끝난다.




 좀 더 책을 읽었으면 좋겠다. 전체적으로 단어의 활용이 한정되어 있고 표현력도 서툴다. 우리가 평소에 쓰는 수준의 표현에 딱 머물러 있는 게 아쉽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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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다시 2012.07.12 13:32

    처음 문장에서 분위기를 내는 거나 단어 선택에 고민이 있었는데.. 지적 감사합니다. ㅠ 교살 부분은 수정해야겠네요

  • profile
    윤주[尹主] 2012.07.12 15:36
    누구나 염두해 둘만한 얘기들을 해주셨네요. 참고가 됩니다^^;
  • ?
    다시 2012.07.12 23:16
    인물설정은 고치고 싶지 않지마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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