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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 제작 노하우 - 게임을 끄고 세상을 보자

by 산적대왕 posted Aug 25, 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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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문 : http://blog.naver.com/raveneer/2204611204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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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을 가리키는 손가락.'


게임 제작자 중 게임을 무지막지 많이 한 사람들에게서 공통적으로 일어나는 문제가 있다.

무슨 게임을 기획해도 예전에 존재했던 게임들과 비슷하게 나온다는 것.

왜냐면 이들이 생각하는 게임의 제작 동기는 '내가 예전에 재미있게 즐겼던 게임의 변주' 일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그러나 정작 게임을 완성해 놓고 보면 부족한 작품이 나오기 일쑤다. 예전에 즐겼던 재미있는 게임의 재미에는 절대 따라가지 못하는 부끄러운 게임들을 만들고 이불 뻥뻥 차면서 '아 나는 실력이 없어' 라고 좌절한다.


어째서 그럴까?

그건 우리가 손가락만 보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게임을 만들어 보면 처음 생각(제작의도)에 맞게 만드는게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느낄 것이다. 제작 실력이 부족한 것은 둘째 치고도, 수 많은 것들이 태클을 건다.


1. 기술적 한계 : 124kb로 국가간 전쟁과 인류문명 역사를 시뮬레이트 해야한다 (문명)

2. 하드웨어적 한계 : 키보드 마우스 없이 채팅을 구현해야 한다. (몬헌)

3. 윗대가리의 무모한 요구들 : 우리도 메이플 스토리 같은 거 만들어보자. 쉬워보이던데 한 석달 주면 보여줄 수 있지? (실제로 한 말)

4. 부족한 일정, 바닥을 보이는 예산, 그리고 사무실 의 커피는 구정물 맛인데 도망가는 스탭들...


그래서 우리는 완성된 게임이 제작의도 - 특히 기획단계의, 초기 제작의도 - 를 반영하고 있는 경우가 꽤나 적다는 현실을 알게 된다.

그런데 그런 게임들을 플레이 하고서는 '아 이것이 진정한 게임의 길이구나!' 라고 외치는게 얼마나 바보같냐 말이지.

달을 가르키는 손가락으로 보였는데, 알고보니 '화성까지 못 가리켜서 대신 달을 가리킨 거'였단 말이다! 실은 제작자는 화성에 가고 싶었단 말이다!


그러니 우리는 게임을 플레이 하며 표면적인 것에 사로잡히는 실수를 해서는 안 될 것이다.

그런 것은 스스로의 취향을 자기강화 할 뿐이며, 결국 잘못된 길로 가게된다.

'역시 슈팅은 총알이 많아야지!'  <- 동방 시리즈 첫 작이 벽돌깨기였다는 걸 모르는 동빠의 한마디.


그러면 어떻게 해야 할까?


게임을 끄고, 세상을 보자.


비가 오는 날 튕기는 빗방울의 소리와 리듬을.

빵집 아저씨가 빵을 뒤집는 손동작과 절차를.

커져가는 빈부격차에 분노하며 죽창을 드는 청년들을.

고양이와 놀아주며 우아함과 호기심을.

곰팡이 균사들이 만들어 내는 아름다운 패턴들을.


언제나 게임은 거기에서 시작해 왔다.

그리고 장르도 거기서 탄생해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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