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2015.10.05 12:23

짚어보기. 콩나물. 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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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리 주변엔 많은 소중한 사람이 있습니다.

보통 그 소중한 사람에게 마음을 표현하며 살고 있고, 탈없이 잘 지낼테지만

가끔 그사람에게 선물을 해주고 싶을때가 있죠.


  내가 원하는것을 사주는 사람이 있을것이고,

그사람이 필요할것 같은걸 사주는 사람이 있을겁니다.


  어느쪽이든, '선물' 이란 상대방에게 내 '고마움'을 표시하는 수단이란건 변함이 없지요.

허나 선물이 항상 상대에게 만족스러운 결과만 낳을수는 없습니다.

그것은 선물 자체가 지니는 가치때문만이 아닌, 살아오며 그사람에게 입혀진 선물자체의 행위, 또는

받은 선물이 그사람에게 가지는 고유의 선입견 때문이죠.


이러한 개개인에 따른 고유한 어떠한 물체(개념)이 갖는 상징성을 이 글에선 '심볼' 이라고 하겠습니다.

짚어보기-콩나물편, 시작합니다.


콩나물.jpg



콩나물 : 콩을 발아시켜 만든 것. 재배과정에서는 콩나물이 갖는 무게의 100~150배 이상의 수분이 필요된다.




  론 오롯이 모든 정보가 '심볼'로써 지배되는것은 아닙니다. 우리가 어떠한 행동이나 결과를 창출해낼때엔, 단순히 그 과정뿐만아닌 과정과 결과가 맞물리는 시간, 그리고 누가 했는가 등의 고려요소는 충분히 많습니다. 이러한 부분은 '선물을 받는 상황'에 자신을 대입해봄으로써 매우 쉽게 알 수 있습니다. 허나 그렇다고 '심볼' 에 내 선물이 편향될 수 있다고 해서, 모든 책임을 상대에게 맞긴채 상대의 피드백을 회피하지도, 강요하지도 않아야 합니다. 어쨌든 '고마운 마음'을 전달하기 위함이니까요. '고마운 마음'을 전달하기 위해 오로지 '선물' 하나로 모든걸 지배하고자 하는것은, 욕심일지도 모르겠습니다.


  린 우리의 마음을 전달해주기 전에 상대가 그 마음을 받을 준비가 됐는지, 그리고 선물이 갖게될 심볼역시 고민하며 정성을 다해 준비를 하게됩니다. 조금 오버해서 말하면, 포장의 유무, 포장지의 색깔, 패턴, 포장크기, 끈의 매듭 수, 끈의 묶는 방향, 포장의 모양등,  추가적으로 고려할 사안은 수십개가 넘어갈 수 있습니다. 이것을 상대에게 알린다면 반대로 '부담' 으로 다가 올 수 있지만, 준비하는 입장에선 오히려 '정성' 이 될 수 있습니다. 왜냐면 선물을 하는사람 에게도 그 준비 기간이 중요한 기억으로 각인되어, 선물을 받는 사람이 자신에게 더욱 중요한 사람으로 무의식중에 생각하게 될 수 있기때문이죠.


  물받는 사람 입장에서 생각해볼때, 선물을 받을때 아무것도 신경쓰지 않을 수 있고 그저 기뻐할 수 있는것만큼 좋은상황은 없을겁니다. 선물을 주는 사람입장에서 하게되는 받는자를 배려하는 고려들은, '성공적' 으로 '선물작전!' 을 끝마치기 위함이 아닌, 온전히 선물을 받고 '받는자' 가 기뻐할 수 있는 상황을 조성해주는것이죠. 20개가 넘는 조건들을 꽉꽉 생각하고 준비해 선물을 성공했다고 칩시다. 선물을 받는사람은 정말 만족스러워 하는 표정을 보이고, 기쁜 행동을 내게 보여줬다고 생각해보세요. 분명 그토록 원하던 상황이 생겼으니 더할나위 없이 기쁘겠죠.


  이제 제 3자의 눈으로 이 상황을 지켜봐봅시다. '선물' 자체가 갖는 도덕적 의미를 배제해놓고 봤을때, 선물을 하는 사람이 보여지는 것에대한 기준치 이상의 노력을 했을때, 과연 선물을 받는 사람에 비해 많은 손해를 본것일까요?


  전 그렇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리가 살면서 가장 쉽게 범하는 오류중 하나가 상대에게 보이는 10이 그의 전부라 믿고, 내가 가진 100이 모두 상대에게 비춰질것이라는 착각입니다. 1/10법칙이라 칭하고싶은 이 법칙은, 쉽게말해 내가 가진것이 10일경우, 상대에게 보여지는것은 1이 고작이라는것 입니다. 마치 콩나물을 재배하는 과정처럼 쏟은 물에 비해 콩나물이 섭취하는 수분량도, 그리고 성장치도 낮은거죠.


  이런게 비효율적이거나 비합리적이진 않습니다. 단순히 기준을 조금만 바꾸면 되거든요.

애초에 우리가 하고자 했던 어떤일의 결과는 우리가 생각하는 1로는 절대 이끌어낼 수 없었던것이라고요.


  상대에게 1을주고싶다면 10을, 10을 주고싶다면 100을 준비해야하는 이것은 꽤 지켜내기 어려울지도 모릅니다.

운좋게 상대에게 10의 반응을 원해서 10을 보여줬는데, 상대가 내가 원하는 반응을 줌으로써 거기에 안주해버리는 상황도 꽤 많으니까요.


  나 이것은 마치 패스트푸드식 관계로써, 이 글의 요지는 10을 상대에게 전달/보여주는것 도 좋지만, 상대가 자연스레 느끼게 하는 과정에대해 말하는것입니다.


  사람의 기억은 완벽히 남지 않습니다. 그 상황에 노출되어있는 변수가 터무니없이 많기때문이고, 그 당시의 인지를 '감정'이 방해하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어렴풋이나마 그당시 느꼈던 감정은 분명히 기억이 납니다. 마치 헤어진 연인과 싸우는 상황에 오갔던 내용은 완벽히 말해내기 어렵지만, 그당시 본인이 느꼈던 감정은 누구보다도 더 잘 아는것과 같죠.


  이런 일이 벌어지는것에 대한 설명은 의외로 간단합니다. 어떠한 기억에 담긴 과거의 행동과 감정이 기억상에서 차이를 보이는데엔, 감정은 오로지 주관적인 것이지만 행동은 객관성이 꽤 많이 필요로되기 때문입니다. 행동은 우리가 우리의 행동을 이해하거나, 그것이 합리적이란걸 인정해야 하지만, 감정은 그러한 과정이 필요키 전에 이미 우리안에서 일어났던것이기 때문이죠.


  다시 주제로 돌아와, 구체적이고 촘촘한 작전을 상대에게 선사하는것보다, 표현키 어려운 감정을 들게 하는것이 상대에게 오랜 기억을 유지케 하는데 더 효율적입니다. 이해를 돕기위한 예를 밑에 써보겠습니다.


● 선물을 주는사람이 10을 전달해주고 싶다는 전제일 경우.

A) 하루만에 선물을 사서 상대에게 전달한 경우.

B) 하루만에 선물을 사서 상대에게 전달하며 자기가 선물을 사게된 경위를 말하는 경우.

C) 3개월 동안 고민해서 선물을 전달한 경우.

D) 3개월동안 고민해서 선물을 전달하며 자기가 선물을 사게된 경위를 말하는경우.


  1/10 법칙을 투과해 봤을때, A는 상대에게 온전히 전달되는것은 아마 1일것이고, B의경우는 단기적인 10, C는 온전한 10을 줄수있고, D는 불안정한 10을 전달해줄것입니다. A는 선물하는 사람이 본인이 갖게될 성의에 관련된 책감, B는 선물을 주는사람이 선물을 받는사람에게 경위를 전달할때 의미가 오염될 여지, C는 선물자체에 선물받는사람이 집중할 수 있는 조건에다, 주는사람 역시 주는 행위에 대해 큰변수가 없을것이고, D는 상대가 부담을 느낄 여지가 있겠죠.


  이러한 해석들은 굉장히 예민하고 쓸데없는 군더더기역시 많은것들이지만, 일말의 변수조차 제어하고싶은 상황엔 충분히 고려가치가 있는 요소들이죠.


  지금껏 이야기 한것들을 간단히 게임제작자가 선물을만드는사람, 유져가 선물을받는사람에 대입해 볼 수도 있습니다. 제작자가 제작하고 있는 게임에 충분한 애정을 갖고있다는 전제하에, 이벤트수나 맵배치/타일의 디테일, 어떠한 상황을 연출시키기 위해 고려한것들이 절대 100% 유저에게 전달되긴 어렵습니다. 운좋게 좋은 코드를 잡아 10을 담아 만들어 10을 그대로 전달시킬수 있지만, 선물상황과 같이 이는 유지력이 좋지 않을 확률이 높습니다. 완벽한 게임을 만들기 위해선 결국, 보여지고 준비한것보다 더많은 지식과 이벤트/스크립트가 어우러져야 하는것이죠.


  허나 이역시 물론 '전달과정'에 오류가 생길경우, 10은커녕 1도 전달되지 않는 상황이 올 수도 있습니다. (히든아이템,히든맵 등 일반적인 플레이 루트로 알기 어려운 존재, 놓치기 쉬운 복선 같은것들.)

준비한 게임의 무언가가 과도하게 유저의 역랑에따라 좌지우지될경우엔 그 희소적인 가치가 온전히 게임이 갖고있다 말하긴 어려울것입니다.







  제작자 여러분들 모두 온전히 맛있는 '콩나물'을 재배해 사람들에게 줄수있기를 바래봅니다. 

긴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주관적 의견이 굉장히 짙습니다. 역시 항상 태클은 환영하지만, 이 글은 특히 예의주시하여 부적절하다고 느껴질경우 글을 신속히 내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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