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게임의 멋, 맵에 대해

by 에뎀이 posted Jan 30, 2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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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코데브에서 창조도시와의 합병 뒤에 이메일 로그인이 안되길래 그냥 새로 아이디를 만들어버렸습니다.

할일은 많은데 뒤로 다 밀어버린 후, 마음만은 느긋하고 싶은 토요일에 읽어도 별 소용없지만 해로울 것도 없는

게임관련 짧은 주절거림을 늘어놓고 갑니다. 

 

보기좋은 떡이 먹기도 좋다고 게임의 퀄리티를 결정짓는 중요한 요소 중의 하나가 맵이지요.
FPS와 RPG가 유별하니 맵이 다르고, 그안에서도 전투타입에 따라, 또 컨셉에 따라 가지를 쳐내려가며 나뉘기도 하니,

레벨디자인이라는게 파고들수록 컨셉과 동선이라거나 그 위의 트랩 등 참 고려할 것이 많은 작업이지요. 
하지만 애초에 제가 전문적인 것에 대해서는 전혀 알지 못하니 이런 각잡은 소재 다 제외하고
한눈에 게임에 대한 이미지를 결정하는 그래픽 위주로 짧게 떠들어보겠습니다.

 

세월이 흐름에 따라 물가만 높아지는 건 아닙니다. 그와 비례해 높아져만가는 게이머들의 눈높이와 기술에 맞춰서

갈수록 고퀄리티의 게임들이 쏟아져나오고 있습니다. 추구하는 방향성은 물론 게임마다 다르겠지요. 

 

 

어쌔신크리드.jpg

예를들어 이젠 현실과 구별하기 힘들 정도로 정밀하고 현실적으로 배경을 구현한 게임들.
◀어쌔신 크리드 신디케이트 ▶AKIBA'S TRIP2

 

오리.jpg

예술작품이라해도 손색이 없을만큼 아름다운 그래픽으로, 꿈같은 세계를 여행할 수 있는 게임들.
◀Ori and the Blind Forest  ▶차일드 오브 라이트

 

 

이렇게 100개의 게임이 있다면 100개의 맵 스타일이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겁니다.

물론 게임이 아무리 예뻐도 게임성이 튼튼하지 않으면 문제겠지만...

 

 

트리오브 세이비어.jpg

▲이목을 끄는 그래픽으로 기대를 받았으나 끝없이 터져나오는 버그 발굴이 하나의 컨텐츠가 되다시피한 '트리 오브 세이비어'

 


기왕 전기장판 속에서 탈출했으니 제 뇌 속에 파묻혀있던 게임 몇 가지를 꺼내어

훌훌 닦아낸 후 맵 관련된 것만 살살 오려 늘어놨어요. 
쯔꾸르 게임, 타엔진 게임 가릴 것 없이 섞여있으니 부담없이(?) 봐주세요.

 



기본맵칩도 잘 사용하면 예쁘다.


기본적으로 내장되어 있는 RTP 맵칩은 그 자체로 놓고보면 예쁘지만 하도 많이 사용되어

많은 제작자분들이 게임 퀄리티를 높이기 위해 달리 사용할 수 있는 맵칩을 새로 제작하는 둥 여러모로 고민하지요.
기본맵칩으로도 잘 조합하면 충분히 예쁜 맵이 완성되지만 맵배치 사용폭을 넓히기 위해

가공해서 배포되는 통합맵칩이 많이들 사용되어 사실 순수 RTP 기본맵칩만을 사용하는 경우는 이제 얼마 없는 것 같습니다. 
 

판타지로케이션2.jpg

▲판타지 로케이션2 ~기다림의 끝 

맵배치가 참 예쁘다고 생각해서 지치지도 않고 마을 구경하느라 바빴던 기억이 납니다.

마을의 규모와 특징에 대해 세심하게 신경을 많이 쓴 게임으로 지금도 많이 참고로 합니다.

 

서프라이시아1.jpg

▲서프라이시아

더하고 뺄 것 없이 균형잡힌 맵으로 방대한 세계관을 그려내었습니다.

볼륨만큼이나 방대해서 마을맵, 사막맵, 동굴맵, 설원 맵 등등... 기본 맵칩은 거의 한번씩 다 사용하지 않았을까 싶네요.

판타지 로케이션 시리즈가(특히 후속작) 좁고 아기자기한 맵 스타일을 보여준다면

서프라이시아는 넓직한게, 같은 맵칩이라도 차이가 얼핏 드러나는 점이 재미있습니다. 

 

 

포그 시스템이나 스크립트가 동원된 rpg maker xp 이후로는 광원같은 약간의 요소를 더함으로,

신부화장의 비포애프터 마냥 더욱 근사한 맵들을 만들 수 있게 되었습니다.
(제 경우에도 새 맵칩 만드는게 귀찮아서 기본맵칩으로 제작한 뒤 여러 효과를 마구 뒤집어 씌웁니다.) 

 

 

투더문.jpg

▲to the moon

요즘 모르는 사람들이 없을만큼 유명한 작품이죠?

쯔꾸르 맵이 광원으로 이렇게 아름답게 보일 수도 있구나라고 보여준 게임이에요.

영화를 보는듯한 잔잔한 분위기 조성에 여러몫을 거들었죠.

 

 

 


 

dlc 리소스 팩을 사용하는 것도 좋은 방법


스팀을 보니 rpg 시리즈에 대응되는 여러 dlc 맵타일 팩들이 많이 판매되고 있더군요.

SF, 서부물, 좀비물, 현대물 등. 별의 별게 다 있습니다.
이런 유료 자료들 외에도 구글링을 해보면 친절하신 분들이(주로 외국 사이트에서)

맵 관련 자료들을 배포하고 있는걸 쉽게 찾을 수 있을거에요.

 

 

레벨1용사.jpg

▲LV1 용사

세상 끝 여관이나 시계탑처럼 마음에 쏙 드는 맵이 많았습니다. 혹시라도 dlc 소스가 아니라면 말씀해주세요.

 

 

 

 


 


내 게임 맵은 내가 만든다


기본맵칩을 사용하거나 다른 분들이 배포하는 맵칩을 사용하는건 아무래도 표현범위가 제한적일 수밖에 없고 
제작자가 정해놓은 컨셉에 어울릴거라는 보장이 없습니다. 그래서 더 시간이 걸리는 걸 감수하더라도
게임의 질을 높이기 위해 직접 맵을 만드는 제작자분들도 많습니다. 
눈돌아가는 시간과 뼈빠지는 정성을 대가로 바친 뒤에 남는 건 대체로 장점뿐입니다. 
자체제작 맵은 내 입맛대로 만들어 개성도 살릴 수 있고 미리 조화를 고려해서 찍은 것이기 때문에

기본적인 디자인 점수는 먹고 들어갑니다.  

 

 

aedemphia2.jpg

Aedemphia

말이 필요없습니다. 노가다의 극치지요. 도터분께 경의를 바칩니다. 그래서 한글화는 언제되나요...?

 

 

카오틱마인드1.jpg

카오틱마인드

현대 배경이 깔끔하게 표현되었습니다. 이런 귀여운 일상의 배경에서 분위기가 반전될 때는 스토리만큼이나 소름이었습니다.

평소에 볼 때는 아름다운 것들을 전혀 어울리지 않는 무서운 상황에서 발견되면 그 조합이 오히려 기괴하게 느껴져서

호러물에서 은근히 자주 사용되죠. 

 

 

머털도사.jpg

머털도사

지금은 구하기 힘든 고전 게임이죠. 한국적인 미가 그대로 살아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우리나라를 배경으로 한 작품이 많이 있었으면 하네요. (물론 기와같은 준비할게 많아서 그만큼 노가다겠지요. )

 

이터니티1.jpg

▲ETERNITY

고대사도 귀하지만 근현대를 묘사한 게임은 더욱 더 희소합니다.

고전 쯔꾸르 명작 이터니티도 일제강점기가 모델입니다. 색연필로 그린 것처럼 포근한 통맵을 사용했죠.

서양 분위기의 rpg만 하다가 이 작품을 하니 그렇게 신선할 수 없더군요.

 

 

ruina1.jpg

▲Runia - 폐도의 이야기 

파티를 움직이는 일반적인 방법이 아닌 커서를 이동하는 게임북 스타일로 낡은 지도로 그려진 통맵 형식입니다.

탐험을 할수록 가려져있던 지역이 노출되는 건 정말 참신했어요.

 

 

이외에도 제작자의 재량껏 커스터마이징이 가능한데, 쯔꾸르의 탑뷰(위에서 아래로 바라보는 시점) 형식에서 벗어나

쿼터뷰(위에서 아래로 대각선으로 비스듬히 보는 시점)로의 시점 변경을 도입함으로 탈만툴을 시도한 작품도 있겠죠.

 

프린세스메이커3.jpg

▲프린세스메이커3

많은 딸바보 아버지들을 생산해낸 전설적인 게임이죠.

 

알케미스쿨1.jpg

▲알케미 스쿨 라이프  
이 쿼터뷰를 사용한 작품을 찾아보니 쯔꾸르 게임 중에서는 알케미스쿨라이프라는 일본 작품이 있더군요.

체험판만 나온듯한데 아쉬웠습니다.
쯔꾸르로서는 대담한 시도지만 대각선을 고려해 맵을 그려야하니 더욱 손이 많이 가겠군요.

 

 

 


 


결국 조화가 최고! 


참 두서없지만 이 와중에 제가 결론이라고 내놓은건, 어떤 맵을 만들던지 게임과 잘 조화된다면 최고라는 겁니다.
언더테일에는 언더테일의 맵이 최고로 잘 어울리고, 엘더스크롤에는 엘더스크롤의 그래픽이 가장 잘 어울리니까요.
서로 바꾼다면 등장인물들이 바뀐 세상이 어색해 버텨내지 못할겁니다.(?)

흠, 다 쓰고보니 잡담보다는 괴상무쌍한 칼럼같네요.

저는 이만 전기장판 속으로 돌아가야겠습니다. 이불 밖은 춥고 위험하니까요.


오늘도 틈틈히 시간을 깎아내어 자신만의 세상을 찍어가거나 그려내는 수많은 제작자 여러분,

게임이 완성되는 날까지 힘내십시오! 항상 응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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