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대의 괴작, '마왕을 쓰러뜨린 후의 알렉스'

by 손님아님 posted Jun 21, 2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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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쯤 전 아마추어 게임 자료실을 둘러보다가 발견한 게임.

아마 그때의 설명이 '대단한 게임이다. 뭐가 대단하냐고 한다면 대단한것이 대단해서 대단하다.' 이랬던것 같다.

섬네일을 볼때부터 느낄수 있겠지만, 이것은 괴작이다. 더없는 괴작이다.



먼저 스토리는... 도저히 설명할 도리가 없다.

그나마 사실들을 나열하자면 용사 일행이 지하세계로 가서 마왕을 쳐죽인다.

그리고 하계(인간계)로 돌아와서 왕을 괴롭히다가 왕과 싸우게 된다.

그런데 공주는 왕에게 독약을 먹이고 강화를 시킨다. 왕은 강하고 미쳐서 용사와 싸우게 된다.

그리고 용사는 이겨서 나라를 멸망시키고 한번더 지하세계로 들어간다.

(하략)


마치 초등학생이 본 영화의 한 장면 한 장면을 그대로 쓰는것 정도의 설명밖에 할 수가 없다.

대략적인 줄기를 설명하고 싶은데, 내가 바보인건지 작품이 이상한건지 줄기조차 잡을 수가 없다.

대화의 수준또한 조악하기 그지 없어서 북두신권의 세기말 자코캐릭터들의 말투를 그대로 따라하고 있다.

한국어로 번역하자면 '므워어어어어? 니이이이 까짓께에에에에에?' 이런 식이다.


잠깐 보면 알겠지만 그림조차 괴악하다.

유치원생이 자기의 소시지 반찬을 빼앗아 먹었던 친구를 그리듯이 날카로운 선으로 막 그어댄것 같은 그림이다.

이쯤되면 주인공인지 아닌지 이전에, 인간인지 괴물인지도 구분이 잘 안간다.


그런데 문제는 시스템이다.

이 시스템 하나 때문에 이 게임을 3류게임이라고 할 수 없게 되었다....

잠깐 보면 알겠지만 이 게임은 필드에서 이루어지는 턴제 전투를 채택하고 있다.

이 게임을 하기 이전까지는 가능하다고 상상조차 하지 못했었다.


밸런스 또한 심오하기 그지 없는데, 모든 유닛들의 성능을 익혀서 제때에 사용하지 않으면 클리어를 할 수 없게 되어있다.

반대로 고심고심하며 스테이지를 클리어 했을때의 쾌감또한 엄청나다는 것이다.


압축했을때의 용량은 4.57mb, 딱 필요한것만 넣은것에서 보면 어딘가의 프로가 아닌가 싶다.


새벽에 대화를 하다보니 생각나서 올리긴 했는데, 별 중요한 의도는 없다.

그냥 R2K로 이런 게임도 만들수 있구나, 라는걸 알리고 싶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