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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게시물은 하늘 - Insane Night의 홍보용 프리뷰 노벨입니다. 심각한 스포성 요소는 없으니 안심하시고 보셔도 됩니다.

 

 

 

 

 "그 건에 관해서라면 저도 이미 보고 받은 바가 있습니다."

 

 찻잔에 담긴 따뜻한 차를 한모금 마시면서 한 여인이 입을 열었다. 불필요한 장식을 최대한 줄이고 가능한한 실용적으로 만든 가벼운 제복에, 비현실적으로 푸른빛을 띄는 머리카락을 단정하게 묶은 여인이었다.

 

 여인은 자수정 같은 눈동자로 반대편 탁자에 앉아있는 남자를 응시하고 있었다.

 

 "최근 갑작스럽게 늘어난 해골들의 개체 수, 그리고 시커먼 괴물들과 해골들 사이에 벌여진 크고 작은 충돌들."

 

 여인은 마치 흥미로운 퀴즈를 접한 아이처럼 눈을 반짝이며 남자에게 답을 요구했다.

 

 "당신은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페인?"

 

 "...말 할 거야, 안 할 거야?"

 

 남자는 인상을 찡그리며 여인을 쏘아보았다. 자신을 향한 시선이 아니었음에도 남자의 불편한 기색을 느낀 옆자리의 소녀는 잠시 몸을 움츠렸다. 그걸 본 여인은 어깨를 으쓱거리며 입을 열었다.

 

 "이해를 못 하는 건 아니지만, 하여간 당신이랑은 농담이 통하지 않는군요."

 

 "애초에 너도 그리 유쾌한 녀석은 아닌 걸로 알고 있는데."

 

 여인은 마치 책이라도 읽듯이 하하거리며 어색한 웃음소리를 흘렸다. 어느샌가 그녀의 한 손에는 시퍼런 날을 번뜩이는 작은 단도가 하나 들려있었다.

 

 "웃음은 중요한 법이죠. 원하신다면 이 단도로 제가 직접 미소를 새겨 드리겠습니다."

 

 "할 수 있으면 해 봐."

 

 남자는 여인을 무시하듯 자신의 앞에 놓인 찻잔을 들어올렸고, 여인은 잠시 그 모습을 지켜보더니 말 없이 단도를 품안에 도로 집어넣었다.

 

 "일단 이상한 현상이라는 생각은 들어서 저도 기사단 내의 기억결정을 이용해 조사를 좀 해봤습니다."

 

 남자의 옆자리에 앉아있던 소녀는 딱딱한 이야기가 시작되자 관심 없다는 듯 턱을 괴었다. 새빨간 사과 생각이 간절한 때였다.

 

 "아시다싶이 5년 전, 검은 구름이 하늘을 가리고 그와 함께 나타난 시커먼 괴물들과 해골들. 저희는 여태까지 이들을 동류로 취급하고 있었습니다만 남겨진 기록은 조금 달랐습니다."

 

 여인은 남자에게 색바랜 종이 두루마리를 건네 주었다.

 

 "기록된 검은 괴물의 이름은 스펙터. 검은 구름과 함께 나타나는 재앙의 상징이라고 기록되어있습니다."

 

 "..."

 

 남자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리고 그 해골들은 당신도 잘 아는 네크로맨서들이 일으킨 것인데..."

 

 순간 남자의 표정이 험악하게 일그러졌다. 그 바람에 말을 하던 여인은 헛숨을 들이켰고 턱을 괴고 있던 소녀도 서둘러 자세를 바로고쳤다.

 

 "그... 기록에 따르면 일반적인 강령술과는 조금 다른 모양입니다."

 

 "구체적으론?"

 

 여인은 왼손을 탁자 위에 올려 펼쳐보였다. 그러자 푸른빛과 붉은빛들이 연약하게 새어나오는가 싶더니 자그만한 환상들이 여인의 손 위에서 빚어졌다.

 

 "현인들의 말에 따르면 저주엔 모두 4가지가 있습니다. 독과 같은 그것은 보복, 안개와 같은 그것은 절망, 얼음과 같은 그것은 혐오. 마지막으로 불과 같은 그것은 증오라고 했

죠."

 

 "그러니까 그 네크로맨서들이 해골을 일으킬 때, 그 저주를 담았다는 건가?"

 

 정확하게 여인이 하려던 말이었지만 그녀는 어깨를 으쓱거렸다.

 

 "당신도 한 명의 마법사로써 알 겁니다. 기본적으로 강령술에는 그 어떠한 감정도 들어가서는 안 된다는 것을."

 

 "만약 시전 과정에서 감정이 섞여 들어가면 영혼 없는 시체가 감정을 감당 못 하고 터져버리지."

 

 "바로 그게 문제인 겁니다."

 

 여인은 왼손을 한 번 쥐었다가 다시 폈다. 이번에는 여러 빛이 모여 다양한 해골들의 모습을 이루고 있었다.

 

 "저희가 본 해골들은 모두 4종류. 하나는 짙은 독기에 부식되어있었고, 하나는 검은 흑안개를 드리우고 다녔으며 하나는 차디찬 냉기에 감싸져있었습니다. 그리고 최근 나타난 새로운 하나는..."

 

 "불꽃에 타오르고 있었지."

 

 여인은 손을 다시 쥐었다. 아주 잠깐동안, 숲은 소녀의 작은 숨소리 빼고는 쥐죽은 듯 고요함을 유지했다.

 

 "명백하게 감정이 담긴 해골들입니다. 그것도 아주 악질인 저주투성이로요."

 

 "하지만 애초에 그건 불가능해."

 

 "가능성이 없지는 않습니다."

 

 여인은 손가락으로 탁자를 두드리며 무심하게 말했다.

 

 "여태까지 저희들이 만난 네크로맨서는 모두 셋. 보니, 프랜시스, 제논. 하나가 비어있습니다."

 

 "독과 안개, 얼음. 불이 비었군."

 

 "네. 그리고 저들 모두 항상 '어머니'라는 존재를 위해야한다고 입을 모았죠."

 

 "그럼 그 '어머니'라는 존재가 강령술에 저주를 담는 방법을 개발해냈다는 건가? 그걸 그 셋에게 가르쳐주었고?"

 

 "논리적으로 보자면 그쪽이 타당하겠죠. 하지만 '어머니'의 정체를 모르는 이상 저희 쪽에서 할 수 있는 대응은 그리 많지 않습니다."

 

 남자는 한 손을 입가에 대며 잠시 생각에 빠졌다. 그제서야 여인은 남자 몰래 작게 한숨을 쉬며 남자 옆에 앉아있던 소녀를 향해 작게 손을 흔들었다.

 

 "그건 그렇고, 성격 급한 페인 때문에 이야기도 제대로 못 나눴네요. 그동안 잘 지내셨습니까, 리사?"

 

 리사라고 불린 소녀는 아무렇게나 내려뜨린 새하얀 머리카락을 좌우로 흔들며 힘차게 고개를 저었다.

 

 "말도 말라구. 페인의 마법 수업은 너도 감당 못 할 거야."

 

 "2년 정도면 난 이미 촉매 없이도 마법진을 그렸다."

 

 소녀는 오른손을 번쩍 들며 남자의 말을 반박했다.

 

 "그야 페인이랑 미스톰은 정령이잖아! 난 평범한 인간이라구!"

 

 "배우고자 하는 자세가 틀렸어. 하여튼 마법진 정도는 제대로 머릿속에 넣어놔."

 

 "으으, 페인은 악마다!"

 

 "엄밀히 말하면 용에 가깝지."

 

 "으아아-!"

 

 뻔뻔한 남자의 태도에 여태까지 나름 조용히 참고 있었던 소녀는 비명을 지르기 시작했다. 그 모습을 보던 여인은 낮게 웃었다.

 

 "정 그러시다면야 저희 기사단에 들어오시죠? 리사가 들어오신다면 저는 언제든 환영이랍니다."

 

 "으음, 그렇지만."

 

 소녀는 슬쩍 곁눈질로 남자를 쳐다보았다. 아직까지도 뭔가를 생각하고 있는 듯 보였지만 그런 걸 신경 쓰지 않는 소녀는 웃으면서 남자와 팔짱을 끼었다.

 

 "그래도 역시 아직까지는 페인이랑 좀 더 같이 있고 싶다고나 할까."

 

 "생각에 방해 돼. 떨어져."

 

 "우와-! 페인, 차가워!!"

 

 그 때, 여인의 등 뒤로 누군가의 그림자가 나타났다.

 

 "정찰대로부터 연락입니다. 안개숲이 공격 받고 있습니다."

 

 "누구죠?"

 

 "프랜시스로 추정되는 네크로맨서와 해골들입ㄴ..."

 

 쾅!

 

 바로 그 순간, 그 이름이 들리자마자 남자는 탁자를 세게 내리치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남자가 인간이 아니라는 걸 증명하듯 탁자는 그 충격을 버티지 못하고 산산조각 난 채였

다.

 

 다만 여인의 눈길은 그 덕에 못 마시게 된 차에 쏠려 있었다.

 

 "지금 바로 녀석은,"
 

 "페인!"

 

 남자의 발에서부터 검은 그림자가 꾸물거리며 올라왔다. 남자의 다리를 구속한 그것은 희미한 보랏빛을 띄고 있었다.

 

 [무슨 짓이냐, 미스톰!]

 

 남자의 얼굴은 마치 악마를 떠올리게 할 정도로 험악하게 일그러져 있었다. 남자가 이렇게까지 화를 내는 것을 거의 처음 본 소녀는 아무 말도 못 하고 그저 멍하니 남자를 올려

다 보고 있을 뿐이었다.

 

 "언제나 말씀드리는 거지만 페인. 이성 정도는 제대로 유지하십시오."

 

 [내가 지금 진정하게...]
 

 "당신의 이런 모습을 보면 '그녀'는 어떻게 생각할까요."

 

 그 한 마디에 남자는 입을 다물었다.

 

 "이쪽이 홈인 이상 저희가 훨씬 유리합니다. 저희 기사단으로도 충분하니 당신은 여기서 머리나 좀 식히고 있으세요."

 

 "..."

 

 남자는 아무 말 없이 고개를 숙이고 있다가 이내 자리에 털썩 주저앉았다.

 

 "그럼 가도록 하죠."

 

 여인은 마치 그림자처럼 흩어지더니 좀 전에 나타난 그것과 함께 어딘가로 사라졌다.

 

 남자와 소녀 사이의 무거운 침묵을 깬 것은 바로 남자였다.

 

 "미안."

 

 의외의 단어에 소녀의 눈은 다른 의미로 커져 있었다.

 

 "쓸데없이 분위기를 험악하게 만들었어."

 

 "아니, 뭐.. '그 애' 얘기라면 나도 어느 정도 듣긴 들었으니까."

 

 남자의 사정을 알고 있던 소녀는 기어들어가는 목소리로 그렇게 얘기하고는 조용히 자리에 앉아있었다.

 

 "리사."
 

 "네, 넷?!"

 

 얼떨결에 튀어나온 존댓말에 당황한 소녀는 두 손으로 입을 막아버렸다. 힘없이 그 모습을 바라보던 남자는 이내 작은 미소를 하나 지었다.

 

 "그만 돌아갈까."

 

 "아..응."

 

 소녀가 고개를 끄덕이자 남자는 소녀의 손을 잡고 천천히 자리에서 일어났다.

 

 "여기서 돌아가면 어머니께서 섭섭해 하실텐데."

 

 그 낯선 목소리는 남자의 뒤에서 들려왔다.

 

 "보니!!"

 

 소녀도 익히 알고 있는 얼굴이라 놀라움을 금치 못 했다.

 

 앙상한 뼈다귀를 꿰서 만든 목걸이와 장신구에, 다 해진 초록색 망토를 걸친 그것은 의심할 여지 없는 해골이었다. 다 썩어 부식되가는 그 해골은 나무로 만든 지팡이를 하나 든

채로 남자를 비웃고 있었다.

 

 "역시 여기 오길 잘 했어. 프랜시스가 주의를 끄는 동안 너랑 이렇게 단 둘이 있을 기회를 찾고 있었거든."

 

 "..각오는, 됐겠지?"

 

 남자의 뒤로 짙은 살기가 피어올라오고 있었다. 그러나 그 모습을 보고도 해골은 미친 듯이 웃어댔다.

 

 "키히히히히히, 이미 죽은 놈을 또 죽이려고? 걱정 마. 오늘 널 보고 싶어 안달이 나신 건 바로 우리 '어머니'이시니까."

 

 "뭐?!"

 

 예상치 못한 단어에 남자의 눈동자가 흔들렸다.

 

 "그럼, 부디 좋은 시간 되길. 키히히히!"

 

 .

 

 .

 

 .

 

 그리고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다.

 

 

 

 

 

 

 * 엄밀히 말하면 시나리오 소개에 가깝기는 한데 게임 관련 내용이 없어서 참가작 정보에 올리는 게 안 된다면 자유게시판 쪽으로 옮기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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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profile
    새앙나래 2015.09.02 23:46

    잘 읽었습니다. 두셔도 될 것 같은데용?

  • profile
    천무 2015.09.03 00:07

    오 이것은 특이한 방식의 홍보네요! 

    참신합니다!

  • ?
    응구 2015.09.03 00:55
    삽화도 들어갔으면 좋았을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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