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의 힘

by 서륜 posted Jul 01,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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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마다 좋아하는것은 다르다.

하지만 공통된 것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있고

그 사람들이 모인곳이 바로 同好會다.

한가지 좋을 모을

말그대로의 풀이처럼 한가지를 좋아하는 사람들을 모은 것이다.

물론 굳이 거대한 조직만을 말하는 것이 아니다.

그저 두명이상의 사람이 같은것을 좋아하는 것도 동호회라 할 수 있다.

좋아하기에 더욱 애착을 가질 수 있는 이것은 사람과 사람사이에서 유대감을 준다.

우리에게는 그것이 바로 게임이다.

 

어린시절의 나는 세살 터울의 사촌동생네가 오기 몇주 전쯤이면

동생이 우리집에 와 있을 때는 항상 재밌게 지냈으면 하는 마음에

용돈을 꼬박꼬박 모아둔 돼지저금통을 깨고 그돈으로 게임CD를 사곤 했었다.

우리 둘다 게임만 있으면 시간가는줄 몰랐던 시절이기 때문이다.

내가 초등학교시절까지만 해도 게임은 한국에 많이 보급되지 않았었고

그전까지는 여느 동네 아이들처럼 술래잡기, 얼음땡, 땅따먹기, 오징어달구지, 다방구 같은

몸을 쓰는 놀이들을 했었고 그런 아이들에게 386컴퓨터의 흑백화면에 보이는 아케이드게임은

문화충격을 줄 만큼 강했다.

그리고 조금더 나이를 먹어 중학교에 입학 할 무렵

학교 앞 문방구엔 갓 나온 게임CD가 즐비했고 게임잡지는

만화책과 쌍벽을 이루듯 불티나게 팔려나갔다.

그 때 나는 RPG 만들기 95로 만들어진 게임을 보게 되었다.

그리고 실제로 게임제작툴을 경험한 중학교 2년생의 나는 급속도로 빠져들었고

두달간 열심히 공부해서 다섯달만에 나만의 게임을 만들었고 사촌동생이 올 날을 손꼽아 기다렸다.

그리고 고모네가 온 그 때.

나는 자랑스럽게 사촌동생들 앞에서 생애 처음 만든 첫 작 "환몽"을 선보였다.

어린 두 동생들은 지금의 나라면 눈길조차 보내지 않았을만한 퀄리티의 게임을

너무나도 재미있게 하며 나를 마치 신문물을 들고 온 선구자처럼 보았었다.

그 것이 내가 게임 제작에 빠져들게 된 시초였다.

 

나에게 게임이란, 방학때 아니면 볼 수 없던 사촌동생들을 즐겁게 하기 위해

필사적으로 만들었던 창작물이고

그 한번의 뿌듯함을 위해 내 어린시절을 바치게 한 원동력이다.

비록, 지금은 가족관계의 문제로 10여년동안 보지 못하는 동생들이지만

나는 아직도 게임을 제작하며 15년 전의 그 때를 생각한다.

이 글을 읽고 있는 당신에게 게임이란 어떤 의미인가?

부디 그저 순간의 재미를 위한 장난감일 뿐이진 않길 바란다.

자신의 게임을 하면서 재미를 느낄 사람들을 한번쯤 생각해보며

게임제작을 하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