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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고등학교 수행평가의 폐단.

제주시내 D모 고등학교의 M모 교사가 3학년 학생을 상대로 낸 수행평가는 교사 자신의 홈페이지에 있는 수학 2 문제를 뽑아서 노트 80장을 채워 풀어 오라는 것이었다. 노트 80장이라는 이 분량도 엄청나지만 문제는 다른 데 있었다. 이 교사의 말이 각 반마다 달랐던 것. 어느 반에서는 40장이라고 하였고, 어느 반에서는 80장이라고 하니 학생들은 그저 혼란스러워 할 뿐이었다. 어떤 반에서는 수행평가 마감이 불과 십여 일 앞으로 다가오고 나서야 분량을 40장에서 80장으로 늘리는 만행을 저지르기도 하였다. 문제를 풀 공책을 특정한 회사의 특정 공책으로 (뒤늦게) 제한하는 것은 물론이요, 또한 수행평가를 제출할 시기도 반마다 10일, 20일, 23일 등으로 계속 말이 바뀌니, (심지어는 같은 반에서 말을 두세 번 번복할 정도이니), 이는 말 할 당시 술에 취해 있었다거나, 알츠하이머병에 걸려 있다거나, 현실적으로 보면 일부러 그랬다고 밖에는 설명할 수가 없는 일이다.
이런 극단적인 말 바꾸기에 따른 피해는 각 반에서 속출하였다. 극단적인 예로는 스프링 연습장에 40장을 채운 학생이 M모 교사의 뒤늦은 말 바꾸기에 과제를 처음부터 다시 해야 할 상황에 놓이기도 하였다.
이에 필자는 M모 교사에게 수행평가가 부당함을 십여 가지 이유를 들어 반박하고 학생의 입장에서 세 가지의 요구사항을 준비하였다. 필자가 준비한 이유들은 다음과 같았다.
1. 상식적으로 납득이 가질 않는 분량이다. 이는 불합리하다.
2. 이러한 극단적으로 많은 분량은 수학에 회의를 느끼게 하여 많은 학생들로 하여금 수학을 포기하게 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 통상적인 교육과정조차 따라가기를 벅차 하는 학생도 부지기수임을 상기하라.
3. 이건 수행평가지, 정신고문이 아니다.
4. 다른 수학 문제지, 심지어는 수학 1, 미적분을 풀 시간조차 부족하다. 이는 학생의 자유권 침해로 해석될 소지가 있다.
5. 노트 한 장에 착실히 풀면 장당 대략 열 문제. 한 문제 당 3분으로 잡으면 80장에 40시간이 걸린다. 수행평가 따위에 그 많은 시간을 쏟아 부을 만큼 우린 그렇게 한가하지 못하다.
6. 분량 때문에 필연적으로 해답을 베낄 수밖에 없다. 이래서는 수행평가의 원래 목적을 달성하지 못할뿐더러 오히려 역효과만 날 뿐이다.
7. 다른 수행평가와의 균형도 생각해야 한다. 이 분량은 다른 과목의 수행평가들과 비교해 볼 때 과목이기주의의 산물이라 생각될 뿐이며, 교사의 재량권을 남용한 사례로밖에 생각할 수 없다. 이는 고3인 학생의 입장을 전혀 고려하지 않은 것이며, 공부에 대한 부담만 수 배로 가중시킬 뿐이다.
8. 들어가는 반마다 말을 바꾸는 현재의 행위는 수용하기 힘들뿐더러 교사로서의 책임감도 찾아볼 수 없는 일이다.
이와 함께 필자가 제시한 요구사항은 다음과 같았다.
1. 분량은 보다 합리적으로 책정할 것.
2. 각 반마다 천차만별로 다른 제출 기한을 통일할 것.
3. 공책 제한을 풀 것.
이렇게 만반의 준비를 한 필자는 M모 교사의 수업시간에 이의를 제기했으며 그는 필자의 말을 끝까지 들어보지도 않은 채 묵살하고, 수업을 진행하였다. 이에 필자는 수업이 끝난 후 교무실로 찾아가 다시금 협상을 요청하였으며 (이 때 같은 반 학생 두 명이 따라왔다.), 하지만 그의 반응은 요지부동이었다. 아무리 정당한 이유를 들어 말하여도 M모 교사가 한다는 말은,
“왜 너희들만 유별나게 이러는지 모르겠네.”
뿐이었다. 다른 말을 할 줄 모르는 것은 아닐 것이고, 이는 학생의 의견을 듣고자 하는 자세부터가 없다고 볼 수밖에 없다. 즉, ‘겸손’ 이라는 미덕의 부재를 여실히 드러낸 것이다.
또한 처음에는 분명이 40장이라고 말하였으며, 공책의 제한도 없었다는 필자의 항의에 대해서는 그런 적이 없다고 발뺌할 뿐이었으며, 자신의 실수를 인정하기는커녕 변명만 늘어놓으며 둘러댈 뿐이었다. 더불어 필자를 황당하게 한 것은 큰 맘 먹고 협상하러 간 학생들 앞에서 대놓고 휴대전화를 사용하는 것이었는데 이는 학생 따위는 안중에도 없다는 속내를 담고 있는 것이다. 수 년 간이나 이러한 횡포를 묵묵히 당하고만 있어 온 학생들의 태도가 오히려 아이러니일 지경이었다.
수행평가를 제출한 이후 그가 보인 태도는 더욱 꼴불견이었다. 그는 공책을 반으로 접어 풀지 않았기 때문에 이를 성실성 결여로 간주하여 점수를 깎겠다고 하였다. 하지만 그는 이 사실에 대해 학생들에게 사전 공지를 한 적이 전혀 없다. 이러한 이유로 점수를 깎겠다는 것은 재량권을 이용한 보복으로 밖에 볼 수 없다. 필자의 항의에 대해 계속 기억해 두고 있다가 이런 식으로 보복을 한 것으로 밖에는 해석이 불가능한 행동이라는 말이다. 과히 그릇이 무척이나 작은 교사라 하겠다. 또한, 도대체 공책을 반으로 접어서 문제를 푸는 것과 성실성이 무슨 상관이라는 말인가? 이런 억지 논리는 어디에서 나온 것인지, 그 출처가 의심스럽다.
필자가 다니는 학교가 사립 고등학교라서 한 학교에 너무 오래 있다보니 스스로 매너리즘에 빠져 버린 것은 아닌지 심히 염려되는 바이다.

이러한 사건은 비단 필자의 학교에만 있는 것이 아닐 터이다. 진지하게 수행평가에 대해 연구, 검토해 보는 교사는 찾아볼 수가 없고, 채점하기 편하고, 상관들에게 보여 꿀리지 않도록 양만 많은 수행평가를 내는 것이 작금의 현실이다.
수행평가를 도입한 교육부의 의도는 좋았다. 하지만 사후 관리도 철저히 해 주었어야 했다. 뿐만 아니라 지금까지 지속적으로 문제가 되어 왔던 교사들의 자질 문제도 철저히 검토하여 해결해 주기를 바라는 바이다. 학생들의 학력 저하가 진정 어디에서 기인하는지, 탁상공론만 하지 말고 직접 확인해 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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