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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쟁따위는 그다지 좋아하지 않지만... 제가 현재 일본어 전공이기도 해서 이런 글을 써봅니다.

http://www.cyworld.nate.com/lovelovekorea

이곳은 국가보훈처에서 운영하는 미니홈피인데 여기에 일제잔재 뿌리뽑기라는 곳이 있습니다.

거기에 들어가면 주로 우리가 쓰는 언어에 알게모르게 들어있는 일본어에 대한 지적이 있습니다.

제가 일본어 전공이기 때문에 우리말에 이런 식으로 있는 일본말의 잔재에 대해서 학교에서 가끔 들은 적도 있었습니다.

사실 우리 말은 임진왜란 후에 큰 변화를 한 차례 거쳤고, 일제시대를 거치면서 일제의 민족문화 말살정책의 일환으로 우리말을 완전히 빼앗길 뻔 하는 수난의 역사를 지녀 왔습니다. 그럼에도 지금까지 이렇게나마 명맥을 이어오고 있는 것이 놀랍고 또한 자랑스럽죠. 그러나 여전히 남아있는 노골적인 일본식 잔재는 사라져야 합니다. 다만 그 방법이 현실적이어야 하죠.

일본어 잔재가 가장 많이 남아있는 곳은 공사판이나 당구장이죠. 헌데 당구는 식민지배와 함께 국내에 들어온 스포츠이고, 공사장같은 경우는 못배우고 무식한 사람들이 대부분인 탓에 언어순화가 그만큼 어렵다는 문제점이 있습니다.

그러나 우리말로 충분히 고칠 수 있는 용어들은 그렇다 쳐도, 예를 들어 '취소'같은 단어의 경우에서처럼 우리 언어생활에 완전히 정착된 일본식 표현들은 일본에서 건너온 표현이라 하더라도 인위적으로 순화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합니다. 일본식 한자어들이 그 예가 되겠죠.

단순히 민족감정때문에 일본식 표현들을 하나도 남김없이 다 바꾸고 사용을 금지시킨다면, 즉 현재 쓰는 말이 중세국어 이전으로 되돌아가버린다면 당장 큰 사회 혼란이 올 것입니다. 예전에 남자셋 여자셋이라는 시트콤에서 우리가 쓰는 단어들이 모두 뒤바뀌었을 때 일어나는 해프닝을 소재로 다룬 적이 있었는데, 예를 들면 '좋아한다'라는 단어가 그 뜻은 그대로인 채 '미워한다'라는 단어로 바뀐다든가, "꼴통, 짜장이 넘어졌어요"(여보세요, 거기 휴지 좀 주시겠어요?) 이런 식으로 문장 전체가 알아들을 수 없게 바뀐다든가 하는 해프닝이 그 에피소드에서 나왔죠. 신동엽이 그런 상황에 처해 매우 혼란에 빠지는 모습을 볼 수 있었습니다. 물론 그 모든 것이 다행히 꿈이었지만..

국가보훈처에서 벌이는 저 운동이 광복절을 의식한 보여주기식 형식적 운동이 아니길 바랍니다만.. 고칠 것은 고쳐야 한다고 봅니다. 당장 위에서 지적한 소위 노가다판이라고 하는 공사판부터 시작해서 언어 순화작업은 이루어져야 하죠.



그러나 보훈처 미니홈피에 올라온 글 중에 이런 글이 있는데, 이렇게까지 극단적으로 일본어를 사용하는 경우가 요즘 있는지 모르겠습니다. 주장을 합리화하기 위해 억지설정을 만들어낸 것 같은 흔적이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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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 용어가 아니더라도 일반 언어 중에서도 일본말의 잔재는

무척 많다.



우선 거리를 나서서 택시를 탔다고 해 보자.

"행선지가 어딥니까?"

"종로통으로 가 주시죠."

"노면이 고르지 않아서 빠꾸해서 이면도로로 가겠습니다."

"그 쪽엔 데꾸보꾸가 많을 텐데요."

"대로로 가죠. 급하시면 오이꼬시 좀 하고--"

"엔진 조시가 별로 안 좋은 것 같은 데요."

"보도 낫도도 헐겁고 기아가 이상해 손 좀 볼랬더니 도라이바도

없고--"

"잘못 만지면 기게에 기스만 나죠, 뭐."

"어젠 바퀴가 빵꾸까지 났었어요. 이젠 차를 개비할 때가 됐죠."

"가도를 돌아서 가이당 있는 데서 내려 주십시오."



그야말로 일본말 투성이다.

이처럼 일본말을 알아야 대화를 할 수 있는 정도니 우리말이

얼마나 심각한가?

'종로통'에서 '통'은 일제 잔재이다. 그들은 '길'을 '통'이라 부른다. '빠꾸'는 '후진'이라 해야 하고, '이면도로'는 '뒷길'이라 해야 한다. '데꾸보꾸'는 '길턱'이란 말로 대신할 수 있고,'대로'는 '한길' 또는 '큰길'이라고 하면 된다. '오이꼬시'는 '추월'의 일본말인데,

이 말도 '앞지르기'라 하면 좋을 것이다. '엔진 조시'에서 '조시'는 '상태'라 하면 되고, '기아'는 영어의 '기어'이니 그대로 하거나

'톱니'라 하면 될 것이고, '도라이바'도 '드라이버'의 일본식

발음이니 우리식으로 하거나 '나사돌리개'라 해야 옳을 것이다.

'기스'란 말은 '흠집' 또는 '흠'이란 우리말이 있으니, 제대로

써야 한다. '빵꾸'는 '펑크'라고 해야 하고, '가도'는 '모퉁이'로,

'가이당(계단)'은 '층계'로 바꾸어 써야 한다.



어느 가족이 나들이를 했다가 음식점에 들어갔다.

"엄마, 나 우동 먹을래."

"난 덴뿌라 넣은 오뎅으로 먹을 거야."

"난 이따가 나가서 젠사이도 먹을래."

"여기 다꾸앙이나 다마네기도 없어?"

"시보리 하고 와리바시도 가져 와."



'가락국수-튀김-단팥죽-단무지(노란무)-양파-물수건-젓가락' 들로 써야 할 말을 '우동-덴뿌-젠사이-다꾸앙-다마네기-시보리-와리바시' 들로 쓰고 있다.

어린이까지 일본말을 자연스럽게 잘 쓰는 것을 보면 이런 가정은

외국어(특히 일본어) 교육이 잘 됐다고 해야 할는지?



이러한 사항은 집안이라고 예외가 아니다.

그 예 하나.

"여보, 단스에 있던 내 우와기 어디 있어?"

"오시레에 있을 거유. 에리도 크고 구식이라---"

"쓰봉도 그래. 거기다 가브라까지---"

"이젠 가다까지 완전히 달라져서 안 맞아요."

"오늘은 머리 고데도 해 놔야 할 텐데---"

또 하나의 예.

"이 문 와꾸엔 요비링 달 거죠?"

"네. 그리고, 문 위에 다마 끼울 자리도 해 놔요."

"너무 높아요. 달려면 하꼬짝이라도 가져와야겠는데요."

온통 일본말 범벅이다.



위에 나온 말들을 다음과 같이 우리말로 해야 할 것이다.

"여보, 장농에 있던 내 웃옷 어디 있어?"

"장 시렁에 있을 거유. 깃도 크고 구식이라---"

"바지도 그래. 거기다 덧깃까지---"

"이젠 틀까지 완전히 달라져서 안 맞아요."

"오늘은 머리손질도 해 놔야 할 텐데---"

"이 문틀엔 초인종(부름단추) 달 거죠?"

"네. 그리고, 문 위에 전구 끼울 자리도 해 놔요."

"너무 높아요. 달려면 궤짝이라도 가져와야겠는데요."



우리말이 일본말 속에 있는 건지, 일본말이 우리말 속에 있는건지 알 수가 없는 이 현실.



광복 60년-.

결코 짧지 않은 이 시간 속에서 우리는 무엇을 해 왔는가.

입으로는 열심히 '국어 순화', '일제 잔재 몰아 내기' 같은 말들은

쏟아 냈지만, 어디 제대로 그 쏟아 놓은 말대로 해 놓은 것이

있는가.

굳이 누구를 탓할 일도 아니다. 우리 모두의 책임이고 잘못이다.

광복 60년을 맞고 있는 이 시점에서 우리 모두는 가슴에 손을

얹고 크게 반성을 하자. 그리고 우리말을 넘겨 주신 우리

조상들에게 엎드려 사죄하자. 그리고, 이제부터는 정말 우리말이

외국말에 짓눌려 멍들지 않도록 다 함께 노력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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