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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내용은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을 수 있습니다.

사실 좀 더 뒤쪽의 내용을 쓰고 싶었는데 스포가 되니까 어쩔 수 없이 초반부 내용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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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itle.jpg

<비밀통로를 찾은 직후>


피아노 안쪽에 나 있던 통로를 따라 들어가자, 꽤 어둡고 넓은 계단이 네 명의 눈앞에 나타났다. 그것은 끝이 보이지 않을 만큼 쭉 아래로 이어져 있었다.

 

비밀 통로…….”

 

르웬이 멍하니 중얼거렸다. 그녀는 아직도 지금 벌어지고 있는 상황을 현실감 있게 받아들이지 못하는 모습이었다.

 

아래쪽으로 이어지는군요. 일단은 내려가는 것밖에 달리 방법이 없을 것 같은데요?”

……그렇겠죠?”

 

서언과 토마스는 기계적으로 말을 주고받았다. 하지만 누구도 선뜻 발을 내딛지는 않았다. 둘 모두 굳이 저 어두컴컴한 계단을 걸어 내려가고 싶지는 않은 표정이었다. 특히나 서언의 얼굴을 본 토마스는 그가 그대로 어둠 속에 사는 무시무시한 괴물에 대한 이야기를 꺼내더라도 별로 이상하게 느껴질 것 같지 않다고 생각했다. 그 순간, 넥토가 성큼 한 발을 내딛었다.

 

뭘 망설이나?”

 

넥토는 굳이 그들에게 남자로서 응당 가져야 할 어둠을 두려워하지 않는 자세나, 기사도적인 측면에서 보았을 때 두 사람이 얼마나 꼴불견으로 보이는지에 대해 입을 열지 않았다. 그는 쓸데없이 말을 많이 하는 성격이 아니었다. 대신 그는 행동으로 보여주기를 선호했다. 그리고 나머지 일행은 갑자기 부각된 그의 존재감에서 그의 담대함 말고도 다른 것, 주로 생명과 직결된 사안을 떠올릴 수 있었다.

 

그런데 크사흐씨, 그 암살자 이야기 진짜에요?”

물론.”

…….”

 

그것에 대해 가장 먼저 이야기를 꺼낸 것은 놀랍게도 르웬이었고. 넥토는 그 질문에 대해 짧고 명쾌하게 답함으로써 그가 쓸데없이 허언을 하는 성격도 아니라는 것을 증명했다. 하지만 그 행동은 일행의 분위기를 삽시간에 얼어붙게만 할 뿐이었다.

 

젠장, 저 크사흐란 자식은 제정신이 아니야! 무슨 일이 생길지 모르니까 본인을 뺀 안에 있는 사람을 다 죽인다고? 그게 말이 돼?’

 

토마스는 속으로 욕지거리를 내뱉었다. 그가 살면서 이 정도로 남을 못 믿는 사람을 다시 볼 일이 있을까?

그리고 다행히도 그런 생각을 한 것은 그뿐만이 아닌 것 같았다. 서언이 입을 열었다. 그는 나긋나긋하게, 하지만 분명하게 자신의 뜻을 전달했다.

 

그러면 이렇게 하죠. 저희는 여기 남고 크사흐씨는 암살자들이 올 때까지 밖에서 기다리는 겁니다. 그리고 당신은 이 비밀 통로를 모르는 척 하시면 됩니다. 그럼 당신은 암살자들에 의해 구출되고, 저희는 암살자들이 모두 갈 때까지 기다렸다가 조심스럽게 되돌아가면 되는 거죠.”

비밀통로를 통한 탈출 가능성은 언급하지도 않는군. 여기 비밀통로가 있는데 왜지? 이곳이 위험하기라도 하다는 건가?”

 

당연히 위험하지요! 토마스는 목까지 올라온 외침을 간신히 다시 삼켰다. 앞에 뭐가 있을지도 모르는 깜깜한 비밀통로와 그것을 쳐다볼 필요도 없는 현명한 작전 중 하나를 택하라면 다섯 살짜리 어린아이라도 후자를 택할 것이다. 이 넥토라는 자는 도적이라면서 그런 단순한 계산도 못 하나? 토마스는 제발 그를 설득시켜 달라는 표정으로 서언을 바라보았다. 그러나 서언은 멍하니 넥토를 쳐다보더니 그냥 고개를 돌리고 말았다.

 

아뇨, 아무것도 아닙니다. 단지……, 아니, 됐습니다. 실언을 했군요. 출발하죠.”

…….”

 

서언은 황급히 말을 끝맺었다. 그의 말을 잠자코 듣고 있던 르웬은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계단을 내려다보고는, 다시 입구를 돌아보았다. 서언이 하려던 단지……의 뒤에 무슨 말이 올지는 알 수 없지만, 르웬은 그 말이 가져올 수 있었던 효과를 상당히 기대하고 있었던 눈치였다. 반면 넥토는 속내를 알 수 없는 차가운 눈빛으로 일행을 돌아보고는 계단을 성큼성큼 걸어 내려가기 시작했다.

 

자꾸 분위기를 이상하게 흐리지 마라. 우리들끼리도 적이 될 셈인가?”

그만둬요! 여기에 적이 어디 있습니까!”

 

토마스는 기어이 소리를 지르고야 말았다. 그는 다행히도 뒤이어 여기서 정말로 적을 만드는 행동을 하는 건 바로 당신이야!’ 라고 소리치는 실수는 하지 않았다.

 

, 미안하군. 암살자 일을 하면 대상자를 적이라고 생각하는 것부터 가르치거든. 그러면 죄책감을 덜 느끼지.”

 

넥토의 목소리는 말하면서도 점점 멀어졌다. 그는 전혀 미안해보이지 않는 태도로 뚜벅뚜벅 계단을 내려갔다. 그 발소리의 메아리가 희미하게 퍼져갈 때쯤, 뭐라 형용할 수 없이 우울한 기분이 된 토마스는 마지못해 말했다.

 

……출발하죠. 암살자들이 오기 전에 빠져나가려면 서둘러야 합니다.”

 

일행은 썩 내키지 않는다는 표정으로 계단을 내려가기 시작했다.

?
  • ?
    끄를 2014.07.30 19:53
    재미있게 잘 읽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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