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02.06 21:20

고뇌의 결론

조회 수 426 추천 수 5 댓글 5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고뇌의 결론


 


순간은 시간을 초월하여


극한의 선에 도달하며


깨닫지 못한 채 소유하며


파괴하고 소멸되며


깨닫지 못한 채 후회하고


절망하고 분노하며


 


하지만, 하지만


영원한 꿈의 자전에서


알지 못함이 허무를 만들어내고


고뇌는 허무에 묻히며


이것들은


단순한 쓰레기로 전락해버린다


 


멍청한 부유(浮游)


쓸쓸한 걸음


숨겨진 진심


가면으로 가려버리는 얼굴의 흉터


흉터 아닌 흉터에 고뇌하는


순간을 초월한 시간


 


 


----------------


 


결론이라고 볼 수 있겠군요...

?
  • ?
    乾天HaNeuL 2010.02.06 21:20
    그래서 결론은 고고학자의 한숨이죠.(응?)
  • ?
    RainShower 2010.02.06 23:03
    이건.. 과거 언젠가 저의 모습이 떠오르는 시이군요. 화자는 어떤 행위(?), 무언가에 대해 고뇌를 합니다. 어떤 결론을 내기위해. 순간순간 고뇌했던 시간이 모여 긴 세월이 되었지만 화자는 결국 아무런 대답도 내놓지 못합니다. 결국, 무언가에 대한 대답은 없고 남는건 그것에 대한 후회, 절망, 슬픔뿐이지만..

    여기까지는 1연의 내용이고..

    화자는 이것을 확실하게 실감하지 못합니다. 대답을 못낸 고뇌는 대답이 나올때까지 멈추지 않고 영원히 쳇바퀴를 돌게되고, 그 고뇌하는 과정에서 화자는 현실의 허무함, 공허감을 잊어버리고 간헐적으로 떠올리게 되는 상태가 되는군요. 간헐적으로 떠오른 현실과 쓸떼없이 고뇌만하는 자신을 쓰레기라고 2연의 마지막에 말합니다.
    (혹은, 현실을 제외하고 고뇌하는 자신을 쓰레기, 또는 고뇌자체를 쓰레기라고 묘사했을 수도 있겠군요.)

    3연의 멍청한 부유. 그것은 하늘로 비상할 수도 없고 땅으로 추락할 수도 없는 화자의 애매모호한 현실상태를 그대로 반영하는 부분입니다. 쓸쓸한 걸음. 그리고 숨겨진 진심. 모두다 화자의 암울한 상태를 나타냅니다.(암울하다는 분위기와 함께 앞 연의 내용을 이어서 본다면, 그 암울함은 정말 가치가 없는 것이다라는 말이 되는군요)

    3연 마지막 부분에서 그것을 더 확실하게 말해줍니다. 흉터 아닌 흉터라는 말에서 결국 자신의 고뇌는 정말 쓰잘떼기 없는 것이다라고 말합니다.

    그리고 고뇌하는 상태는 쭉 계속됨을 이야기하고요.

    .... 이 제멋대로의 해석이 얼마나 맞는지는 모르겠지만, 제 개인적으로 들려드리고 싶은 한구절이 있습니다.



    <젊음은 보석이다>

    젊음은 하나의 보석이다.
    보석을 가슴에 지니고 있으려면
    불안도 함께 지니고 있어야 한다.
    방황도 함께 지니고 있어야 한다.
    끝없이 회의하고 나부껴야 한다.

    젊음이라는 빛나는 보석을
    잃어버리지 않기 위해서는

    ...



  • profile
    Yes-Man 2010.02.06 23:25
    어쩌면 렌샤님의 말대로 해석이 되는게 정상이겠군요...
    //시점의 차이라고 봅니다.
    우리는 살아가면서 순간순간에 무언가의 일을 하지만 대소롭지 않게 넘겨버리지요. '순간은 시간을 초월한다.' 라는 말은 순간순간이 모여서 시간이 되지만 ‘시간’의 특성상 기억되고 잊혀져야 하는데 ‘순간’이라는 놈은 거의 기억되지가 않는다는 점이 초월했다고 표현했습니다. 1연에서 말하는 ‘순간’이란 우리가 무심코 지나처 온 실수한 혹은 잘못한 ‘순간’을 말합니다. 소유하고 파괴, 소멸하는 것은 ‘소유하고’ 뒤에 ‘도’를 붙이는게 옳겠군요. 뭐, 약간의 운율을 지키기 위함이랄까. 정리하면 1연에서는 ‘순간’의 실수와 잘못을 우리는 지나쳐버린다는 겁니다.
    이러하듯 우리는 순간순간마다 어떠한 일을 저지르지만 그것을 보지 못하고 ‘꿈’에서 ‘자전’을 하고 있는 것이죠. 그리고 사람들이 알지 못하는 것(그리고 나 또한 ‘순간’에 지배당하는 것)이 내게 허무를 만들고 그에 대한 고뇌는 고뇌로 끝나버리어 허무에 묻혀버리는 것입니다. 그리고 타인이 보았을 때 그것들은 단순한 쓰레기 망상으로 전락해버리죠.
    ‘멍청한 부유(浮游)’,‘쓸쓸한 걸음’,‘숨겨진 진심’을 차례대로 해석해 보자면 혼자 떠서 부유하고 있는 나 자신이 멍청하다는 생각, 나를 완전하게 이해해줄 이 없는 것에 대한 쓸쓸함, 결국 다른 사람들처럼 행동하며 진심을 숨기는 것입니다.
    중2병그러워 보이는, 다른 사람들이 보기에는 ‘흉터’로 보이는 나에겐 흉터 아닌 흉터는 결국 타인의 시선 때문에 가면으로 가려버리고 그것에 또 고뇌하는 ‘순간을 다시 초월하고자 하는 시간의 노력’입니다. 이미 시간을 초월한 ‘순간’이지만 ‘시간’이 다시 ‘순간’을 초월한다, 즉 순간의 실수도 잊지 않고 반성하고 고찰하겠다는겁니다.
  • ?
    RainShower 2010.02.06 23:58
    정말 시점의 차이군요.. 저는 화자 자신, 즉 이기적인 시점에서 바라본거같고 예스님은 좀더 큰 관점에서 바라보고 이 시를 쓰셨군요....
  • ?
    언제나‘부정남’ 2010.02.09 02:21
    순간은 시간을 초월...많은 생각을 하게 만드는 글귀네요.

List of Articles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추천 수
1004 고3자축 시 한편 9 엔틱테디 2010.02.27 475 7
1003 그가 돌아왔다. 5 쵸키 2009.08.25 577 6
1002 타지도 않을 버스를 기다리며 9 Yes-Man 2009.10.05 620 6
1001 젖은자는 다시 젖지 않는다. 4 바람의소년 2009.10.22 575 6
1000 <10주년이벤트 시작(始作)> 바라보는 것 만으로는 손에 잡을 수 없었습니다. 9 ◈ÐÆЯΚ◈찰드 2009.10.26 545 6
999 사라지지 않는것 3 RainShower 2010.03.01 452 6
998 자각 4 Invictus 2009.09.06 521 5
997 선의 반면 8 평운 2009.09.26 627 5
996 길고 긴 여행 4 RainShower 2009.10.20 524 5
995 나름의 의미 없는 의미 10 Yes-Man 2010.01.27 420 5
994 마음을 탐합니다. 4 천무 2010.02.05 402 5
» 고뇌의 결론 5 Yes-Man 2010.02.06 426 5
992 경계에 서서 4 게임 2010.02.08 369 5
991 언제부터 였을까. 5 천무 2010.02.09 408 5
990 소망 4 소나무 2010.02.20 390 5
989 의외 4 idtptkd 2010.02.25 410 5
988 토끼/종이비행기. 1 kaizh 2009.05.08 963 4
987 돌탑 2 크리켓≪GURY≫ 2009.06.07 734 4
986 게으름 1 노독행 2009.07.25 564 4
985 카멜레온 5 모에니즘 2009.08.09 700 4
Board Pagination Prev 1 2 3 4 5 6 7 8 9 10 ... 51 Next
/ 51






[개인정보취급방침] | [이용약관] | [제휴문의] | [후원창구] | [인디사이드연혁]

Copyright © 1999 - 2016 INdiSide.com/(주)씨엘쓰리디 All Rights Reserved.
인디사이드 운영자 : 천무(이지선) | kernys(김원배) | 사신지(김병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