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11.20 15:33

미라탈 연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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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무의 세상과 유의 세상이 서로를 붕괴시키기 위해 거대한 전쟁을 벌이게 되고 끝없는 싸움을 통해 그들의 힘의 원천이던 발타마나는 낮은 존재의 마나로 변하게 되었고 힘이 사라진 그들은 전쟁을 멈추었다.


 


-에져오드의 아냐르 신화 중 창세기편


 


 


 


 


 *오아게 대륙의 대도시 궁고갱과 힐도리에서 시작하여 스라비 대륙의 가나불과 초들라를 지나 *크문 대륙의 소아금을 잇는 약 650km의 긴 지역을 ‘카스라롯드’라 부른다. 세계에서 가장 원활한 상업 활동이 일어나는 곳이며 유일하게 잘 정비되어있는 도로가 있는 곳이다. 수많은 상인들이 그 길을 이용하여 광물, 목재, 가죽, 심지어 무기까지도 거래를 하기도 한다. 5명의 각 대도시의 대표가 카스라롯드를 지배하며 그 누구도 신분에 관련 없이 자유롭게 상행위를 할 수 있다. 이 카스라롯드가 전 세계의 상업 활동 중 가장 기본이 되는 곳이며, 특히 카스라롯드의 대표적인 대도시가 바로 궁고갱이다.


 


 궁고갱은 해발고도 1300m의 작은 산에 세워진 서부 최대의 도시이다. 궁고갱을 둘러싼 거대한 성벽은 모두 2가지로 귀신들의 공격에 대비한 방어의 목적으로 만들어진 ‘소리타 성벽’과 그 뒤의 아름다운 *모네르고 양식으로 지어진 ‘승리의 문’을 기준으로 하여 양 옆으로 길게 세워진 성벽 ‘마그나솔트레’가 있다. 밤이 되면 낮의 태양빛을 흡수해서 푸른색을 발하는 ‘프렐석’으로 만들어진 마그나솔트레는 순전히 과시용으로써 세워진 것이다. 물론 소리타 성벽이 무너졌을 때를 대비하여 성벽의 역할로서 어느정도 구실을 하긴 하지만 그 누구도 마그나솔트레를 침입을 막기 위한 평범한 성벽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궁고갱에 발을 두고 있는 상인들에게 마그나솔트레는 자존심이며 궁고갱에 들어서는 상인들에겐 선망의 대상이 된다. 마그나솔트레를 지나면 수 백년간 계획적으로 만들어진 도시가 눈에 들어오게 된다. 중앙의 대광장에서 8방향으로 길게 뻗어나가는 도로와 도로로 인해 나누어진 구역에 자리하고 있는 비슷한 목적의 건물들로 인해 전체적으로 매우 깔끔한 모습을 보여준다. 도시에 들어가기 위한 입구가 있는 동, 서, 남쪽에 상가들이 있으며 동남, 서남 지역에는 수많은 목적의 공방들이 있다. 동북과 서북쪽은 주거지역이 있으며 북쪽은 도서관이 있다. 궁고갱의 뒷산으로 가는 가장 북쪽에는 ‘룬가론’이라고 불리는 약 120m 높이의 거대한 석조 건물이 있는데 이곳의 최상층엔 탈래 대륙의 구미호들에게서 얻은 꺼지지 않는 불꽃을 이용하여 등대처럼 24시간 불타오르고 있다. 이곳 룬가론이 바로 궁고갱의 지배자 키알테 셰토가 머무르는 곳으로 궁고갱의 모든 업무를 총괄하고 있다.


 


 키알테 셰토는 현 카스라롯드의 수장으로서 ‘반카르 모아스’의 직위에 있으면서 동시에 오아게 대륙의 *5갱 연합의 수장으로서 ‘시라 모오리’의 직위에도 앉아있다. 그의 말이 곧 서부의 절대적인 명령이 되며 그의 힘은 오아게, 스라비, 크문에 까지 미치기 때문에 대륙을 초월하여 그 누구도 그를 두려워하지 않는 자가 없다. 그러나 다행히도 그는 *현자 르 파샤말이 인정한 제자 세이윈 셰토의 손자로 궁고갱을 현명하게 다스렸다.


 


 키알테 셰토는 38층의 개인용 공간에서 한가로이 지내고 있었다. 시알갱으로 사절 갔다 돌아온 자신의 부관이자 제자 3명에게 밀린 공부라는 말도 안되는 명목으로 모든 일을 맡기고 온 것이다. 첫 제자인 트라즈 윈게이르는 그의 목적을 파악하고 불만을 토로했지만 키알테를 신봉하는 두 제자에 의해서 그의 불만은 묵살되었다. 수고하라고 말을 던져놓고 올라온 키알테지만 실상 올라와도 일이 싫어서 도망쳐 온 것일 뿐이기 때문에 할 일이 없어서 창밖을 내다보고만 있었다. 취미 생활을 만들기 위해 스라비 대륙에서 구해온 청사자 새끼를 기르고 있었지만 그 또한 최근에는 하나의 힘든 일이 되어버렸다. 결국 그는 악기를 연주하기로 결심하였다. 자신의 할아버지인 세이윈과 현자 파샤말도 악기인 *플류를 연주하는 것을 대단히 좋아했고 그만큼 듣는 것도 좋아했기 때문에 많은 음유시인들을 고용하기도 하였다. 키알테또한 플류 연주를 좋아했으나 그 실력에 있어서 결코 잘한다고 할 수는 없었다. 트라즈의 말에 의하면 마치 ‘사랑을 원하는 원숭이의 구애의 노래’ 정도라고 하였다. 콰헬 대륙에서 가져온 소리를 증폭시키는 장치로 모든 사람들과 음악을 나누겠다는 의미로 시작한 노래에 의해 다른 카스라롯드의 대표들에게서 경고장이 날라 온 것은 유명한 일화로 남아있다. 물론 그 후로 의기소침해진 키알테 덕분에 업무지옥을 맛본 것은 트라즈와 나머지 두 제자였다. 소문에 의하면 경고장 발송을 부추긴 것이 트라즈라고 하는데 그 말이 어느 정도 신뢰성이 있는지 그 업무지옥 때의 일을 술을 마시고 나면 언제나 후회한다고 말한다. 하여튼 키알테는 먼지가 살짝 내려앉은 플류를 꺼내들고 창가에 섰다. 그리고 손가락으로 현을 튕기며 ‘호숫가의 정령’이라는 자작한 노래를 부르기 시작하였다. 그는 한참 자신의 노래에 취하며 밤에 다가가는 궁고갱의 서늘한 바람을 맞이하였다. 대체로 감미롭게 시작한 것 같던 노래는 격렬한 템포로 음이 찢어져 가고 있었고 하나의 공포가 되어갔다. 키알테가 스스로 감탄하며 노래의 클라이맥스에 다가갈 무렵 쾅 하는 소리와 함께 방문이 힘껏 열렸다. 발갛게 달아올라 토끼눈을 한 트라즈가 성큼성큼 들어오고 있었다. 그를 뒤돌아 쳐다본 키알테는 얼른 플류를 등 뒤로 숨기고 그를 맞이하였다.


 


 “어... 음... 뭐 할 말이 있는가? 아니, 그보다 이곳은 내 개인 사무실이네만?”


 


 트라즈는 키알테의 등 뒤에 끝이 살짝 보이는 플류를 한번 노려보고는 말하였다.


 


 “일단 그거 넣으시고 말하도록 하죠.”


 


 키알테는 헬쑥해진 표정으로 플류를 다시 벽에 걸고는 트라즈를 돌아보았다.


 


 “연주하시는 것은 취미로 존중해 드리겠습니다만 다음부터는 창문을 열어 놓으시지 않으셨으면 좋겠습니다.”


 


 “그게 문제라면 한번 고려해 보겠네. 할 말을 다 했는가?”


 


 잠시간 조용한 침묵이 흘렀다. 키알테는 그 침묵이 마음에 들지 않았는지 조금씩 미간을 찌푸리며 트라즈를 바라보기 시작하였다.


 


 “아, 물론 다른 말도 있습니다. 그런 일 때문에 여기까지 올라 왔겠습니까?”


 


 트라즈는 과장된 손사래를 치며 말하였다. 그리고 자신의 미간을 꾹꾹 누르면서 생각하다가 곧 말을 이었다.


 


 “그러고 보니 최근에 대륙 서부에서 철광석 공급이 원활하지 않다는 정보가 들어왔습니다. 카텔, 보만, 휠리건, 이 세 도시는 ‘*힐텐 철’이 공급되는 곳으로 우리 궁고갱에 주요 거래 순위에 포함된 곳입니다. 아무런 소식도 없이 거래가 중단된 것 때문에 소아금에서 온 상인들이 그 항의서를 궁고갱에 올리고 있습니다. 방금 전에도 그 항의서 50장을 손수 처리하고 왔지요.”


 


 그는 순간 이빨을 갈았지만 키알테는 별 일 아니라는 듯이 넘어갈 뿐이었다.


 


 “뭐, 힐텐 지역은 공허의 땅 하나를 사이로 귀신과 맞붙어있는 곳 아니겠는가. 최근 들어서 잦은 분쟁 때문이겠지.”


 


 “하지만 저의 주 고객이었던 그론시 상단도 아무런 소식을 보내오고 있지 않습니다. 아무래도 힐텐 공급에 차질이 생긴 것 같습니다. 미저갱에 파발을 보내는 것이 좋다고 생각합니다.”


 


 “그럼 그렇게 하게. 언제나 일일이 내가 허락하지 않아도 된다고 하지 않았나.”


 


 “네, 알겠습니다. 그럼 제가 알아서 하겠습니다.”


 


 트라즈는 말을 끝내고 가만히 키알테를 바라보았다. 키알테 또한 트라즈를 보고 있다가 먼저 말문을 열었다.


 


 “다른 말 할것이 있는가?”


 


 트라즈는 후하고 한숨을 쉬고는 뒤돌아 걸어 나가며 말하였다.


 


 “아닙니다. 좀 일 하시는 건 어떻습니까?”


 


 “자네들이 없을 때 코피 흘리게 열심히 하였다네.”


 


 트라즈가 닫고 나간 문 뒤로 궁시렁 거리는 소리가 몇 초 이어지다가 사라졌다. 키알테는 트라즈가 완전히 간 것을 확인하고 플류를 다시 들었다. 의자에 앉아서 천천히 현을 튕기던 키알테는 아까까지와는 전혀 다르게 고뇌에 쌓이고 신중한 표정이었다. 말을 그렇게 했어도 힐텐 지역의 일이 매우 마음에 걸리는 것이었다.


 


 “일이 있으면 보내라고 했던 ‘*윙시’도 오지 않는군. 아무 일없이 그저 중간 상인들의 계략에 의해서 공급이 끊어진 것처럼 보일 수 있기도 하고... 또는 정말 엄청난 큰일이 생겼다던지...”


 


 키알테의 플류는 제법 훌륭한 소리를 내며 음악이 연주되었다. 점점 더 아름다운 음악이 완성될수록 키알테의 고민은 깊어져만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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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아게 대륙 : 오르누 서쪽에 해당되는 대륙으로 상인과 대장장이의 현자인 르 파샤말이 시알갱을 세웠고 그의 제자들이 각각 4개의 대도시를 만들어 다섯의 대도시가 전 대륙을 다스린다. 서쪽 끝 공허의 땅 너머에 귀신들이 살고 있는 귀신의 성이 있으며 남쪽에는 정상을 밟은 사람이 없을 정도로 험준하고 높은 용의 산맥이 있다.


 


크문 대륙 : 오르누 남쪽에 해당되는 대륙으로 용맹한 전사의 현자인 크리살 이삭이 부돌사금을 세우고 언제 공격할지 모르는 사비엘의 공격을 대비하여 강인한 전사를 육성하고 있다. 대륙 대부분이 사막 지형이고 대륙 최남단에는 차가운 불을 섬기는 물귀신들이 있다.


 


모네르고 양식 : 균형과 조화를 중시하는 건축 양식으로 웅장한 느낌이 들게 하기 위해 거대하게 지으며 흑철을 조금 섞어서 검은빛이 들게 한다.


 


5갱 연합 : '브리앙뷔리'라고도 하며 오아게 대륙의 다섯 대도시를 뜻한다. 시알갱, 궁고갱, 미저갱, 무오파갱, 쇼우토갱 이렇게 다섯 도시이다.


 


현자 르 파샤말 : 상인과 대장장이의 현자로 크리살 이삭에게 악마를 물리치는 성스러운 검 무르바쉬를 만들어 주었다. 누리족의 대표자인 로냐 온누리에게서 승천하는 매가 세겨진 망치 '다스곳'을 선물 받았는데 이 망치는 신의 망치라 불리며 이 망치로 만들어진 무기와 갑옷은 신비한 힘을 받는다고 한다.


 


플류 : 류트의 옛 형태


 


힐텐 철 : 보통 철과 다르게 강도가 2배 이상 뛰어나며 밝은 은빛을 띄고 있어서 '미스리움(미스릴)'과 구분하기 어렵다.


 


윙시 : 전체적으로 붉은 깃털을 가지고 있는 새로 다른 새와 다르게 똑똑하기 때문에 빠르게 편지 교환을 하기 원할 때 쓰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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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보다 좀 짧게 잘랐습니다.


 


더 길게 하면 지루할 것 같아서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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