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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문서 정리를 하다가 [꿈꾸는 마녀] 중 써놓고 올리지 않은 글을 찾아냈습니다. 무슨 생각이 있었는지는 모르겠지만...아무튼 올려봅니다.


일단 검색은 해보았지만, 혹여나 똑같이 올라온 글이 있다면 지우겠습니다. 완벽히 같은 글을 다시 올릴 의미는 없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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붉은 해가 수평선 아래로 잠겨간다. 눈앞에 보이는 경관은 어둠이 밀려들면서 완전히 다른 것으로 바뀌어간다. 마치 애초 그곳이 자신의 자리였던 것처럼. 울창한 수목은 거추장스러운 콘크리트 건물과 아스팔트로 뒤덮인 도시를 집어삼키며 해안선까지 가 닿는다. 불빛과 인적이 사라진, 정글 속 폐허 같은 도시는 해가 뜨면 다시 원래 모습으로 되돌아올 테지만, 그래도 선우는 마치 소중한 것을 영영 잃어버린 양 서글퍼졌다.


그의 조금 앞에, 무덤덤한 표정을 한 윤진이 서 있었다. 밤과 낮의 교대식을 처음부터 끝까지 지켜본 그녀는, 해가 떨어져 주위가 어둠에 완전히 사로잡히고서야 발을 떼었다.


"가자."


윤진의 말에, 선우도 못내 아쉬운 듯 발걸음을 떼어놓았다. 그들이 서있던 곳은 이름 없는 동네 야산 중턱, 가끔 사람들이 올라와 운동이나 잠깐씩 하고 가는 공터였다. 윤진이 과연 어떤 기분으로 매일 이곳까지 나와 일몰을 보는지는 선우도 알 길이 없었다. 다만 굳이 여길 찾는 이유만은 선우도 어렴풋이 알 것 같은 느낌이었다.


분명 윤진은 책임감 같은 것을 느끼고 있었다. 자신의 영역인 밤 시간에, 결코 죽어서는 안 될 한 남자가 죽었다. 남자를 둘러싸고 신경전 벌이던 마법사들은, 남자가 죽자 일제히 서로를 향해 전쟁을 선포했다. 그들 사이를 중재하느라 윤진은 사방팔방으로 돌아다니며 당사자들을 하나하나 찾아가 설득하고 있었다. 그녀 얘기를 듣고서 순순히 물러서는 이들도 있었다. 하지만 대다수는 설득조차 힘든 고집불통에 괴짜들이라, 내색은 않지만 윤진 역시 이 '밤의 전쟁'이 일어나는 것을 완전히 막을 수는 없단 사실을 잘 알고 있는 듯했다.


그렇다면 왜, 윤진의 태도에 선우는 갑자기 의문이 들었다. 그녀는 어째서 해결 불가능한 문제를 끈질기게 떠안고 있는 걸까. 아틀라스ATLAS, 중재하는 존재로서 책임감 때문에? 자기 영역에서 일어난 문제란 이유만으로, 굳이 이렇게까지 부담을 느껴야하나? 막말로, 그녀가 원해서 일어난 일도 아니잖은가.


"어디로 가지?"


답답한 마음에 선우는 앞서가는 윤진에게 물었다.


"거기, 도서관에나 가 볼까."


한참이 지나 대답 듣기를 거의 포기했을 즈음 소심하게 중얼대는 말이 선우의 귓가에 들려왔다.


 


'이름 없는 도서관' 주인 엘페르는 이미 다 알고 있는 것 같은 미소를 띠고 두 사람을 맞았다.


"블러디 메리를 만들고 있었어. 한 잔씩 어때?"


"피는 이제 질색이야."


윤진이 질렸단 표정으로 고개를 설레설레 저었다. 그리고 자신 앞에 커피를 따라 내놓는 엘페르를 쏘아보며 불만스런 투로 말했다.


"알고 있었다 이거지?"


"물론, 자세한 내막까진 모르지만."


선우에게도 차를 따라준 뒤, 엘페르는 두 사람이 나란히 앉은 자리 맞은편에 앉았다. 선우가 자기 찻잔을 앞으로 당겨 안을 들여다보려던 찰나, 윤진이 잽싸게 자신과 선우의 찻잔을 바꾸어놓았다. 자기 앞으로 온 커피와, 윤진이 가져간 홍차를 번갈아보며 선우가 황당해하는 사이,


"실은 네가 찾아오기만을 기다렸어."


짐짓 아무 일도 없었단 듯 시치미 떼는 윤진에게 엘페르가 말을 걸었다.


"당사자에게 직접, 이번 사건에 대해 묻고 싶었거든. 어때, 괜찮으면 그 얘기 해주지 않을래?"


"당사자라니 천만에."


"아냐?"


엘페르는 의미심장한 표정으로 윤진을 보았다. 재촉하듯 끈질긴 시선에 윤진은 한 발짝 물러선 태도를 보였다.


"나도 자세히 알진 못해. 어쩌다 업무 탓에 보게 된 거랑, 가끔 들은 소문뿐이지. 별 재미도 없는 이야기에 뭘 그리 안달하는지 몰라."


"이래봬도 도서관장이야. 어떤 이야기든지 흥미를 갖는 건 당연해. 거기다 글쎄, 난 재미있게만 들리던걸."


"이야기 들려줘."


인기척 없이 갑자기 끼어든 건 이름 모를 작은 여자애였다. 윤진의 얼굴에 혐오감이 잠깐 나타났다 지워지는 게 선우의 눈에 잡혔다. 갑자기 나타난 이 도서관의 어린 식객을 윤진은 유난히 싫어했다. 처음 만나자마자 단호하게 싫다고 했으니, 선우도 무리하게 정을 붙여보도록 권하지 않았다.


"이 얘도 이렇게 부탁하잖아."


엘페르는 교묘하게, 윤진이 이 꼬마 애를 의식한단 사실을 이용했지만.


"할 수 없지. 부탁이니까."


의외로 순순히 승낙하는 윤진의 태도에 선우는 기대감을 가졌다. 그 역시 지난 일에 대한 자세한 이야기는 들은 적이 없었다.


엘페르가 여자애를 안아 올려 자기 무릎에 앉혔다. 아이가 엘페르의 술잔을 향해 손을 뻗자, 그녀는 짐짓 모르는 척 잔을 들어 남은 액체를 마셔버렸다. 심통난 아이가 볼을 부풀어 올리는 것을 본 선우가 미소 지었고, 그러는 새 이야기는 예고도 없이 시작되어 있었다.


"난 세상에서 사랑 얘기가 가장 질색이야."

?
  • ?
    Rei 2009.08.31 19:55
    전체적으로 쉼표가 너무 남발되었습니다. 굳이 쓸 필요가 없는 곳까지 쉼표를 마구 쓰셨군요. 이러면 글의 흐름이 탁탁 끊겨버립니다. 쉼표는 적당한때에 한번, 두번 정도만 쓰시면 충분합니다.

    그리고 전체적으로 쓰지 않아도 될 묘사나 서술이 많은 것 같습니다. 조금만 더 다듬으면 깔끔한 글이 될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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