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02.02 08:55

당근먹고퐁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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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어.베에모트 오랜만이야.못 본 사이에 신수가 훤해졌네."


 


"...크르르.너야 말로 능구렁이가 다됐군 더러운 배신자주제에.어쩃든 좋다.날 이딴 촌산구석에 구역질나는 인간세계로 불러들인건 이유가 있어서겠지."


 


제국 알테릭에 바로 옆에 붙어있는 크림산맥 깊은 산속 누가 지었는지도 모를 낡은 신전안에 한명의 남자와  한마리의 사람이라 부를수없는 생명체가 마주보며 서로를 경계하고있다.


 


남자는 옷이라고도 부르기도 민망한 오크따위한테나 선물로 주면 창에 뚤려서 망루에 내걸릴것만 같은 갈색 로브를 걸치고 있다.


조금정도 꿈지럭 거려도 전혀 눈치챌수없는 꽤 폭이큰 로브였다.


 


하지만 검은색의 대충 짧게자른듯한 삐죽삐죽 나와있는 머리카락 사이로 보이는 차갑고도 투명한 짙은 어둠색의 눈동자는 마치 모든것을 꿰둟어보고있다는듯이 이따금씩 착각이라고 해도 좋을만큼 꿈틀거리고있었다.


 


반면 사람이라고 부르기도 그렇다고 몬스터 혹은 동물이라고도 부르기도 애매한 괴생명체는 남자의 결코 작다고 할수없는 키의 두배는 됨직한 크기로 남자를 경멸하는 눈초리로 내려다보고있다.


 


남자가 로브속에서 무언가를 큰 움직임으로 꺼내려 들자 괴물이 흠칫하며  좀전까지는 볼 수없었던 꼬리가 뒤쪽에서 거의 5미터는 됨직한 길이로 마치 경계하듯이 삐죽 세웠다.


 


그가 꺼낸 것은 당근이였다.


아삭. 우드득 우드득


"아. 미안미안 요즘들어 인간세계의 식도락에 빠져서말이야 .특히 이건 멈출수가 없어.정기적으로 먹어줘야할 정도야"


 


신전안에 팽팽하게 달궈졌던 공기가 급속도로 차갑게 빠져나간듯한 착각이든다.


"크...크하하하하.사실인가 보군. 힘을 잃었다는 녀석들의 말이.혹시나해서 찾아와봤더니 이런 진풍경을 볼줄이야."


베에모트는 뭐가 웃긴지 꼬리를 힘없이 바닥에 늘어놓은체 미친듯이 웃기 시작했다.


 


남자는 전혀 개의치 않은체 웃음소리를 감미로운 클래식을 듣는 듯한 표정으로 자신이 꺼내놓은 당근을 묵묵히 먹고 있다.


괴물의 웃음소리와 당근을 먹는 기묘한 하모니가 신전을 진공하듯 울려대자 금방이라도 무너질듯이 신전이 위에서 가루를 뿜어댔다.


"크크크크크....어쩃든 좋아.네 녀석이 나에게 좋은 볼거리를 제공해줬으니 나도 답례를 해야지.마지막 만찬은 잘 즐겼는지 모르겠군"


베에모트의 바닥에 놓인 꼬리가 언제 축 늘어져있었냐는 듯이 이내 팽팽하게 세워지더니 분명히 하나였던 꼬리가 세개로 늘어났다.


꼬리는 이내 목표를 찾아 살아 움직이는듯이 잠시 두리번 대더니 인간의 눈으론 결코 따라갈 수 없는 속도로 남자에게 괴물의 몸과함께 튕겨내듯이 달려들었다.


 


베에모트는 한치의 의심도 하지않았다 잠시후면 이녀석의 심장과 내장을 갈가리 쏟아지며 자신의 머리위로 뿜어대는 피를 마음껏 즐기며 오랜만에 느낄 수있는 미칠듯한 마약스러운 향기를 맡을수 있다는 사실을.


 


하지만 꼬리가 꿰뚫고 지나간 자리에는 차가운 공기밖에 없다.


 


이내 베에모트는 자신의 목이 녀석의 손에 붙잡혀 발이 공중에 떠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베에모트의 두눈이 경악에 가득차 두눈을 부릅떴다.


"크..크억 네녀석 어떻게....그 손은 설마! 넌 분명히 그때 쫓겨나며 모든 힘을 포기한채 추방 됐을텐데?"


 


남자의 로브에 감춰진손은 분명 아까 당근을 꺼내던 인간의 꺠끗한 피부와는 다른 이질적인 보는것만으로도 온몸이 굳어버릴듯한 흉포한 기운을 감싼 괴물의 피부와 비슷한 하지만 더욱더 괴기스런 무언가로 바뀌었다.


어느새 다리도 그것과  같이 바뀌어 키가 괴물과 비슷해져 괴물을 목을 움켜쥔채 보이지않는속도로 베에모트를 들어올렸다.


 


"베에모트.....역시 넌 너무 성급해서 문제야 내가 항상 말하던 거야.설마 잊었다고하면 조금 슬플지도 몰라.아직 내 말은 끝나지않았어."


남자는 아니 남자라고 불러야 할지도 애매한 그는 잠시 자신의 팔을 감회가 새롭다는 표정으로 바라보더니 이내 왼속을 로브 속에 쑤셔넣더니 당근을 꺼내들어 자신의 입에 물렸다.


"여긴 과거에 나의 신전이였다."


아삭.아드득아드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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