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12.15 05:03

(단편)mean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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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컴퓨터를 켰다.


 


인식하지 못하기에 무의미한 정보의 흐름이 지나가며, 그의 시각을 자극한다.


의미가 없는 것들은 아니지만, 애초에 그는 그것에 의미가 있기를 바란 것이 아니었다. 그는 단지 무언가가 필요했을 뿐이다.


그는 문득 자신의 주위가 매우 어두워졌음을 깨달았다. 그가 인지하고 있던 상황에서의 급격한 변화에 그는 놀랐다. 그것이 그에게 있어 꽤나 긴 긴 시간중 처음으로 의미가 있는 사건이었다.


"무엇인가.."


그는 무엇인가 말을 하려다, 작은 한숨을 내쉬고 손의 움직임을 계속했다. 아마 잠시간 되찾은 자신의 이성이, 텅 빈 어둠을 향해 말하는 행동의 무의미성을 깨달았기 때문이리라. 그는 다시 반쯤 풀린 동공으로, 푸른빛의 화면과 눈 사이의, 무언가를 쫒는다.


 


 


그는 웹브라우져를 켰다.


 


무언가를 찾아야 했다. 그렇지만 그것이 무엇인지는 모른다. 흔히들 말하듯이, 알고 있지만, 알고 싶지 않은 것일지도 모른다. 외면하는 것 뿐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애초에 그중 어떤것이든 별 의미는 없다. 그는 그것에 의미가 있기를 바란것이 아니니까. 그는 단지 무언가가 필요했을 뿐이다. 그는 매우 긴 시간을, -그가 존재한 꽤나 긴 시간에 비해서도 적지 않은, 아니, 어쩌면 넘거나, 한순간일 뿐일지도 모른다. 해초에 그는 그것에 의미를 바라지 않았다. 의미없는 것에 소모하는 것 따위. 역시 의미는 없다. 결국 그 종속이, 언젠가는,


"....무엇인가.."


그는 무언가를 더 웅얼거렸으나, 결국 목소리로 나오지 못한, 뼈와 근육의 움직임으로 끝나고 말았다. 그는 말할수 없다. 그의 말은 무언가를,


 


 


그는 메신저를 켰다.


 


수많은 리스트가 나열되었다. 얼핏 봐도 수십개가 넘어보이는 글자열의 넓은 길 옆에는, 평행선의 회색 문양의 긴 줄이 늘어서있다.


그 끄트머리에, 간신히 남아있는 몇개의 녹색, 붉은 문양은 마치 꺼지기 직전의 양초를 떠올리게 했다. 들여본 그는 인상을 쓴다. 아마 그 마지막 불티 몇개는, 고고한 그에게 비취향의 것밖에 남지 않았으리라. 그것을 잠시, 혹은 한참 들여다보던 그의 눈 앞에서, 촛불이 또 꺼져갔다. 그는 조급해진다. 그 불을 지펴야만 한다. 그것이 모두 끝나면. 그는, 나는.


하얀 창이 열린다. 무언가 의미없는 문자들이 그에 의해 써진다. 그 글 따위에 의미는 없다. 그는 그 글에 의미를 바란것이 아니니까.


무의미의 한계성인지, 그 무의미는 더 이상 늘어나지 않는다. 그는 조급해졌다. 다른 불꽃을 향해 무의미를 향한다. 하지만 아무것도 더 이상 늘어나지 않는다.


"무엇인가..!"


결국 모든 불이 꺼졌다. 그는 잠시 그곳에 머물러졌다. 하지만 남자는 그것을 느끼지 못헀다. 그가 인지하고 있던 주위의 상황에서 아무것도 변하지 않았기 때문이리라.


"..나에게.."


그는 결국 의미를 가진 어떤 것도 만들어내지 못했다. 그가 유일하게 만들어낸것이라면, 그것은 그것에 종속된 그의 무의미와,  그것을 그에게 종속시키는 낙인뿐이다.


"의미를 줘.."


그는 애초에 무언가를 원한것이 아니었다. 아마 그는 결국 그의 의미를 원한 것도 아니리라. 그는 단지 무언가를 원했을 뿐이다. 다만 그 유의미한 존재에게 도착하기에겐, 그에겐 시발점이 될 수 있는 유의미가 존재하지 않았다. 그것은 0과 무한 사이에 이어짐이 없음과 같다. 결국 애초에 그는 단지 0일 뿐이었다.


 


단지 그뿐이었다.


 


그리고 그는 결국, 무한을 위해 0을 버릴 수밖에 없었다.


 


 


 


 


그는 그의 잔해를 보았다.


 


나는 그의 잔해를 보았다.


 


 


나는 0을 버렸다.


 


그는 아직 무한이 아니다.


 


 


 


아마 이젠 無리라.


 


 


 


------------


시 게시판에 뻘글로 쓴 시와 같은 내용으로 썼습니다. 그래서 역시 뻘시와 같이 뻘글[...]


문학게시판 여러분 죄송해요. [...] 그래도 세시간 다 채웠음. 아잉 사랑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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