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05.06 17:14

화분편지

조회 수 395 추천 수 1 댓글 1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선생님 당신의 화분은 괜찮으신지요

제 화분은 말라서 뒤뜰에 버리었답니다

그제는 낡은 운동화를 신고 봄나들이를 가겠다고 마음 먹었습니다

나오는 길에 복도로 이어진 창문으로 흘러들어오는 빛에 낡은 운동화에 묻은 모래먼지가 빛났습니다

저의 운동화는 이곳저곳에 구멍이 뚫려 안에 양말이 다 보인답니다

선생님 밖은 생각보다 더웠답니다

방에서는 줄곧 파카를 입고 있었는데 너무 더워 근처 의류수거함에 넣어버리었습니다

선생님 햇빛은 봄의 햇빛이었습니다 길가는 벚꽃이 만연하였습니다

작은 바람에도 눈처럼 흩날려버리었습니다

 

선생님 당신의 화분은 괜찮으신지요

제 화분은 말라서 뒤뜰에 버리었답니다

겨울에 애지중지 물을 주며 키웠는데 말라버리었답니다

계란은 톡톡 깨어보니 텅 비었더랍니다

선생님 저는 아직 겨울에 머물러 있나봅니다

그제 의류수거함에 넣었던 파카를 오늘 다시 가지고 왔습니다

저의 방에는 여전히 서리가 끼어 창문이 뿌옇습니다

 

선생님! 선생님, 당신은 왜 답장을 보내주시지 않는지요

뒤뜰에 버린 수많은 화분은 뒤뜰에서 숲을 이루어버리었습니다

숲을 이루어 봄을 맞이했습니다

창밖은 화분의 봄이더랍니다

?
  • ?
    산늘 2012.05.07 04:05
    완전히 이해할 수는 없지만 따뜻한 마음만은 느껴집니다. 좋네요!

List of Articles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추천 수
984 아 이 빌어먹을 세상 Reinforce 2009.11.28 377 0
983 앎을 하나를 얻으면 1 시니르미 2009.12.02 423 0
982 보고 있나요? 1 평운 2009.12.02 422 0
981 우리가 주장하는 옳은 것들은.... 시니르미 2009.12.02 451 0
980 내가 가르치는 사람이라면 시니르미 2009.12.02 412 0
979 한 밤 중에 3 乾天HaNeuL 2010.01.29 343 0
978 하늘빛 2 로케이트 2010.02.01 363 0
977 귀향 1 乾天HaNeuL 2010.02.26 274 0
976 울적한 날 1 乾天HaNeuL 2010.02.17 296 0
975 먹었다. ぎる 2010.03.15 269 0
974 작은 새들의 지저귐 광시곡 2010.03.19 311 0
973 안개의 장막 광시곡 2010.03.19 273 0
972 인생 노독행 2010.03.19 259 0
971 심사'義'원 노독행 2010.03.19 249 0
970 추도 노독행 2010.03.19 283 0
969 잿덩이 노독행 2010.03.19 439 0
968 감기약 복용 후. 광시곡 2010.03.19 283 0
967 (가사) 미안해... ThePromise 2010.03.19 316 0
966 진달래꽃 메가데스 2010.03.22 379 0
965 먼지묻은 게임을 꺼내본다. 광시곡 2010.03.22 291 0
Board Pagination Prev 1 2 3 4 5 6 7 8 9 10 ... 51 Next
/ 51






[개인정보취급방침] | [이용약관] | [제휴문의] | [후원창구] | [인디사이드연혁]

Copyright © 1999 - 2016 INdiSide.com/(주)씨엘쓰리디 All Rights Reserved.
인디사이드 운영자 : 천무(이지선) | kernys(김원배) | 사신지(김병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