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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 들어가면서

 저는 글이 독자의 창조적 독서를 유발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편이기 때문에, 여러 가지 문법이나 분량 등의 문제에는 크게 신경 쓰지 않는 편입니다. 마음에 들고 재미있기만 하면 장땡이라고 생각하는 쪽이라서요.

 

 그래서 코멘트는 대부분 저자의 심상, 의도, 소재의 활용, 소재나 문장이나 문단의 이미지 등에 집중되어 있을 것입니다. 문제라면, 이들은 상당히 주관적인 견해가 나올 수밖에 없는 부분이다보니, 실제로는 공감하기 힘들거나 혹은 필자분을 좀 기분나쁘게 할 수 있는 지적들이 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사실, 비평이라기보다는 감상이라고 해야 정확할 듯 하네요. 제가 언급하는 것들이 필자분들께 도움이 될는지도 확신을 못하겠어서요.

 

 고백하자면, 프린트해서 읽어본 게 아니기 때문에 상당히 겉도는 감상일 수 있다는 점.

 

 나랑 싸우자! 하는 의도가 절대 아니니까 넓은 마음으로 이해를 좀 부탁드리겠습니다.

 

 

 

1. 서론

 이번 미션을 수행하신 합평팀원분들 대부분이 뭐랄까, 필자의 입장을 극중 인물과 단절시켜놓는 성향이 강하게 느껴졌습니다. 이는 이번 미션이 생각보다 어려웠다는 반증이 될 수도 있겠네요(단순히 쓰기 어렵다를 떠나서, 일본 문체 특유의 문제점 때문에 발생한듯한 어려움- 즉, 전체적으로 심상을 공감할 수 없었다거나, 감성이 희미하다거나).

 

 특히 예제로 제시된 지문은 딱히 자율창작의 소재라기보다는 팬픽 성향의 소재라고 받아들여질 부분이 있었습니다. 앞뒤 상황을 전혀 모른 채 편지로만 인물과 상황과 인과관계를 재구성해야 했고, 또 소재나 상황의 활용제한 범주가 커져서 원문과 싱크를 맞춰야 했지요.

 

 이런 경우에는 스스로 의식하지 못하더라도 심리적으론 활용에 있어 경직될 확률이 높은데, 제시된 예제의 원문을 알고 있어도 그렇고 모르고 있어도 그렇습니다(지극히 주관적인 의견입니다. 적어도 저는 그랬거든요. 그래서 오히려, 일본풍으로 써보자! 하는 못된 생각을 할 수 있었습니다. 다행이라고 해야할지, 그것만 성공한 것 같더군요).

 

 다시 본론으로 돌아가서, 글들에서는 상황이나 캐릭터의 고정에 매인 채 참여한 분들 대부분이 오히려 실력발휘를 못하는 상황이 벌어진 것 같았습니다(아니면, 필자분들 대부분 담백한 문체가 취향이실 수도 있겠네요).

 

 

 

2. 다시 님 : 정화 이야기

 분량이 오히려 발목을 잡은 게 아니었나- 싶은 생각이 먼저 들었습니다. A4 두세 장짜리로 소화할 상황이 아니네요. 이 상황을 제가 썼다가는 절대 감당을 못했을 것 같습니다. 그 주제에서 소재와 상황 구축을 이 정도로 하셨다는건 이미 확고하게 이야기 구조가 머릿속에 짜였다는 걸로 보이거든요.

 

 그래서 욕심대로라면, 차라리 장편으로 보고 싶은 글이었습니다.


 캐릭터들의 마음을 가볍게 연출함으로써 중후반부에 집중될 감정의 퇴적과 상대적 일탈감을 표현중점으로 삼으셨다는 느낌인데 상황이 너무 압축된데다가, 1인칭 관찰자 시점에 담백한 필체까지 상호작용을 일으켜서 "극중 인물을 이해할 수는 없지만, 어쨌든 이랬네." 라는 이미지가 물씬 풍겼습니다.

 

 뭐랄까, 상황이 어렵다- 라는 고민이랄까요. 다시 님의 의도와 심상이 어땠었는지 알 수는 없지만 좋아하는 소재를 사용하시는 것과는 별개로, 고민을 좀 하셨을 것 같습니다. 그 탓에 집중을 못하신 듯 하고, 때문에 인과관계를 이해하기가 난해했습니다(사건에 대한 인과관계가 아니라, 인물간의 인과관계). 감정의 발출이 상당히 억압(정제되기보다는 억압되어 있다는 느낌)되어 심리적 공감 형성에 문제가 있다고 여겼습니다.

 

 해서, 아직도 그 친구가 왜 울어준 건지 이해를 못하겠습니다. 말하자면, 정화보다는 지연이가 주인공인 것 같았습니다.

 

 

 

3. 윤주 님 : 악몽

 쉬, 쉼표가 너무 많습니다! ㅠㅠ 문장을 계속 끊으셔서 담백한 필체가 오히려 독이 되고 있어요. 분명 캐릭터가 품고 있는 심상을 전달하고는 있는데 단편적으로 잘려서 맛이 안느껴집니다. 실제로 이미지는 날카로운 면모가 있는 것 같은데 캐릭터가 지나치게 절제해서 아쉬운 부분도 있구요.

 

 원문을 알고 계신다는 것이 최대의 문제였다고 생각됩니다. 원문에 종속당해 거기서 헤어나오질 못하셨달까, 팬픽(외전)이라는 느낌이 강하게 들었습니다. 히메구사 유리코가 절대 가치로 고정되어 주변 인물들의 격까지 다 휘어잡아 버리는 듯해서 전체적으로 좀 불편하다고 느꼈습니다.

 

 또, 글을 읽는 내내 원문의 캐릭터를 해치면 안된다는 강박감이 느껴져 심상의 연결을 상당히 무디게 만들었습니다. 게다가 직접적인 서술이 전혀 없기 때문에 오히려 만다라가 모든 상황의 주체처럼 느껴졌습니다. 히메구사 유리코는 어쨌든 희생양이라는 느낌으로 돌려졌고, 주체가 만다라의 비뚤어진 욕망 정도의 이미지랄까요.

 

 

 

4. 건천하늘 님 : 히메구사 유리코의 이야기

 제시된 편지에서 상당히 많은 부분을 절제하고 진행시키신 거 같습니다. 때문에 연관관계는 좀 떨어져 보였습니다. 반대로 어찌 보면 제출된 작품들 중 주제에 대한 내조/외도의 줄타기가 가장 뛰어났다고 볼 수 있었구요.

 

 인생을 참 게임처럼 산다는 이미지가 대두됩니다. 진실된 상황보다는, 자기 자신이 무너져 내릴까봐 알아서 필터링 걸고 효과 넣는 느낌입니다. 정신학적으로 이런 자기방호형 망상증의 사례를 뭐라고 하는지는 기억이 안나는데, 여튼 주변 상황 자체를 유쾌하게 받아들이는 경향이 보입니다. 그래서 반대로 위태위태해 보이네요.

 

 헌데 비장미가 떨어져서, 캐릭터가 겉돈다는 느낌이 강했습니다. 아무래도 원문 자체에서 너무 탈피할 수 없다고 판단하신건지 감정이 격화될 것 같다가도 아뜨거라 싶어서 정신을 차린달까요. 조금만 더 나아가도 공주병이라기보단 망상증이라는 느낌이 확실할 듯한데 지문이 주춤대는 것 같았습니다.

 

 막바지에 가서 반전이... 저는 이게 좀 미스라고 느꼈습니다. 지금까지 진행되어 왔던 이미지가 한방에 날아가 버렸거든요. 자신의 망상증을 타인에게 발출했다는 것은 굉장히 중요한 요소라고 생각합니다. 물론 사람의 성향은 여러 가지 분포가 있어서 반드시 어떤 인물만이 상황을 악화시킬 수 있다- 라고 확정하진 못하지만, 본문중에서의 표현과 달리 남에게 내면을 표출한다는 건 그사람에게 기댄다는 의미라고 생각하거든요. 즉, 욕망의 대상이라기보단-
 

 


5. 시우처럼 님 : 육즙 좋은 곰돌이

 으악! 그냥 러블리했습니다(아니, 오해하진 마시고;). 감정적 추론이 너무 자연스럽게 이어져서 좋았습니다. 좋아하는 필법은 아니지만 반대로 이미지의 전개가 개인 취향이라, 코멘트로 하고 싶은 말을 해버려 딱히 다시 해드릴 말씀이;

 

 이미지를 살짝 바꾸셨는데, 무난하게 수정된 것 같습니다. 좀 더 깔끔해졌네요. 다만 은유는 역으로 좀 약해졌습니다. 막바지의 상실은 신뢰, 순수 등으로 대표되는 동심(어린이의 마음이라는 의미가 아니라, 애정에 대한 이상향, 믿음 등의 의미로)이 무너지는 부분으로 굉장히 파괴적이었기 때문에 이전의 표현이 더 강렬하게 매치될 수 있었던 거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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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EsLu 2011.05.27 10:44

    다 쓰고보니 합평팀의 비평물이 잔뜩 올라와있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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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시 2011.05.27 10:54

    비평에 능력이 후덜덜;

    당신은 이미 비평계

  • ?
    EsLu 2011.05.27 12:00

    헐 ㄷㄷ

    그정도까진 아니구요. 그냥 개인적인 감상이니까요;

  • profile
    윤주[尹主] 2011.05.27 16:28

     이런 게 필요했어요 ㅠㅠ


     미션이 뭔가 잘못 제시된 것같긴 한데, 어떤 부분에서 한계가 있었는지 집어내질 못하겠더라고요. 이 글 읽고나니 과연, 지나치게 제약이 많았던 미션이었던 거 같습니다. 다음 기회엔 좀 더 자유롭게 쓸 수 있는 미션을 생각해 봐야죠 ㅎㅎ


     글에 대한 비평은, 짧은 글을 올렸을 뿐인데도 제가 가진 단점들을 전부 집어주신 것같아서 그저 놀랄 뿐입니다; 쉼표 문제도 그렇고, 절제 면도 그렇고...사실 절제라기보단 망설임이라고 해야 옳을 겁니다. 어디까지 보여줘야 할지, 어디서 감출지. 전 이게 잘 안되더군요;; 그래서 이번엔 적은 다음 추가로 내용을 최대한 넣어 설명을 많이 하려고 했습니다만...


     캐릭터 역할 분배설정 및 통제가 서툰 점도 고질병 중 하나죠; 아무튼 이 세 가지 문제는(쉼표, 망설임, 캐릭터 역할) 글 쓸 때마다 느끼면서도 잘 고쳐지지 않는 문제네요. 연재중인 <시크릿>도 저것 때문에 고민하던 참이라, 평가가 더 와닿았습니다. 좋은 평 감사합니다^^

  • ?
    EsLu 2011.05.27 19:12

    도움이 됐다면 다행입니다만;

    오히려 눈만 어지럽힌 거 아닌지, 송구하네요.

     

    어짜피 미션이란게 여러가지로 진행되면 좋은 거니까요. :)

  • profile
    시우처럼 2011.05.29 21:12

    아무래도 결말부분은 처음것이 더 나았던것 같네요.

    윤주님도 그런말씀하시고 말이죠. 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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