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07.25 07:33

현실과 꿈 아저씨 편-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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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연히 창 밖에 서있던 호페퍼를 발견한 기석은 순간 제누에를 때어냈다. 존재를 들켰다는 것을 안 호페퍼는 그들의 시야 밖으로 몸을 숨겼다. 갑작스럽게 중단된 작업이 의아했던 그녀는 눈을 놀란 듯 크게 뜨고 그를 쳐다봤다. 기석은 말도 없이 그녀를 제치고 밖으로 나갔다. 골목에 들어가 고개를 살짝 내밀고 그가 나오길 기다리던 호페퍼는 골목 안으로 들어가 버렸다.

 ‘화가 많이 난 것 같진 않은데.”

 기석이 생각하고 그를 따라 들어갔다.

 호페퍼는 눈을 내리깔고 자신의 입술을 축이고 있었다. 기석의 전신에선 식은땀이 나고 있었다. 그는 곳 쓰러질 것 같은 현기증을 앓는 기분을 느끼고 있었다.

 ‘뭐라고 말을 하지? ‘이게 어떻게 된 거냐 하면으로 시작해 나름의 변명을 해? ‘면목이 없다.’로 시작해서 무작정 사과를 해야 하나?’

 그는 어쩔 줄 모르고 호페퍼의 표정을 몰래 살펴보았다. 그런데 신기하게도 그는 화난 표정을 하고 있지 않았다. 한 사람에 실망하고 질린 무표정도 아니었다. 그는 그와 같은 표정을 짓고 있었다. 호페퍼 또한 기석의 표정을 닮았었다. 그도 어찌할 줄 모르고 있는 것이다. 호페퍼가 제누에를 가짜로 좋아한 것은 아니었다. 그렇다고 기석과 그녀가 각별한 사이라는 것을 알고 있는 것도 아니었다. 기석은 전보다 더 당황할 수 밖에 없었다. 이런 반응이라니?

 “아저씨.”

 긴 정적을 먼저 깬 것은 호페퍼였다. 그는 품에서 푸른 단검을 꺼냈다. 검의 날은 골목의 어둠 속에서도 창백한 빛을 내는 것 같았다. 기석은 흠칫하며 뒷걸음질을 쳤다.

 “받아.”

 그는 날을 잡고 손잡이를 기석에게 향해 건네주었다. 호페퍼는 품 속에서 그와 똑같이 생긴 검을 하나 더 꺼냈다.

 ‘결투인가?’

 “아저씨. 나는 예정대로 갈 거야. 그리고 이 검은 신검이야.”

 “신검?”

 “신성한 힘이 있는……. 결론만 말하자면 이 검은 특별한 능력이 있어. 검을 쥐고 다른 한 쪽의 검이 있는 곳으로 가고 싶다 생각하면 그곳이 어디든 갈 수 있어.”

 “네가 위험할 때 도와달라는 거야?”

 말을 마친 호페퍼가 한 동안 말을 않자 기석이 물었다.

 “아마 그럴 일은 없을 거고……. 내가 마을에 빨리 복귀 하는 게 안전하니까 주는 거야. 이동 마법보다 이게 빠르거든.”

 기석이 고개를 끄덕였다.

 “늦어도 3일 안엔 올 거야.”

 기석이 다시 고개를 끄덕였다. 둘 사이엔 다시 정적이 흘렀다.

 ‘다 늙어서 어린 친구한테 무슨 짓을 한 거지.’

 기석은 의젓한 호페퍼의 모습에 참을 수 없는 수치심을 느꼈다. 다시 정적을 깬 것은 호페퍼였다.

 “아저씨, 나는 아저씨가 제누에랑 특별한 사이인지 몰랐어. 그 동안 불편했지? 미안해. 불편해하지 않았으면 좋겠어.”

 “?”

 “정말 나는 괜찮으니까, 계속 친하게 지냈으면 좋겠어. 알았지?”

 기석은 곧바로 고개를 끄덕였다. 호페퍼는 그렇게 쓸쓸한 뒷모습을 보이며 골목을 벗어났다.

 ‘뭐야?’

 이것은 의젓함과는 다른 것이었다. 그러나 달리 표현할 낮말을 찾지 못한 기석은 순간적으로 정신적인 공황상태에 빠졌다.

 ‘뭔데?’

 

 호페퍼는 천천히 성문까지 걸어갔다.

 ‘집중하자.’

 성문에 서서 한동안 가만히 있던 그는 주문을 중얼거리기 시작했다. 순간 그 자리에서 호페퍼는 사라지고 그와 한참 먼 사막에 그가 서있었다. 그는 그런 식으로 사막을 건넜다.

 

 퓌네도 성에서 애서는 다시 한번 굉장한 기운을 느꼈다. 그것은 지혜보다 약했지만 자신보단 훨씬 강했고 또, 엄청난 속도를 가지고 있었기 때문에 빠른 결단을 요구했다.

 ‘이번엔 또 뭐야!’

 “밖에 누구 있나?”

 애서의 때아닌 외침에 그의 방을 지키고 있던 부하들이 허겁지겁 그의 앞으로 왔다.

 “지도 가져오고 전군 대기시켜.”

 “?”

 “빨리!”

 두 부하는 각자 흩어져 전 병력을 성 문 앞에 집결시키고 지도를 가져왔다. 성 앞은 온갖 흉측한 괴물로 가득 차 있었다. 그는 지도를 보고 눈을 감았다. 그가 오는 방향을 느끼기 위해서였다.

 ‘메루 방향이다.’

 그 기운은 지금까지 일어난 일에 대한 답이었다. 그의 강력한 부하는 그가 처치했다는 것을 쉽게 예상할 수 있었다. 그는 부하를 좀더 모았다.

 “각자 내가 말한 성에 가서 병력을 집결시켜.”

 뜬금없는 중대 발표에 논란 부하들 중 하나가 되물었다.

 “전쟁인가요?”

 ‘이런 기운을 가진 놈에게 병력의 수는 별 의미가 없어.’

 “메루성을 친다. 빨리 움직여!”

 “!”

 부하들은 서둘러 방을 빠져나갔다. 성안에는 엄청난 긴장감이 흘렀다. 분주했던 준비는 끝나고, 애서는 방안에서 창 밖을 바라보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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