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06.26 08:12

현실과 꿈 아저씨편 -7

조회 수 388 추천 수 1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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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뭘 그렇게 찾으세요? 다 큰 어른이 넘어지기라도 할까봐요?”

 제누에가 미소를 지으며 물었다.

 “그냥 이상한 기분이 들어서.”

 “마법 배우고 계신 가봐요?”

 제누에가 그의 잔을 채워주며 울었다.

 “, 그럴 예정이긴 하지.”

 그가 잔을 비우며 말했다.

 “, 말을 놔버렸네. 미안해요.”

 “아니에요, 편하게 말하세요.”

 제누에는 생글생글 웃으며 잔을 다시 채워주었다.

 ‘이런 식으로 장사하는 구나.’

 그가 생각했다. 그러나 생각과는 달리 그의 기분은 상당히 좋은 상태였다. 어차피 자신의 돈으로 낼 것도 아니었고, 설령 못 내더라도 어차피 꿈 아닌가? 맛있는 술과 미녀의 애교를 즐기면 그만 이었다.

 “뭐 배운 건 하나도 없어요? 마법 진짜 보고 싶은데……. 이런 시골에는 마법사가 없거든요.”

 “그럼 뭐.”

 그는 몇 번 헛기침을 하고 입에서 불을 뿜었다. 걷기나 숨쉬기처럼 쉽게, 당연하게 할 수 있었다.

 “!”

 제누에의 눈이 동그래졌다. 그녀는 연신 박수를 치며 환호했다. 아저씨는 기분이 좋아졌다. 이성에게 환호를 듣는 것은 대학시절 이후로 오랜만인 것 같았다. 연인 사이라도 서로에게 환호를 하진 않으니까.

 “두 분 어떻게 만난 거에요? 아저씨가 제자로 들어간 건가?”

 제누에가 그에게 몸을 기울이며 물었다. 그는 그녀의 정수리를 볼 수 있었는데, 그게 묘하게 흥분되는 일이었다.

 “아저씨라니……. 결혼도 안 한 사람 한태.”

 “크하하하! 그럼 아저씨를 뭐라고 불러요?”

 “…내가 좀 나이가 있는 편이지만 그쪽도 그닥 젊지는 않잖아?”

 “? 무슨 소리에요? 나가면 딸 뻘로 알겠네.”

 제누에가 상체를 들며 정색을 했다. 그 소리에 그는 눈을 질끈 감고 소리 없이 대 폭소를 했다.

 “그래, 정말 그렇게……. 생각하면 아빠라고 부르던가!”

 “네 아빠.”

 둘은 서로를 보며 크게 웃었다. 밖에서 사람이 들어온다면 술 냄새 때문에 표정을 찡그릴 정도로 그들은 취해 있었다.

 “예쁜데 아직 까지 결혼 안 한 이유가 뭐야?”

 긴 시간의 폭소가 끝난 후 진정을 한 그가 물었다.

 “이 좁은 동네에……. 나만큼 멋진 남자가 있어야죠.”

 그녀는 게슴츠레한 눈을 바르게 뜨기 위해 노력했으나 마음처럼 되지 않았다.

 “이상형이 뭔데? 그러다 할머니 된다?”

 “크크……. 남이사. 자기는 벌써 할아버지 같은데.”

 그들은 서로의 눈을 보고 있었다.

 “이상형이라……. 딱히 생각해 본적이 없는데 굳이 찾자면…….”

 그녀는 잔들을 채웠다.

 “젊고 탱탱한…… 그런 사람이 좋을 것 같네요.”

 그녀는 그를 향해 활짝 웃고 자신의 얼굴을 흔들었다.

 “나랑 똑같네!”

 그는 미소를 지었다. 입가에 주름이 잡혔다. 그는 말을 마치고 잔을 들이켰다. 그녀 또한 따라 마셨다.

 팔로 자신의 상체를 지지한 채 그녀와 적당한 거리를 두고 있었던 그는 천천히 그녀에게 다가갔다. 둘은 격정적인 키스를 하곤, 그대로 곯아 떨어졌다.

 호페퍼가 가게에 돌아왔을 땐, 엄청난 냄새와 머리를 맞대고 쓰러져있는 두 사람이 있었다.

 “얼마나 마신 거야?”

 짧은 시간의 전투로 술이 모두 깬 호페퍼는 대답 없는 아저씨를 업고 가게를 나섰다.

 

 

 일어났다. 두시 삼십분……. 전화가 두 통이나 왔다. 출근……. 해야겠지. 혼자 먹고 살기 충분한 돈, 모은 것 같은데. 왜 계속 일하고 있는 거지. 더 잘 살려고? 이제 회사가 아니면 사람 만나는 곳이 없다. 회사는 내겐 가족이자 유일한 사회다. 그곳 사람들 말고는…… 정말 없었다. . 창피한 꿈이다. 미녀……. 그래 연예한지는 꽤 됐으니까. 현실에서 모자란 것을 꿈에서 찾는 것. 있을 수 잇는 일은 분명하다. 원하는 일은 아니야. 깨었을 때의 기분이 정말 처참하니까. 출근…… 해야 할까. 내가 할 일은 분명 있지만 꼭 나만 할 수 있는 일은 아니야. 이번에 새로 들어온 후임도 꽤 괜찮아 보였고. 은퇴 조금 앞당겨도 큰 문제 없을 것 같은데.

 어쩌다 이런 꿈까지 꾸게 된 거지. 내용이 이어지는 꿈도 있나. 너무나 분명히 그건 꿈이었어. 하지만 너무 심하게 분명한 게 문제였지. 병원 가볼까? 그래, 가면 낫겠지. 나으면, 다시 현실에 적응할 수 있을 거야.

 도저히 차는 못 몰 것 같다. 언제 졸지 모르니까. 오랜만에 타는 버스, 지갑에 카드가 있는지 확인해 보았다. 몇 년 만에 버스지. 가끔 술을 먹어도 대리를 불렀지 대중교통은 진짜 오랜만이네.

 나는 버스정류장까지 걸어갔다. 한 낮의 버스는 텅텅 비어있었고 오직 나만을 위한 대형 밴 처럼 느껴졌다. 승객끼리 부대낀 기억이 너무 멀어서 그런가? 의자에 앉았다. 운전에 대한 부담감이 없어서 그런지 너무 편안하다. 눈이 감긴다.

 

 

 

 다음날 아침-

 

 아저씨는 숙취로 괴로워하고 있었다. 초췌한 표정하며 헝클고 떡이 진 머리 약간 부은 눈을 하고 그는 아침을 맞이했다. 이미 일찍 일어난 호페퍼는 세안과 외출 준비를 마친 상태였다.

 “아저씨 정신차려! 밥 먹으로 가야지.”

 “으으~~~~~.”

 그는 자신의 옆 바가지에 있는 물로 얼굴을 씻었다. 그러나 과음의 흔적은 지워지지 않았다.

 “어제 별 일 없었지?”

 “으응.”

 그가 머리를 긁으며 답했다. 딱히 거짓말을 할 생각은 없었다. 그저 비몽사몽 상태에서 습관적으로 대답한 것뿐 이었다.

 “가자.”

 그는 앞장서서 성 밖으로 향했다. 그는 성의 계단을 밟으며 점점 정신을 차릴 수 있었다. 자연히 식당에서 제누에와의 일들이 기억이 났다.

 ‘오마이갓.’

 “야 호페퍼, 나가서 먹게?”

 “. 성 음식 별로 안 맞아.”

 ‘다행이 맛 때문이군. 그럼 제누에의 식당은 가지 않겠지.’

 그러나 호페퍼의 걸음은 누가 봐도 제누에를 향한 것이다.

 “! 너 여기 음식은 맞아?”

 제누에의 식당에 가는 마지막 골목을 지나 입구에 다다르자 그가 물었다.

 “아니……. 어차피 둘 다 안 맞으면 여기 오고 싶어서.”

 “, 아침부터 이건 좀 아니다 싶다.”

 그는 등에 한 줄기 땀이 흐르는 것을 느꼈다. 이 상황을 타계할 방법을 찾고 싶었으나 내가 왜 그랬지.’라는 생각이 반복해서 떠오를 뿐이었다.

 “, 제누에 얼굴이 계속 보고 싶어. 이게 사랑인가 봐!”

 호페퍼가 눈을 반짝이며 말했다. 뭔가 자신감에 가득 찬 표정을 짓고 있었다. 상쾌한 아침을 제누에와 함께하려는 호페퍼의 기대감과 설렘 만큼 그는 불편함을 느끼고 있었다.

 ‘그래, 꿈이야 꿈! 하지만, 이러지는 꿈이고 호페퍼는 앞으로도 계속 봐야 할 것 같은데. 이런 식으로 불편해 지면 진짜 피곤해질 것 같은데!’

 “뭐해?”

 “야 아침부터 이걸 먹어야겠냐?”

 “가볍게 샐러드로 시작하자고. 그걸 맛없게 만들지는 못하겠지.”

 “그래도 기왕이면…….”

 “아저씨 이상한데? 정말 아무 일 없었던 거 맞아?”

 호페퍼가 그를 의심의 눈초리로 보며 물었다.

 “그 짧은 새에 무슨 일이 있었겠냐.”

 순간 그는 정색하는 표정을 짓고 말았다.

 “농담한 건데 까칠하시네. 수상한데?”

 호페퍼가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그도 아저씨와 제누에 사이에 무슨 일이 있을 것이라 생각하지는 않는 것 같았다. 너무 늙지 않았나. 경쟁상대로는 익숙하지 않는 부류였다. 그도 호페퍼에게 어색하지만 쓴 웃음을 보이며 가게 안으로 들어갔다.

 

 

 

 애서는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

 그의 식사를 차리고 있었던 시종은 깜짝 놀라 은잔을 떨어뜨리고 말았다. 그는 그 부산한 소리에 반응하지 않고 여전히 서있었다.

 “밖에 애들 불러와.”

 시종은 헐레벌떡 뛰어 나갔다.

 

 잠시 후 밖에서 보초를 서고 있던 괴물들이 식당으로 들어왔다.

 “무슨 일이 십니까?”

 일반적인 사람의 모습을 하고 있던 것이 말했다.

 “엄청난 기운이 느껴진다. 애들 다 정비해서 성문 안에 대기 시키고 너는 나랑 마중을 나가야겠다.”

 호출을 받은 괴물들은 어리둥절해 서로를 쳐다봤다. 이렇게 기민한 대응을 하는 성주의 모습은 처음 보기 때문이었다. 자신의 목에 칼이 들어와도 여유가 넘치던 그였다. 지금 상당한 위기가 오고 있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성주 애서는 자신의 마법을 더욱 강력하게 해줄 장비들을 착용하고 있었다. 기운이 잘 통하게 하는 옷감을 사용한 망토, 위기 시 적을 혼란 시킬 투척 물들을 가방에 담았다. 긴장한 것이 그의 굳은 표정에서 드러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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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츤데레 포인트걸 2012.06.26 08:12
    따, 딱히 다시님이 좋아서 10포인트를 지급하는건 아니야!!
  • profile
    윤주[尹主] 2012.06.26 15:57
    성주와 주인공의 이야기가 서로 다른 두 이야기인지, 같은 하나의 이야기인지 아직 애매하네요; 처음엔 주인공 일행과 성주가 맞닥뜨리게 될 거라고 생각했는데, 지금 생각해보니 그게 다시 님의 노림수일지도 모르겠단 생각이;;;

    어쨌거나 재밌게 봤어요~
    다음 주 월요일 연재 기대할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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