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02.01 12:39

흐르는 언어의 바다 #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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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입부하도록 해!

 

생각해보니 우리학교는 일반 한국의 학교보다는 클럽활동이 활발하다. 종류가 많지는 않지만 축구부, 애니메이션부, 밴드부, 힙합부, 수학부-왜 존재하는지 모르겠지만-, 마술부 등등 2~30개가 존재한다고 한다. 물론 전학 오기 전 학교에도 클럽이 좀 있었지만 가끔 인원 모집 공고나 축제 때를 빼면 있는지도 모를 정도의 존재감이었다.

그런데 이 학교에서는 꽤 정기적으로 공연도 하고 여러 가지 행사를 하는 모양이다. 아이들 말로는 가장 인기 있는 행사가 밴드부의 공연과 애니메이션부의 코스튬플레이 행사-실로 속보이는 인기다-라고 한다.

내가 우리학교 클럽에 대해 소개하는 이유는 오늘 점심시간 예상치 못한 일이 일어났기 때문이다.

그 날도 다른 때와 다름없는 점심시간이었다. 다른 점이 있다면 내일모레면 시험이라는 점과 급식실에서 점심을 먹고 쫒아오는 석두를 피해 학교 이리저리를 돌아다니면서 석두를 따돌리고 교실로 돌아 왔을 때, 뜻 밖에 인물과 만났다는 점. 그 인물은 바로 물고기였다.

“어라?”

물고기는 나를 발견하고는 내게 다가오더니 손가락질하면서 화를 냈다.

“어딜 돌아다니는 거야!”

“밥 먹고 왔는데?”

물고기는 스스로 당연한 일을 물은 것을 깨달았는지 말을 버벅거렸다.

“아, 아무튼!”

“근데 너 밥 안 먹어?”

“그게 중요한 게 아니야!”

“그럼 뭐가 중요한데?”

물고기는 주머니를 뒤적거리더니 종이 한 장을 꺼냈다.

“입부하도록 해!”

나는 종이를 건네받아 살펴보았다.

‘입부희망서.’

종이에는 문학부라고 쓰여 있었다.

“처음 보는 부인데?"

저번에 학교에 있는 클럽 목록을 쭉 본적이 있는데 문학부라는 클럽은 없었다. 물고기는 당당하게 말했다.

“당연하지 이제 만들거 거든.”

“응? 뭐? 왓?”

아직 클럽이 없는데 입부하라는 물고기의 말에 나는 적잖이 당황했다.

“그러니까 입부 하도록 해.”

“클럽 만드려면 5명이 필요한건 알지?”

“물론.”

“5명은 다 모았어?”

“아니.”

아니라고 한다.

‘어쩌자는 건지….’

“현재는 나랑 너, 둘뿐이야.”

은근슬쩍 내가 껴있었다.

“에혀…. 그래서 이제 뭘 어쩔건데?”

“사람 구해야지.”

“어떻게?”

“네가 구해. 너를 총무 겸 인사담당으로 임명하겠어.”

사람관리랑 돈 관리 등 잡다한 것은 내가 다 하라는 말이었다. 나는 한번 더 참고 넘어갔다.

“그럼 내가 사람 구하는 동안 넌 뭐하게?”

“나? 난 부장으로서 모범을 보일 준비를 해야지.”

“그게 뭔데….”

“아무튼 사람 구하면 알려줘.”

그렇게 말하고는 물고기는 계단을 내려갔다. 그렇고 보니 물고기가 몇 반인지도 몇 학년인지도 몰랐다.

“어떻게 알려주는데….”

 

 

#10인원모집1

 

제멋대로인 물고기의 행동에 휘둘려-사실 내가 왜 거절하지 않았는지 나 자신조차 의문이다.-구인활동을 하기로 했다. 애석하게도 피해 다니자고 마음먹은 후 하루도 안지나서 내가 스스로 석두에게 말을 걸고 있었다.

“야.”

“응? 너 아까부터 어딜 그렇게 돌아다녀!”

“그보다 클럽활동 할 생각 없냐?”

“클럽? 뭔 클럽?”

“문학부라는 부인데 이제 만들려고 사람 구하는 중이야.”

“문학? 글 쓰는 거? 싫은데….”

“너는 그냥 머릿수만 채워도 되니까 걍 하는 걸로 해.”

“알았어.”

석두는 역시 별 생각 없이 동의했다.

‘이놈은 나중에 보증 서 달라고 하면 되겠군.’

석두의 새로운 용도를 찾았다.

석두아내도 무난하게 설득한 나는 이제 목표인원수에 단 한명만을 남겨두고 있었다.

‘누구에게 말해봐야 하지?’

다시 말하지만 우리 반은 생각보다 양아치가 많다. 다행히 나에겐 아직 빵셔틀 제의가 없었지만 언제 제의가 올지 모르는 상황이다.

마침 김철수가 지나가고 있었다. 참으로 만만한 놈이다.

“야 김철수.”

“응? 왜?”

“클럽활동 할 생각 없냐?”

“아, 나 이미 클럽활동하고 있어.”

“뭐? 무슨 부?”

“밴드부.”

“뭐어어어어어?”

“몰랐어? 난 우리학교 최고의 드러머라고.”

충격이었다. 철수와 영희는 우리의 영원한 친구이자 아무 특징 없는 가장 편하고 평범한 사람들 아니던가. 이건 라스베가스에서는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었다.

“아무튼 난 안 돼. 근데 무슨 클럽인데?”

“아니 별거 아닌 부야.”

사실 나도 이게 뭐하는 클럽인지 정확히 몰랐다.

‘이름만 들어서는 글 쓰거나 책 읽는 부 같은데 말이지….’

어쨌거나 김철수 영입에 실패한 나는 딱히 돌파구가 보이지 않았다.

‘아예 얼굴에 철판 깔고 복도에서 아무나 잡고 권유 해볼까?’

라는 생각이 들었다. 젊어서 고생은 돈 주고 사야 한다-묘하게 이상한 속담이다-는 옛말도 있겠다. 눈 딱 감고 해보기로 했다.

 

---------------------------

 

내일 초습히드로 클럽 만드는것 까진 쓰고 설 지내야게씀...

설에는 부산 내려가서 창도 몬 올듯.ㅋ

 

다들 즐거운 두가위보내시고

가위손 많이 받으세요

?
  • profile
    윤주[尹主] 2011.02.27 00:09

     어, 새로운 화네요 ㅎㅎ

     문학부 과연 어떤 부, 어떤 활동이 될 지 궁금하네요.

     잘 보고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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