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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린의 목소리가 나오기를 기다렸다는 듯 소녀는 손을 뻗으면서 외쳤다.

 

“피카츄! 10만 볼트!”

 

기다렸다는 듯 스파크가 나오고 있던 피카츄의 볼에 전기 모아지는 모습에 희철이는 크게 외쳤다.

 

“이-이브이 몸통박치기!”

 

희철이의 명령이 떨어지기 무섭게 이브이는 피카츄를 향해 달려들었다. 코앞 왔을쯤 자신의 발을 땅에 차면서 그대로 자신의 몸을 피카츄에게 날렸지만 피카츄가 한타 빨랐는지 그대로 전기가 이브를 맞추었다.

 

몸에 전류가 흐르는 것을 느낀 이브이. 다른 포켓몬 같았으면 10만 볼트를 맞고 그대로 위협을 느끼고 방어 태세로 들어갔을지도 모르지만 이브이는 공격이 최고의 방어라고 말하듯 한발치도 물러서지 않고 그대로 피카츄를 몸으로 부딪쳤다.

 

“이브이 괜찮아?”

 

부딪힌 뒤 반격을 피하기 위해 뒤로 물러선 이브이를 향해 외치는 희철이에게 고개를 끄덕였다. 이브이가 괜찮다는 동시에 제대로 공격이 들어간 덕에 불안함이 어느 정도 덜어졌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그래 안 될 거 없어. 이 기세로 가기만 하면 분명히 이길 수 있을 거야.

 

“한 번 더 몸통 박치기! 이 기세로 몰고 가!”

 

희철이의 모습이 아까 전 소심했던 모습이 사라지고 이브이 역시 소년 따라 하듯 좀 더 공격적으로 달려들었다. 이 상황이라면 미숙한 트레이너라면 놀라거나 당황함으로 인해 전투의 흐름이 깨지길 마련이지만 이상하리 만큼 소녀의 표정은 상당히 여유로웠고 그 모습 때문에 희철이는 왠지 모를 불안함이 흙에 새싹 나듯 자라는 것을 느꼈다.

 

“내 얼굴 보지 말고 이브이에게 신경 쓰는 게 어때?”

“...아?”

 

소녀의 말에 이브이를 보니 예상치도 못한 상황이 생겨났다. 달려가던 중 이브이는 갑자기 자신의 몸이 짜릿한 감각이 느껴지면서 자신의 의지와 상관없이 몸의 밸런스가 무너지는 것이 느껴졌다. 그 모습에 희철이는 일어나라고 이브이에게 외쳤지만 서 있는 거조차 힘들다고 말하듯 이브이의 전신이 사시나무 떠는 거 마냥 떨고 있었다.

 

“너 내 피카츄 특성이 뭔지 모른 체 달려 든거지?”

“피카츄의 특성이라면…….”

 

소녀의 얘기를 들은 뒤 몇 초도 지나지 않은 채 희철이는 아차-하면서 이를 꽉 다물었다. 실수였다. 전기 포켓몬들 중 몸에 닿기만 해도 상대 포켓몬에 마비 상태가 오게 해주는 특성을 가지고 있는데, 피카츄가 바로 그 해당되는 포켓몬 중 한 마리라는 것을 잠시 까막히 잊어버렸다.

 

“10만 볼트를 맞은 체 로 몸부딪히기를 사용했으니 몸에 마비가 오지 않는 것이 이상한 일이겠지.”

 

떨리는 몸을 겨우 일으키는 이브이. 몸속에는 아직 싸울 기운은 남아있는데 그 몸속에 강물처럼 흘러 내려가는 전류들이 기운을 갉아 먹는 듯해서 은근히 기분 나쁘게 했다.

 

“피카츄 전광석화!”

 

소녀의 말이 떨어지기 무섭게 이브이의 공격에 맞고 쓰러졌던 피카츄는 기합이라도 외치는 듯한 울음소리와 함께 자리에서 일어서면서 손과 발로 전력 질주를 시작했다. 그것도 단순히 달려오는 게 아닌 마치 먹이를 향해 달려오는 야생 포켓몬 마냥 좌로 뛰고 우로 뛰는 모습에 처음에는 단순히 몸을 부딪치려나 보구나 라고 생각했던 이브이도 조금 당황하게 되었다.

 

“이브이! 피해!”

 

희철이도 상황을 파악했지만 이미 피카츄의 전광석화의 맞은 뒤였다.

마비가 된 상태에서 맞아서인지 이브이는 그대로 소년의 발 앞으로 굴러갔고, 소녀는 소년의 당황 하는 얼굴을 보면서 생각했다. 자신 같았으면 피해를 감수 하더라도 그대로 공격을 하고 나섰는데 피하려고 했다니. 그것도 마비가 된 상태에서. 상태 이상에 걸린 이브이가 아파하는 것이 걱정되거나 혹은 포켓몬 대결에 아예 초보이거나 둘 중 하나였다.

 

 

“피카츄 10만 볼트로 끝내버려. 더 질질 끌 필요 없어.”

“핏카!”

 

전광석화를 끝내고 그대로 땅에 착지한 피카츄, 양볼 에서 금색 스파크가 나오는 것을 본 희철이는 이브이의 상태를 보았다. 싸울 수 있는 의지가 남아있다는 듯 이브이의 꼬리는 아직 빳빳이 세워졌지만 이브이 입에서 나오는 거친 숨소리는 이번 공격에 맞는 순간 그대로 끝장이라는 것을 희철이에게 알려주었다.

 

‘엄마 같았으면…….’

 

엄마 같았으면 이 상황에 어떻게 했을까? 엄마는 포켓몬 대결을 할 때마다 위기의 순간이 다가와도 심지어 희망이 없어 보이는 상황이라도 오히려 침착함을 잃지 않고 오히려 이 상황을 즐기는 듯 미소를 지으면서 위기를 모면 하는 모습을 여러 번 보았다. 한끝의 희망이라도 보이면 그것을 놓치지 않는 모습의 엄마의 모습을 그리면서 희철이는 그대로 소리를 외쳤다.

 

“이브이 모래뿌리기!”

 

피카츄의 볼에 전기가 다 모아졌을 쯤 눈에 모래가 들여가면서 피카츄의 10만 볼트는 다행히 이브이 곁을 스쳐갔고 소녀는 예상 하지 못한 상황에 입이 반 열려버렸다.

 

“피..피카츄 괜찮아!? 진정해 진정!!”

 

눈에 들어간 모래가 너무나도 거슬린 나머지 소녀의 목소리마저 들려오지 않았고 엎친데 덮친 격으로 피카츄의 양볼 에서 10만 볼트가 끊겨진 전깃줄 마냥 나오고 있었다.

 

“10만 볼트 쓰라는 말 않했어! 멈춰 당장!”

 

마치 폭주 해버린 기계마냥 통제 불능이 되어버린 피카츄, 경기장 바깥까지 10만 볼트를 쏴대는 피카츄를 보면서 희철이와 이브이를 비롯해 관람객이었던 가보리와 보스로라도 왜 저러나 했지만 팔짱을 낀 체 지켜보던 세린은 이미 상황을 교과서 책 읽듯 다 읽어버린 상태였다.

 

‘저 피카츄 어떻게 해서든지 이브이를 맞추려고 하고 있어.’

 

트레이너가 자신의 포켓몬을 제어 못한다는 것은 두 가지 이유 중 하나였다. 하나는 포켓몬 스스로가 트레이너에게 반항 하는 것이지만 이 점은 대부분 반항기 때 (인간으로 치면 사춘기 때라고 해야 되려나?)에 보이는 모습이라 시간이 흐르면 해결되는 부분이지만 두 번째 이유가 원인이라면 반드시 짚고 넘어가야 할 문제였다.

 

“시합 끝!”

 

짜던 베를 가위로 자르 듯 세린은 그대로 한손을 들면서 시합을 종료 시켰다.

 

“엄마 갑자기 왜?”

“지금 그것 보다 저 피카츄 좀 멈춰야 해.”

 

세린은 고개를 돌려 보스로라를 보더니 보스로라는 알았다는 듯 고개를 끄덕은 뒤 피카츄에게 다가갔고 그 사이 소녀는 지금도 목청껏 피카츄에게 외치고 있었다.

날카로운 울음소리와 함께 10만 볼트를 쏴 대는 피카츄. 이러다가 피카츄가 지쳐 쓰러지는 게 아닌가 라는 생각에 더욱더 목소리가 커졌다.

 

“피카츄 이제 그만해도 되! 경기 끝났어!”

 

이제야 소녀의 목소리가 들렸는지 피카츄는 소녀에게 몸을 돌렸다. 안도의 한숨을 쉬면서 소녀는 그대로 피카츄에게 다가갔는데…….

 

“야 다가가지마!”

 

세린의 외침과 함께 피카츄의 양볼 에서 또다시 스파크가 일어나면서 금빛의 전기를 자신에게 다가오는 소녀에게 향하게 했다. 순식간의 상황이라 소녀는 그대로 시간이 얼어붙은 모습이었고 피할 거동조차 보이지 않았다.

 

이때 자신의 눈앞에 사람의 실루엣이 나타났다. 금색 빛을 자신에게 향하게 하지 않게 다음 위함인지 양손을 벌렸다. 희철이는 눈을 딱 감고 침을 꿀꺽 삼켰다. 괜찮아 잠시 아픈거 뿐이니까 이런다고 죽지 않을 테니까..아마도...

 

쿵-하는 소리가 들려오면서 감겨진 눈을 통해 밝은 빛이 사라졌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희철이는 생각했다. 혹시 자신은 기절한 걸까 그래서 그 뒤 쓰러진 걸까....라고...

근데 이상한점이 있었다. 왜 아프거나 감전 되는 느낌이 없는 거지? 너무 순식간이라 아픔이 없는 건가?

 

“어이 엄마 아들 기사라도 되려 했어? 눈떠.”

“브이!”

“...에?”

 

세린과 이브이의 목소리가 들려오면서 눈을 떠보니 언제 왔는지 보스로라가 앞에 서 있었다. 보스로라가 괜찮아? 라고 말하는 듯 고개를 돌아보았고 희철이는 괜찮다는 듯 말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보스로라가 막으면 될 것을 우리 엄마 아들 여자에게 제대로 반했나 보네?”

 

쯧쯧-하면서 여전히 팔을 벌린 체 서 있는 아들을 바라보는 세린.

엄마의 말대로 보스로라의 몸에는 10만 볼트에 맞은 흔적이 보였고 한손에는 기절해있는 피카츄가 눕혀져 있었고 이제야 안심이 되는지 혹은 긴장이 풀려서 그런지 희철이는 그대로 주저앉았다.

 

“저.저기 괜찮아?”

 

주저앉은 체 소녀에게 말을 거는 희철이를 소녀는 말없이 자신의 붉은 눈으로 바라볼 뿐이었다.

?
  • profile
    후루룹쩝쩝 2015.05.07 12:15

    세린은 고개를 돌려 보스로라를 보더니 보스로라를 알았다는 듯 고개를 끄덕은 뒤

     

    에서 "보스로라를 알았다는 듯" 이 "보스로라는 알았다는 듯"으로 적으시려고 했던거 같군요.

  • profile
    ☆XatraLeithian 2015.05.07 12:18

    정말 별것도 아닌거에 자꾸 오타가 나네요...수정 했습니다. 언제나 오타 지적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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