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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종합]

 1차 미션이 흥미진진하게 끝났습니다. 이 짧은 글에, 동일한 시나리오를 줬는데도 사람마다 성격이 나오는 걸 보면; 덕분에 어떤 분에게 어떤 점을 배워야 할지 조금씩 알게 되었습니다. 저마다 장단점이 조금씩 있어서, 서로 장점을 배우면 확실히 도움이 될 것 같네요. 더불어 저도 기대보다 많이 얻어가게 되서 좋고요 ㅎㅎ

 비평에 앞서 미션 내용을 정리해볼까 합니다. 이번 미션은 콩트 소설 쓰기였죠.
 조건은,

 1. 1장 이내 짤막한 콩트 소설
 2. 장편 소설의 프롤로그(클라이막스를 보이거나, 맨 나중 이야기를 써서 독자 시선을 사로잡기)

 이 두가지였습니다. 제 생각엔, 1번은 저희 모두 무난하게 지켰다고 생각합니다. 2번 과제는, 생각하기 나름이지만, 발의자인 건천 님 외에는 정확하게 의도대로 쓴 분은 없었지 않나 싶네요.

 [조건 1. 1장 이내 짤막한 콩트 소설쓰기.]

 모두 써보셔서 아시겠지만, 이번 미션은 무엇보다 분량 압박이 컸습니다. A4 1장이라는 제약이 저한텐 좀 부담스럽더라고요;;
 이런 미션에선, 무엇보다 1. 분량에 적합한 에피소드를 선정하고, 2. 공백을 최소화하는 등 제한된 분량을 최대한 활용해 해결하는 것, 이 두 가지가 중요하리라 생각이 됩니다. 이러한 조건을 충족시켜나간 방법은 저희 네 사람 모두 제각기 달랐습니다만;

 우선 A4 한 장이 어느 정도 분량인지 확인해보죠. 맨 처음에 다시 님 글을 보고 이상하다고 생각했습니다. 시우 님이나 저보다 적은 양이 확연히 다른데 한글 기본양식에 넣어보면 셋 다 정확하게 A4 한 장 이내에 들어온단 말이죠. 궁금해서 각각 분량을 총글자수로 비교해봤습니다. 출판 및 편집 쪽에서 말하는 '분량'은 대개 200자 원고지매수 혹은 총글자수거든요.

 건천하늘, <무제> : 1174자
 다시, <내 사전에 행운은 없다> : 1584자
 시우처럼, <운수 좋은 날> : 1808자
 윤주, <신탁이 내린 밤> : 1870자
 
 A4 한 장에 몇 자가 들어가느냐는 아무래도 공백이 사용되는 정도에 따라 다를 것입니다. 홈페이지 '한페이지 단편소설'에서는 A4 한 장의 기준을 1400자 내지 2100자로 잡고 있습니다. 이것이 적절하다는 가정 하에 생각해봤습니다.

 기계적으로 분량을 본다면, 건천 님은 보다 이야기를 많이 풀어냈어도 좋지 않았나 생각이 듭니다. 1장 이내니 반장을 써내더라도 기준은 충족한 거지만, 기껏 제한된 분량인만큼 최대한 활용하는 편이 낫겠죠^^; 서로 글을 비평하는 게 목적이니만큼 가능한 한 자기 가진 패를 모두 내보여 주는 게 도움이 된다고 생각하고요.

 다시 님의 경우, 대사로 인해 공백이 많았습니다. 그 때문에 저나 시우님보다 공백 분량만큼 손해를 보지 않으셨나 생각합니다. 부족한 분량만큼 압박을 받으셨을 테니까요. 하지만 글자 수 기준으로 보면, 다시 님은 최대 5, 600자까진 더 쓰셨어도 괜찮으셨을 겁니다. 지금 글의 절반 정도는 더 늘여도 됐겠지요;
 이렇게 따지면 시우 님이나 저도 2, 300자는 더 써도 상관없었을 겁니다. 글쎄, 시우 님께선 워낙 효율적으로 쓰셔서 분량 압박을 받으셨는지 모르겠지만 저는 좀 아쉬웠네요. 200자 정도 더 쓸 수 있다고 생각했다면, 전 그렇게 했을 겁니다. 문장을 억지로 쳐낸 곳이 좀 있거든요;;

 2차 과제는 위에서 언급한 A4 한장 내 글자수 기준을 고려해 A4 기준과 함께 글자수 기준 제한 분량도 적을 생각입니다. 3장 정도 생각하니까, 최대 6000자까지로 주어지겠죠^^;

 [조건 2. 장편 소설의 프롤로그 역할]

 위에서 건천 님 이외에 2번 조건을 만족시킨 분이 없다고 적었습니다. 미션이 단순히 '프롤로그'였다고 생각하면 저를 포함한 셋도 조건을 충족했다고 할 수 있겠죠. 하지만 건천 님께서 '클라이막스를 보이거나, 맨 나중 이야기를 써서 독자 시선을 사로잡는' 글을 요구하신 거라면, 세 사람 글은 조건을 만족시킨 것같지 않아 보입니다.

 그렇다 해도, 상식적인 '프롤로그'를 쓰는 미션이었다고 한다면 네 사람 모두 나름대로 다양한 방식으로 과제를 해결하려 노력했단 생각이 듭니다. 플래시백 전개를 염두에 둔 오프닝, 극적인 사건을 통해 흥미를 유발하는 오프닝 등.

 굳이 따지자면, 시우처럼 님과 건천하늘 님이 상대적으로 더 잘 과제를 수행하지 않았나 싶네요. 다시 님과 제 경우엔, 너무 주어진 시나리오에 매달렸던 것 같습니다. 주어진 거의 그대로를 따랐달까요. 시우처럼 님은 시나리오를 독창적으로 해석, 적용하셨고, 건천하늘 님은 발의자로서 나름대로 갖고 잇던 시나리오를 이용, 표현하셨던 것 같습니다. 두 분같은 경우 필요 없는 부분은 과감하게 생략하고, 필요한 부분은 최대한 살려 호기심과 흥미를 끌었던 것 같네요.



 [개별 작품에 대해서]

 개인적으로 생각한 장단점을 조금씩 적어 봅니다. 이번엔 어떻게, 동생 도움도 받게 되었네요. 그 내용도 조금 씁니다^^;

  다시, <내 사전에 행운은 없다>

 - 능청스럽고 무책임한, 게다가 냉소적이기도 한 인물 성격을 대사와 행동으로 엿보게 한 점이 좋았습니다. 기본적인 거지만, 막상 그렇게 쓰려고 하면 잘 안 되더라고요;

 - 첫 단락이 길고, 독백으로 시작하는 게 걸립니다. 독백 길이도 제법 길어서, 첫인상에 너무 무겁단 느낌이 드네요. 그 뒤에 이어지는 이야기로 봐선, 전체적인 분위기는 지루하지 않고 가벼운 이야기가 될 것 같은데도요.

 - 물론 프롤로그를 요구하긴 했지만, 완결성이 있었다면 더 좋았겠단 생각이 듭니다. '맞았어요?' 라고 남자가 묻는 걸로 끝이 나는데, 읽고나면 '왜 이것뿐이지?'란 생각이 드네요.

 - 문장도 기왕이면 짧게 쓰는 편이 좋지 않을까요? 저도 매번 한 문장 단위로 끊진 못합니다. 그래도 ~하자, ~하다, 하는 식으로 서너 문장씩 이으면 쓰는 사람도, 읽는 사람도 헛갈릴 거예요.

 - 주어진 시나리오를 너무 따라가기만 했단 생각도 듭니다. 저도 그랬지만요. 다시 님이 저보다 나은 점은, 그래도 지나치게 전형적이지 않은 자기 캐릭터를 살렸단 것, 욕심 안부리고 과도한 얘기 담아내려 하지 않은 점이라고 생각합니다.


 건천하늘, <무제>

 - 결말부에 들어갈 장면에서 시작해 흥미를 끄는 게 인상깊었습니다. 전혀 새로운 건 아니지만 미처 생각지 못한 방법이었네요. 사실 이번 미션에서 요구했던 건 이런 거였겠지만요;

 - 독자가 몰입하길 원해서 전지적 작가 시점을 선택했다면, 괜찮았다고 봅니다. 하지만 3인칭 관찰자도 좋지 않나 생각해요. 의식적으로 독자와 인물 사이 거리를 만들어, 호기심을 갖게 하려 했었다면요. 영화 속 카메라로 보듯 묘사하는 거죠.

 - 동생이 보면서, 색감이 풍부하단 얘기를 하더군요. 배경을 묘사하는데만 쓰기엔 아쉬울 정도로요. 좀 더 의도적인 색 배치가 있었다면 어땠을까 생각해 봅니다. 죽은 여자 상태가 변화하는 것에 맞춰서, 남자 심리가 변화하는 것에 따라서  주위 색감도 함께 변화하는 거죠.


 시우처럼, <운수 좋은 날>

 - 전개가 빠르고 몰입감이 있네요. 호기심도 동하고요. 객관적, 정적인 묘사보다 주관적, 동적인 서술을 자주 쓰라고 하던데, 이 글이 그런 것 같아요.

 - 생략과 강조를 적절히 섞은 것도 엿보입니다. 여자를 추적하는 검은 양복 차림 남자를 배경처럼 처리했는데, 주어진 시나리오를 영리하게 담아낸 결과라고 생각해요.

 - 굳이 흠을 찾자면, 등장인물 '나'가 주연인지 조연인지 알아보기 어렵단 정도일까요? 이 짧은 글에서 주목받는 건 여자도 운전사인 '나'도 아니라 특이한 사건 그 자체처럼 보입니다. 프롤로그 이후에 따르는 1장에서 '이 사람이 주인공이다'라는 선언을 해주기 전까진 누구도 주인공일 수 있는, 그런 글로 보여요. 그전까진 주인공은 '나'가 될 수도, 여자가 될 수도, 혹은 나중에 등장할 형사나 제 3의 인물일수도 있겠다고 생각됩니다.

 - 결국 시우 님께서 쓰고 싶으셨던 게 어떤 건지, 읽는 이들이 요구하는 건 어떤 건지에 따라 이 글은 평가가 갈리지 않을까 싶네요.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소설로서는 괜찮다고 봅니다. 하지만 이 글의 향후 전개가, 캐릭터 1인의 독특한 매력에 의존하는 이야기라면(미드 및 소설 <덱스터>처럼), 좀 더 주인공에게 초점이 맞추어진 에피소드를 만들어 냈다면 좋았겠다 싶네요.

 - 제목이 프롤로그의 내용을 암시하면서, 쓰이지 않은 결말부 내용도 동시에 암시하는 거였단 건 뒤늦게 알아차렸네요. 결국엔 일시적으로도, 최종적으로도 여자와 만난 날은 남자에게 '운수 좋은 날'이었을지도 모르죠 ㅎㅎ


 추가로 용호작무님 글에 대해서. 역시나 아이디어가 좋은 글이었다고 생각합니다. 이야기가 현실에서 그대로 재현된다는 건, 프롤로그로서는 좋지 않은 방법이긴 해도 짧은 콩트로선 재미있는 소재네요. 동생 말로는, 여성스러운 아기자기한 맛이 느껴진다고 했지만, 저는 그것까진 잘 모르겠어요. 하지만 2회차 좀 더 긴 글을 쓰시게 되면, 그런 특징이 보다 잘 드러날 것 같아 기대가 됩니다. 이런저런 글들이 있어야 좋으니까요, 아무래도;

 2회차도 재미있는 글 많이 나왔으면 좋겠습니다. 다들 수고하셨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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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profile
    시우처럼 2011.05.15 22:59

    윤주님의 이런 디테일한 분석은 도저히 따라할 수 없는 윤주님만의 전매특허!

    이렇게 전체와 부분을 아우르는 A+짜리 비평문을 올리시다니, 제 자신이 자꾸만 초라해 지네요. ㅋ

     

    개성 있고 매력있는 인물을 만들어내는건 참 어려운 일 같아요.

    그러면서도 일관성 있는 게다가 실제로 존재할 수도 있겠다는 현실성까지 부여하려면

    인물에 대한 연구도 멀기만 한 것 같습니다.

     

    윤주님이 내주신 다음 과제를 하다보면 조금은 소설 속 인물에 대해 깨달을 수 있을까요?

    아무튼, 다음 과제 은근히 어려울 것 같아요. ㅋ

  • profile
    윤주[尹主] 2011.05.16 08:11

     뭘 쓸지 몰라서 그냥 있는 것 없는 것 다 끄집어내 적었네요. A+이라기보다 그냥 잡탕이죠 ㅎㅎ


     여하간 인물은 저도 고민입니다...저도 인물 매력적으로 만드는 건 잘 못해서;;

     다음 주 미션은 솔직히 발안한 저도 고민하고 있네요^^;

  • ?
    乾天HaNeuL 2011.05.16 05:42

    이래서 합평회를 하면 좋은 겁니다. 다른 사람의 비평법도 보고 배우게 되니까. ㅡ.ㅡㅋ


    아... 미션 발의자로서 한 가지 이야기를 하자면


    그냥 프롤로그를 쓰면 되는 거였습니다. 그런 면에서 모두 통과시죠. ㅡ.ㅡ


    다만 그 방법과 접근성에 있어서 과연 어떤 방식을 채택할 것인지가 문제인데!


    그냥 편하게 전 이야기를 할 수도 있습니다.


    전 제일 마지막을 사용한 거죠.


    그래도 은근히 남자 성격이 개판이 된 이야기를 살짝 풀어주시는 분이 있지는 않을까도 생각했는데;; 요건 좀 아쉽네요. ㅋ


    음... 동생분;; 비평에 대해;;;


    그건 아주 과분한;;;; 색감이 풍부하다니... ㅡ,.ㅡ


    ㅎㅎㅎ

  • profile
    윤주[尹主] 2011.05.16 08:16

     그냥 프롤로그였군요 ㅎㅎ


     남자 성격 유래만 밝히고 시작하기엔, 주어진 시나리오에 매력이 있었어요. 최소한 저한테는요;

     이번 프롤로그 글 가운데 색감을 살렸던 건 하늘 님 소설이 유일했던 것 같아요. 그래서 그런 얘기가 나왔던 건지도요;

     아무튼 이번 미션 재밌게 했습니다^^;

  • profile
    윤주[尹主] 2011.05.16 08:57

     여성이라고 알려주지 않았지만 왠지 귀여운 느낌이었다고 먼저 말하더군요 ㅎㅎ

     기대하고 있네요, 용호작무님 글.

  • ?
    다시 2011.05.16 09:13

    진짜 다 다르게 느끼네요 서로.

    이정도로 다를 것이라고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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