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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지>


 


그건 손에 잡히지 않을 거라는 말이 맞았다


그가 저주를 걸듯이 내뱉었던 말이 맞았다


나는 하얀 비어있고 꽉차있는 것에 꽂혔다


눈을 감아도 눈꺼풀 속 문자를 읽지도 못한다


절대 너는 하얀 종이를 더럽힐 수 없었다


네가 앉아서 생각만 한다면 완벽은 그대로다


검은 책상 아래에 어린 애라도 있어야 했다


발 끝 검은 때라도 빠지지 않아야 했었다


여린 손에 쥐어진 펜이 더 무거워야 했다


가는 손목에 치기의 상처라도 그어야 했다


눈을 찔러 뽑아내 어둠에라도 갖혀야 했었다


만난 누구라도 내 심장을 뽑아줘야 했었다


입은 멋대로 움직여도 이야기가 되질 않았다


눈은 뒤집여져 넘어가도 꿈은 보이지 않았다


펜은 휘갈겨졌어도 글씨는 남겨지지 않았다


손이 까맣게 변해도 지문조차 남지를 않는다


잉크 한 방울이 떨어져야 생각이 뛰어 나온다


생각 그 한마디가 물처럼 고여 입을 막는다


입은 거짓을 그리고 진실을 또 먹어 치운다


눈은 보기 싫어서 감아서는 뒤로 넘어간다


하얀 화면이 사라져 검게 태워지면 끝난다


끝은 지겹게도 완벽이 아닌 패배의 말이다


눈물 터져도 서러움이 베어나와 손이 아프다


손끝 종이에 베인 듯 피가 나지를 않는다


다만 그 얕은 상처가 두통처럼 떠나질 않는다


어딜 가야 이 것이 끝나련지 나는 모른다


그건 순수한 공포이자 호기심일 뿐인 걸 안다


단지 내 목을 졸라서 비명조차 삼킬 뿐이다


압사 질식사 실족사 의사 자연사 그건 아니다


독살 총살 교살 자살 유살 피살 그것 뿐이다


발끝 무게가 춤을 추어도 숨이 멎은 것이다


하얀 피가 검게 붉게 푸르게 더럽게 변한다


아직 그의 말처럼 나는 백지를 잡지 못한다


게다 나의 손처럼 나는 백지를 참지 못한다


 


 


 


 


 


 


===============================================


 


 


 


 


이벤트 참가에 의의를!!


 


-_-참 시 쓰고 다니까, 이 참 거시기 하네요.


(이건 뭐)


 


중간에 나오는 의사는 병원의 의사가 아니고,


교사랑 비슷한 말인데, 여기서 교사는 또 학교의 교사가 아니고,


교사는 목이 졸라 죽음을 의미하고,


의사는 비슷하기는 한데, 목을 매달아 죽는 겁니다.


=_=;; 저도 어디선가 책에서 본 거기는 한데, 확신까지는 못하겠고요.


 


유살은 '유인하여 살해'하는 것입니다.


 


참, 저 놈의 살 채우느라 힘들었네요-_-;;


 


(시 쓰는 것보다 힘든, 어휘 찾기... 응?)


 


이 시의 정체는 ㅇㅈㅇ


 


=_=;; 참 백지 쓰기 힘들다는 겁니다.


 


전 한글창 쓰는데 한글창 딱 켜면


 


와, 요 놈의 백지는 완전 아무것도 못하게 하죠.


 


그나마 한 줄 쓰면 다시 지우고, 한 문단 쓰면 다시 지우고,


 


그러다가 새글을 누르면 또 답답하고.


 


어떤 거든 이 백지가 가장 무서운 것 같습니다 ㅇㅈㅇ


 


 


라는 걸 좀 횡설수설 그냥 타이핑되는 대로 썼습니다 ㅇㅁㅇ//


 


언제나 참가에 의의를 ㅇㅁㅇ///


 


전 시를 전문으로 쓰지도 않으니


(...그러고보니 소설도 전문이 아닌 아마추어로 쓰지요)


 


이번 이벤트에서 노려야할 건 소설인데!


 


악! 어찌해야할 지 모르겠네요ㅠㅈㅠ;; 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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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profile
    Yes-Man 2009.11.03 19:29
    참가만으로도 감사.ㅜㅜ
    불법펌 금지 태그 점 풀어주셔요.ㅠㅠ
    이 시는 유주제인거죠?
  • profile
    idtptkd 2009.11.05 07:21
    엇, 몰랐네요;; 풀었습니다 ㅇㅁㅇ//
    네, 유주제요//
  • ?
    시니르미 2009.11.03 22:52
    최고 입니다 정말 잘 읽었습니다.
  • profile
    idtptkd 2009.11.05 07:22
    ㅠㅈㅠ 우아, 칭찬받다니!!
    감사합니다
  • profile
    에테넬 2009.11.03 23:15
    어.... 어..... 무서워... ㅜㅜ
  • profile
    idtptkd 2009.11.05 07:22
    =_=;; 좀 정신 놓고 써서 아마 그럴 거예요;; 하하핫;;
  • ?
    언제나‘부정남’ 2009.11.06 03:51
    이런글은 미묘하게 이해가 잘된답니다. 허허.
    "백지 채우기 힘들단 말이야아!!!!"라는 말을 정말 잘 표현!
  • profile
    idtptkd 2009.11.07 07:27
    왜냐면 보통 글 써보신 분들은 공감할 수 밖에 없는 일이니까요ㅠㅠ
    칭찬 감사합니다 ㅇㅁㅇ//
  • ?
    RainShower 2009.12.01 05:51
    직접적으로 ‘창조’에 관련되어 보이지 않으나, 내용이 이어질수록 ‘창조에 대한 강박관념’이 들어나는 시였습니다. 빈 종이를 채워야 한다는 압박감이 절실히 느껴지는군요. 하지만 ‘창조’라는 주제로 봤을땐, 조금은 의미전달이 힘들지 않았나 생각됩니다.

    하지만 표현하는 방법에 있어서는 아주 독특하다고 볼 수 있었습니다. 종결어미가 ‘~다’로 끝나면서 독자에게 화자가 가지고 있는 강박관념을 간접적으로 느끼게 해주는군요. 또한 내용자체도 부정적인 표현 ‘않는다’가 자주 나와 벼랑 끝에 몰린 듯한 느낌을 받았습니다.
    이 시는 ‘창조’라는 행위가 백지를 더럽히는 못된(?) 짓이라고 이야기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본문에 ‘하얀종이를 더럽힐 수 없다’라는 내용이 나오는데, idtptkd님의 말씀처럼 화자는 ‘창조’라는 행위를 하지만 자신의 마음에 들지 않는 이유, 등등으로 자신이 만든걸 지워버린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 같습니다. ‘어딜 가야 이 것이 끝나련지 나는 모른다’라는 말은 결국 화자는 이와같은 행동을 끝없이 반복한 셈이네요. 그렇게 화자는 백지를 잡지도, 포기할 수도 없는 상황에 놓이게 된 거군요.

    제 입장에선 의미를 해석하는 즐거움이 있던 시였습니다. 한가지 애매한 부분이 있다면 ‘압사 질식사 실족사 의사 자연사 그건 아니다.’ ‘독살 총살 교살 자살 유살 피살 그것 뿐이다’가 의미하는 부분인데, 이건 그러니까 ‘자연사’와 ‘타살’의 대비인듯한데.... 화자가 창조를 하면서 ‘백지’를 더렵힌다(죽인다는 의미로)라는 쪽인지, 창조를 하면서 화자 자신이 홀로 무한지옥에 빠져서(이경우는 ‘백지’가 화자를 죽이는 의미로) 죽어가는 쪽인지, 잘 모르겠네요. 전부다 제 멋대로 생각한 것뿐이니 틀려도 넓은 마음으로 이해주시고..

    정말 좋은 시 잘 읽었습니다. idtptkd님 앞으로도 시 게시판에 자주 나들이 와주세요.
  • profile
    Yes-Man 2009.12.16 02:56
    빈 것이 있다면 채우는 욕구가 생기고 채우기는 참 어렵다라는 것일까요. 백지를 채우는데 있어, 창조를 하는데 있어 님께서 느끼시는 것을 잘 표현한 것 같습니다. 주제의 폭이 약간 좁았다고 생각됩니다.

    시의 전개가 좋았습니다. ‘~다’로 끝나는 어미는 자신의 이미 경험했던 것을 보여주고 들려주는 느낌을 줍니다. 다양한 표현을 사용하시는 것을 매우 좋았습니다만, 연의 구분 없이 진행되는 과정에서 수많은 표현이 오히려 주제로 다가가는 것을 약간은 방해 할 수도 있다고 생각됩니다.

    빈 것, 아직 누구에게도 뜻을 부여받지 못한 것이 있다면 뜻을 부여하고 싶은 것이 인간의 본성 아닐까요. 가끔은 한글의 빈문서를 보며 머리를 쥐어짭니다. 하지만 그렇게 억지로 채우는 것은 좋지 못하다고 생각합니다. 그 글은 억지로 채워진 글이 되어버리고 말 것이니까요. 좋은 시입니다.
  • ?
    언제나‘부정남’ 2009.12.22 01:15
    "백지 채우기 힘들단 말이야아아아아"라는 말을 정말 잘 표현!
    .....경험이 그대로 묻어나있는듯한 시랄까요
    굳! 흠잡을 데 없는 좋은 시라고 생각됩니다.
  • ?
    -H- 2010.02.19 04:59
    자게에서 보고 왔어요!
    출처 공개 후 블로그에 좀 담아가도 될까요?
  • ?
    -H- 2010.02.19 05:00
    아아 특선 축하드립니다.
  • profile
    idtptkd 2010.06.13 04:38
    아예, 괜찮습니다 ㅇㅁㅇ// 출처만 밝혀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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