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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로 작가의 이름은 타키모토 타츠히코라고 합니다. 네, 일본인입니다. 거기다 전직 히키코모리입니다. 얼마 전 국내에도 출간되었고 일본에서 애니메이션으로 제작되어 방영된 <NHK에 어서오세요>도 이 분 작품입니다. 이 글, <네거티브 해피 체인 소 에지>는 작가의 데뷔작이며, 방구석 폐인이 작가가 된 계기이기도 합니다(제5회 카도카와 학원소설 특별상 수상작이라고 소개되어 있군요).


 


잠시 뜬금없지만 다른 이야기를 해보려 합니다. 그러니까...


다른 분들은 어떤지 잘 모르겠지만, 제 경우에는 '평생을 걸고 말해볼 만한 주제'가 있지 않을까 고민하는 타입입니다. 몇 번이고 반복해 말해도 그때마다 다른 시사점을 주고, 어느 세대에서도 귀 기울여 경청할만한 주제가 존재하지 않나 생각해보곤 하죠. 그런 게 없다면, 시공을 초월한 명작이란 게 존재할 수 없지 않겠습니까?


 


타키모토 타츠히코 씨의 글을 처음 본 것은 아마 <NHK...>가 아니었나 합니다. 신선하다면 신선하달까, 다년간의 히키코모리 경력을 쌓는 동안 '음모론'에 빠져든 주인공의 사고 방식이라던지, 주인공 못지않게 다양한 배경 탓에 어느정도 일그러진 주변 인물들이라던지, 그런 것들을 재미있게 봤었죠.


그러다 잡지 <파우스트>에서 이 작가의 단편 <ECCO>를 읽었을 때, 또 한번 그런 느낌을 받았습니다. 인물과 상황, 배경이 조금 다를 뿐, 전작 <NHK...>에서 이야기하던 것과 주제나 기반 내용은 비슷했으니까요. 게다가 잡지에 올리는 단편 정도야, 자신이 발표한 장편과 어느 정도 비슷하더라도 이 정도면 괜찮지 않나 싶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네거티브 해피 체인 소 에지>를 보는 순간 위에서 말한 것, 즉 '평생을 걸고 말해볼 만한 주제'라는 게 떠오른 겁니다. 주인공은 비록 히키코모리에 대학 중퇴(NHK..)나 왕따 고교생(ECCO)가 아니라 적당적당한 고등학생이긴 합니다. 여주인공도 다른 글들에서처럼 특이한 사고를 가진 인물은 아닙니다. 다만 그 구도가, 주인공과 여주인공의 구도라던가, 주변 인물의 구도 따위가 너무나도 후속작인 <NHK에 어서오세요>와 흡사했습니다. 모두가 나름대로 사연을 갖고, 배경을 가지고 평범하지만 어딘가 어긋난 삶을 살아갑니다.  세 작품의 주인공 모두 복잡한 사회현실이나 체제에 대항하기보단, 알기 쉬운 적(NHK라던가, ECCO, 소개하는 글에선 '체인톱을 든 괴인')과 상대하는 것이 훨씬 낫다고 생각합니다. 특이한 만남을 통해서 남자 주인공과 여자 주인공이 서로 소통하는 점도 비슷하지요(NHK...에서는 여주인공의 엉터리 히키코모리 탈출 강좌를 통해 매일 밤 만나고, 이 <네거티브 해피...>에서는 체인톱 남자와의 대결장소까지 남주인공이 여주인공을 자전거로 태워다주며 매일 밤 만납니다.). 그러한 상황에 대해 작가 나름대로 내리는 진단이나 주제 역시 비슷합니다. 작가에게 있어선, 그 주제야말로 '평생을 걸고 이야기해볼 만한' 것이었는지도 모르죠. 하지만 다른 사람들도 그렇게 느낄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그것이 이 소설의 가장 큰 약점이 아닌가 합니다.


 


[ 비슷한 이야기를 계속 한다는 것은 어느 정도 장단점이 있겠습니다만, 제게 있어선 단점으로 느껴졌습니다. 아무리 봐도, 알기 쉬운 적을 동반 자살이라도 해서 해치운다는 필사적인 자세로 살아나가야 한다, 는 이야기는 몇 번이고 반복해 할 만큼 의미있다곤 생각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한두 번이라면 괜찮겠습니다만... ]


 


글 자체는 약간 어수선합니다. 어떤 사람은 즐겁게 보더라도 다른 사람에게는 단순히 짜증나는 것으로밖엔 보여지지 않겠죠. 짤막한 문장과 내용들이 흩어져 있다, 라면 느낌이 전달될까요. 이미지만 따라가더라도 약간 지루한 부분도 있고...썩 좋은 책이라고는 이야기하지 못하겠습니다.


그래도 그런 내용들을 동영상처럼 따라가다 보면, 후반부는 그럭저럭 감동도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오락용 소설 가운데 그럭저럭한 수준' 정도를 기대하고 읽으신다면, 그 정도 기대만은 어느 정도 충족하지 않나 하고 조심스럽게 추천을 드립니다. 큰 기대를 하고 보실 분이 계시다면 뜯어 말렸으면 하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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