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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번 미션에선 1인칭 관찰자 시점으로 글을 써보자는 것이 목적이었습니다. 대개 작가에게도, 독자에게도 편한 주인공 시점을 자주 쓰게 됩니다만, 그렇다고 관찰자 시점으로 써보는 게 불필요한 건 아닐 겁니다.
 1인칭 관찰자 시점은 화자인 '내'가 관찰자로서 주인공의 태도, 행동 등을 묘사하는 시점입니다. 이러한 시점은 서술 시점의 주관성과 관찰 대상의 객관성을 동시에 유지하며, 주인공 시점보다 신빙성과 객관성이 높다란 장점이 있다고들 합니다. 소설 속 이야기는 주인공의 행동, 언변, 그의 주위에서 일어나는 사건 등을 다룹니다. 즉 관찰자 시점은 화자가 들려주는 주인공에 대한 이야기를 객관적이고 보다 신뢰할 수 있는 것으로 만들어 준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이번 미션에서 제가 바란 건, 각자의 글에서 화자보다 관찰 대상인 주인공이 더 돋보이는 것이었습니다. 화자는 다소 진부하고 평범해도, 그가 관찰하는 상대가 매력적이고 주목할 만하다면 제가 바랐던 목적을 달성한 것으로 볼 수 있을 겁니다. 제가 의도한 1인칭 관찰자 시점 글이 나오기 위해선, 역설적이게도 먼저 다음과 같은 질문이 던져졌어야 했을 겁니다. '과연 주인공이란 어떤 인물일까요?'


 <반드시 크게 읽을 것>에서 다시 님의 의도는 '동우'를 주인공으로 내세우려 하신 걸겁니다. '동우'의 존재는 긴장을 조성하고 인물간 갈등을 유발해 발단부터 이야기 전체의 전개를 이끕니다. '동우'가 없다면 이야기 자체가 성립하지 못한다는 점에서 이야기 속 인물의 비중도 매우 높다고 할 수 있겠죠. 이러한 점들이 '동우'가 애초부터 주인공으로 내세워졌으리라 예상할 수 있는 이유입니다.
 하지만 이 글에서 실제 주인공은 '동우'보다 교사인 '나'로 보입니다. 이야기는 '동우' 혼자서 이끌지 못하고, 특히 결말 부분의 주요 갈등은 교사와 동우 어머니 사이의 갈등이지 동우 자신의 갈등은 아닙니다. 이야기 전개의 결과 동우는 변화하지만, 그 변화의 과정은 분명치 않습니다. 이것은 관찰자 시점의 한계 탓이기도 했겠지만, 시점은 처음부터 주어진 것이었던 만큼 동우의 능동적인 행동을 보다 잘 관찰할 수 있는 다른 인물이 화자였다면 더 좋은 결과가 되었으리라 생각됩니다.
 반면, 교사인 '나'는 이야기 전체에 걸쳐 존재하면서 그 변화되는 양상이 분명합니다. 신출내기 교사로부터 시작해 '동우'란 학생을 상대하고 그 사정을 해결해 가면서 마지막엔 교사로서 성장한 모습을 보여줍니다. 이야기 진행되는 도중에도 끊임없이 생각하고 자기 성찰하면서 그 변모의 과정을 계속 보여주기도 하고요. 그러한 변화는 '나'가 만난 '동우'며 그 부모들과의 갈등을 통해 이루어집니다. 즉 소설 속 모든 주요 갈등이 교사인 '나'와 연결되어 있습니다.
 요약하자면, 교사인 '나'는 이야기 속 주인공의 특성을 모두 가지고 있습니다. 모든 갈등의 중심 인물이자, 이야기 전체에 걸쳐 변화하는 인물, 또 그 변화를 주도하는 인물이기도 합니다. 단순한 관찰자라기엔 굉장히 능동적이고 주도적인 인물이죠. 그에 비하면 '동우'는 능동적인 행동이 잘 드러나지 않고, 주요 인물인 부모와의 갈등은 나타나지 않았죠.
 저는 이렇게 생각합니다. '동우'를 주인공으로 하고 싶으셨다면, 동우 자신이 후반부 이야기는 동우 자신이 부모와 갈등하고 해소하는 이야기여야 했다고 생각합니다. 교사인 '나'의 생각, 행동 등은 되도록 줄이고 철저하게 '동우'의 행동에 초점을 맞추었다면 관찰자 시점을 보다 살릴 수 있었을 거 같네요.


 시우처럼 님의 <그 남자 이야기>는 친절한 글은 아닙니다. 화자인 택시 기사가 이상한 손님에 대한 이야기를 담담하게 풀어놓는 이야기입니다. 손님에 대해 기사는 아무것도 알지 못하고, 알아내지도 못합니다. 도입부에서 기사는 평범하게 삶에 찌든 인물로 등장하는데, 결말에서도 그의 태도는 변하지 않습니다. '그냥 하루하루 먹고 살기 힘든데'라고 말하며 이상한 손님에 대해 잊고 말아 버리니까요. 주인공이란 글 속에서 변화하는 인물이라고 합니다. 무언가를 변화시키고, 그 스스로도 변화하는 인물이라고들 말합니다. 주인공의 태도는 발단과 결말에서 완전히 달라져야 합니다. 그런 관점에서 보자면, 택시 기사는 분명 주인공이 아닌 주변 인물이라 할 수 있겠죠.
 하지만 이상에서 언급한 주인공의 정의를 수상한 손님에게 적용해 보자면, 손님 역시 주인공이라고 할 수 있을지 의문이 듭니다. 글 전체에서 손님은 변화하지 않으며 그러려는 의지도 없고, 인간 관계에 있어 완전히 고립되어 보입니다. 소설의 전개는 인물간 갈등과 변화를 통해 이루어집니다. 인물간 갈등이 없다면, 내면의 갈등이라도 있어야 이야기는 전개됩니다. 
 <그 남자 이야기>가 우리에게 보다 낯익은 소설이 되려면, 지금보다 손님에 대한 묘사가 다양한 각도에서 풍부하게 보여져야 합니다. 마치 그림을 그리듯, 남자의 긴장감, 불안, 걱정, 초조함 따위를 태도와 행동 징후를 통해서 묘사해야 합니다. 겉으로 드러난 묘사를 통해 심리 변화를 그려내야 합니다. 상당히 어려운 과제이리라 생각합니다.
 
 
 XatraLeithian 님의 <Ordinary Life>에서 주인공은 '류 리엔'이란 인물입니다. 화자인 '에리카'는 '리엔'을 관찰하고 그녀에 대해 질문함으로써 자연스레 주인공 '리엔'의 사연을 이끌어냅니다. 관찰자 시점으로는 정석적인 게 아니었을까 합니다.
 글 전체에서 초점은 '리엔'에게 분명하게 맞추어져 있습니다. '에리카'의 시선을 빌리고, 갑자기 택시에 뛰어들어온 '리엔'과 그녀가 읽는 편지에 자연스레 독자가 주목하게 하여 독자가 '리엔'의 사연을 마치 곁에서 듣듯 자연스레 몰입하게 합니다.
 이 글의 화자는 장님으로, 시각 묘사를 사용할 수 없단 단점이 있습니다. 그럼에도 글을 읽는 데 어색함이 없는 건 작가 자신이 평소에도 시각 이외 다양한 감각을 묘사에 활용해왔기 때문이란 생각이 듭니다.
 마지막까지 '에리카'의 정체를 감추었던 것도 결과적으로 좋은 선택이었다고 생각합니다. 덕분에 화자는 덜 드러나고 주인공의 사연이 상대적으로 도드라졌습니다.
 반면 애매한 결말부는 사람마다 호오가 갈릴 수밖에 없다고 봅니다. 대다수의 사람들은 결말이 확실한 것을 더 선호합니다. 독자에게 글은 오락물의 일종이고, 대다수 사람들은 오락으로 인해 골치 썩는 걸 원치 않기 때문입니다. 특히나 <Ordinary Life>의 결말에서 던져진 의문은 제출된 글 내에선 도무지 해결할 방법이 없을 뿐더러, 일반적인 상식을 통해서도 해소되기 곤란합니다. 순수 소설과 같이 메시지를 던져주기 위한 의도이지도 않습니다. 결말에서 던져준 의문은 후속으로 이어질 다음 글을 통해서만 해결될 수 있습니다. 기꺼이 다음 글을 읽을 수고를 감수할 사람에게만, 이 글은 매력있다고 평가받을 수 있겠죠. 어떤 전략, 어떤 결말을 쓰느냐는 작가의 선택이기 때문에 가타부타 말할 순 없겠습니다만;
 이번엔 미션 내용이 내용이었던만큼 사용할 수 없었겠지만, 이 글에서 '리엔'의 사정에 보다 몰입도를 높이기 위해선 액자식 구성을 활용하는 것도 좋은 방법일 듯 합니다. '에리카'의 관찰자 시점으로 시작해서, '리엔'의 회상 장면에서는 '리엔'을 화자로 하는 1인칭 주인공 시점으로 바뀌는 거죠.
 좋은 글 보여 주셔서 감사합니다.


 결과적으로 사트라님 글이 이번 미션에서 가장 좋은 글이었던 것 같습니다. 제가 처음 생각했던 의도와 가장 비슷했네요. 관찰자 시점은 타인을 돋보이게 하는 시점입니다. '나'의 입을 빌려 타인에 대해 서술하고, 그 타인의 행동과 태도가 이야기를 이끌고 나가게 하는 것입니다. 그 타인이란 곧 주인공이 되어야 하며, 주인공은 반드시 '글 속에서 변화를 이루고자 하며 또 스스로 변화되어 가는 인물'이어야 할 것입니다.
 이번엔 주인공의 모험을 신빙성 있는 것으로 하기 위해 허세를 뺀 체 솔직하고 겸손하게 이야기를 서술하는 화자를 써보고 싶었습니다. 그렇게 하기엔, 아직도 전 어깨에 힘이 많이 실린 모양입니다;

 허세를 없애기 위해서라도 글을 계속 써야 하겠지만, 당분간 글을 쓰는 건 어려울 듯 싶네요. 이번 주말부터 약 6주간은 힘들 거 같습니다. 주변 상황도 그렇고, 개인적으로도 처지가 마땅치 않네요.
 기왕이면 올해 지나기 전, 짧은 글이라도 세 편 가량은 더 쓸 수 있었으면 합니다. 어쩐지 이 기세면, 12월에도 바쁠 것만 같지만요;;
 비평계 잘해 보고 싶어서 이래저래 생각했었는데, 결국 제가 먼저 빠져나가는 꼴이 되서 죄송하게 생각합니다. 합평회 참가도 무리입니다. 어찌어찌 해보려 했지만 주말에 급히 해야될 일이 또 생기는 바람에 어렵게 됐습니다. 기회가 된다면 나중에라도 다시 좋은 활동 참가할 수 있었으면 합니다;

 한동안 다시 눈팅만 하고 댓글 다는 활동만 하겠네요; 그동안 감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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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다시 2011.10.15 01:18

    동우네 가족을 주인공으로 하고 싶었는데 아쉽네요.

    이런 비평 글이 당분간 없다는 게 더 아쉽지만요.

    합평회는 없었던 거으로 하고 댓글을 좀 더 활발하게 달아 보는 것이 어떨까요? 그 편이 어색하지 않을 것 같아요.

    시우처럼님은 빨리 미션을!

  • profile
    윤주[尹主] 2011.10.16 04:00

     가족보단 개인에 초점을 더 맞추는 게 어땠을까요? 집단에 초점을 맞추다보니 집중이 흐려지면서 글을 이끄는 갈등이 약해졌단 생각이 드네요.


     그동안 여러모로 감사했습니다^^;

  • profile
    ♀미니♂ban 2011.10.16 07:06

    윤주님 어디 가시는??

    그동안 감사했다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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