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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번 미션 다들 수고하셨습니다;;


 이제와서 하는 말이지만, 저는 다른 분들께서 '왜 유리코가 이런 편지를 남길 수밖에 없었는가'하는 질문을 해결해 주셨으면 바랐던 게 아닌가 싶습니다. '이런 성격이니까 이런 결말을 맞을 수밖에 없다'라는, 그런 류 답안을 원했던 건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러기엔 제가 여러분께 던진 질문에 문제가 있긴 합니다만;;


 어쨌건 그런 선입관이 있었기 때문에, 비평을 하는데 애를 먹기도 했습니다. 지금도 영향을 받고 있는지도 모릅니다. 아무래도 다음 번 미션 제시때는 제시문을 안 쓰는 방향으로 생각해 봐야겠네요;;


 그 외에도 분량 제시가 서투르기도 했죠. 쓰다보니, 6천자는 좀 많았다 싶기도 합니다. 대개 4, 5천자 가량 쓰셨더군요. A4 3장 분량엔 그 정도가 적절하겠죠, 아무래도;;;

 아무튼 이래저래 발안자가 서툴게 제시한 미션이었습니다. 그저 열심히 적어 주신 글 볼 수 있어 감사할 따름입니다^^;



 [총평] 이번 미션은, 설득력 있는 동기를 가진 캐릭터!!


 제출글 모두 '유리코가 결과적으로 파멸할 것이다'는 가정을 했다고 생각했습니다. 다만 파멸에 도달하는 이유가 제각기 다를 뿐이지요. 사실 그게 가장 재미있는 점이기도 했고요.


 기왕 미션 내용이 캐릭터에 대한 거였으니, 캐릭터 위주로 살펴볼게요.


 다시 님이 그리신 인물 '정화'는 욕망의 화신 같은 인물입니다. 가벼운 여자, 막나가는 여자이면서 정작 그런 태도 탓에 남들에게 진정으로 이해받진 못하는 여자처럼도 보입니다. 마지막 부분 친구 대사 탓에 그렇게 보였어요.


 건천하늘 님의 '유리코'는 자아도취가 강한 인물이죠. 망상병 환자고 조금 우스꽝스럽게 희화화되어 있다는 느낌도 받았습니다. 그 결과 지나치게 웃음거리, 평면적 인물이 된 게 아닌가 싶고요. 한편으론 자기 망상과는 달리, 소극적, 자기 방어적이고 속으로만 꿍한 태도가 엿보이기도 하더군요. 


 시우처럼 님의 '소진'은 위 두 인물들과는 차이가 있습니다. 위 두 인물은 나름대로 어떠한 결점을 가지고 있고, 그 결점으로 인해 파멸할 인물들입니다. '소진'은 조금 다르죠. 그녀 자신이 어떠한 결점을 가지고 있다기보단, 세상이 그녀에게 파멸하도록 강요하는 것처럼 보입니다. 직접적인 원인은 세상의 불신 아닐까요? 그녀가 파멸하는 이유는 단순히 운, 타고난 운명이 그렇기 때문일 거란 생각이 듭니다. 세상 사람들이 그녀를 믿어주질 않기 때문에 파멸하는 거죠. 


 정리하자면, 다시 님의 '정화'나 하늘 님의 '유리코'는 주어진 세상에 능동적인 인물, 시우 님의 '소진'은 수동적인 인물인 듯 합니다. 어떤 게 좋고 어떤 게 나쁘다고 단정지을 순 없겠죠. 제시문과 같은 편지를 쓸 법한 인물이면 충분하다고 했으니까요.


 하지만 개인적인 의견을 좀 더 적자면, 편지를 쓴 인물은 수동적이기보다 능동적인 인물이어야 했다는 게 제 생각입니다. 운명이나 환경이 제약이 되면, 그 제약을 헤쳐나갈 길을 스스로 개척해갈 정도로 독한 인물이어야 하지 않나 생각하는 거죠. 자신이 죽을 거라며 편지를 상대에게 보낼 정도 인물이라면 주어진 배경에 마냥 순응하는 인물은 아니지 않을까요?


 그런 걸 보면 다시 님의 '정화'가 편지를 쓸 인물로 가장 잘 어울려 보입니다. 다시 님께서 댓글로 적으셨지만, 이런 욕망의 화신 같은 인물이 자기 미화와 복수심을 내보이리란 건 쉽게 예측할 수 있죠. 하늘 님의 '유리코'도, 상당히 스트레스가 많이 쌓인다면 제시문과 같은 사건을 일으킬 수 있겠죠. 자아도취 성향에 소극적인 인물인 만큼, 한 번 쌓인 게 터지면 충동적으로 무슨 일을 벌일지 예측하기 어려우리란 생각이 듭니다. 


 시우 님의 '소진'이 편지와 같은 사건을 일으키려면, 뭔가 한 가지 계기가 더 있어야 할 듯 합니다. 타인에 대한 신뢰, 죄의식이 박탈된 소녀가 두 남자와, 그것도 불륜 가능성이 농후한 사랑을 하고 상대에게 자살 통보를 할 정도로 독해지려면 뭔가 한 가지 사건이 더 있어야 가능할 거 같습니다.


 제 건 뭐.... 어설프게 원작 따라가려 한 것같아 의미없으니 패스합니다;;;




 [개별평] 각 글에 대한 짧은 촌평;;



 다시, <정화 이야기>


 - '정화'라는 캐릭터에 대해 알 수 있는 정보가 지나치게 적지 않나 생각이 듭니다. 뭔가 이해받지 못하는 인물이란 건 알겠지만, 그렇다고 '정화'란 캐릭터를 이해할 수 있는 무언가를 독자가 알 수 있는 건 또 아닙니다. 혹시, '정화'는 정말 동정할 여지 없는 인물이었나요? 그렇다고 보기엔 친구가 그녀를 위해 흘려준 눈물이 조금 걸리네요.


 - 어쩌면 시점을 바꾸어보는 게 좋을지도 모르겠습니다. 1인칭 관찰자는 은근히 어려운 시점입니다. 3인칭 시점은 어떤가요? 1인칭 주인공 시점은 또 어떤가요? 독자가 정화에 대해 이해하도록 정보를 제공하려면, 이런 시점들이 더 어울릴지도 모르죠.


 - '비열한 목소리'란 표현이 있나요? 제가 공부가 부족한 거지 모르겠습니다만, 목소리가 비열하다는 건 어딘가 어색해 보입니다. 비열한 인간이나, 비열한 성품같은 표현은 알지만서도요;



 건천하늘, <히메구사 유리코의 이야기>


 - 망상증 캐릭터의 어떤 면이 재미있고 흥미로운지 그런 포인트를 알고 계신 것 같습니다. 그런 걸 모르고 쓰면 같은 소재라도 글이 훨씬 재미없어 보이겠죠^^


 - '빨간머리 앤'을 보면 또래 친구가 여성들에게 얼마나 각별하고 친밀한 사이인지 알 수 있습니다. 망상소녀가 자기 망상을 유일하게 털어놓는 이가 의사 한 분 뿐인 것처럼 그리셨는데요, 어째서 '유리코'는 또래 친구에게 자신의 그런 망상을 털어놓지 않는 걸까요? 그러한 망상은 자기 가장 친한 친구에게 가장 먼저 털어놓으려 하지 않을까요? 전 그런 생각이 드네요.


 - '화제의 인물과 처음부터 화제의 인물이었던 선생님 두 분'은 좀 어색해 보입니다. 대구가 안 맞는 것같달까요. '조금 전까지 화제의 인물이었던 한 분과, 처음부터 화제의 인물이었던 또 한 분.'이렇게 풀어쓰는 건 어떨까요? 


 - 사견입니다만, 마지막 장면은 책도 좋지만 환자 차트였어도 더 자연스러웠을 것 같아요;



 시우처럼, <육즙 좋은 곰돌이>


 - 사실 캐릭터 외에는 짧으면서도 가장 인상적인 글이네요. 특히나 표현이 너무 좋습니다. 1등급 곰돌이나 찢겨진 심장처럼 온갖 상징적인 비유들, 허리춤에 덜렁이는 무전기처럼 소진의 심정을 말하지 않고 보여주는 면 등이요. 정말 부럽다니까요, 이런 표현들은;;


 - 의도하신지는 모르겠지만, 마지막 결말 부분을 보면서 왠지 소진이 잃는 것이 신뢰나 죄의식이 아니라 순수성같아 보였어요. 첫 생리와 유사하단 느낌도 들고요. 역겨운 냄새, 흩어져 뭉텅거리며 빠져나가는 무언가. 이런 것들 때문일까요?


 - 개인적으론, 가장 마지막 줄 묘사는 처음 것이 더 좋았단 생각도 듭니다. 심장 그 자체가 플로어 위에 떨어져 썩어가는 것처럼 풀어냈던 처음 글 말예요. 제가 자극적인 것을 좋아하는 걸까요? 소녀의 박탈감, 혐오감 따위를 표현해내기엔 새어나오는 피보단 떨어져나간 덩어리가 더 효과적일 듯 합니다.



 기왕 하는 거, EsLu 님 글도 어설프게나마 한 번,


 - 난해한 한자어를 다수 섞어쓴 게 옛글 풍이고, 그래선지 이국적으로 보이기도 합니다. 인물의 한탄, 허무감도 그렇고, 마지막에 던진 섬뜩한 이미지도 색다른 맛이 있네요^^;


 - 비평계 미션을 위한 글은 아니기 때문에, 적당하지 않는 지적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시점이 1인칭, 그것도 제시문과 같은 편지 형식으로 짜여져 있단 게 올려주신 글 특징입니다. 호소력있게 읽히는 장점이 있지만, 발언의 신뢰도는 떨어집니다. '내가 그러지 않았어요'라는 말만큼 믿기 힘든 말이 없는 것처럼요. 캐릭터가 어떤 인물인지, 어떤 성격을 가졌는지 독자에게 알릴 때는 이 방법은 피하는 게 좋지 않을까요?


 - 이건 궁금해서 그러는데, 코케시가 뭔가요? 한번도 못 들어본 단어라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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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profile
    시우처럼 2011.05.27 08:38

    저는 나름 생각하길

    선생들과 유리코 사이에서 서로 상호적인 사랑이 오갔다기 보다는,

    그 관계에서도 소녀가 피해자일거다라고 생각했거든요.

    그래서 유리코의 입장 역시 영화를 보지는 못했지만, 

    하녀의 전도연처럼 능동적이 아닌 수동적인 상황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처음에는 자신에게 다가오는 상대에 대해 불신과 의심으로 가득차있었지만

    자신을 좋다고 말해주는 상대에 대해 감정적으로 빠져들고 집착하게 된거죠.

    아무리 관계속에서 상처를 입고 그로인해 마음이 닫쳤다고 해도

    오히려 그런 사람이 더욱 정에 굶주리고 사랑을 그리워 하기 나름이니까요. 자기 자신은 인지하지 못하더라도요.

    그런데 믿었던 사람에게 다시금 배신을 당하자 하녀의 엔딩처럼 극단적으로 행동했을 것이다. 이렇게 생각했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이런 감정선도 가능하겠다 싶어, 그런 대상이 겪어봤음직한 어린시절을 써본건데

    음, 역시 아직 그런 감정들을 글 속에 잘 녹여내지 못하는 것 같아요. ㅋ 

  • profile
    윤주[尹主] 2011.05.27 16:01

     순진했기 때문에 배신당한 데 대한 반감이 크단 말인가요?

     그런 것도 가능하긴 할 거 같아요.


     하지만 기왕이면, 어릴 적 모습보단 배신당한 그 당시 모습을 그려 보였으면 좋았을 것 같아요. 순진한 피해자가, 어떻게 해서 가해자가 되어가는지요^^;

  • ?
    乾天HaNeuL 2011.05.27 09:12

    변명이라면 변명. 복수심에 불타는 여자라고 보지 못해서....... 정 반대 방향으로 캐릭터 탄생.

    그리고 원래 정신병자들 하는 행동은 이해하기 어려움. ㅡ,.ㅡ;;

    후.................... 그러나 어차피 좀 더 생각했어야 했을지도..(라기 보단 퇴고 따위 엿 바꿔 먹어 생긴 결과...) ㄲㄲㄲ
  • profile
    윤주[尹主] 2011.05.27 16:02

     여러 가지 결과가 나오니까 재미있는 거지요 ㅎㅎ


     하늘 님이 해석하신 유리코도, 제가 원문을 너무 의식해서 그렇지 재미있는 인물이었어요^^

  • ?
    다시 2011.05.27 10:20

    분위기가 점점 재밌어 지네요 ㅋㅋㅋ

    다음 발의자는?

  • profile
    윤주[尹主] 2011.05.27 16:02

     다음 발의자는 아마 시우 님이었던가요? 기대됩니다 ㅎㅎ

  • ?
    EsLu 2011.05.27 10:57

    고맙습니다 :)

     

    1. 네. 캐릭터의 표현에서는 좋은 방법이 아니라는 점에 동감합니다. 헌데 심상+이미지와 캐릭터를 한꺼번에 표현하려면 좀 벅차겠단 생각이 들어서... 그냥 냅다 외도를!(먼산)

     

    2. 본문중엔 두 개의 일본어를 그대로 한글로 써버렸는데요, 딱히 대치할 단어를 찾지 못해서 그냥 외래어 표기 형태로 써버렸습니다. 그래서 더 헷갈릴수도 있었겠네요. 히라가나라도 덧붙여둘걸 그랬습니다. 미처 배려를 못한 점이네요.

     

  • profile
    윤주[尹主] 2011.05.27 16:10

     그렇군요...좋은 걸 알고 갑니다 ㅎㅎ


     이미지와 캐릭터, 두 마리 토끼 중 한 마리를 과감하게 버리신 건 결과적으로 좋았네요. 전 그 선택이 잘 안되서 매번 글이 엉망이라죠;;;


     일본어는, 결국 얼마나 번역하느냐의 문제겠네요. 좀 엉뚱하지만, 저는 판타지를 처음 쓸 때 비슷한 고민을 했어요. 가상 세계의 '문화'를 살릴 것인가, 이해하기 쉽게 일종의 '번역'을 할 것인가.


     차차 쓰다 보니까, 중요한 건 무엇을 전달하느냐, 지 얼마나 전달하느냐, 는 아니더라고요. 단어는 실제하는 사물에 딱 적합한 것을 고른다기보다, 작가의 의도에 딱 적합한 것을 고르는 게 옳을 거 같아요.

     EsLu 님께서 낯선 외래어를 적은 건 물론, 나름 의도가 있으셨던 거겠지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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