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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녕 기억을 못 하시는 건가요? 마치 다른사람처럼 느껴진다. 많이 변했어..'


근심이 가득한, 얼굴로 멍한히 허공을 바라보는 리아의 뒷모습은 왠지 모르게 슬퍼보였다. 주위에서, 우는 늑대소리 이외에 아무것도 들려오지 않았다. 리아는 땅이 꺼지라 유난히 한숨을 쉬며 조용히 침묵을 지키고 있었다.


침묵이 흐르는 가운데, 먼저 침물을 깨는 리아의 목소리.


"정말 아무것도 기억을 못 하시는건가요..? 정말로..."


"그, 그래.. 아무것도 기억이 안나..."


설마하며 묻는 리아에게 돌아온 대답은 절망적인 말이었다. 장난일꺼라고 부정하던 리아의 눈가에 눈물이 글썽거렸다. 맑고 투명한 눈물이 한 방울 볼살을 타고 흘러내리지만, 아무것도 모르고 있는 아루인은 하품하며 눈물을 찔끔 흘린다.


"남은 봉인 마저 꼭 풀어드릴께요.. 반드시.."


"고마워..."


고맙다는 아루인의 말에 절망적이던 리아의 입가에 미소가 떠올랐다. 마치 울고 있는 어린 꼬마에게 사탕을 주니 좋아 하는 것처럼..


'그래.. 만약 기억이 돌아온다면, 더욱 더 힘들어 질지도 몰라.. 어쩌면 이 대로가 좋을지도...'


 


 


 


"아직 상태를 지켜봐야겠습니다. 깨어나기 힘들 겁니다."


"괜찮을꺼에요.. 아주머니.."


눈물을 흘리며 통곡하는 도현의 어머니는 절망에 빠진 듯, 멍한 표정을 짓고 있는다. 믿기지 않는 듯, 허망한 눈빛으로 하얀 벽을 쳐다고보 있는 도현의 어머니. 마치 모든 것을 포기한 것 처럼 지윤이가 어머니를 부추겨서야 겨우 일어서는 도현의 어머니였다. 끊임없이 흘러내리는 눈물에 죄책감과 슬픔 그리고 그리움이 담겨 있었다.


겨우 데리고 도현이가 누워있는 병실에 도착한다. 눈이 감긴채 평온한 표정을 지으며 호흡기를 차고 있는 도현을 바라보며 도현의 어머니는 다시한번 눈물을 흘렸다. 자식을 보고 있으니 죄책감이 드는 모양이었다.


"미.. 미안해 도현아.."


계속해서 반복하는 말 한마디, 지윤은 말 없이 눈물을 흘릴 뿐, 어떠한 말도 할수 없었다. 자신도 바보같이 눈 앞에서 도현을 지켜 본 뚜렷한 기억이 눈앞에 아릇거렸다. 그저 겉으로는 울지는 않았지만, 마음속에서는 항상 눈물을 흘리고 있었던 것이다.


평온하게 미소를 짓고 있는 도현의 모습을 차마 볼수 없었는지 고개를 꼐속 숙였다.


"미안해.. 도현아.. 정말로...."


 


 


제2장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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