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09.27 06:56

02- 제드 : 산신 -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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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닭이라고?"

리엘을 부축하며 프리실은 천천히 걸었다. 그리고 그 뒤를 스이우드가 묵묵히 따랐다.

"응. 분명 닭의 형상을 하고 있었어."

라엘은 말했다. 흔히 알고 있는 주황 빛에 검은 꼬리 깃을 가진 일반 닭과 겉보기에는 별 차이 없었다.  하지만, 몸집은 성인 남성만 했으며 다리는 검었고 왼쪽 다리에만 칼처럼 돋아난 며느리 발톱은 범상치 않았다. 게다가 아무 것도 없음에도 바람을 일으 킨다. 그리고 귀청을 찟는 그 괴성. 

보통닭이 아니다.  라엘의 머릿속에 그의 존재는 완벽하게 각인 되었다.

프리실은 라엘을 말을 듣다가 '환구'라는 단어를 되새겼다. 아버지의 입에서도 나왔던 말이다. 

"근데 환구님은 뭐야?"

프리실의 물음에 라엘은 멍뚱멍뚱 쳐다 보았다.

"뭐라니. 환구님은 환구님인데."

"....?"

프리실은 이해하지 못했다.

"누나가 환구님을 왜 몰라. 저기저거!"

라엘은 저 멀리 산너머 산 위로 얼핏 보이는 하얀 설산맥을 가리켰다. 

"환구 산맥?"

"그래 환구 산맥. 알잖아."

"환구 산맥이 왜 환구님이야?"

"환구님이 저기 사시니까 환구산맥인거야."

"아.. 난 그냥 지형 이름인줄 알았어."

"세상에.. 할아버지가 그렇게 말했잖아? 숲속 깊이 들어가는게 금지인 것도, 동물들 함부로 안잡는 것도 전부 환구님 있기에 주의 하는 거라고."

프리실은 그저 숲이 위험하니 조심하라는 차원에서 받아 들이고 있었다.

"환구님은 어떤사람인데?"

라엘은 새삼스레 프리실을 다시 보게 되었다. 정말 모르는 건가. 하긴, 누나는 지금껏 혼자서 숲을 배회한 적 없이 항상 따라다니는 입장이였기에 환구 관련해서 주의를 들은 적이 없었을 지도 모른다. 하지만 궁금 하지도 않나. 사람들이 왜 그런 절제하는 행동을 하는지 말이다.

"사람이 아니야. 환구님은 육체가 없고 그저 존재 할 뿐. 환구님은 산신령이야."

"산신령?"

"응. 말 그대로 천지개벽을 일으키는 신이야. 그것도 사람이 모실 수 없는 신. 환구님은 사람을 싫어 해. 그저 산과 산에 사는 동물들을 관장하는 신이니까."

"그럼 너가 봤다는 닭이 그 신이라고?"

"확실해. 환구님이야. 닭이 그렇게 클리가 없잖아? 그리고...."

라엘이 더이상 몸을 가누지 못했을때, 분명 보았다. 닭의 노란 부리가 기묘한 형태로 일그러 진 것.

"나를 보고 웃었어. 그건 분명 사람의 표정이야. 단순한 괴수가 그런 사람이 가진 감정을 드러낼일 없어."

그 때 일을 떠올려서 일까. 라엘의 귀를 망가뜨린 이명음이 들리는거 같아 라엘은 더이상 걸을 수 없었다.

"우윽.. 우엑.."

머리가 핑핑돌고 어지러움증을 호소 한다.

"괜찮니?"

더이상 개워넬 것도 없었다. 라엘은 몆번 더 헉구역질을 하더니 잠깐 땅에 엉덩이를 붙였다.

"미안 누나 나 잠깐만 쉴게."

눈을 감고 쉬고 있던 라엘은 그렇게 조금 있자 저도모르게 잠들었다.

"괜찮아 잠들었어."

뒤에서 멀둥이 서있는 스이우드에게 말했다.

"어떤거 같아. 라엘에게 들은 것중에 뭐 알만 한 거라도 있어?"

스이우드는 고개를 저었다. 애초에 닭이 뭔지도 모른다. 어떤 짐승을 지칭하는 이름임은 알겠지만, 이름만으로 그 형태까지 알 수는 없는 노릇이다.

"그래? 촌락에 가면 있는데 보면 어떻게 생겼는지 알 수 있을거야."

잠깐 쉬긴 했지만 라엘은 그때 까지도 일어날 기미를 보이지 않았다. 할 수 없이 프리실은 라엘을 업고 먼저 이동하기로 했다. 그때까지 라엘을 일어날 기미가 전혀 없었다.

 

촌락의 위치는 라엘이 잠들기 전에 알려 주었다.

'들뿌리는 저쪽이야.'

"우리가 사는 촌락의 이름이 들뿌리야. 그 촌락, 들뿌리를 지나 조금 걷다보면 이곳처럼 산과 숲이 거의 없고 넓다란 들판만 있다나봐. 그 넓은 들판에서 가장 뿌리깊은 곳에 있는 촌락이라. 들뿌리라고 지었데."

걸으면서 프리실은 이런저런 것들에 대해 알려 주었다. 앞장은 스이우드가 섯다. 

라엘을 업고 뒤따라 걷던 프리실에게 스이우드가 제안했다.

"내가 들게."

"그렇지만... 고마워."

주저 하던 프리실은 스이우드에게 라엘을 넘겼다. 스이우드는 프리실 처럼 라엘을 업지 않고 앞으로 안아 들었다.

왠지 모르게 라엘은 스이우드를 노골적으로 싫어했다. 이색적인 그의 형색에 어쩌면 당연한 반감인가 하고 프리실은 이해 했다. 눈을 뜬다면 분명 노발대발 하겠지만, 어쩔 수 없다.  

왜냐하면 스이우드는 정말로 '저쪽'을 향해 일직선으로 움직였기 때문이다. 스이우드는 산짐승들도 발을 들이지 앉는 지형을 스이우드는 서슴없이 발을 들였다. 물론 라엘 때문인지 노골적으로 예전처럼 경사진 곳을 타오르지는 않았지만, 프리실 로서는 도저희 팔을 쓰지 않고 넘어 가는 것은 불가능 하다.

스이우드는 라엘을 안고 있음에도 뒤따르는 프리실의 보폭에 맞췄다.

"으윽. 이런 곳은 좀 피해 가면 안되?"

바위가 우거진 곳에서 바위틈에 발이 끼지 안도록 조심하면서 거의 기어가다 싶은 반면 스이우드는 그 위를 노루처럼 펄쩍펄쩍 아무렇지 않게 뛰었다.

"으흠.. 그럼 저쪽으로 가보자."

스이우드는 처음으로 직진이 아닌 우회를 선택했다. 

드디어 저 멀리 언덕들 사이에 끼어있는 들뿌리가 눈에 들어 왔다. 하지만 눈에 들어온 들뿌리는 좀처럼 거리가 좁혀질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 심지어는 점점 멀어지도 했다.

그리고 프리실은 자신의 실수를 깨달았다. 스이우드는 탁월한 방향감각은 있지만 당연히 길은 모른다. 즉, 돌아가는 길을 찾는다는건 그로선 미지의 길을 헤매는 것과 같은 것이다.

"...미안. 내가 잘못했어. 그냥 너 좋을대로 해줘."

스이우드는 머리를 글쩍이며 '그럴까?' 하더니 또다시 거침없이 길이 아닌 길로 나아 갔다. 괜히 뱅뱅 돌고 있었던 것이다.

"하아.. 하아.. 엇?! 트레이씨!!"

것는 것도 힘들어 하던 프리실이 생생해 지며 앞으로 나아갔다.

"어떻게 이렇게 딱 마주할수가! 걱정해 준거야?"

"흥. 짐승 한마리 안보이는 와중에 주변에 배회하는게 있으면 당연히 눈에 띄지."

"아하하.. 그건.. 어?"

트레이는 양손의 집게손가락으로 프리실 관자놀이 조금 위쪽의 머리카락을 집더니 그대로 들어 올렸다.

"으악. 꺄아아아아아!!!"

프리실이 눈물을 머금으며 비명을 지른다. 스이우드가 움찔 했지만 그 이상 움직이지는 않았다.

"너 말이야. 그렇게 혼자 쌩 하고 나가더니, 뭐? 자기 위치는 구체 띄워서 빛으로 알려 준다고? 잘도 그러더구나."

"우갸갸-- 꺄악! 잘못했어요!!"

트레이의 집개손이 벌어지자 프리실은 털썩 주저 앉았다.

"으윽 머리 뽐혔기만 해봐요. 가만 안둘 테니까."

프리실이 연신 관자놀이 위쪽 두피를 문지르며 이를 갈았다.

"시끄러워 난 촌장님에게 등꼴이 뽑히는줄 알았으니까."

"으윽.. 죄송해요.. ..."

트레이는 스이우드를 바라보면서 말했다.

"그래도 용케 찾긴 찾았네. 찾았으면 재깍 와야지 밤새도록 뭐한거야?"

"뭐했냐니. 딱히 한건 아니고, 그게.. 길을 몰라서 그냥.."

허둥지둥 하던 프리실은 말을 끝까지 못하고 절로 얼굴이 붉어 진다.

"으응?"

다행이도? 트레이는 그런 프리실에게 시선을 두지 않았다. 트레이의 시선은 스이우드에게 고정되어 있었다.

프리실도 스이우드를 보았다. 프리실과 스이우드 목에 한 쌍으로 감겨 있는 검은 띠. 이것을 보고 음흉한 트레이씨가 어떤 상상의 나래를 펼칠지 뻔했다.

"니들..."

"아냐! 아냐! 이 목줄은 짝맞춤 같은게 아니라, 이건 그러니까.."

"목줄?" 

"응. 이녀석이 도망가지 않게 하려고 묶어둔 거에요. 목에 이렇게 서로 둘러 놓고 있으면..."

트레이가 눈썹을 찡그렸다.

"무슨 헛소리야? 목에 뭐가 있다고 그래. 술마셨냐?"

프리실은 충격을 받았다. 트레이씨에게 그런말을 듣게 되다니. 다른 누구도 아닌 트레이씨에게.

"저녀석 어재부터 그렇게 빨빨 거리며 돌아다니 더니. 다행이다 너한태 발견 되서. 하마트면 죄다 찾으러 다닐 뻔 했네."

어라? 트레이씨의 반응은 의외다. 그런 프리실을 스이우드는 그저 바라보기만 했다.

"... 라엘이 뭔가랑 만났 던 모양이에요."

"뭔가라니?"

트레이가 되묻자 프리실이 대답했다.

"분명 환구라고..."

스이우드가 움직이더니 트레이와 프리실의 사이를 가로 막았다.

"프리실. 이제 너가 업는게 좋을거 같아."

"아아. 응. 고마워."

라엘을 받아 프리실의 등에 기대 었다. 안그래도 낫가림? 이 심한 라엘이 그의 품에서 눈을 뜨게 되면 노발대발 할것이 틀림 없었기에.

그런 라엘을 성격을 스이우드는 한번 보고 알 수 있었던 것이였을까? 뭐, 라엘이 분명한 적의를 들어 냈었던 터라 그러러니 할 수 있지만 서도 방금 갑작스러운 행동은 이해 되지 않았다.  

프리실은 처음 보았다. 스이우드의 어깨넘어에 그렇게 험악한 얼굴을 한 트레이씨를.

스이우드의 어깨에 아주 잠깐 스쳤던 트레이씨의 표정은 본래 프리실이 흔히 알고있는 약간 얼빵한 얼굴을 한 본연의 그로 돌아와 있었다.

프리실은 자신이 잘못 본 거라 생각 했다.

하지만 적기에 움직인 스이우드의 행동은 뭐지? 그때 지었던 트레이씨의 표정이 사실이였다면 근방이라도 프리실의 목을 조를 것만 같았다.

그런 기색을 스이우드가 뜬금없이 멈춰 세운 것이다. 우연치고는 위화감이 든다.

사뭇 스이우드를 다시 보게 되었다. 넌 무엇을 알고 있니?

"크음. 일단 돌아 가자 프리실. 촌장님이 애타게 찾고 있었으니까. 그리고 자네 또한."

프리실은 생각 했다.  더이상 촌락에서 평소처럼 지낼 수 없을 것임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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