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내리는밤

by 생강뿌리즙 posted Dec 17, 2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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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랫목에서부터는빠지지않는구릿조각을가슴속에품고사시는할아버지와빠지지않는할아버지를가슴속에품고노송처럼굽어버리신할머니와권력아래에굽어버린세상을다다라발음하는외삼촌이있고다다라발음되는세상을받치다절름대는아버지가있고절름대는가정에끝없이눌려너무나조그마해진어머니가있고조그마한나를인정못해터친머리를부여잡고씩씩대는형아가있고아랫배를부여잡고눈물을그칠줄모르는누나야가있고그칠줄모르는울음을한껏우는막둥이가있고

가장차가운윗목에서한껏시린생각으로우리네에대한서리가어릴듯한원망으로지긋이눈을깔고막지않는바람으로바람을생각하는우리네를생각하는빠지지않고노송처럼굽어버린다다에절름대는조그마한우리가정의씩씩됨을부여잡고훌쩍대며창호처럼헤쳐나가야할긴동짓달을생각하는

나는

시퍼렇게뜬보름을반사하는눈더미를치켜보며덜덜떨리는손으로멈추지않는콧물을스윽닦아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