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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학교에서 정체를 알수없는 괴물체에 의해 수많은 학생들이 학살당하는 한바탕 아수라장이 펼쳐진 이후로 학교는 임시적 휴교에 들어갔다. 나와 유린, 그리고 서연이 소속된 반은 2학년 3반, 3반에서 부상하나 당하지 않고 멀쩡하게 살아남은것은 우리 셋 뿐이었다.

 

 

 

그래서인지는 몰라도 나와 서연 유린 사이에는 목숨을 잃을지도 모르는 절체절명의 상황속에서 서로 함께 살아남았다는 의미로써의 미묘한 연대감이 있었다. 굳이 비유를 하자면 전쟁의 포화속에서 가까스로 구해낸 전우와 같은 연대감같은 것이었다. 물론 결정적으로는 유린의 대처와 마무리가 있었지만..

 

 

 

유린의 증언에 의하면, 학교를 습격한 거대 괴생물체는 마녀라고 하는 존재로써. 인간에게 해악을 끼치는 존재라고 설명했다. 그리고 자신은 그런 마녀와 맞설수 있는 능력을 갖춘 '마법소녀' 라고 설명했다.

 

 

 

마법소녀라면 어린시절 간간히 보았던 세일러문이나 웨딩피치밖에는 모르지만.. 그들의 공통점이 있다면 사악한 악당과 맞선다는것이고 유린 역시 그들과 다를바가 없다. 다만 그들은 어디까지나 가상의 연출이라면 유린의 경우는 현실이다. 우리들의 슈퍼히어로라고 믿는 슈퍼맨, 배트맨, 스파이더맨 역시 가상의 연출일 뿐이다. 현실적인 사례로 비유하자면, 위험한 흉기를 갖고 자신을 위협하거나 혹은 비무장 민간인들을 인질로 붙잡아 인질극을 벌이는 위험한 범죄자를 상대해야 하는 경찰의 경우가 유린의 사례와 비슷하다고 볼수 있다.

 

 

 

그리고 뭔가를 생각하고.. 다급히 휴대폰을 찾아 유린의 연락처로 연락했다. 단축번호 3번으로 지정된 유린의 연락처를 누르자 잔잔한 클래식 멜로디가 흘러나오더니 잠시후 여보세요 라는 말으로 유린과의 교신이 닿았다.

 

 

 

" 여보세요? "

 

 

 

 

" 어.. 나야... "

 

 

 

 

" 음.. 무슨 일이야..? 웬일로 먼저 전화를 다하고.. "

 

 

 

 

여전히 유린의 목소리는 갸냘펐다. 오히려 나의 연락에 쑥스러워 하고 있을것 같다는 느낌이 들었다. 이런 여자애가 흉악한 범죄자보다 더욱 위험하고 무서운 마녀와 맞선다는게 아직도 납득이 되지 않는 꿈만 같았다.

 

 

 

 

" 에.. 그러니까... 내가 뭔가 도움이 될만한 일이 없을까? "

 

 

 

 

" 도움이.. 될만한 일이라니? "

 

 

 

 

" 넌 마법소녀잖아. 하지만 너 혼자 그런 녀석들을 상대하기에는 무리가 있지 않아? "

 

 

 

 

" 괜찮아, 걱정해줘서 고맙지만.. 마녀를 퇴치할수 있는건 이 마을에서 나밖에 없는걸... "

 

 

 

 

" 현준이 너는.. 마녀에게 말려들면 위험해.. "

 

 

 

 

" 그렇지만... "

 

 

 

 

" 아니지.. 이렇게 우유부단하게 망설일 때가 아니야.. "

 

 

 

망설임을 떨쳐내며 마음속으로 각오를 다지고 잠깐의 고민끝에 그녀에게 답하기로 했다. 그리고 결단을 내렸다. 머릿속에는 용기있는 자만이 미인을 얻는다는 말을 되새기며 어떻게든 떨리는 마음을 억누르고 있었다.

 

 

 

" 난 널 돕고싶어. 그리고 위험한 순간마다 반드시 널 지켜내겟어! "

 

 

 

 

" 현준군.... "

 

 

 

 

유린은 약간 떨리는 목소리로 내 이름을 불렀다. 조금 망설이긴 했지만 유린을 도와 마녀 퇴치에 동참하겟다는 일이 나름대로 위험한 일인줄 알면서도 그러한 위험을 무릅쓸려는 완고한 의지로 힘있게 얘기한 탓인지 유린은 나의 위험 여부를 걱정하면서 이를 말리면서도. 한편으로는 그런 나의 의지에 설득당한듯 망설였다.

 

 

 

 

" 정말.. 괜찮겟어..? "

 

 

 

 

" 물론이야.. 예전 교실에서 네가 날 구해줬듯이.. 이젠 내가 널 지켜줄거야. "

 

 

 

 

" 알았어.. 그럼 지금 옷좀 갈아입고 나갈게, 있다가 학교 옆 공원에서 만나. "

 

 

 

그렇게 위험을 무릅쓰고서라도 유린을 돕겟다는 나의 결단력은 유린에게도 닿았다. 유린과의 연락을 통한 대화는 이렇게 마무리되었다. 하지만 그제서야 억누르고 있던 긴장과 두려움이 다시 봇물처럼 터져나왔다. 난 위험과 모험을 즐기는 취미는 없다. 그래서 사실 지금도 교실에서 있었던 마녀에 의한 대학살의 광경을 생각해보자면 마녀에 대한 두려움이 먼저 앞서고 있었다.

 

 

그런 인간 이상으로 잔혹하고 무지막지한 존재와 맞선다니.. 지금이라도 마음 한구석에서는 유린에게 그저 허세와 만용이었다는 진심을 고백하고 싶었지만.. 유린은 이미 내가 마녀퇴치에 함께해서 도울것이라는 말을 믿고 준비를 갖추고 있을것이 틀림없었다.

 

 

그래.. 이미 모든 일은 결정되었다.. 나도 만반의 준비를 갖추고 유린과 함께 나서기로 했던 결단을 되새기며 다시 떨리는 마음을 붙잡았다.

 

 

마녀는 결코 두렵지 않다. 유린과 함께라면, 우리는 그 어떤 최악의 마녀라도 이겨낼수 있을것이다. 머릿속을 정리한다. 그 언젠가 학교에서 있었던 마녀에 의한 대량학살의 회상 대신 유린의 모습만을 연달아 인쇄시켰다. 그리고 마녀라는 존재에 의해 벌어졌던 학교에서의 대량학살은 그저 기분 나쁜 악몽이었다고 거듭해서 되새기며 암시했다.

 

 

그렇게 머릿속에서의 두려움에 대한 전환과 기분 바꾸기라는 두가지 작업을 병렬적으로 처리시키며 한손에는 방망이 한자루를 쥔채 현관밖을 나섰다. 가끔씩 마녀가 저질렀던 학교에서의 대량학살이 떠오를때면 그 순간엔 또 다시 유린의 모습을 회상시키며 기억의 순간을 정리한다. 일종의 생각 청소였다.

 

 

그렇게 머릿속에서 생겨나는 쓰레기들을 정리시키는 과정을 반복하면서 유린과 만나기로 한곳으로 가던 길에 서연을 만났다.

 

 

 

 

 

" ....... "

 

 

 

서연은 어쩐지 음울한듯 생기없는 표정을 짓고 건너편의 인도를 유령처럼 활보하고 있는 서연의 모습이 눈에 띄었다. 그리고 목덜미에는 보라색과 빨간색 안료로 그려진 나비 문신이 어쩐지 눈에 띄었다.

 

 

 

 

" 어? 서연이네? 서연아~ "

 

 

 

나의 부름을 들은것인지. 서연은 잠시 고개를 돌려 나를 바라보더니 이내 생기없이 억지로 웃음을 지어보고는 다시 가던길을 가기 시작했다. 어쩐지 서연의 행동이 수상해보인탓에, 나는 무작정 차도를 무단횡단으로 달려서 서연을 뒤쫒기 시작했다. 물론 차도를 무단횡단으로 질주하는 내 모습에 놀라거나 소리치는 운전수들도 있었지만 그것은 크게 신경쓸바가 아니었다.

 

 

 

 

 

" 야! 민서연! 기다려! "

 

 

 

 

" 야 임마. 너 그렇게 사람이 불러도 그렇게 쌩까고 지나가는거냐? "

 

 

 

 

" 어라.. 이게 누구야..? 지옥의 2학년 3반 교실에서 살아남은 영웅.. 강현준 군이잖아? "

 

 

 

 

서연은 눈으로는 웃지 않지만 입으로는 웃으면서 뒤돌아보는 얼굴로 나를 돌아보며 말했다. 어쩐지 초점을 잃은 생기없는 눈빛과 함께 웃는 서연의 모습은 마치 섬뜩한 망령의 웃음처럼 느껴졌다.

 

 

 

 

" 그런데.. 살아있으면 뭐해? 이미 눈앞에서 친구들이.. 죽고.. 또 죽었는데... "

 

 

 

 

" 팔이 잘리고... 다리가 잘리고... 아파서 울다가 목이 잘리고.... "

 

 

 

서연은 아무래도 지난번 있었던 마녀에 의한 집단 학살극의 충격에서 아직까지 벗어나지 못한듯 하다. 그렇다고 쳐도. 지금 서연의 모습은 어쩐지 수상하고 기분 나쁘다.

 

 

 

 

" 그래도 이렇게 살아남은 이상 어떻게든 살아야 되잖아! "

 

 

 

 

" 아니.. 그럴 필요는 없어. "

 

 

 

 

" 이곳 어딘가에는 친구들의 죽음도.. 슬픔도 없는 또 다른 세계가 있어. 그러니까 현준아.. "

 

 

 

 

" 나랑 같이 가자.. "

 

 

 

 

" 웃기는 소리 하지말고 어딜 갈려는지는 모르지만 그럴바에야 차라리 날 따라와! "

 

 

 

 

" 그곳으로 가면 분명 좋은 친구들이 우릴 맞이해줄거야.. 너도 돌아간 친구들이 보고싶지 않아? "

 

 

 

 

" 그들은 결코 그렇게 죽을 운명이 아니었어. 그들이 죽은건 전부 억울한 죽음이었다고! "

 

 

 

 

" 그리고 그들은 지금 우릴 만나고 싶어해, 우리들을 다시 만나서 예전처럼 함께 웃고 떠들고 싶어한단 말이야! "

 

 

 

 

" 그러니까 가야해.. 가야 된다고.. "

 

 

 

갑자기 눈빛이 변한듯한 서연은 주머니속에서 작은 칼을 꺼내들더니 양손으로 칼을 거머쥐고 칼끝을 거꾸로 한채 자신의 배를 찌르기 위해 천천히 칼을 내려치기 시작했다. 하지만 그 칼에 맞은것은 현준이었다. 칼을 꺼낸 순간부터 뭔가 눈빛이 달라진 서연의 낌새를 눈치챈 현준이 서연을 향해 몸을 날렸고 운이 나쁘게도 뛰어드는 타이밍이 좋지 않은탓에 서연 대신 칼에 맞아버린 것이었다.

 

 

 

 

" 크윽...! "

 

 

 

" ....... "

 

 

 

하지만 자신을 위험에서 구해낸 친구였던 현준이 칼에 맞았음에도 서연은 오히려 냉소적인 시선으로 현준을 내려보고 있었다.

 

 

 

" 그러게.. 쓸데없는 방해는 하지 말았어야지... "

 

 

 

서연의 싸늘한 시선과 독기가 깃든 한마디와 함께 현준의 주위는 그 언젠가 본적있던 마녀의 공간처럼 뒤바뀌고 있었다.

 

 

두렵다.

 

 

이대로 내가 마녀에게 당해서 죽을것 같다.

 

 

아니.. 마녀에게 당하기도 전에 칼에 맞은 상처가 너무 고통스러워서 죽을지도 모를것 같다. 그럴바에야 차라리 상처가 덧나서 죽기를 바라는게 나을것 같다고 생각하고 조용히 눈을 감았다. 마녀에게 당해서 죽는건 너무 끔찍하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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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profile
    윤주[尹主] 2013.01.14 07:08
    글을 빨리 쓰시는 모양이네요. 하루만에 새 화 올라올 줄은 몰랐어요 ㅎ
    잘 봤습니다~
  • profile
    Chelsea 2013.01.14 07:20
    이건 사실 제가 소설을 썼던 다른 사이트에서 ctrl + c , ctrl + v .. 그리고 약간의 수정과 내용 보충으로 이루어진 글입니다.
  • profile
    yarsas 2013.01.15 06:01
    한 사람의 대화는 한 " " 안에 끝내주시면 안 될까요... 두 줄 연달아 이어서 말하는 게 끊어져 있으니 누가 말하는지 햇갈릴 때가 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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