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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안녕하세요?

그러고 보니 요새 홈페이지에서 카페로 이사를 간다고 해서요...

이거 소설을 홈페이지에 올려야 할지, 카페에 올려야 할지 갈팡질팡하더라고요.

아직 카페는 한참 준비작업 중인 거 같아서 일단은 여기에다가 올리려고요.

아마 완결될 때에 그제서야 카페에 옮길 수 있을지 모르겠네요.

그럼 시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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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 또 다른 진실(2)


 다음 날이 되었다. 건이 일어나서 먼저 깨어난 준일에게 말을 하였다.


"아빠, 안녕히 주무셨어요?"

"아, 벌써 아침인가?"

"네, 아침 먹어야죠."

"기다려라. 특별히 내가 차려 주지. 넌 그 동안 씻기나 해."

"네, 알았어요."


 건은 화장실로 들어갔다. 준일은 건이 씻을 동안, 아침 식사를 차렸다. 역시 한정식 베테랑 요리사 다웠다.


"와아~. 아빠, 이게 다 아빠가 차리신 거에요?"

"이 정도야. 난 부산에서 제일가는 요리사 아니더냐?"

"잠깐만요. 초롱이 부를게요."


 건은 휴대폰으로 초롱을 불렀다.


"초롱이 일어났냐? 아빠가 맛있는 아침 차려놨으니 준비 다 하고 내려와서 밥 먹어."


 10분 후, 초롱이 학교갈 준비를 마치고 내려왔다.


"와아~. 아빠, 웬 아침이에요?"

"오랜만에 우리 자식들 맛있게 배 채우고 싶어서 그랬지. 자, 어서 먹자."


 성씨 가족들은 그 날 아침, 맛있는 아침을 먹었다. 아침을 먹고, 건은 방송국으로, 초롱은 학교로 나갔다.


"저희들 잘 갔다 올게요."

"편히 쉬세요."


 두 남매가 집을 나간 뒤, 준일은 서류 봉투를 들고 고민을 하기 시작했다.


'이걸... 일훈씨에게 보여드려야 하는데... 언제까지 오해를 하게 할 순 없고...'


 그 때였다. 누군가가 초인종을 눌렀다.


딩동~.

"누구세요?"

["혹시 성건씨 계시나요?"]

"제가 아버지입니다만, 무슨 일이신가요?"

["여기 성건씨 이름으로 우편이 와서요."]


 준일은 조심스럽게 문을 열었다. 그러자 우체국 배달원이 준일에게 우편을 주었다.


"여기에 아버님께서 대신 받았다는 서명을 하시면 됩니다."


 준일은 대리수령 확인서에 서명을 하였다. 보낸 사람은 국방부로 되어 있었다.


'국방부? 국방부에서 건이에게 무슨 일로 편지를 보낸 거지? 설마...'


 준일은 전에 철이 입대하기 전을 떠올렸다. 신체검사 이후, 시간이 흘러 철에게 온 것이 있었다. 그것은 바로 입영통지서였다. 준일은 우편물을 바라보았다. 보낸 쪽은 국방부, 받는 사람은 성건, 준일의 기억이 틀리지 않는다면, 이것은 분명 입영통지서일 것이다. 철에 이어 이제는 건도 입대를 해야 하는 것이다.

 그러던 중, 준일은 결심을 하였다. 건을 위해서라도, 민을 위해서라도, 그는 꼭 사실을 말해야 겠다는 생각을 하고, LD미디어로 향했다.


'마침 초롱이는 5시가 되어야 수업이 끝난다고 하니까, 시간은 충분해.'


 준일은 일훈의 명함을 보고 전화를 걸었다.


["여보세요? 유일훈씨, 지금 당장 만나고 싶은데 괜찮으십니까?"]


 몇분 후, 준일은 민의 숙소로 찾아갔다. 마침 안에는 민과 일훈이 같이 있었다.


"성준일씨? 무슨 일로 만나고 싶어하시는 겁니까?"


 일훈이 준일에게 물었다. 그러자 준일은 용기를 내어 서류 봉투를 주었다.


"이, 이게 뭐죠?"

"이 안에... 모든 진실이 들어있습니다."


 일훈은 조심스럽게 서류 봉투를 열었다. 그 안에는 유전자 검사 결과가 있었다. 내용은 성준일과 성철, 유민의 유전자 검사 결과였다. 철은 당연히 친아들이기 때문에 준일의 유전자와 일치한 것은 당연하였다. 하지만 문제는 민이었다. 민의 유전자가 준일의 유전자와 일치하다는 것이었다.


"이, 이건..."


 그러자 준일이 갑자기 일훈의 앞에 무릎을 꿇었다.


"죄송합니다... 제가 감히... 누님에게..."

"삼촌, 무슨 일이에요? 이게 뭐에요?"


 민은 검사 결과를 받아보았다. 그런데 갑자기, 민의 시야(視野)가 흐려지기 시작했다.


"아..."

"민아, 왜 그래?"

"아, 아니에요..."

'이상하다. 갑자기 왜 눈이... 내가 너무 피곤해서 그런 건가?'

"삼촌, 저... 아니, 손님이 오셨으니까 참을게요."


 민은 준일을 보면서 말을 하였다. 


"그런데... 언제 제 유전자를 가져가신 거죠? 전... 혹시?"


 순간, 민은 부산에서 있었을 때를 생각하였다.


'"민아, 여기 머리카락이 떨어져 있구나."'

"그, 그 때... 제 어깨에 있는 머리카락..."

"어째서... 어째서 이런 짓을..."


 그러자 준일이 떨면서 입을 열었다.


"저, 저도 처음에는 민이 종섭이의 아이인 줄 알았습니다... 하지만, 민이... 제가 좋아하는 식성과 너무 닮아서... 제가 좋아하는 노각장아찌를... 민이도 좋아합니다..."

"성준일씨, 세상에는 찾아보면 식성이 같은 사람이 한 두 사람은 꼭 있습니다. 그런 사람들이 꼭 당신의 가족이나 친척은 아니잖습니까? 어떻게 그것 하나로 민이가 당신의 아이라는 걸 단정(斷定)할 수 있습니까?"

"... 영란씨가... 아니, 당신 누님이... 종섭이와 헤어진 그 날 밤이었습니다..."


 준일은 그 날 밤에 있었던 일을 이야기 하였다. 자살을 시도하려는 영란을 막은 준일은 영란의 집을 몰라서 자신의 자취방에 영란을 재웠다는 이야기... 처음엔 거리를 두려고 한 준일에게 영란이 갑자기 다가왔었고, 차마 매정하게 거절할 수 없었던 준일은 영란을 받아준 것이었다.

 이 사실을 안 일훈이 갑자기 준일의 멱살을 잡았다.


"이 자식이! 네가 그러고도 인간이야? 어떻게... 어떻게 영란이 누나에게 그런 짓을... 아무리 실연의 아픔이 크다고 해도, 지켜야 하는 것이 있는 것도 모르냐고!!!"

"사, 삼촌. 그만 하세요!"

"당신 때문에... 영란이 누나는 민이를 죽을 때까지 도종섭의 아이라고 생각했는데... 한 때는 매형이 될 거라고 생각했던 사람을 원망하며 지냈었는데... 이게 뭐냐고!!!"

"삼촌, 진정하세요..."

"민이 넌 가만히 있어!"

"화 내는 것이 다는 아니잖아요. 삼촌, 일단 진정하시고요. 제가 다시 여쭤볼게요."


 일훈은 준일을 놓았다. 그러더니 민이 준일에게 다가갔다.


"아저씨... 정말로... 아저씨가... 제 친아버지세요?"

"민아..."

"대답해 주세요! 정말 제 아버지가... 아저씨인 거에요?"

"... 그래..."


 준일은 힘 없이 입을 열었다. 그 때였다. 갑자기 민은 두통을 호소하였다.


"아아..."

"민아! 괜찮아?"

"괜찮아요. 쉬면 나아지겠죠..."


 그리고는 정신을 놓지 않으려고 애를 쓰기 시작했다.


"아저씨... 아저씨도 가정이 있잖아요... 그런데 어째서... 철이와 건이, 그리고 아저씨 딸은 생각해 보시지 않으신 건가요?"

"미, 미안하구나..."


 민은 충격을 받았다. 하지만, 자신의 친아버지가 죽은 사람이 아니라 산 사람이라는 걸 알게 된 민은 기뻤다.


"아니에요... 오히려 고맙습니다... 저... 하마터면 엉뚱한 사람을 원망하며 살 뻔 했잖아요. 이미 돌아가신 윤설이의 아버지를 저까지 버리신 나쁜 아버지라고 생각하면서 살 뻔 했으니까요."


 그리고는 일어섰다.


"이제... 저 윤설이 앞에서도 떳떳해 질 수 있는 거지요?"

"민아..."

"삼촌, 저 윤설이를... 만나게 해 주세요..."


 그러자 일훈이 말렸다.


"민아, 너 오늘 많이 피곤해 보인다. 오늘은 쉬어. 무리하면 안돼."

"저 내일 스케줄 있어요. 오늘 아니면 안된다고요..."


 준일은 순간 놀랐다. 자신은 항상 한식에 대한 원칙과 고집이 있다. 그걸로 20년 넘게 한식 주방장으로 살아왔다. 민이 자기의 일에 확실히 책임을 지려고 하는 모습에, 준일은 민에게서 젊은 시절의 자신을 보는 듯 하였다. 준일은 그만 눈물을 흘렸다.


"흐흑... 미안합니다..."


 잠시 후, 준일은 민이 사는 숙소에서 나왔다. 민은 침대에 누워서 웃기 시작했다.


"하하하... 말도 안돼... 내 아버지가... 그 유명한... 한식 주방장 성준일씨였다니... 요리사 아저씨... 내가 어렸을 때 부산에서 만났던 아저씨가... 내 친아버지라고?"


 마치 실성이라도 한 듯이 웃던 민은 갑자기 울기 시작했다.


"흐흑... 왜... 왜 이제서야 나타나신 거에요? 그, 그 동안... 모르고 살았을 때가 더 좋았을텐데... 어째서... 왜..."


 한편, 건의 오피스텔에 도착한 준일 역시 울고 있었다.


'여보... 철아, 건아... 초롱아... 미안하구나... 민아... 죄송합니다... 영란씨... 일훈씨...'


 시간은 흘러, 초롱이 돌아왔다.


"아빠, 저 왔어요."


 초롱이 안으로 들어왔지만, 준일은 반응이 없었다. 울다 지쳐 잠이 들어 버린 것이다.


"아빠?"

"으음... 여보... 철아... 건아... 초롱아..."

"아빠가 잠꼬대까지 하시네?"


 초롱은 준일에게 이불을 덮어주고 나가려고 하였다. 그런데...


"미안하다... 민아..."

'민? 혹시 철이 오빠 친구 이야기 하는 건가?'

"민아... 내 아들아..."

'응? 아들? 이게 무슨 소리야? 민이 오빠에게 아들이라니? 대체 무슨 꿈을 꾸시는 거야?'


 시간은 흘러, 건이 방송국에서 퇴근을 하였다. 그런데 706호 앞에서 초롱이 건을 기다리고 있었다.


"초롱아, 너 집에 안 들어가고 여기서 뭐해?"

"오빠, 왔어? 할 말이 있어서 안 돌아갔어. 일단 들어가자."


 초롱은 건을 데리고 들어갔다. 그러자 준일이 앉아 있었다.


"건아, 너에게... 이게 왔구나."


 준일은 건에게 국방부에서 온 우편물을 건네주었다. 건은 내용을 보았다. 역시나 입영통지서였다. 입대일은 다음 해 1월 10일, 한겨울이었다.


"오, 오빠..."

"결국... 건이도 갈 때가 되었구나..."

"어떡해... 1월이면 가장 추울 때인데..."

"뭐, 걱정마. 철이 녀석은 가장 더울 때에 가서 고생했다는데."

"오빠, 여름보단 겨울이 더 고생이라고!"


 초롱이 답답해 하면서 건에게 말을 하였다.


"괜찮아. 나 추위에 강하잖아. 그나저나 초롱이는 이제 2년 동안 어떻게 학교 다니고 하냐? 그 동안 오빠가 돈 벌어서 학교 다니고 했잖아."

"이, 이래봐도 나 학교서 장학금이라도 받으니까 그래도 오빠가 좀 마음이 놓았지."

"올해 3학년이지? 내년이면 벌써 졸업반... 철이 제대할 때까지는 취직해서 빨리 졸업할 수 있으면 좋겠는데... 요샌 취업이 안 되어서 대학교 5학년이라는 말도 있는데..."


 슬슬 초롱이 걱정되는 건이었다. 그러자 준일이 말을 하였다.


"걱정 마라. 아빠 아직 안 죽었다! 건아, 넌 가서 나라를 지키거라. 초롱이는 내가 확실하게 졸업시켜 줄 테니까."

"아빠..."

"그런데... 부대는 어디야? 아직 안 정해졌나? 철이 오빠와 같은 부대라면 좋을텐데..."

"됐거든. 괜히 비교되는 거 같아서 싫어."


 두 남매의 모습을 보고 준일은 흐뭇해 하고 있었지만, 한편으로는 아련한 느낌이 들었다.


'민이는 혼자서 얼마나 외로웠을까...'

"아빠, 그러고 보니... 저 궁금한 게 있어요."


 초롱이 준일에게 말을 걸자 준일은 깜짝 놀라면서 물었다.


"뭔데?"

"아빠, 왜 그렇게 놀라세요?"

"아, 아니다..."

"철이 오빠 친구 중에서 민이 오빠가 있잖아요..."

"야, 성초롱. 너 갑자기 왜 그 녀석 이야기가 나오냐?"


 초롱의 말에 건이 물었다.


"아니, 난 그냥... 철이 오빠도 군대에 있고, 건이 오빠도 군대에 갈 거고 하니까... 민이 오빠는 언제쯤 군대에 갈까 궁금해서..."

"그건 당사자만 아는 거라고. 궁금하면 직접 유민에게 물어보든가."

"건아, 너무 그러지 마라."


 유민 이야기만 나오면 틱틱대는 건에게 준일이 말렸다.


"뭐, 내 친구 이야기가 아니라서 몰라. 하물며 윤설이 동생 윤호 일도 모르는데..."

"거, 거기서 왜 윤호가 나와?"

"갑자기 떠오르는 남자애 친구가 없으니까."


 그러자 준일이 초롱에게 물었다.


"갑자기 민이 오빠는 왜 물어보니? 혹시 관심이라도 있어?"

"아, 아니요. 그게..."


 초롱은 몇 시간 전에 아버지의 잠꼬대를 들었다고 차마 말을 할 수 없었다.


"게다가 그 오빠는 여자친구가 있을텐데요. 뭐..."

"여자친구?"

"자세히는 모르겠지만... 소문에 의하면, 민이 녀석이 걸그룹 매니저를 하고 있는데, 거기에서 사귀는 사람이 있다고 하는데요? 그 여자는 호감이 있다고 하지만, 정작 민이 녀석은..."

"성건, 너 자꾸 '녀석'이라고 할 거야?"


 그러자 갑자기 준일이 화를 내었다.


"아빠?"

"갑자기 왜 그러세요?"

"전 유민과 친하지도 않았어요. 5년 전부터 알고 지냈지만, 사이가 나빴는데요."

"하지만 그렇다고 '녀석'이라는 말을 쓰면 못 써."

"이상해요. 아빠, 오늘따라 왜 민이를 감싸려고 하는 거에요?"


 건이 준일에게 물었다.


"오빠 말이 맞아요. 누가 보면 민이 오빠가 아빠 아들인 줄 알겠어요."

"그, 그게..."

"아빠, 왜 그렇게 떨고 있어요?"


 초롱의 말에 준일은 떨고 있었다. 초롱은 불안했다.


'"민아... 내 아들아..."


 설마 그 잠꼬대... 단순한 잠꼬대가 아닌 거야?'

"건아, 너 혹시 철이에게 전에 우리 집에 민이가 찾아왔다는 말 들은 적 있었니?"

"아! 맞다! 철이 오빠가 그런 소리를 했었지... 그런데 갑자기 왜 그런 말씀을 하세요?"


 초롱이 준일에게 물었다.


"그 때, 처음 민이를 봤었지. 너희들이 하나도 손에 대지 않았던 노각장아찌를 얼마나 맛있게 먹었던지..."

"그 얘긴 철이에게도 들었다고요. 아니, 어떻게 우리가 그렇게 먹고 싶다던 불고기는 안 챙겨주시면서, 민이 녀석에겐 노각장아찌를 싸 주시는 거에요? 아빠와 아무 사이도 아니면서..."


 그러자 준일이 날카로운 눈빛으로 말을 하였다.


"건이 너, 자꾸 민이에게 녀석이라고 할 거야?"

"아니 저... 전 민이와 친하지도 않았다고요. 그런데 아빠, 오늘따라 왜 민이 편을 드는 거에요? 수상한데..."

"수, 수상할 것 까지야..."

"아빠, 이런 식이면 우리 서운해요. 진짜 자식인 우리들도 신경 좀 써 주세요."


 결국 준일은 건과 초롱의 앞에서 사실을 말할 수 없었다. 그날 밤, 건에게 인스턴트 메시지가 왔다.


[오빠, 지금 자?]


 초롱이었다.


[밤중에 무슨 일이야?]

[저... 나 오늘 낮에 엄청난 거 들었는데 말이야...]

[뭔데?]

[아빠 낮잠 주무시는 데, 아빠가 잠꼬대로 민이 오빠를 부른 거야.]

[민이 녀석을? 아빠가 왜 그러시지?]

[그런데 꿈에서 아빠가 '민아, 내 아들아' 이러셨어.]


 초롱의 말에 건은 깜짝 놀랐다. 그리고는 자고 있는 준일을 바라보았다.


[정말이야?]


 건은 믿을 수가 없어서 초롱에게 메시지를 보냈다.


[혹시 민이가 아들로 나오는 그런 소설 같은 꿈을 꾸신 거 아닐까?]

[그건 모르겠어. 근데 되게 애처롭게 부르시던 거 같았어.]


 초롱의 말에 건은 잠을 이룰 수 없었다. 다음 날, 스케줄까지는 아직 시간이 있는 민은 몰래 윤설을 찾아갔다.


"잠깐 나올 수 있을까? 할 말이 있는데..."


 같은 시각, 건은 점심 시간에 맞추어 민을 찾아가려고 하였다.


'"아무래도 수상해. 오빠, 혹시 민이 오빠를 만나면 우리 아빠에 대해 자세히 물어봐 줘."


 민이 녀석, 있을까?'


 건은 기획사 건물을 찾아가려고 하였다. 그런데 거기서 세진의 모습이 보였다.


'어? 저 애는 한세진 아니야?'

"여기서 뭐 하냐?"

"성건, 너야말로 여긴 무슨 일이야?"

"혹시 유민 안에 있어?"


 건이 세진에게 물었다. 그러자...


"아니, 없어. 어디로 사라졌는지 나도 찾고 있다고. 아무리 다음 스케줄까지 시간이 있다고 해도... 멤버들에게 아무 말 없이 어디로 사라진 거야? 연화 언니에게 물어봐도 '개인적인 사정이 있어서 외출했다'라는 말만 듣고..."

"그래? 알았어. 그럼 안녕."


 건은 세진과 헤어졌다. 그 때였다. 건은 전에 윤설의 집에서 있었던 소동을 생각했다.


'설마... 윤설이를 찾아간 거 아니야?'


 한편, 윤설은 민과 같이 있었다.


"무슨 일이야? 갑자기 불러내고는..."

"저... 윤설아..."

"1시에 다시 일하러 들어가야 해. 할 이야기 있으면 어서 해."

"그래. 나도 좀 있다가 행사 가야 하니까... 저... 나..."


 민은 잠시 말을 멈추었다.


"뭔데?"

"나... 너희 아빠와 아무 사이 아니야."

"...그래? 그거 잘 되었네..."


 윤설은 의외로 덤덤하였다.


"나... 내 친아버지 찾았어..."

"친아버지? 돌아가셨다고 하지 않았어? 아니, 어떤 사람이야?"


 한편, 민과 윤설의 뒤에 초롱이 지나가고 있었다.


'응? 윤설이 언니잖아? 민이 오빠와 무슨 이야기를 하고 있는 거야?'

"생각해 보니 내가 노각장아찌를 좋아하는 거... 이상한 것도 아니었더라."

"노각장아찌? 갑자기 왜 그 이야기가 나와?"

"어제... 내 아버지라 하는 사람이 찾아왔어... 어떻게 알았는지 부산에서 찾아오셨더라..."


 부산이라는 말에 초롱이 놀랐다.


'부산? 민이 오빠네 친아버지가 부산 사람이었어? 부산이라면 우리 고향인데...'

"부산 사람과 노각장아찌가 무슨 상관이 있는데? 그 사람이 뭐 노각장아찌를 잘 먹는대?"

"그 사람... 노각장아찌를 비롯하여 한식에는 일류인 사람이야... "


 그 말에 초롱은 깜짝 놀랐다.


'서, 설마...'

"한식에 일류인 사람이라..."

"TV에도 몇번 나왔었는데... 성준일이라고..."


 '성준일', 그 세 글자에 초롱은 넋이 나가 버렸다.


'아, 아빠가... 민이 오빠 친아버지라고?'

"뭐, 뭐라고?"

"성준일... 그러니까 철이와 건이는 알지?"

"응, 같은 고등학교 친구잖아."

"걔네들 아버지야. 성준일 주방장..."


 그런데 그 때였다.


"방금 그 말이 사실이야?"


 누군가의 목소리가 들렸다. 윤설과 민은 소리가 난 쪽을 바라보았다. 물론 초롱까지도 말이다.


"건아..."

"성건... 너 여긴 어떻게..."


 그러자 갑자기 건이 민의 멱살을 잡으며 말을 하였다.


"방금 그 말, 사실이냐고 묻잖아!"

"건아, 진정해..."

"너 같으면 진정하겠어? 어떻게... 정말 우리 아빠가 네 친아버지냐고?"


 건은 민에게 확실하게 물었다.


"...그래."


 그러자 건은 민을 확 밀쳐 버렸다.


"으윽..."

"건아..."

"어떻게... 이런 일이..."


 초롱은 놀라서 자리를 떴다. 건은 일어서려는 민에게 한 마디 하였다.


"두번 다시 내 눈 앞에 띠지 마. 아니, 내 앞 뿐만 아니라 윤설이 앞에도 나타나지 마!"


 민은 아무 말이 없었다.


"가자. 점심 시간 얼마 안 남은 거 같은데..."

"자, 잠깐만..."


 건은 갑자기 윤설의 손을 잡았다. 윤설은 건에게 이끌려 민에게 인사도 제대로 못하고 갔다.


"윤설아..."

"민아..."


 한편, 초롱은 오피스텔에 도착하였다. 그리고는 자기 오빠가 사는 706호에 들어갔다.


"아빠..."


 초롱은 앉아 있는 아버지, 준일에게 말을 걸었다.


"초롱아..."

"아빠... 묻고 싶은 게 있어요..."

"그래, 무슨 일이니?"


 초롱은 준일 앞에 앉았다.


"아빠, 그게 사실이에요?"

"무슨 말이니?"

"민이 오빠가... 아빠 아들인게 사실이에요?"


 초롱의 말에 준일은 할 말을 잃었다.


"대답해 주세요. 정말로... 민이 오빠가 아빠 아들이면... 제 오빠가 되는 건가요?"


 준일은 말이 없었다. 어떤 반박이라도 했으면 좋으련만, 아무 말도 없는 아버지에게 초롱은 충격을 받았다.


"마, 말도 안돼요! 어떻게 아빠가..."

"미안하다... 초롱아..."

"그, 그걸... 엄마는 전혀 모르고 계셨을 거 아니에요... 불쌍한 우리 엄마... 어떻게 엄마와 저희들을 이렇게 배신을 할 수가 있어요?"


 초롱은 너무 분해서 눈물이 나올 지경이었다.


"미안하다. 미안해..."

"저... 그 동안 아빠를 얼마나 존경했고 자랑스러워 했는데... 정말로 실망이에요!!"


 초롱은 밖으로 뛰쳐나갔다.


"초롱아!!"


 초롱은 윗층으로 올라가 자기 방으로 들어갔다. 그리고는 울기 시작했다.


"흐흑... 엄마... 나 어떻게 해야 돼? 이러다가... 나... 점점 아빠를 용서할 수 없을 것 같아... 엄마도 그래? 엄마도... 아빠가... 죽도록 미워? 정말... 그런거야?"


 초롱은 어머니의 사진을 바라보았다. 어머니는 아무 말 없이 미소만 짓고 있었다.


"불쌍한 우리 엄마..."


 한편, 건은 윤설을 데리고 분식집으로 갔다.


"오늘은 내가 사줄게. 먹고 싶은 거 아무거나 골라."

"저기 건아."

"이제 민이 녀석 이야기는 꺼내지 마."

"너... 괜찮은 거야?"


 윤설이 건에게 물었다.


"괜찮을... 리가 없잖아. 너 같으면... 아, 전에까지만 해도 나와 비슷한 상황이었겠네."

"그래, 하지만 덕분에 우리 아빠가 억울하게 미움받을 일은 없어졌으니 그거 하나는 다행이라고 생각해."

"저기 윤설아..."


 갑자기 건이 진지하게 말을 걸었다.


"응? 왜 그래?"

"나... 내년 1월에 군대 가."

"그, 그렇구나..."


 그러자 건이 윤설의 손을 붙잡고 말했다.


"나... 기다릴 수 있겠니?"

"응? 그게 무슨..."

"2년 정도 헤어져 있을 텐데... 기다려 줄 수 있겠냐고."

"에이~. 4년 동안 못 본 적도 있는데 고작 2년이야? 친구 좋은 게 어디 있겠어? 그래, 뭐, 아직 멀었겠지만 잘 갔다 와."


 그러자 건은 윤설에게 진지하게 말을 하였다.


"나, 이거 친구로서 하는 말 아니야."

"응? 그게 무슨 소리야?"


 같은 시각, 민은 크리미와 함께 행사하는 장소로 가고 있었다. 차 안에서 운전을 하고 있는데 건의 생각이 났다.


'"너... 정말 우리 아빠가 네 친아버지냐고?"

"두번 다시 내 눈 앞에 띠지 마. 아니, 내 앞 뿐만 아니라 윤설이 앞에도 나타나지 마!"


 건이 녀석, 충격이 꽤 컸을 텐데...'


 그런데 그 때였다. 민의 시야가 또 흐릿해지기 시작하였다.


"선배, 조심하세요!"

"아..."


 잠시 후, 크리미가 탄 차는 갓길에 잠시 섰다. 그러더니 연화는 민과 자리를 바꾸었다.


"아무래도 피곤한 거 같아요. 제가 운전할 테니까, 선배는 쉬세요."

"괜찮아."

"운전하다가 까딱하다간 사고나기 쉽다고요."

"비켜봐요. 제가 운전할게요."


 그러자 세진이 나섰다.


"세진씨, 세진씨는 공연해야 하잖아요. 괜찮겠어요?"

"괜찮으니까, 언니는 스케줄 끝나면 일단 병원부터 예약해 두세요."

"아... 네..."


 연화는 세진과 자리를 바꾸었다.


'민아, 대체 무슨 일이야? 갑자기 왜 이러는 거야?'


 같은 시각, 건의 말에 윤설은 할 말을 잃었다.


"...몰랐겠지만, 나 5년 전부터 네가 민이 녀석과 알고 지내는 게 싫었어. 단순히 그 녀석이 재수가 없어서 싫어하는 거라 생각했는데, 생각해 보니 그게 아니었더라."

"그럼..."

"언제부터였을까? 일단 처음 봤을 때부터는 아니었어. 하지만, 이제 널 그냥 친구로 보고 싶진 않아."


=================================================================================


으아악!!!

이젠 건이마저 날 배신하는 군요...;;

(아직 이성교제 한번도 못 해본 클레어를 두고...)


에, 그냥 심심해서 Dog드립 쳤습니다..;;

이 소설은 겨울연가 패러디라는 거 잊으시진 않으셨지요?

실제로 겨울연가에서 배용준이 맡았던 역할이 후반에 눈이 안 좋아져요. 교통사고 후유증 때문이죠.

(근데 10년 전의 사고 후유증이 어째서 10년이 지나서야...)

뭐, 그럴 수도 있다고 치고...

하여간 이제 후반부에 들어갔습니다.

과연 건이 아버지를 용서할 수 있을까요?


그럼 전 이만...

Who's 클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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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영어로 땡큐~ 중국어 셰셰~

일본어로 아리가또라고 하지요~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불어로 메르시~ 독일어 당케~

이태리어 그라지에라고 하지요~.

꺾기도는 감사합니다람쥐~! 라고 하지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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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윤주[尹主] 2013.01.23 08:28
    최근 올리신 몇 화가 전부 그랬던가요? 어쩐지 불행은 연달아 온단 말이 자꾸 생각이 나네요;
    건이나 초롱이가 아버지를 용서할 수 있길 바랄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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