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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으윽... "


가슴팍에 스며드는 따가운 고통에 신음을 흘리며 쓰러져 있던 몸을 일으켰다. 서연에게 칼을 맞고.. 그 다음 순간부터 곧바로 마녀같은것이 습격해서 잠시 의식을 잃고 쓰러졌다가 깨어나게 되었다. 그리고 주변에 주의를 기울였다. 어딘지는 알수 없지만 주변의 환경은 조용했고 깨끗하게 정돈된 분위기였지만 그런 분위기로 봐서 이곳은 아무래도 인간이 죽은 뒤에 온다는 사후세계, 혹은 저승일것이라는 느낌이 들었지만, 그것은 잠깐의 착각일 뿐이라는것을 금방 깨달았다. 벽에 걸려있는 시계와 옆의 탁상에 놓여진 가습기와 병원을 소개하는 로고가 그려진 이불을 보고나서 그것은 착각이었다는 것을 파악한것이다.


 
" 현준아... "

 

 
하지만 언제부터인가 유린이 내가 쓰러져 있던 자리에 함께 있었다. 갑작스러운 서연의 불가해(不可解)한 행동과 의식을 잃어가는 와중에 펼쳐진 마녀의 습격이 있었지만 다행히 유린이 늦지 않는 타이밍에 나타난 덕분에 마녀를 퇴치할수 있었던 모양이다.
 

 
 
" 여기가.. 어디야..? "

 
 
 
나는 이곳이 어떤곳인지는 깨어날때부터 사후세계 일 것이라는 찰나의 착각에서 깨어난 뒤부터 파악하고 있었지만 여전히 순진하게 걱정어린 시선으로 바라보다 깨어난 모습을 보고 나서야 약간 안심하는 유린의 모습에 약간 농담을 하고싶다는 기분이 들었다.

 
 
 
" 안심해, 여긴 병원이야. 의사들이 지혈제를 썼고 응급처치를 했으니 이제는 괜찮을거야. "

 
 
 
" 그나저나.. 아랫쪽에 어쩐지 영.. 감각이 없는것 같은 느낌이 드는데.. 기분탓인가? "

 
 
 
" 서.. 설마... "


 
유린은 나의 터무니없는 농담을 진지하게 믿는건지 이내 심각하게 정색하는 표정을 지었다. 그 표정을 지켜보는것이 웬지 모르게 재밌어서 나름대로 유린을 골려주기 위해 이왕 시작한 터무니없이 우스운 농담을 계속하기로 했다.


 
" 이봐, 의사들이 날 진찰할때 뭔가 다른 말은 하지 않았어? 이를테면.. 영 좋지 않은곳을 다쳤다거나... "

 
 
" 응? 그러니까.. 우선 위험한곳은 아슬아슬하게 빗겨갔다고 했는데... "


 
" 웃기는 소리 하지마!! 지금 아랫쪽에 정말로 아무런 감각이 없어! 뭔가 중요한것을 잃었을지도 모른다고!! "

 
" 중요한 것이라니... 서... 설마... 안돼... 현준이.. 네가... 설마... "

 
 
유린은 나의 진지한 농담에 더욱 심각하게 정색하는 표정을 짓고 있었다. 유린은 점점 나의 농담을 실제 상황처럼 진지하게 받아들이고 있다. 이는 곧 내가 말하기 시작한 이 터무니없는 농담의 논점에 근접하고 있다는 점이었다. 

 
 
" 기분이 이상해... 아래쪽에 왠지 힘이 들어가지 않아.. 어쩌면... 내가 고자가 되었을지도 몰라.... "

 
 

 
" 아.. 안돼...! 크흐흐흐흑... "

 
 
 
나의 진지한 연기에 너무 몰입한 탓이었을까.. 유린은 갑자기 슬프고 서럽게 울기 시작했다.

 

 
" 내 첫 경험은.. 나중에 커서.. 성인식 치르면.. 그때부터.. 현준이랑 하기로 했는데... 이건 말도 안돼.. 현준이 네가... 고자가 된거야..? "

 

 
" 아.. 아직 확실히 고자가 됬는지 아닌지는 모르지만.. 어쩐지 그런 느낌이... "
 
 
 
 
 
" 흐아아아아앙~!! "

 
 
 
 
" 난 고자를 남자친구로 둔적이 없단 말이야~! 그런데 내 남친이.. 고자라니!!! 이건 말도 안돼!!! 말도 안된다고!! 흐아아아아앙~!!!! "

 
 
 

 
유린은 이미 나의 고자 연기에 100%.. 아니 120% 이상으로 몰입하고 있었을지도 모른다.. 어떻게든 얼버무리려 했지만 유린은 이미 내가 고자가 되었다는 농담을 심각한 현실처럼 받아들이고 있었다. 거기에 설상가상으로 병문안을 오려했던 서연까지 고자가 되어버린 나에 대한 절망과 오열의 목소리를 듣고 충격에 빠진듯 넋이 나간 모습으로 다급히 방문을 열고 나의 병실로 들어섰다.

 
 

 
" 뭐? 현준이가.. 고자라고?! 그게 무슨 소리야!! "

 
 
 
" 이.. 이봐! 그.. 그건 그냥 농담으로 해본 말이야.. 내가 당한곳은 등이랑 가슴쪽인데.. 하반신쪽에는 부상당한곳이 없다고.. "

 

 
" 개소리 집어쳐! "


 
유린은 급기야 불같이 소리치며 흥분하고 있었다. 평소 착하고 온순한 사람이 화를 내면 보통 사람보다 무섭다는 말은 역시나 사실이었다. 

 

 
" 안되겟어. 지금 당장 의사하고 간호사를 불러오겟어. 현준이 넌 여기 꼼짝말고 있어! "

 
 
" 아.. 네... "

 
 

 
유린의 살벌한 정색에.. 더 이상 사태를 수습할 여지가 없음을 깨달은 나는 결국 고개를 숙이고 풀죽은 목소리로 대답했다. 마냥 순진하고 착한 유린인줄 알았는데.. 이 정도의 살벌한 이면이 있을줄이야.. 여튼 유린의 의지대로 의사와 간호사들이 다급히 달려왔고 결국 다시 진단을 받고 나서야, 하반신과 성기능에는 아무런 이상이 없음이 드러나자 그제서야 유린은 안심하고 진정된듯 보였다.


 
이렇게 해서 가슴과 배에 흉터가 있긴 하지만 그리 위험한 상처는 아니라는 의사의 진단을 받고나서야 모두가 안심하며 끝나는 해프닝으로 마무리 되는듯 했지만.. 세상에 쉬운 일은 없다고 하더니..  그렇게 얼렁뚱땅 넘어가는 해프닝으로 마무리되지는 않았다.

 
 
 
" 야.. 강현준.. "


 
 
" 아.. 에? "

 

 
유린은 다시 한번 살벌하게 정색하는 모습으로 나를 노려보며 말했다.


 
 
 
" 너, 왜 나한테 거짓말을 한거야? "

 
 

 
" 아.. 그건 그냥... 농담삼아.. "

 
 

 
" 농담이라도 할말이 있고 못할말이 있잖아! "

 

 
 
" 가뜩이나 현준이 니가 지금 마녀한테 당해서 여기까지 온 상황에 내가 얼마나 걱정을 하고 있었는데.. 얼마나 겁이 나고.. 무서웠는데... "

 
 

 
" 무섭다니..? "
 

 

 
걱정을 하고 있었다는것은 나에 대한 애정이 있는 유린으로써는 충분히 할수 있었던 얘기였지만, 두려웠다는것은 조금 의외의 이야기였다.

 

 
 
" 널 잃게 될까봐.. "

 

 
" 그런 걱정은 할 필요 없어.. 겨우 이 정도 다친걸 갖고.. "

 
 

 
나는 이번에도 유린의 걱정을 덜어주기 위해 애써 태연하게 아무렇지도 않은척을 했다. 조금 상처가 쓰라리긴 했지만.. 참지 못할 고통도 아니었다. 여전히 나의 농담을 실제처럼 진지하게 받아들여버린 충격이 가시지 않은 유린을 서연이 어깨를 토닥이며 위로했다.
 
 
 

" 그래 유린아, 현준이도 이제 다른 이상은 없다고 하니까 괜찮을거야. 근데 퇴원은 언제 하지? "

 

 
" 아, 그렇지.. 일단은 심각한 부상은 아니니까 오늘은 퇴원해서 집에서 쉬고있으면 된다고 했어. 몸에 무리가 가는 과격한 운동이나 무거운 물건을 억지로 들면 안돼. 근데.. 서연아. "

 
 
 
" 어? 왜? "

 
 

" 너 처음 만났을때 좀 이상했어.. 목에는 무슨 나비 문신같은걸 그리고 있었고.. 억울하게 죽은 친구들을 만나러 간다고... "
 
 
 
 
" 아..? 내가 그랬던가..? 잘 기억이 안나는데.. "
 
 
 
 
" 기억이 안나는게 당연해. 일부러 그린게 아닌 목에 나비 문신이 그려졌다는건.. 마녀에게 홀렸다는 증거거든. 물론 그 외의 마녀에 따라서 문양이 다르지만.. "
 
 
 
 
유린은 진지한 태도로 현준이 당했던 상황에 대해 설명했다. 어찌 보면 지어낸 이야기라고 할수도 있겟지만 유린은 나와 같이 이런 주제로 터무니 없는 농담을 할 성격은 아니었다. 서연이 마녀에 홀려서 현준에게 위해를 가했다는 유린의 해설에 서연은 왠지 모를 섬뜩한 기분을 느꼈다.
 
 
 
 
" 그렇지만 괜찮아. 서연이 네가 현준이에게 칼을 휘두른건 맞지만 그건 마녀의 소행이지 서연이의 의지가 아니야. "
 
 
 
 
" 그.. 그렇지만 결과적으로는.. 나 때문에 현준이가 다친거잖아... "
 
 
 
 
 
" 괜찮아. 마녀에게 당한건 이제 그만 잊어버려. 어차피 너를 홀린 마녀는 내가 퇴치했고 현준이도 무리 없이 몸상태를 회복할수 있을거야. 그냥 나쁜 꿈을 꿨다고 생각해. "
 
 
 
 
 
진지해지다가도.. 겁에 질린 친구 서연을 위해 활달하게 웃는 모습으로 표정을 바꾸는 유린.. 어찌보면 마녀 보다 더 무서운 마법소녀가 있다면 그녀는 반드시 유린일것이다.
 
 

 
 
그렇게 간단한 퇴원수속을 마치고 유린들과 함께 병원 바깥으로 나섰다. 여전히 팔과 윗몸을 움직일때의 쓰라린 고통이 있었던탓에 옷을 갈아입는것도 조금 힘들었지만.. 어떻게든 옷을 갈아입고 퇴원할수 있었다. 하지만 병원에서 막 나선 순간에, 병원의 기둥벽에 꽂혀진 기분나쁜 뭔가가 벽을 갈라내는 금을 일으키고 있었다. 그리고 그것을 주시하는 유린의 시선은 심상치 않았다.

 

 
" 그리프시드... 이건 마녀의 알이야.. "

 
 
 
 
" 마녀? 어디에 마녀가 있다는거지..? 저기에? "
 
 
 
 
 
어딘가에 있을 마녀를 진지하게 언급하는 유린의 모습에 서연은 놀란 표정으로 주변 이곳저곳을 둘러보고 있었다. 그러다 유린의 시선이 병원 입구 기둥에 꽂힌 기분나쁜 기괴한 물체를 주시하는것을 보며 서연 역시 유린 처럼 뭔가 심상치 않은 일이 벌어질 것임을 인지했다.
 

 
" 그래 맞아, 저곳에서 마녀가 다시 탄생할 준비를 하고 있어. 저것이 마녀를 낳으면.. 이곳 병원에서도 우리 반 교실과 같은 일이 벌어지겟지.. "
 


 
" 그럼.. 빨리 그 마녀를 퇴치해야 하지 않을까? "

 
 
 
" 물론이야. 빨리 서둘러야 돼. "
 

 

 
그렇게 마녀를 퇴치할 각오를 다진 유린은 주머니 품속에 숨겨두고 있던 세공된 푸른 보석을 꺼내들더니 기분 나쁜 금을 가르고 있는 기둥 외벽을 향해 접촉시켰고 급기야 눈부신 섬광같은 빛이 일어나더니 마치 게임이나 판타지에서나 볼듯한 눈부신 워프 포탈이 생겨나 있었다. 그리고 그 포탈속을 향해 유린이 먼저 첫걸음을 내딛었다.


 
" 기다려! 나도 가겟어! "
 

 
 
" 안돼. "


 
마녀가 있는 포탈속으로 들어서려는 유린의 뒷모습을 보면서 현준도 함께 들어가려 했지만 유린은 단호한 목소리로 나의 걸음을 막아섰다. 하지만 현준은 유린과의 전화통화중에 있었던 약속을 상기시키며 자신의 확고한 의지를 내보였다.

 

 
" 남자친구로써.. 널 지켜주겟다고 약속했잖아. "


 
 
 
" 그 마음은 고맙지만 넌 지금 정상적인 몸상태가 아니야. 그런 몸으로 마녀와 맞서려고 들어갔다가 제대로 힘써보지도 못하고 마녀의 사역마에게 당할수도 있어. "
 

 

 
" 이 정도 부상 따윈 아무것도 아니야! 날 막지마! "
 

 

 
" 기.. 기다려! 나도 같이가! "


 
유린과의 약속을 상기시켰음에도 유린의 냉정한 태도가 계속되자 현준은 사실상 우격다짐이나 다름없이 무작정 마녀의 결계속으로 들어가 버렸다. 그 모습에 마녀의 결계속으로 들어갈지 말지 망설이던 서연 역시 어쩔수 없이 분위기에 편승하여 마음의 준비조차 하지 못한채 현준과 유린을 따라 무작정 결계속으로 들어가버리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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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profile
    윤주[尹主] 2013.01.16 16:02
    일종의 팬픽인 셈인가요? 어디서 본 듯도 하다 생각이 들었는데, 들어본 단어가 나와서요.
  • profile
    Chelsea 2013.01.16 21:22
    네. 마법소녀 마도카 ☆ 마기카의 팬픽입니다. 소설의 핵심적 설정을 거기에서 따왔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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