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02.19 12:22

제로드 -02- 괴이한 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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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내는 언덕을 올랐다. 
그리 높지않은 절벽위로 가는 길이다. 
절벽의 반대편은 완만한 경사라 촌락에서 절벽 위까지 오르는데 절벽을 타지 않고 그 뒷 길로도 충분히 걸어 올라갈 수 있는 높이다.
사내가 오르는 언덕이 바로 그 절벽 위로 오르는 경사진 언덕 이였다.
언덕 위에는 집 한 체가 자리 잡고 있었는데 이 촌락에서 가장 최근에 지어진 집이다.
그 집에 거주인 과 마찬가지로.
사내는 시선을 그 집이 아닌 좀더 위를 향했다. 그 곳에는 굉장히 자극적인 백색 빛이 뿜어져 나와 슬쩍 보는 것 만으로도 눈물을 머금게 만들었다.
사내는 눈을 굳이 혹사 시키지 않았다.
그 백색 빛의 아래에 있을 그녀는 사내가 선 위치에서 보이지 않는다.
사내는 좀 더 언덕을 올랐다.
더이상 나무가 자라나지 않는 지점까지 오르자 사내가 찾는 그녀를 볼 수 있었다.
하늘에 떠있는 구체에서 뿜어져 나오는 백색의 빛깔과 굉장히 대비되는 흑발의 여성이다.
나무 그림자에서 벗어나 고등색 계열의 머리카락과 같이 온 몸이 빛에 노출되어 있음에도 흑발의 그녀는 그 사내의 존재를 의식하지 못하는지 그저 절벽 아래에 있는 촌락을 보고 있었다.
물론 사내가 보는 방향으로는 그녀의 뒷모습 뿐이라 정말로 보고 있는지 어떤지는 알 수 없지만 말이다.
사내는 의식적으로 발소리 내자 그때 서야 그녀가 반응했다.
"어? '페이'?"
그녀는 의식적으로 뒤돌아 보았다. 그녀가 알기론 이렇게 다가와서 인위적으로 기척을 들어내는 이는 그 사내 밖에 없었다.
그녀의 얼굴에는 안경이 씌워져 있었는데 앞을 잘 보기 위한 안경이 맞는지 의심되는 형태였다. 
그리고 안경은 투명했음에도 사내로선 그 투명한 안경 너머에 그녀의 눈을 볼 수 없었다.
그녀의 눈 안에는 있어야 할 눈의 형태가 전혀 들어나 있지 않았다.
녹색깔의 홍채가 온 눈을 뒤덥고 있었으며, 그 가운데에 자리잡아야 할 동공은 보이지 않고, 이상한 조각 조각 의 수 많은 검은 다각형, 때론 원형의 형채들이 일정한 규칙을 보이며 녹색깔의 홍채 여기저기에서 나타났다 사라지고 움직이기를 수없이 반복하고 있었다.
눈 전체가 일정 문양을 나타내듯이 움직였지만 그 형태는 일정 하지 않았고 수없이 유동을 보였다.
안경은 녹색 눈에 들어나는 그 검은 반점들을 수시로 읽어 들이는 것처럼 잇따라 갖가지 색으로 깜박거리며 동일한 문양을 안경에 새기고 있었다.
사내는 저런 괴이한 눈을 그녀가 처음 이곳에 왔을 때 이후로 본 적이 없었다.
그녀는 연거푸 눈을 깜박깜박 하더니 곧 눈을 감고는 안경을 올려 머리위로 넘겼다.
다시 눈을 떴을 때 사내는 비로서 그녀의 눈을 볼 수 있었다.
홍채가 녹색인 것 외에는 특정 없는 보통 눈. 아까의 그 괴기스러운 눈과 달리 그녀에게 잘 어울리는 눈이다.
"프리실. 곧 있으면 동이 트니 이제 그만해도 된다."
사내의 딱딱한 말에 그녀는 실소를 머금었다.
"뭐니? '페이'야 말로 죽을 것 처럼 기절 할 때는 언제고."
그녀가 페이라 부른 사내. 고동색 머리의 페이가 자신의 왼쪽 허리춤을 바라 보았다.
그곳에는 있어야 할 뭔가는 없고 대신 굵직하고 단단한 나무 작대기만이 볼품없이 자리 잡고 있었다.
"당분간 날붙이를 잡지 않으면 되. 그 외엔 문제 없다."
"흐음.."
그녀로선 페이의 말에 진위 여부를 판단 할 수 없었다. 페이가 그녀의 눈에 대해 모르는 것처럼. 그녀 또한 페이에 대해 알지 못한다.
"루시아 언니는?"
그녀가 걱정스레 묻자 페이는 무덤덤하게 말했다.
"내가 깨어나는 것을 확인 하고는 잠들었어. 누난 괜찮다."
페이의 괜찮다는 말에 그녀를 안타깝게 만들었다. 누나를 말할 때 조차 감정없는 페이의 말투 때문이 아니다.
그녀의 기준으로 루시아는 결코 괜찮지 않았다.
짐승에 의해 난도질 당한 루시아의 오른팔은 치료하기 굉장히 힘든 상태 였다. 팔의 근육과 혈관이 이빨에 난도질당해 그녀의 능력으론 어떻게 할 재간이 없었던 것이다.
하지만 그녀는 시도해볼 생각 이었다. 루시아의 팔을 고치기 위해 머리가 터지는 한이 있더라도 시도할 요량이  있었 건만, 눈치 좋은 루시아가 일찌감치 가망이 없음을 깨닿고는 그녀가 어떻게 시도 하기도 전에 자신의 오른팔 팔뚝 아래부분을 전혀 거리낌 없이 잘라내 버렸다.
덕분에 그녀가 루시아 에게 해줄 수 있는 건 절단 부위의 지혈과 통증을 줄여 주는 정도가 다다.
루시아는 물론 페이 또한 별 어려움 없이 불가 몇 초 사이에 그 일을 완벽하게 해낸 그녀에게 과분할 정도로 감사할 따름이지만, 그녀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았다.
그런 그녀의 고심을 아는지 모르는지 페이는 감정없는 말투로 그녀를 불렀다.
"프리실. 이제 쉬어라."
프리실이라 불린 그녀. 검은 흑발 머리에는 안경을 쓰고 두 팔에는 페이가 알지 못하는 장치를 차고있는 프리실이 슬쩍 미소지었다.
"난 걱정 하지 않아도 되."
프리실은 안경을 바로 쓰며 하늘에 떠있는 다섯 구체를 바라 보았다.
네개의 구체는 한개의 구체가 내뿜는 빛에 가려져 보이지 않는다.
"페이나 아버지처럼, 저건 내 역량에 아무련 영향을 주지 않거든."
단지 저걸 다시 움직이기 위해선 수시로 분석을 해야하기 때문에 머리가 조금 힘들 뿐이다.
"그냥 잠을 조금 못 잔 탓에 피곤함 외엔 없어."
페이는 묵묵히 그렇게 말하는 프리실을 바라보았다.
그 말을 믿는지 어떤지는 알 수 없다.
"다른 사람들은 어때?"
프리실이 안경 너머로 물었다.
눈이 또다시 괴기하게 변하지는 않았지만 안경은 여전히 갖가지 색으로 부분 부분 문양을 이루며 수없이 변화하며 깜빡 거렸다.
"누나 외엔 중상인 자는 없다. 현재 리치님만 혼수 상태야."
"다행이네. 아버지 외엔 모두 괜찮다는 거잖아?"
프리실이 쾌활하게 말했으나 페이가 다음 말을 이었을 때 더 이상 그러지 못했다.
"레이첼이 보이지 않는다."
"뭐?"
프리실의 표정이 순식간에 굳어 버렸다.
[쿠르르르릉]
순간 저편에서 뭔가 무너지는 소리가 들려 왔다.
"방금 들었어?"
"뭔가 무너진 소리 같다."
프리실의 눈이 순식간에 괴이한 예의 그 녹색 홍채로 뒤덥혀 버렸다.
"절벽 한쪽이 무너졌나 봐. 뭔가 강한 충격이 가해져서 인위적으로 무너진 모양이야."
페이는 그런 프리실의 눈을 가만히 바라보았다.
"......"
[쿠르릉]
또다시 무너지는 소리가 드려왔다.
이번 건 아까보다 전보다 적게 들려 왔다. 
프리실이 안경을 들추어 내며 페이에게 물었다. 눈은 어느새 원 상태로 되돌아와 있었다.
"어때? 어딘지 알겠어?"
페이는 생각에 잠겼다.
방금 전 들린 소리와 처음 들었던 소리 방향. 그리고 인근 절벽의 위치를 생각 했을 때.
"서남 쪽 십칠리에서 이십리 정도는 되는거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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