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07.31 07:19

[단편] 너무나도 밝은 밤

조회 수 265 추천 수 0 댓글 2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영원히 재탕되는 너무나도 밝은 밤

-------

남자는 멍하니 창 밖을 보고 있었다. 시간은 자정이 조금 지났지만 도심 근처에 있는 남자의 집 위 하늘은 전혀 그렇게 보이지 않았다. 네온사인, 지상의 별은 그 지나치게 밝은 빛으로 하늘의 별들을 삼켜버렸다. 남자는 거의 자줏빛으로 보이는 하늘을 멍하니 올려다보며 쓸쓸히 말했다.

"요즘은 하늘나라도 염색이 유행인가."

칙칙한 분위기를 바꿔보려 던진 재담이었지만 역시 하나도 재미있지 않았다. 이야기를 들어줄 사람이 없기 때문일까?

"어이구..."

의미 모를 신음을 내뱉으며 남자는 몸을 움직였다. 터벅터벅 걸어가 방의 불을 끈 그는 그곳에 멈춰 서서 어둠애 잠긴 그의 집을 보았다. 방금 불을 끈 탓에 어둠에 익숙해지지 않은 눈에 들어오는 것은 아무것도 없었다.

"그래, 이게 밤이지."

방바닥 아무데나 덜렁 드러누운 남자는 베개와 이불을 잡으려 아무렇게나 손을 뻗었다. 휙휙 내뻗은 손이 책상다리에라도 부딪혔는지 투웅 소리와 함께 손등에 아픔이 찾아왔다.

"아야! 아오... 뭐야?"

남자는 신경질적으로 일어서 불을 켜고 이불과 베개를 집어 누울 자리에 대충 던졌다. 그리고 다시 불을 끈 후 그곳으로 털썩 몸을 뉘였다. 남자의 눈에 창 밖 하늘이 들어왔다. 밝다. 이렇게나 밤인데 안보다 밖이 더 밝다니 어째서일까? 도시의 밝은 밤에서는 생기가 느껴졌다. 마치 생생하게 살아있는 듯한 느낌, 저 도시의 네온사인은 삶의 무대를 밝히기 위한 조명과도 같았다.
그리고 이곳은 조명이 닿지 않는 곳이다. 활기도 없고, 빛도 없고, 의미도 없다. 공간이 죽어 있는 것만 같다.
그래서 외로운 걸까, 아니면 외로워서 그런 걸까. 남자는 의문을 던져 보았다. 하지만 답이 뭐든 변하는 건 없기에 남자는 답을 내리는 것을 포기했다.
한참을 가만히 누워 있던 남자는 살며시 일어나 커튼을 쳤다.
밤이 너무 밝아 잠들 수가 없는 탓이었다.

?
  • ?
    영까 2014.08.04 04:02
    애플님 글을 읽고 반 지하에서 사는 친구가 그러는데… 생기고 뭐고 시끄러워서 잠을 잘수가 없데요… 눈치도 없어…
  • ?
    APED 2014.08.04 10:14
    ㅋㅋㅋ...

List of Articles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추천 수
4220 맵배치 [PM] 자연 속에서의 하룻밤 2 AltusZeon 2014.08.28 475 2
4219 맵배치 [XP]만찬 2 아마란스 2014.08.23 298 1
4218 맵배치 [VA] 저택 맵배치 (Kill Bear 맵 모음) 2 AltusZeon 2014.08.19 597 2
4217 단편, 과제 1 APED 2014.08.15 268 0
4216 맵배치 마을 3 Sylv 2014.08.11 232 0
4215 맵배치 예전에 했던 해저 맵배치 4 아마란스 2014.08.10 440 2
4214 맵배치 제가 맨 처음 툴을 잡았을때 연습했던 맵! 1 벽장속달력 2014.08.07 648 1
4213 맵배치 동굴 만들어봤습니다. 1 Sylv 2014.08.05 237 0
4212 전에 심심풀이로 썼던 짧은 이야기 APED 2014.08.04 293 0
4211 이슬,힘,방울 3 뉴프레스 2014.08.01 362 2
4210 하루 5 부초 2014.07.31 375 2
» [단편] 너무나도 밝은 밤 2 APED 2014.07.31 265 0
4208 노래방 바이브 - 다시 와주라 1 file CS 2014.07.21 654 0
4207 노래방 브라운아이드소울 - 똑같다면 1 file CS 2014.07.21 638 0
4206 노래방 임창정 - 흔한노래 file CS 2014.07.13 619 0
4205 맵배치 [30*18] 골렘의 사원 구석지 4  운 2014.07.02 930 0
4204 맵배치 저택 외관 2 호머심슨 2014.06.30 282 0
4203 맵배치 이것이 RMXP로 만들어졌다 1 심심치 2014.05.21 509 0
4202 맵배치 숲의 마을 2 천둥번들 2014.05.17 315 0
4201 맵배치 숲의 마을(밤) 5 천둥번들 2014.05.04 281 0
Board Pagination Prev 1 ... 5 6 7 8 9 10 11 12 13 14 ... 220 Next
/ 220






[개인정보취급방침] | [이용약관] | [제휴문의] | [후원창구] | [인디사이드연혁]

Copyright © 1999 - 2016 INdiSide.com/(주)씨엘쓰리디 All Rights Reserved.
인디사이드 운영자 : 천무(이지선) | kernys(김원배) | 사신지(김병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