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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담은 다 했냐? 문하나 넘어오는게 왜이렇게 오래 걸려?"

"......"

다 듣고 있었던 건가. 프리실은 이상한 소문을 제공한 당사자에게 따지려 했으나 말티아와 이야기 한뒤로는 그럴마음이 사라 졌다. 이젠 아무래도 좋은건지 자포자기인지 잘모르겠다. 

"무슨일이에요?"

촌장님의 지명이라니, 앵간해서는 회장에서 모두 있을때 이야기 하는 사람인데.

"역시. 남녀 한방쓰게 하는건 무리지? 내가 프리실과 함께 지넬게!"

그말에 프리실이 움찔 한다. 정말로? 그것때문에? 하지만 다행이도 촌장님의 한마디에 기우라는 것이 밝혀졌다.

"무슨소리냐? 넌 여기서 한발자국도 못나가. 명령이야."

"내가 왜 당신 명령을 받아야 하는데?"

"시끄러워 너때문에 이야기 진행이 안되잖아. 임자! 어디 있수 얼른 와서 이것좀 치워주...."

"으아악! 왜이래~ 우리사이에~"

말티아는 요염하게 비비꼬며 자신의 가슴을 강조하듯 들어내며 콧소리를 내었다.

"마귀할멈 따위는 잊어버리라고. 내가 있잖아 응? 우리끼리 좋은거 하자."

"그럼 얌전하게 방에 틀어박혀 네 배나 잘 관리해라. 그래야 딴맘 품든가 말든가 할게 아니냐."

촌장님은 말은 그렇게 해도 말티아의 강조된 가슴에서 눈을 때지 않았다.

"쳇."

말티아가 촌장의 방에서 나왔다. 드이더 평화가 찾아 왔다. 그것도 잠시, 곧 눈앞에 사라진 그녀가 걱정되기 시작했다. 안돼 신경쓰면 끝이 없어.

"...무슨일이에요?"

촌장이 인상을 쓰며 말했다.

"트레이와 진일이 안보여서. 알고 있는가?"

"아뇨. 집짓기 위해 나무 찾으러 간거 아니에요? 시키셨잖아요."

물론 진일에게 시킨거긴 하지만. 둘이 같이 움직일 가능성은 있다.

"그럼 왜 나혼자 도끼들고 설쳤겠나?"

"... 그럼 어디갔어요? 건조장에서도 못봤는데."

"뻔하지 뭐. 라엘에게 좋은 정보 듣지 않았더냐."

프리실은 잠깐 생각에 잠겼다.

"아.. 그 큰 닭?"

"뭐 그렇겠지. 내말을 무시하고."

"라엘은요? 겐 아직 움직이면 안되는데!!"

프리실의 동요가 무색해지게 촌장이 한마디 했다.

"잔다."

"네?"

"겐 지 방에서 잔다고."

"아.. 정말요?"

"네가 쉬라 했잖아. 상태 안좋다고. 그래서 재웠지."

프리실은 직감했다. 라엘은 자고 있기 보단 그저 의식이 없을 거라고.

"... 그렇군요."

"아무튼 이상한거 잔뜩 챙긴거 같으니까 괜한 짓거리 하기전에 얼른 찾아오게나."

프리실은 자신의 귀를 의심했다.

"....제가요?"

"그럼 내가 널 왜불렀겠나."

"정말요?"

"왜이래? 얼른 같다오거라!"

"그.. 그치만 전..."

민망해서 차마 길을 모른다는 말을 입에 담을 수가 없었다. 프리실이 이곳에서 산지는 꽤 되었지만 아직도 길을 전혀 모른다는 말을.. 하지만 촌장도 그 사실을 모를리가 없었다.

"저기.. 왜 저에요? 다른사람은요?"

"누가 있는데?"

물론 이런 일에 가장 적임자는 트레이씨와 에릭, 그리고 진일 정도일 것이다. 물론 촌장님도 포함되지만.. 

"다이브?"

"그럼 찾아와."

프리실이 다이브를 찾을 수 있을리가 없었다.

"....정말 제가 가도 괜찮아요?"

물론 안괜찮은건 프리실쪽이지만, 그런 프리실이 사라진다면 오히려 골머리 썩히는 것은 오히려 촌장님이 될것이다.

"어젠 잘만 돌아 다니더니 왜그러느냐?"

"그, 그건 스이우드가 있어서 그런거라고요."

"그럼 같이가."

"....네"

명쾌한 대답. 뭔가 허무해지는 프리실이였다.

"저, 촌장님. 정말 이대로 괜찮으세요?"

"왜 또?"

"사라진 에릭이요."

"네가 살아 있다하니 않았느냐?"

"하지만, 걱정되지 않으세요?"

촌장은 프리실을 물끄러미 보았다.

"너야 말로 뭘 걱정하느냐. 에릭에게 볼일이라도 있었던 거냐."

"아니에요! 저는단지..."

프리실은 말을 얼버무렸다. 역시 지나치게 의식하는 것인가. 

"아닙니다. 이만 가볼게요."

"...."

프리실은 문을 나서려는데 촌장님이 불렀다.

"프리실."

"예?"

촌장님은 책상을 뒤적거리며 무언가를 찾았다.

"잠깐 앉아라. 길게 시간뺏지는 않으마."

영물을 알 수 없는 프리실은 일단 의자에 앉았다. 갑자기 왜이러시지? 프리실은 그저 불안할 뿐이다. 촌장님이 길쭉한 곰방대를 들고 속을 채우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그건?"

"오래전에 로이가 내게 선물한 것이지. 동구의 물건이다."

프리실은 처음으로 촌장님의 무거운 분위기를 느낄 수 있었다. 하지만,

"아니, 그거 담배 아니에요? 부인께서 분명..."

촌장님이 눈빛을 날카롭게 빛냈다.

"네가 조용히 하면 되지 않느냐."

"네.."

프리실은 무거운 분위기에 짓눌렸다.

촌장님은 담배속을 체운 곰방대를 잠깐 노려보더니 그냥 책상에 두었다. 그리고 그뒤로 계속 곰방대에 시선을 두고는 아무말도 하지 않았다. 괜히 프리실을 찌릿 노려보고는 다시 곰방대에 시선을 두었다.

..... 역시 고민하고 있다. 네가 쓸대없는 소리만 하지 않았어도... 라고 촌장님이 말씀하시는거 같았다. 이네 결심했는지 촌장님은 다시 곰방대에 불을 붙여 결국 연기를 피웠다.

몆번 연기를 머금자 촌장님의 얼굴이 풀어지며 무언가 아련한 모습을 보였다. 그리고 입을 열었다.

"아주 오래 전. 이 땅에는 산신령님을 모시는 한 부족이 살고 있었다. 은혜를 입어 풍요를 누렸으나 결국 자만하여 파멸하고 이웃나라에 먹혀 버렸지. 그때 모신 산신령님이 바로 환구님이시다. 본래대로 라면 침략행위를 한 외세에 환구님이 현세 하셨을테지만 그러지 않았지. 오만에 치장된 그들은 환구님게 버림받은 것이다."

슬쩍 일어난 프리실은 조용히 창문을 열었다. 저 연기 싫다.

그런 프리실을 눈으로 쫓던 촌장님은 프리실이 자리에 다시 앉자 이야기를 계속했다.

"하지만, 침략을 해온 이웃나라 또한 오만 했지. 환구님이 자신들이 가진 힘을 두려워 하여 움직이지 않았다고 착각한 것이야. 그 결과 정복자들은 칠일동안 제앙을 맞이 했다. 정말 말그대로 땅이 뒤집어 지더군."

아련한 촌장님의 눈이 그리는 것이 공포인지 슬픔인지 프리실로서는 알수가 없었다. 분명한 것은 그 눈은 그때 일어 났다는 제앙을 보고 있었다. 오랜옛날이라 했지만 촌장님에게는 있었던 일이다.

"재앙이라는게 어떤건데요?"

촌장님은 연기를 뿜었다.

"칠일내내 지진이 일어 났다. 강한 지진이 세번, 그리고 여진이 네차례일어나 땅의 울임이 멈추는 날없이 말 그대로 칠일동안 계속 이어졌지. 그결과 수천만명의 목숨이 사라졌다. 그게 불과 오십년 전의 일."

프리실은 현실감이 느껴지지 않았다. 칠일내내 지진을 일으키는게 가능 할까? 그게 단지 환구라는 산신령에 의해서 일어 났다? 정말 그게 가능 하다면 말 그대로 신이 아닌가. 하지만 프리실은 그렇게 받아 들이기 힘들었다.

"하지만 그건..."

프리실은 말해야할지 고민했다. 이곳사람들의 삶의 방식에, 촌장님의 믿음에 말이다. 하지만 촌장님이 먼저 입을 열었다.

"프리실 네가 무슨 생각 하는 지 안다. 필연을 가장한 우연, 그렇게 생각 했겠지."

"....."

그렇다. 천재지변을 속임수로 이용, 마치 환구가 행한 것처럼 말이다. 어디까지나 우연. 프리실은 그렇게 생각 되었다. 도무지 환구님 이라 불리우는 자가 어떤존재 인지는 모르나 땅을 뒤업는 힘이라니.. 프리실은 납득하기 어려웠다. 그게 프리실의 사고 방식이다. 이곳에 살면서, 로이 양아버지와 함께하면서 상식 밖의 많은 것을 받아 들였지만 지금 촌장님의 천재의 규모는 전혀 다른 것이다.

"예부터 환구님은 존재 해 왔다. 인간세에 모습을 들어 내고 많은 사람이 그분을 섬기기도, 화를 받기도 했지. 지금이야 환구님이라 불리우지만 여러가지 이름으로 불리울때가 있었다. 어디까지가 풍문이고 진실인지는 알무도 알 수 없지. 그 때 역시 마찬가지 였다. 환구님은 경고 했지만 우리는 무시 했다. 그 결과, 정복자 왕국의 거의 모든 사람이 죽었고 극소수 만 살아 남았다. 그것이 결과다 프리실. 그날 일어났던 일은 정말 환구님이 내린 재앙인지, 천재지변을 예견했을 뿐인건지는 중요하지 않아. 그걸 시험해 보기 위해 또 다시 환구님의 화를 부르는 짓을 할자는 없을 테니 말이다."

말을 마친 촌장님은 곰방대의 연기를 흡인하는 부위인 물부리에 입을 대었다. 들숨으로 인해 대통에 들어 있는 담배재가 벌개지더니 들숨이 멈추자 작은 불씨로 돌아간다. 촌장님은 느긋하게 숨을 내쉬었다.

"무엇이 화를 불렀었나요?"

"환구님을 죽였다."

"죽엿.. 나요?"

"그래. 하지만 회장에서도 말했듯이 환구님은 육이 없다. 산신령이니까. 산에 깃든 신령님이다."

촌장님은 곰방대 를 돌려 물부리로 창문너머 하늘을 가리쳤다. 저멀리 하늘에 일렬로 늘어진 구름같은 설산을.

"저 산맥 자체가 환구님이야. 환구님을 해하려면 저산맥을 통채로 없에야 하지, 그런게 가능 키나 하겠느냐. 하지만, 그땐 그냥 분신일 뿐인 환구님을 죽이는게 다라고 생각했지. 그 결과과 바로 칠일간의 지진이다."

그러면서 물부리를 다시 입에 가져다 대었다. 마치, 전래동화 한편 이야기를 듣는 느낌이다. 그저 어린아이에게 저곳에는 무서운 것이 사니 함부로 가면 안되 하고 겁을 주는 거와 같이. 하지만, 촌장님의 아련한 눈은 분명 그 때 일을 분명히 그리고 있었다. 프리실은 이성으로는 도무지 이해 할 수 없는 것이지만, 마음은 이미 촌장님을 따라가고 있었다.

"왜 제게 이런이야기를 들려주시는 건가요?"

피어오르는 연기를 바라보던 촌장의 시선이 프리실 향해 힐긋 흘렸다.

"넌 정말이지, 환구님에 대해서 전혀 모르지 않느냐. 이곳에 흘러들어온 녀석들 중에 대개 환구님에게 용무가 있기 마련일텐데, 단지 환구님을 미신으로 치부하는건 네년밖에 없을 것이다."

이곳에 산지 이년이 넘었었지만 정작 프리실은 들뿌리가 어떤곳인지 알지 못했다. 그렇다고 촌장님은 힐난하는 기색은 없었다. 오히려 아무것도 모르는 프리실이 재미있다는 듯이 미소를 지어 보였다.

'프리실 넌 순진해.'

뜬금 없이 말티아가 했던 말이 떠오른다. 프리실은 왠지 부끄러웠다.

"나도 마찬가지였다. 그저 소문이 부풀려진, 어쩌다 마를 구사하게 된 거대한 짐승. 그분을 신으로 떠받드는 자들을 야만인으로 치부 했었단다. 그날이 있기 전까지 말이다."

"그날이라 하면.."

촌장님은 고개를 끄덕였다.

"퇴치 했을 터인 환구님이 내앞에 모습을 들어 내셨던 게다. 죽었던 환구님의 분신과는 다른 육이셨지. 그 아비규환 지옥속에서 나와 가족을 구하신 것은 다름 아닌 환구님이셨단다. 환구님의 손에 무수한 사람이 죽었지만 우리가족만은 환구님에게 유일하게 구원을 받았던 것이다."

촌장님은 길게 연기를 코로 내뿜었다.

"지진이 났던 첫째날, 땅이 들쳐지고 성이 무너졌던게 내 기억의 전부다. 그리고 정신이 들어 일어 났을때는 이미 칠일 이라는 시간이 지나 있더군. 아무것도 없는 들판이였다. 지진이 미치지 않은 곳. 내가 가장 먼저 눈을 뜬 모양이더군나. 근처엔 어머님과 임자, 그리고 아들이 의식을 잃고 쓰러져 있었다. 그리고, 환구님이 계셨지. 내게 '지켜보겠다.' 라며 한마디 말씀을 주시고는 그대로 사라 지셨단다."

권속. 환구님의 권속은 환구님에 의해 해를 입지 않는다. 촌장님은 회장에서 그렇게 말씀하셨었다. 하지만..

"어째서.. 촌장님의 가족만?"

촌장님은 창밖을 힐끔 했다. 뭔가를 찾듯이.

"그건, 어머님이 정복자들에게 멸망한, 환구님을 모시던 나라의 무녀이셨기 때문이지. 환구님의 진정한 권속이자 가호가 깃든 분이 바로 어머님이니까. 나는 단지 그분의 일원이였을 뿐이다."

프리실은 소름이 돋았다. 에이 설마.. 촌장님은 어느때 보다 진지 하다. 그리고 보니 할머니의 행실을 돌이켜 보자, 과연. 묘하게 납득 되는 부분이 아주 없지는 않았다. 정말 예측안되는 온갖 돌발성은 물론, 위험한 행실을 보여왔던 할머니지만 단 한번도 다치거나 정작 본인?만은 위험에 처한적은 없었다. 그런 할머니를 촌장님은 지나칠 정도로 아무렇지 않게 방치 한다 싶었더니.. 

"아..."

환구님의 권속. 가호를 받는다 라는게 어떤건지 프리실은 실감이 되는 순간이였다. 그리고 깨달았다. 촌장님이 에릭에 대한 믿음은 단순한 것이 아님을.

"이재 안심이 되느냐? 에릭또한 그런것이다. 라엘도 마찬가지, 하늘의 기운과 땅을 기운을 원없이 받아들이는 체질을 뭐라고 하는지 아느냐?"

프리실은 모를리가 없었다. 아버지에게 질리게 배웠으니 말이다.

"천음체, 지음체 말입니까?"

"그렇다. 라엘은 천음체다. 로이를 그렇게 잘 따르고 천부적인 재능을 타고난 이유이지. 내겐 당연히 그런게 없고, 임자는 물론 내 아들녀석도 환구님의 가호는 없었다. 하지만 무슨 변덕이신지는 몰라도 손주 두녀석만큼은 그런 제능을 타고 났던 게지. 어머님이 특이체질이시긴 해도 쉽게 유전될 수 있는게 아니다. 그것도 형제가 나란히. 확실히 환구님의 가호를 받지 않는 이상 설명이 되지 않겠지. 에릭은 어머님과 같이 지음체. 땅을 딪고 있는 이상 녀석이 어디에 있든 분명 환구님의 가호가 닿을 것이다. 만약 그런 에릭이 어딘가 해를 당한다면. 그건 그 누구도 어쩔 수 없는 게지. 환구님 어쩔 수 없는걸 그분에 의해 목숨을 부지해온 내가 뭘할 수 있겠느냐."

프리실이 부정하던 신령님의 권능. 이미 촌장님은 눈으로 보았다. 그게 에릭에게 까지 이어져 있었다. 프리실로서는 부정할수 없는 것이 이 곳에는 존제 했고 에릭은 지니고 있었던 것이다.

".....그런.. 가요?"

"그런거다."

처음이다. 들뿌리 이전에 있엇던 이야기를 듣는 것은. 그 누구도 자신의 과거 이야기를 한적이 없었다. 오히려 안듣는 것이 편하기도 했다. 프리실 본인의 이야기를 할 필요 없으니 말이다. 하지만 이미 들어 버렸다. 그리고 프리실은 보이고 말았다. 그리고 말해 버렸다. 눈에 대해서도.

답답한 마음. 쉽게 풀릴 거라고 생각 하지는 않는다.

"저기.. 저도 말씀드리고 싶은게 있어요."

프리실의 표정이 어둠다. 그런 프리실을 헤아린 듯이 촌장은 조용히 기다리고는 운을 띄웠다.

"으음? 무슨일이더냐."

"저 사실.. 기억같은거 잃은적 없어요."

촌장님은 조용히 곰방대를 통해 연기를 들이켰다.

"콜뤅--  콜록 컥억-!"

프리실은 내심 불안해 하며 촌장님 보았다. 많이 놀래셨던 걸까. 그동안 속여 왔던게 꾀심했던 걸까. 하지만 그날 이후로 프리실은 장비를 꺼내들고 아무렇지 않게 사용해 왔다. 내심 모두 알고 있다고 생각 했었다. 

촌장님은 잔기침을 진정하려는 듯이 물을 한모금 들이 켰다. 기침이 가라 안자 촌장님의 기침이 무었하려던 것인지 알게 되었다. 웃고 있었다.

역시 알고 계셨던 걸까. 하지만 촌장님은 뜻밖의 말을 꺼냈다.

"큭큭큭.. 난 네가 정말로 기억상실증인줄 알았다."

역시 모르고 계셨던 것일까. 예상했던 실망감이나 속여왔던 것에 대한 노여움은 보이지 않는다. 그저.. 다 안다는 듯이.. 무엇을?

"저기.. 그말씀은?"

"아아.. 설마 너에 대해서 아무것도 모를거라 생각 한게냐?"

"네?"

"너야 말로 아무것도 모르는 게군. 스티브 일행이 왜 이곳에 파견 되었다고 생각 한 게냐."

"....?"

프리실이 영문을 알 수 없어 하자 촌장님이 요고봐라? 하고 재미있다는 듯이 큭큭 웃었다. 촌장님의 예상과 달리 프리실은 정말 아무것도 모르고 있었던 것이다.

"50년전. 정확히는 52년전 쯤 되려나. 아무튼 그때 불모지가 되고 사람이 더이상 살 수 없는 곳이 된 곳은 다름아닌 이남쪽 사막과 절벽이 우거진 곳이지. 정말이지 사람이 살 수 없는 환경이 되었지."

"아..."

프리실도 알고 있었다. 지나가는 것만으로도 숨이 콱콱 막힐거 같은 더위. 그리고 풀한포기 없는 드넓은 모래언덕. 그것이 전부로 끝없이 펼쳐진 광활한 땅.

"그것이.."

촌장님은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 정복자들의 나라가 있던 땅이지. 그땐 풍요가 깃들어 있었으나 그 이후로 불모의 땅으로 변모했다. 아무튼 요지는 그게 아니고, 그 사람이 살지 않는 지역에서 사람이 나타난다는 소문이 돌게 되었단다, 3전 쯤 전부터. 스티브가 파견된건 그걸 조사하기 위해서지. 너라면 그들이 누군지 알게다."

프리실은 머리에 번개를 맞은 기분이 들었다. 프리실이 들뿌리에 등장한건 2년전. 3년전에 모습을 들어 냈다하면... 시기가 맞아 떨어 진다.

"설마?"

왜 생각못했을까. 프리실은 스스로도 어이가 없었다. 

"그렇다. 머리가 검고 피부가 하얗며 이상한 눈을 지닌. 무엇이든지 알고 있는 자들이라 하더군 신비한 마법과 흡사한 것을 부리는 것은 물론. 스티브는 그들을 통칭 '연구자'라고 부른 다더라."

"아... 아아...."

프리실은 그저 입을 뻐끔 뻐끔 할 뿐이다. 이렇게나 멍청하다니. 촌장님은 그런 프리실의 반응이 재미 있어하며 큭큭큭 웃었다.

"물론 처음에 널 봤을땐 그저 기억상실 한 척이다 싶었지만, 스티브와 난 네행동을 보고 깨달았지. 너와 같은 일족이 이미 프리시아 여기저기를 들쑤시고 심지어는 왕권에 관련된 인물들과도 접촉 됬음에도 넌 정말 그런건 아랑곳 하지 않고 아무것도 몰랐으니 말이다."

"그.. 그건..."

프리실은 할말이 없었다. 들뿌리에 와서 프리실은 정말 아는게 하나도 없었다. 기억상실 이란 변명이 정말로 잘 통했다. 아무것도 모르니 하나부터 차근차근 배워가면 되니 말이다. 하지만, 근본이 잘못 되었다. 이미 프리실과 같은 일족에 대해서 접촉이 된 상황이였으니..

사실 조금만 생각 하면 바로 알 수 있는것일 텐데...

프리실은 머리가 어질했다. 울고 싶은 기분이다. 아니, 실재로 눈물이 핑 돌았다. 프리실은 지금껏 들뿌리에와서 눈물을 보인적이 없었다. 하지만 이렇게 쉽게 눈물이 돌다니, 전부 그녀석 때문인다. 그녀석과 관련 된 이후로 눈물셈이 약해진 것이다.

촌장님은 갑작스런 프리실의 반응에 안절부절 했다. 그리고 그때였다.

"당신! 또 담배 폈지?!!"

 

케이시 부인이 창문에 불쑥 얼굴을 외쳤다. 깜짝 놀란 프리실이 얼굴을 들춰 케이시 부인과 눈이 마주 쳤다.

오랜세월동안 함께해온 부부다. 순간적으로 뭔가 심상치 않다고 판단한 부인은 그들 부부만의 재빠른 눈빛대화가 오갔다.

-무슨짓을 한거야?

찌릿 강렬한 눈빛.

-아.. 아니 난 아무것도.. 임자, 그런거아냐!

당황하는 눈빛.

-그런거라니? 눈물을 보일 아이가 아닌데 당신, 이따가 확실하게 설명 안하면 내손에 죽을줄 알아.

불타오르는 눈빛.

-그러니까 그런게 아니래도? 저기 그러니까. 어머님은?

딴청하는 눈빛.

-알게뭐야. 한두번 사라지는 것도 아니고. 아무튼, 이따 봐. 당신. 담배 피운거 부터 확실하게!

슬쩍 어딘가를 가르키는 눈빛. 그리고 눈빛 대화 끝.

케이시 부인은 창문가로 부터 빠르게 사라졌다.

촌장은 지금당장 터지는 것 보다 이따가 보는게 더 무서웠다.

"마음고생 많았나 보구나."

촌장은 인자하게 프리실의 머리를 스다듬었다. 촌장도 프리실처럼 눈물이 그렁그렁 맺힐거 같았다. 다른생각에.

"죄송해요... 하지만 전 결코 이번일에..."

프리실이 눈물을 떨군다. 부끄러움에서 인지 죄책감인지는 알 수 없지만 내심 마음속에 응어리 지도록 담아둔 모양이다.

촌장은 그가 더 말하기도 전에 입을 열었다.

"다안다 프리실. 네가 로이와 뭔가 했었다는 것도."

"그.. 그건 결코.."

하지만 촌장은 쉽사리 그가 뒷말을 잇도록 내버려 두지 않았다. 그가 어떤 아이인지 알기에. 분명 자신을 자책하는 말일 것이 분명하다. 그녀에게는 힘이 있었으니까. 그날 분명히 보여줬다. 여러가지 생각이 많을 것이다. 힘있고 젋은이들이 대개 그런다. 하지만 삶이란 그렇게 혼자만의 선택에 의해 좌우 되지는 않는다. 무엇이든 대개 흘러갈 뿐. 그런걸 탓해봐야 끝이 없다. 

"로이 그녀석 성격은 삐뚤어 졌어도 타인에게 폐를 끼칠 인물은 아니다. 그와 최근 가장 가까이 있었던 네가 모를리는 없겠지. 그런 로이와 쭉 함께 있었던 네가 뭔가를 했을거란 생각은 하지않는다. 하지만 이번일은, 확실히 뭐가 뭔지 도통 모르겠구나. 나도 너와같이 생각하면 끝이 없단다. 환구님 땅에서 벌어진 일이니 말이다. 나와 관련 없다고 말할 수 있겠느냐."

지금껏 이야기 한데로. 환구님과 가장 밀접한 건 들뿌리에서 촌장님 가족일테니까. 하는짓은 덤벙데도 머리가 좋은 프리실이 그 의미를 모를 리가 없었다.

"분명한건 사람 한둘로 일어날 만한 사태는 분명 아니란 게지. 그러니 프리실 네가 로이와 무엇을 했던간에 이번일은 별개다. 그건 내가 보장하마."

고개를 떨군 프리실은 머리를 끄덕였다.

"고맙.. 습니다."

촌장의 입가에 자연스러운 주름이 잡히며 미소가 지어 졌다.

그렇게 드센 프리실이 눈물이 보이다니, 임자가 오해할 만도 하다.

프리실은 젊다. 이제 막 성인이 되었을뿐임으로 앞으로도 굉장히 많은 것을 격게될 것이다. 촌장은 그가 좀더 많은 것을 보고 겸험해 성장하는 모습을 보고 싶었다. 왜냐하면 프리실은 정말 아무것도 모르기 때문이다. 일족의 특성인지는 몰라도 프리실은 정말 기존에 어떤 삶을 살았던들 접하는 것은 굉장히 적었으라리 본다. 온실속 화초. 아니, 그 온실속에 혼자만 자란 것처럼 사람을 대하는것이 서툴면서 괸계 맺는것을 굉장히 즐거워 했다.

"부드러워 졌구나 프리실."

프리실이 희미하게 웃으며 촌장을 포옹 했다.

"정말요?"

촌장이 헛기침을 한다.

"어흠. 프리실 뭐랄까. 다 큰 처자가 이러면 말이다... 말티아를 닮아 가는 게냐?"

프리실이 킥킥 웃었다. 프리실에게 가장 부족한 것은 사람의 온기다. 신체적 접촉을 통한 온기가 아니다. 사람과 사람이 서로 관련되어 마음으로 느껴지는 온기. 사실 프리실 뿐만이 아니다. 들뿌리에 그런 온기가 부족한 이들이 적지 않다.

"스이우는 정말 환구님 일까요?"

"말하지 않았느냐 가능성의 일부일 것이라고."

"생각하면 끝이 없다 라는 거죠?"

"그런거다."

"마리아씨는 촌장님이라면 바로 환구님을 알아볼 거라 하셨어요."

"틀린말은 아니다. 하지만 아까도 말했지만 이번일 전혀 모르겠구나. 어디까지나 가능성의 일부인 게다. 하지만 환구님의 권역에서 벌어진 일이니 관련 없다고는 할 수 없겠지. 그러니 지켜볼 수밖에."

"그러군요. 그럼 전 해떨어 지기 전에 얼른 다녀 올게요."

"한가지 더 말해 둘게 있다."

프리실이 고개를 갸웃하자 촌장이 말했다.

"진일이 왜 환구님을 찾는거라 생각 하느냐."

프리실은 어느정도 알거 같았다. 지금까지 촌장님께서 말씀하신 환구라는 존재 그 의미를 어쩌면 진일이 이곳에 정착한 이유일 지도 모른다.

"진이 때문이라고 봐요."

촌장님은 고개를 끄덕였다.

"하지만 트레이씨는 왜죠?"

조금 뜸을 드린다. 어떻게 말해야 할지 잠깐 생각을 정리한모양이다.

"오십년전, 칠일간의 지진이 일어 났을때, 그때 지진이 났을때 보다 그 이후에 훨씬 많은 사람이 죽었다."

살아남은 사람은 예상외로 상당히 많았을 것이다. 하지만. 그들이 살아 가는데 필요한 것은 현저희 적겠지. 게다가 나라라는 틀이 사라졌다. 프리실은 그 의미가 무엇을 뜻하는지 알 것 같았다.

"트레이는 그시절을 자력으로 살아 남은 녀석이다."

환구님이 일으켰다는 지진. 하지만 만약 정말로 환구님이 그런 재앙을 내린 거라면, 그 이후에 일들도 환구님이 원하던 것이였을까? 프리실은 그런 의문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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