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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JPG

 

 

 

  주먹이 다가온다. 글러브 속의 솜은 폭신하지만 그 폭신함이 맞는 사람을 배려하는 것을 아닐 것이다. 누군가 글러브는 주먹을 보호려기 위해 착용하는 장비라고 했다. 피해자도 아니고 가해자를 옹호하다니 그저 황당스럽기만 한 도구지만, 그 도구가 얼마나 부조리 한지 논리를 다듬을 틈도 없이 녀석의 파란색 글러브가 눈앞을 어지럽혔다.

 

  그나저나 애당초 나는 왜 여기에 서있는 걸까? 나는 그저 술을 몇잔 마셨을 뿐이고 오랜만에 만난 친구들과 기분좋게 길거리를 걷고 있을 뿐이었다. 애초에 경기에 출전하는 것이 아니였는데, 뒤늦게 어처구니 없는 나의 호승심을 후회해 봤자 이미 내 주머니에서 돈은 나갔다. 여기서 잠깐, 나 안할래 하고 도망가기에는 주변에 눈이 너무 많았다.

 

  나는 가만히 상대를 노려보았다. 어떻게 하면 저놈의 면상을 후들겨 팰 수 있을까? 그 순간 운명처럼 내 머리속에 어제 밤에 봤던 소림 무술의 장면이 떠올랐다. 양손을 뻗어 상대를 교란 시키는 고급기술! 내 머리는 천재임이 분명했다. 이 기술이 작렬하는 순간 녀석의 얼굴과 복부에 내 주먹이 무한대로 수렴하게 되는 것은 피할 수 없는 운명이 될 것이다.

 

  "받아라 당랑 십팔 양의권!"

 

  나의 호쾌한 외침에 녀석이 움찔한다. 역시 아무리 스텝을 밟고 화려하게 어깨를 들썩여도 한낱 겁쟁이일 뿐이다. 마침내 나의 두 주먹이 시공간을 가르며 혜성같이 날아간다. 피할 수 없을 것이다. 아니 피할 수 없다. 왜냐하면 넌 이미 죽어있으니까. 그리고 나는 너의 시체를 판 돈으로 두둑하게 주머니를 채울 수 있겠지.

 

  순간 녀석의 모습이 흔들렸다. 무례한 녀석이었다. 나의 호쾌한 두 발의 스커드 미사일이 녀석을 향해 날아가고 있음에도 녀석은 정중하지 않았다. 성의를 무시한 녀석의 위빙은 나의 궤도를 존재의 근원부터 부정했다. 이럴수가! 나는 참담한 심정으로 헛헛하게 사라져가는 내 근력의 마침표를 바라보았다. 녀석은 무력을 감춘 은거 고수였단 말인가. 그렇지 않고서야 나의 필살기를 피하는 것도 모자라 이젠 내 얼굴을 향해 암석같은 주먹을 내지를 수는 없었다.

 

  "말도 안돼!"

  

  이건 사기였다. 사기꾼이었다. 자신의 실력을 감춘채 악의적으로 돈을 돈을 뜯어내는 악질 사파의 마두였다. 하지만 미처 심판에게 어필할 틈도 없이 나의 두개골은 천둥처럼 흔들렸고. 애처럽게도 정신이 까무륵해지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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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profile
    시우처럼 2012.12.03 21:20
    사진을 어떻게 올리는지 일단 확인차 올렸더랬죠. ㅋ
  • profile
    윤주[尹主] 2012.12.04 08:00
    허풍이 대단한 주인공이네요; 길거리 격투라고 하니, 파이트 클럽이 생각나기도 합니다.
    그나저나 이렇게 일찍 올리실 줄이야 ㄷ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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