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01.15 10:30

시를 쓰라 하였다.

조회 수 716 추천 수 3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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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하하하. 친구들아. 하루동안 씻지 않으면 좋은 점이 있는걸 아느냐?
찝찝함과 풍겨오는 더러운 냄새가 머리를 자극하지.
공부하기 좋지 않느냐? 하하하.(더러움이여 화이팅!)
하지만 난 공부를 즐기지 않다네. 어지럽히고 더럽히는게 내 일이지.
그냥 저지르고 보면 흐뭇해서, 하하하.
바지 동쪽, 웃옷은 북쪽, 양말은 남쪽, 나는 서쪽에 벌러덩. (윗옷은 없다네.)
살짝 고개 돌려서 이 더러운 짓을 보고 하는 첫 일이
가슴을 만진다네. 하하하.
뭔가 울렁거리는게 느껴지는지, 아니면 뭔가 미적지근한게 올라오는지
토해내면 시가 되고 뱉어내면 욕이라네.
요즘은 먹고 살기도 힘들어 그냥 묵혀두는 중이지.
발효가 되는지 더 냄새가 나는군, 하하하.

2.
밤이 되면
내가 한 짓거리룰 보고 부끄러워서 감춘다네.
냄새도 없애려고 향수도 뿌리는 남자야.
그윽한 향기를 몸에 두르고
치자! 치자! 키보드를 치자!
내 지렁이도 못알아보는 무식한 놈이라 말이지.
예전부터 'ㅔ','ㅐ'구별도 잘 못하는 놈이라 말이지.
정자에 앉아 바람맞고 새소리, 물소리 듣는 것도
몸에 힘이나야 할 수 있고 장소를 알아야 하는거지.(하지만 나는 늙지는 않았다네.)
그런데 시는 쓰고 싶고, 쓰라고 가슴이 쿵쿵 치는데
그래서 나는 구겨진 셔츠 위에 지갑을 던져놓고 쓴다네.

3.
가슴이 말해. 누가 말해주는 것도 아니지.
지갑이 말해주는 걸지도 몰라. 셔츠는 절대 아니지.
언제나 지겹도록 사랑하는 글자의 노래들이여!
바닥에 뻗어있는 양말을 오늘 부로 시인이라 하겠노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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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RainShower 2011.01.18 08:49

    그렇게치면 저한텐 이불이 시인이겠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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