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06.19 21:22

스스로를 위한 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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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누군가 당신을 위해 눈물흘려주길 바라나요?
 누군가 당신을 위해 기도해주길 바라나요?
 제가 아는 당신은 퍽 불쌍한 존재였죠.
 사실이 아닌 걸 사실인양, 스스로도 믿지 않는 걸 믿는 양 이리저리 치받으며 제자리를 맴돌았습니다.
 끈질기게 달음박질쳐봐야 어차피 제자리이리란 걸 알기에.
 "단지 제자리에 머물기 위해서 쉼 없이 뛰어야 해."
 붉은 여왕의 말이 동화 속 이야기인 줄로만 알고 있는 건가요.
 앞질러가는 사람은, 실은 당신보다 두 배 더 노력하고 있을 뿐입니다.
 단지 그뿐이지요. 달리 잘못된 건 아무것도 없습니다.

 당신은 퍽 잘난 인간인지 모릅니다.
 누군가 항상 관심을 기울여 돌보아 주어야만 자랄 수 있는, 비싼 화초처럼 말예요.
 조금이라도 물을 덜 주면, 혹은 더 주면, 주변 기온이 맞지 않으면 시들시들 말라져 버려지는 그런 화초인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사실은 알고 있겠죠.
 가장 푸른 화초는 누구보다도 깊이까지 뿌리내리고 있는 화초란 사실을.
 덧붙여 말하자면, 비싼 화초가 꼭 예쁘장한 것은 아녜요.
 살아남는 화초가 예쁜 겁니다. 산을 오르는 사람들은 누구나 아는 사실이에요.
 당신은 퍽 잘난 인간인지 모릅니다. 당신보다 잘난 인간도 하늘에 별과 같이 많겠지만요.

 가끔 당신은 도박을 합니다.
 시답잖은 이야기를 하면서, 다른 사람들이 그걸로 자신을 알아 주리라 기대하곤 합니다.
 알아주는 사람이 있다면, 그를 위해 목숨을 아끼지 않겠다고 생각하곤 합니다.
 하지만 알고 있나요.
 자신을 사랑하지 않는 사람에게 타인이 매겨줄 가치따윈 없단 걸.
 누구나 가치 있는 것을 자기 곁에 두고 싶어하는 법이죠. 가치없는 것을 제 곁에 두고 싶어하는 이는 아무도 없을 겁니다.

 그러니,
 사랑하는 이여.
 상처입길 두려워하지 말며,
 사랑하길 꺼려하지 말며,
 수고하길 마다하지 말며,
 그저 꿋꿋이, 전심으로 제 갈 길을 찾아 나아가 주세요.
 
 가끔 힘들 때면 그저 고요히
 한 송이 연꽃에 대해 생각해 주세요.
 진흙탕에 뛰어들 때 도리어 환하게 피어나는
 그 한 송이 성스러운 꽃처럼
 온갖 수고를 마다않고도
 풍진에 더럽혀지지 않아
 누구에게든 사랑받는 한 송이 꽃처럼 피어 주세요.
 그것이 당신을 향한 저의 기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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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랄까,
 써놓고 나니 창작글로 올리기엔 좀 어울리지 않아 보여서 이쪽에 올립니다;

 요즘엔 그저 스스로가 마냥 부끄럽게만 느껴집니다. 부족하지 않게 해놓은 게 아무것도 없어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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