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10.25 07:05

Machine Fath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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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썩, 바닷물이 파도에 휩쓸려 원치도 않는 물가에 추적추적 다가와 부딪힌다. 파도는 또 다시 달갑지 않은 손님을 느릿느릿 태우고는 다가와 육지에 그 무거운 발을 내딛는다. 새까만 범선, 15세기에나 보였을 법한 새까만 돛과 시커멓고 을씨년스러운 검은 색으로 칠해진 검은 선채. 그것들이 모여들어 하나의 괴기스러운 유령선과 같은 범선을 만들어냈다.
Back Nall, 수려하고 고급스럽게 쓰여진 은색 글씨가 선채의 옆면을 장식하고 있었다. 끼익끼익 괴기스러운 소리와 함께 선채가 삐걱거리는 몸을 간신히 땅에 접하자, 선마루 끝에 검은 그림자가 슬그머니 몸뚱이를 내비쳤다.

"하아, 이 공기는 늘 시원해!"

검은 가운 안에는 검은색 실로 고급스럽게 수가 놓여진 해적 튜닉을 입고, 후크선장이 썼다던 그 삼각모를 뒤집어 쓴 채 검은 다크서클을 지닌 남자는 까칠해 보이는 턱 수염을 쓰윽 쓰다듬으며 씩 미소를 지었다. "자, 트리플 캐논!" 끼기긱, 쇳소리가 귀를 괴롭힐 듯이 들리기 시작하자 갑판이 열리며 육중하고 거대하며, 기이하기 까지 한 포구가 세 개 달린 중세식 함포가 튀어나왔다. 군데군데 일부러 흠집을 낸 듯 헐어 보이기는 하지만, 예기가 날카롭게 퍼지는 것이 고릿적에나 쓰던 물건은 아니었다.

"목표는 - !"

남자의 손끗이 천천히 움직여 저 멀리 섬광이 튀는 싸움터를 향해 겨누었다. 여왕 머신파더와 쫄쫄이가 지나치게 살벌한 격투를 벌이는 곳을 향해 아주 길고 두꺼운 빛무리가 쏟아져 나가기 시작했다. 세 개의 포구에서 한꺼번에 튀쳐나간 가지각색의 레이저는 대지를 녹여버릴 정도의 고열과 함께 거대한 구덩이와 여왕의 소멸을 향해 힘차게 날아갔다.

"언 그라비테이션 실드!"

여왕은 쫄쫄이의 눈빛 섬광을 막아내면서도 한 손을 치켜올려 반투명한 막을 만들어냈다. 다만, 그것은 아주 두껍고 여왕과는 수십미터의 거리가 날 정도로 멀리서 만들어졌으며, 그 두꺼운 막 안에 존재하는 그 모든 것은 육중한 굉음과 함께하며, 우주로 날아가 버렸다. 먼지가 가득해진 그야말로 혼돈의 막을 세 줄기의 빛무리가 강타하는 순간. 세상을 밝혀버릴 듯이 환한 빛이 그들의 모든 눈을 삼켜버렸다.

"반 중력 방어 설계라 - , 깨나 고릿적에 계산해낸 이론인데 대단하군" 남자는 쓰윽 이빨을 드러냈다.

"일명 아폴론의 황금 화살, 20분 동안 대기권 밖에서 축적한 60억 도의 에너지를 단순 열/빛 에너지도 방출하는 특이 함포! 퍼펙트해!" 여왕은 빛 속에서도 아무렇지도 않은 듯 눈 한 번 비비적 거리지 않고 저 멀리 튕겨나간 쫄쫄이를 무시한 채 검은 범선을 향해 한 발자국 씩 다가갔다.

"내 반쪽, 머신 파더"

"그렇군. 머신 마더"

적막이 감돌았다. 어느 날 몰아치는 신의 심판 전날이 바로 이런 기분일까.
끝내 둘의 거리가 지척까지 닿고 우뚝 멈춰섰다.

"아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

"아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

여왕, 머신마더는 포복절도했고, 머신 파더는 검은 가운을 여미면서 가소롭다는 듯이 웃었다. "그래, 유전자 조작으로 ZEN을 만들어 날 감시한 건 너지?"

"아니, 난 그들을 만들 정도로 대단하진 않아" 마더는 정색했다. 그러나 파더는 믿질 않았다. "그래, 그건 확인해 보면 알 수 있어"

동쪽 해안가 저 멀리, 태평양의 끝에서부터 폭풍의 바람이 느긋하고 조용히 불어오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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