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09.25 03:41

Machine Fath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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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왕님?”

  짜가 머신파더 형제 때문에 작은 여아로 변한 준서는 안제희의 시선너머로 모습을 드러낸 늘씬한 미녀에게 초점을 맞췄다.
  마치 부드러운 비단결처럼 흔들리는 실버 블론드의 장발과 희대의 예술가가 조각한 듯한 매끄러운 턱선과 이목구비, 그리고 기미주근깨는커녕 핏기조차 없는 투명한 피부와 붉은 색안경 뒤로 빛을 발하는 고혹적인 자색 눈동자가 바야흐로 한데 어우러져 미려한 자태를 뽑아내고 있었다.
  한마디로 말해 척 보는 순간 눈이 가자미처럼 휙 돌아갈 미녀. 과거에 존재했다고 하던 그 어떤 미녀들도 그녀를 보는 순간 고개를 숙일 수밖에 없으리라고 준서는 생각했다.

  “후우우.”

  하얀 가운이 미묘하게 잘 어울리는 그녀는 담배연기를 짙게 내뱉으며 앞으로 한 발짝 다가섰다. 비록 과학자들이나 입을 법한 가운을 걸치고 있었지만, 허벅지가 훤히 보이는 가죽 미니스커트에 한쪽 손을 가운 주머니에 찔러 넣고 입에 가느다란 러시아식 필터담배까지 꼬나물고 있는 것이 불현듯 과거에 한가락 했을 거란 생각이 들었다. 여왕님이라는 호칭이 정말이지 딱 들어맞는다고나 할까?

  순간적으로 준서의 얼굴이 벌겋게 물들었다. 혹시 모르는 사람들이 오해할까봐 설명을 하자면, 비록 준서의 몸은 로리빔에 맞아 10세 여아로 변한 상태였지만 그는 분명 20대를 넘어선 건장한 청년이었다. 미녀를 보고 감탄사를 내지른다거나 위단추가 두세 개 풀린 붉은색 와이셔츠 사이로 요염한 가슴의 굴곡이 어렴풋이 보이면 얼굴을 붉히는 것도 지극히 정상적인 반응인 것이다.
  하지만 그게 안제희 소장의 눈엔 마음에 들지 않았다. 그녀는 슬쩍 기분 나쁜 미소를 지어 보이곤 하이힐의 뾰족한 굽을 들어 준서의 발등을 확 찍어버렸다.

  “후끼약!”

  괴상한 비명과 함께 준서가 찢어질 듯이 아픈 발을 잡고 폴짝폴짝 뛰어올랐지만 안제희 소장은 전혀 개의치 않고 오히려 후련한 듯 코웃음 칠 뿐이었다. 준서가 구슬픈 눈망울로 원망스럽게 안제희의 얼굴을 올려다봤지만 안제희 소장의 시선은 이미 지금 등장한 여왕님 머신파더에게로 꽂혀 있었다.
  여왕님 머신파더, 걸어 다니는 핵폭탄. 이 모든 것이 그녀를 지칭하는 호칭이었으며, 그녀는 나타나자마자 그 절대적인 힘과 매력으로 미국 전역을 쇼타화 시켜 지배해버린 여장부(?)기질이 다분한 사람이었다. 어쨌든 소리 소문도 없이 혼자 등장한 그녀는 안제희 소장에 의해 먼지 무더기로 변해버린 자신의 동생, 오덕후 머신파더를 내려다보며 중얼거렸다.

  “호되게도 당했군. 제법인데?”

  아무런 표정도 없이 감탄사를 내뱉은 그녀는 찰랑거리는 머리카락을 뒤로 쓸어 넘기고 주머니에서 장갑을 한 짝 꺼냈다. 여러 가지 기계장치가 혼합된 장갑을 오른손에 끼고 손바닥을 펴서 수북이 쌓여 있는 오덕후 머신파더의 잿더미 위로 가져가자, 놀랍게도 재가 지점토처럼 뭉쳐지더니 서서히 붉은 안경을 코에 걸친 통통한 어린아이의 얼굴로 변해갔다. 비록 12세 정도 되어 보이는 어린 아이의 앳된 얼굴이었지만 통통하고 주근깨가 퍼진 볼 살은 분명 오덕후 머신파더의 그것이었다.

  “무슨 짓을!”

  놀란 안제희 소장이 마검을 들고 여왕님 머신파더에게 달려들었지만, 그 순간 그녀들 사이로 어린아이 크기의 작은 그림자 하나가 끼어들었다. 보랏빛의 잔상을 남기며 날아온 그것은 안제희가 휘두르는 검을 날아차기로 튕겨냈고 착지하는 순간 그녀의 복부를 향해 검은 궤적을 빛내는 주먹을 휘둘렀다.

  “흥!”

  안제희는 코웃음치며 뒤로 물러나 준서의 곁으로 다시 돌아왔지만, 뜻하지 않은 방해물 때문에 속은 뒤틀릴 대로 뒤틀려 괜한 준서를 구타하기 시작했다.

  퍽! 퍽! 퍽!

  “억! 억! 억! 왜, 왜?”
  “닥치고 죽어! 죽어! 죽어!”

  꽤나 뽕짝이 잘 맞는 효과음을 낸 준서는 구타가 끝나자, 바닥에 엎드린 채 쥐 죽은 듯 고요하게 극락왕생 하였다(응?).

  “머때로 주기지 뫄(멋대로 죽이지 마)!”

  퍽!

  괜히 발끈해서 일어난 준서는 아직 분이 덜 풀린 안제희 소장의 굽에 등을 밟혀 다시금 황천의 문턱까지 여행을 갔다나 뭐래나. 어쨌든 이제야 분이 풀린 안제희 소장은 자신의 검을 막은 건방진 꼬맹이를 찢어죽일 듯 노려보았다.

  그는 바로 흰색 스트라이프 줄무늬의 보랏빛 정장 슈트를 말끔하게 차려입은 15세 정도의 어린 아이였다. 짧게 자른 하얀 머리카락과 잘생긴 얼굴에 쓴 붉은 색안경, 그는 바로 어린 보랏빛의 머신파더였다. 그는 얼굴에 비해 크다고 느껴지는 붉은 색안경을 슬쩍 들어 올리며 기분이 나쁜 듯 인상을 찌푸리고 있었다.

  “빌어먹을, 내가 왜 이 지랄을 떨어야 하는 거지?”
  “흥, 네가 칠칠치 못해서 이 지경이 된 건데 누굴 탓해?”

  여왕님 머신파더는 필터까지 타들어간 담배를 투하고 뱉으며 주머니에서 작은 원격 스위치를 하나 꺼내 말했다.

  “어쨌든 시키는대로 고분고분하지 않으면 폭파시켜 버릴꺼야. 이 정도는 알아듣지?”
  “아놔, 치사하게 정말 형제끼리 이러기야?”
  “발정난 로리콘을 동생으로 둔 기억은 없어.”
  “나도 쇼타콘 따위를 누나로 두고 싶지 않아!”

  스윽, 여왕님 머신파더가 슬그머니 자폭스위치를 들어보이자, 가슴 속에 박혀 있을 폭탄이 뜨끔거리는지 그는 어금니만 뿌득뿌득 갈며 애꿎은 안제희 소장을 노려보았다.

  “그래그래. 그래야 착한 아이지. 후훗.”

  여왕님 머신파더는 요사스런 눈웃음을 지어보이며 스위치를 주머니 속에 집어넣었다.

  ‘그래, 내가 이딴 쇼타콘에게 약점 잡힌 것도 따지고 보면 저 아줌마 때문이야.’

  생각해보면 이 모든 것이 저 망할 놈의 아줌마 때문이라는 사실이 떠올랐는지 그는 손가락의 관절을 연이어 풀어주며 전투 자세를 취했다. 눈에서 살기를 품은 안광이 불타오르는 것이 꽤나 위협적이었다. 그가 어린아이가 아니었다면 말이다. 어린놈이 살기나 내뿜고 있는 것이 우스웠는지 안제희 소장은 가소롭다는 듯 말했다.

  “흥, 화내는 모습이 꽤 귀여운데?”
  “닥쳐 씨빠빠야!”

  동생이 막 전투 상황에 돌입하려는 순간, 팔다리를 뺀 상반신과 기타 장기들이 원상태로 돌아온 오덕후 머신파더가 신음을 흘리며 천천히 눈을 떴다.

  “으윽, 누구?”
  “흐음? 벌써 일어난건가? 역시 오타쿠는 생명력도 질기군.”
  “으아아아아아아아악!”
  
  죽음에서 돌아와 처음으로 본 사람이 자신의 누나여서 그런가? 그는 소스라치게 놀라 비명을 지르며 다시 기절해버렸다. 과거에 누나에게 당했던 각종 안 좋은 기억들이 주마등처럼 스쳐가는 것을 보며, 그의 통통한 볼 위로 눈물이 주르륵 흘러내렸다.

  “이 새끼가….”

  동생이란 놈이 누나를 보자마자 기절해버리자, 짧은 욕지거리와 함께 여왕님 머신파더의 얼굴에서 시꺼먼 기운이 풀풀 거리며 올라왔다. 그 절대적인 카리스마와 힘을 느낀 것일까? 오덕후 머신파더는 정신이 돌아왔음에도 감히 눈을 뜰 수가 없었다.

  ‘꿈일거야, 그래. 눈을 뜨면 로리들의 천국이 나를 감싸주겠지. 아아아…. 하앍 하앍.’

  자기 최면을 걸며 오덕후는 의식의 꿈속 저편으로 점점 가라앉았다. 전형적인 현실도피 은둔형 폐인이다. 어쨌든 화가 난 여왕님은 동생의 팔다리 재생을 멈추고 무슨 바람이 불었는지 정신을 놓아버린 그를 어깨에 들춰 멨다. 그녀가 벌떡 일어서자 오히려 동생인 보랏빛의 머신파더가 지레 놀라 움찔거릴 정도였다. 그녀는 몸을 돌리며 싸늘한 어투로 동생에게 말했다.

  “가자.”
  “으, 으응!”

  과거 그녀에게 당했던 무시무시한 일들이 떠올랐던 것일까? 보랏빛의 머신파더는 창백한 얼굴로 고개를 끄덕이며 그녀의 뒤를 따랐다.

  “어딜!”

  그러나 안제희 소장이 그들을 내버려둘 리 만무했고 그녀는 날카롭게 소리치며 마검을 휘둘렀다.

  “짜증나게시리.”

  보랏빛의 머신파더가 적당히 막을 생각으로 뒤돌아섰지만, 안제희 소장은 입고 있던 코트를(언제부터?) 기습적으로 휘둘러 그의 시야를 막고 그대로 여왕님 머신파더의 등을 향해 돌진했다.

  ‘아싸 가오리!’

  일부러 안제희 소장을 보내준 그는 누님의 등을 향해 칼침을 놓으려는 안제희 소장을 바라보며 속으로 쾌재를 불렀다. 그러나 슬쩍 뒤돌아보는 누나의 표정은 싸늘했다. 마치 귀찮은 날파리를 보는 것처럼 그녀의 자색 눈동자는 미동도 없이 눈썹만 슬쩍 찡그릴 뿐이었다. 그 때, 그녀의 손이 빛을 발하며 안제희 소장을 향해 횡으로 휘둘러졌다.

  쨍강!

  무슨 일이 일어난 걸까? 단지 손을 휘둘렀을 뿐인데 마검이 산산조각 나버리는 것을 바라보며 안제희 소장은 자신의 눈을 믿을 수가 없었다. 손대기만 해도 먼지로 변해버리는 검을 맨손으로 부러뜨린다? 그녀가 의문을 다잡지 못하고 멍하니 있을 때, 뒤이어 거센 폭풍이 밀어닥쳤다. 극초음속을 돌파한 여왕님 머신파더의 주먹이 만든 거대한 충격파. 그것이 몰아치자 안제희 소장은 마치 폭풍 앞에 선 지푸라기처럼 휘적거리며 날아가 버렸다.

  준서의 옆까지 날아가 처박힌 안제희 소장은 신음을 흘리며 꿈틀거렸다.

  “가자.”

  여왕님의 명령조에 보랏빛의 머신파더는 강아지처럼 설설 기며 그녀의 뒤를 따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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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이 쒸이이이이~~~ 여튼 오늘은 여까지. 4쪽 쓰는데 1시간이 걸리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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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서명이 사라졌다능!!! 내 텔레토비 랩이 사라졌다능!!

 

여긴 어디?! 난 누구?!

 

인간은 어디에서 와서 어디로 사라지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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