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03.21 2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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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 꽃이 만발하기에는 이르지만


언젠가는 그 오색 숨결을 드러낼 것임을 알기에


꽃봉오리는 몸을 더욱 웅크린다


 


우리들 모두는 한 송이 송이의 꽃과 같다


모두들 피고 지고 하는 순간이 있다


회색 세상에 그 수수한 얼굴을 내보인다


 


아, 꽃은 열매를 맺기 위하여 진다


그것은 내년 그맘때쯤 다시 피어날


순백색 유전을 뜻함이다


 


향기로 대화하며 색으로 노래한다


벌과 나비는 그런 꽃을 사랑한다


하지만 사랑받기에 꽃은 져 버리고 만다


 


꽃잎 하나 하나에 기억과 추억을 써내려가며


그 색조 하나 하나 씩을 떠내려보내고


그 잎맥과 물방울 하나 하나를 흩뿌려본다


 


붉은색 순결한 장미와 노오란색 활발한 개나리와 같이


나 또한 삶을 꽃처럼 살아가고 싶어하는 마음을 담아


꽃향기에 취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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