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06.22 03:57

연금술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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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리코와 미란다는 한동안 심연의 곁, 진홍빛 흙 위에 주저앉아서 하늘을 올려다 보고 있었다. 미란다가 제리코를 향해 돌아누웠다.

  "제리코. 나, 어릴때 말야. 이런 이야기를 좋아했다? 서로 좋아하는 연인들이, 풀밭에서 같이 어깨를 맞대고 드러누워서 하늘을 보는 거……. 그런데 지금 딱 그런 상황이네."

  미란다가 쿡쿡 웃었다. 그리고 제리코가 웃으면서 이제 일어날까라고 말하려고 하는 순간-

  '그 일' 이 일어났다.


  파지직-

  그들의 앞으로 푸른 번개가 튀겼다. 무슨 일이 일어난 것인가 하고 둘은 잠시 멍하게 있었다. 상황을 먼저 알아차린 것은 미란다였다.

  "뭐, 뭐야?! 이... '번개'는..."

  미란다의 당황한 얼굴 바로 옆으로 차가운 번개가 스쳐지나갔다. 순간 화끈거리는 뺨을 움켜쥔 미란다가 번개가 날아온 쪽으로 몸을 돌렸다. 그녀의 입에서 비명과도 같은 탄식이 흘러나왔다.

  "세상에……리빙스턴……."

  제리코와 미란다에게 번개를 쏘아낸 것은 아마도, 이들 앞에서 결연하게 서 있는, 녹색의 코트를 걸치고 있는 남자인 것 같았다. 안경을 쓰고, 수더분한 회색머리에, 사람 좋아보이는 인상의 남자였다. 그가 예의 사람 좋은 미소를 지었다.

  "미란다? 제리코? 오랜만이네요."

  제리코가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도 역시 허둥대고 있었다.

  "리빙스턴? 죽은 것 아니었나? 아니, 그보다도 번개는 어째서 쏘아 낸……."

  녹색 코트 뒤에서 한 아이가 고개를 빼꼼 내밀었다. 미란다의 고개가 조금 더 기울어졌다.

  "넌... 노스페라투씨의..."

  녹색 코트의 남자가 그들에게 말했다.

  "방금전, 노비스에게서 사건의 경황을 듣고 오는 길입니다. ...당신, (그는 제리코를 지목했다) 대단한 배짱으로 그런 짓을 했더군요... 용서받을 수도, 용서 할 수도, 용서 받아서도 안되는 죄를 지으셨어요. 당신은. 그래서 우리들은, 당신을 '제거'하기로 결정했습니다... EXIT의 자경단 말입니다.

  ...하지만 그냥 죽일 수는 없잖아요?
  당신이..

  당신이 알스하임을 바쳐서 얻어낸 댓가를 찾아내기 전에는....... 말이에요.

  제리코씨. 저랑... 대화를 좀 하는게 어떨까요?"

  제리코가 몸을 움찔했다.

  "나를 죽일 작정이군."

  그러자 녹색 코트의 남자가 상냥하게 웃었다.

  "제리코를 데려가게 놔 두진 않아! 우리들은 '그 일'을 하기 전에는 절-대로-"

  미란다가 제리코의 앞을 결연히 막아섰다. 그러자 녹색 코트를 입고 있던 남자가 늘상 웃는 상으로 감고 있었던 눈을... 번쩍 떴다. 그의 눈에는 자신의 코트만큼이나 소름끼치도록 맑은 에메랄드빛 눈동자가 공허하게 존재하고 있었다. "그래요?" 그는 다시 눈을 감으며 헤죽 웃었다. 그리고 다음 순간 그는 자신의 코트를 벗었다. 그의 등 뒤에서, 녹색 코트로 가려져 있었던 날개가 드러났다.

  당므 순간 힘차게 리빙스턴은 도약했다. 그는 날고 있었다!
  그리고 리빙스턴의 뒤에서 숨어있었던 아이는(뭔가 불안정해 보이는 아이였다. 온통 몸을 움츠리고 있는...) 뒤로 두발짝 물러섰다. 겁을 먹은 듯한 표정이 보였다.

  "......노스페라투씨의 호문쿨러스... 넌 분명히 그 애였지?"

  제리코의 조용한 말에 아이가 몸을 움찔했다. 그러나 다음 순간 그들은 하늘을 가로지르며 그들에게 돌격하는 리빙스턴에게로 눈을 돌릴 수 밖에 없었다.

  리빙스턴 박사는 눈 깜짝할 새에 제리코를 발톱으로 챘다. 그리고 그는 그를 들고 높은 상공으로 올라갔다. 귓전에 스치는 바람을 느끼며 제리코가 물었다.
  "하나만 묻지, 리빙스턴...아리아드네의 명령이니?"
  리빙스턴은 대답하지 않았다.

  "제리코를 놔 줘!!! 안 그러면..."

  미란다가 발버둥을 치며 악을 쓰다가 아이에게로 눈을 돌렸다.

  "이 애를 죽여버릴거야!"
  "그 애도 호문쿨러스야! 죽일 수 있으면 죽여 봐!"

  그러나 오히려 리빙스턴은 당당하게 소리쳤다. 미란다가 머리를 망치로 친 듯한 충격을 받았다. 너무 급박해 이 아이도 호문쿨러스라는 것을 잊고 있었다.

  "제리코를 놔 줘-"

  미란다가 소리치며 손가락을, 이제는 날개밖에 보이지 않는 그들에게로 들이댔다. 잠시 후 손가락에서 철컥 소리가 나더니 손가락은 순식간에 탄력성이 있는 신기한 강철로 변해버렸다. 그리고 그 강철을 미란다는 힘껏 늘여뜨리며 그들에게로 쏘아보냈다. 마치 얼마든지 늘어나는 채찍같았다.
  그러나 그 열가닥의 쇠 채찍이 그들에게로 닫기 전에 미란다는 옆구리에 찌릿한 충격을 받고 뒤로 나동그라졌다.

  "...이.. 이녀석!"

  미란다가 독기를 품고 외쳤다. 아이가 겁을 먹은 표정으로 자신을 향해 손가락질을 하고 있었다.

  '저 애는... 자기장과 자신을 동화하는 녀석이었지... 젠장, 다가가서 후려치면 내가 감전사할거야.'

  미란다는 입술을 잘근잘근 씹었다. 저 아이는 자기장으로 자신의 몸을 보호하고 있는 대다가 몸 전체에 전기가 돌고 있었다. 게다가 필요할 때면 전기를 쏘아보낼 수도 있었고... 확실히 자신과는 상성이 좋지 좋았다.

  '그렇다면... 견제 하면서 동시에!'

  미란다는 그 아이에게 오른손의 다섯가닥 쇠 채찍을 날려보내고 왼손은 하늘으로 향해 쇠 채찍을 날려보냈다. 직각으로 발사된 채찍이 상당히 인상적이었다.

  다섯가닥으로 날아 든 채찍 중 두가닥은 아이의 자기장에 맞부딪쳐 불꽃 소리를 내며 튕겨나갔고, 나머지 하나는 아이가 잽싸게 피했으며, 하나는 그저 땅만 후려쳤을 뿐이었다. 그러나 한 가닥은 아이의 어깨를 후려치는 데에 성공했다. 그 순간 미란다는 전기가 온 몸에 통하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젠장! 하필이면... 강철이냐! 계속 치다가는 호문쿨러스인 나도 몸이 남아나지 않겠어!'

  한편 공중으로 날아간 쇠 채찍 세 가닥은 그저 이상한 곳으로 휙 날아가버렸고, 나머지 두 가닥은 상당히 그들에게로 근접했지만 날개가 있는 리빙스턴은 여유롭게 그것들을 피했다.
  마침내 리빙스턴은 미란다가 공격할 수 없는 범위까지 도망쳐 나왔다. 그러자 리빙스턴은, 제리코를 떨어뜨릴 듯한 자세를 취했다.
  "물는 것에 대답해. 그럼 망설임 없이 보내 주지..."
  리빙스턴이 말했다.




  그들이 시야에서 사라진 것을 보고 미란다는 이를 뿌드득 갈았다.

  좋지 않다. 매우.

  미란다는 일단 저 아이를 어떻게든 손을 쓰고, 최대한 빨리 리빙스턴을 따라잡는 데에 모든 것을 걸기로 작정했다.

  ...어쨌든 리빙스턴은, 제리코가 원하는 것을 발설하기 전 까지는... 죽이지 않을 것이다 라는 계산이 있기에...가능한 일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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