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06.06 01:54

연금술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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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해럴드와 조엘들이 알스하임으로 가기 위해 집을 모두 비웠던 순간...

  그 때와, '우연히' '동시에'

  나사렛 카트린은... 오빠의 보고서를 보고, 자신의 오빠를 만들었다.






  "아... 저기, 해럴드씨. 묻고 싶은게 있어요."

  조엘이 손을 들고 질문했다. 해럴드가 웃으며 무슨 일이냐고 묻자 조엘이 심각한 얼굴로 말했다.

  "해럴드씨는 오스워드를 연성했죠?"

  사람을 연성했던 기억은 누구에게도 별로 좋은 감흥을 일으키는 것 같지는 않았다. 노스페라투씨도.. 다윗에 대한 이야기를 할 때는 얼굴이 어두웠었지. 해럴드의 얼굴이 일순 굳었지만 해럴드는 곧 얼굴 표정을 풀고 온화하게 말했다.

  "그래."
  "그런데... 궁금한게, 오스워드를 연성했으면... 오스워드는 원래 세계.. 그러니까 현세로 돌아가 있어야 하는 것 아닌가요? 댓가를 지불했는데..."
  "......"

  해럴드가 잠시의 침묵 끝에 입을 열었다.

  "오스워드와 나는 아주 많은 시간동안 거기에 대해서 생각해 봤어."

  어두운 그림자.

  "노스페라투씨의 다윗도, 제리코의 미란다에 대해서도 생각해 봤어...아주 많은 시간동안. 아주 오랫동안."

  해럴드의 얼굴의 그림자. 아무리 온화한 척 하고 있어도 가릴 수 없는 그림자. 노스페라투씨가 다윗에 대해 얘기할 때 생기던 그림자와 같은... 그런 그림자.

  "그건... 오스워드도, 다윗도, 미란다도 여기에는 있지 않았기 때문이야..."
  "네?"
  "나는... 나는, EXIT로 오게 되었어. '비밀'을 깨달았으니... 영혼이 파괴되는 형벌을 막을 수 있었지. 죽음 다음에 뭐가 있는지 아니?"

  그렇구나.

  그렇구나...

  이들은 진짜 '죽음'을 경험했구나. 아니, 나도 분명 죽었는데... 내가 한 경험은 이들의 경험과... 조금 다를까...?

  해럴드는 자신의 흐트러진 갈색 머리카락을 왼손으로 쓰다듬으며 서글프게 말했다.

  "죽은 다음에는 아무것도 없다고 생각해. 적어도 오스워드의 경우에는 그랬어. 하지만 '부활'... 아니, 부활이라기엔 너무나도 조촐하고 비극적이지만 그것을 한 다음에는 오스워드도 '진리'를 깨달았다는 것이지. 단... 신 연금술을 하지는 못하지만. 신 연금술이라는 것은 일종의 '그 사람'과의 소통. 그런 점에서... 오스워드나 다윗, 미란다들은 그 사람과의 연결 고리가 끊어진 셈이지...
  어쨌든 부활한 다음에 오스워드는 자연히, 내가 가르쳐 주지 않았는데도 내가 알아낸 '진리'와 같은 것을 알게 되었어. 그건 말야... 어쩌면...
  어쩌면, 오스워드는 내 기억을 토대로 하고 있기 때문일지도......"



  "저, 만약에."

  조엘이 물었다.

  "제가 여기 있잖아요. 그런데 누군가가 저를 연성하면... 그러니까, 영혼이 여기 있는 상태에서 현세의 몸이 연성당하면 어떻게 되나요?"

  해럴드는 조엘을 똑바로 직시했다.

  "잘 몰라. 그런 일은 여태껏 한번도 없었는 걸."





  쉬웠다. 너무 쉬웠다... 믿을 수 없을 정도로 쉬웠다. 나사렛 카트린은 확실히 연금술사로서의 재능이 있었다. 그녀는 즐겁게 손뼉을 쳤다. 오빠가 곧 살아날거야. 그럼 아빠도 살려드려야지. 그리고 엄마도... 엄마도 살려드릴테야. 모두 살려야지. 내 친구 안나도 살려주고 모두가 죽지 않고 영원히 평생 즐겁게 살게 될 거야. 앞으로는 모든 것이 달라질 거야.


  그러나 나사렛은 너무 어렸다...
  그녀에게 인과를 이해시키기는 어려웠다. 나사렛은 고작 8살짜리 아이일 뿐이었다.



  나사렛 카트린은 오빠를 연성했다. 자신의 오빠 조엘 카트린을.
  그리고 그런 그녀 앞에, '그 사람'이 나타났다. 하얀색... 하얀색 옷을 입은.. 매서운 눈의, 몹시 분노한 듯한 사람이.

  "보상을 위해서는 더 큰 댓가를 치뤄야만 한다"

  그리고 그는 가벼운 손짓 한번으로 나사렛을 EXIT로 불러들였다.



  그리고 그와 동시에 조엘은 EXIT에서의 육체- 즉 정신이 조금씩 투명해지기 시작했다. 그 사실을 제일 먼저 눈치 챈 것은 해럴드였다.

  "카트린! 몸이.."
  "어? 아아악!"

  깜짝 놀란 조엘은 비명을 질렀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조엘은... 잠시 후에는, 완전히 사라져버리고 말았다.



  "헉!"

  오스워드와 해럴드는 동시에 충격을 받았다.

  "누군가가 조엘을..."

  "말도 안돼... 잠시 자리를 비운 사이에..."

  "안돼... 조엘은...!!"







  조엘은 결국 현세로 돌아갔습니다만, 결국 돌아가게 될 겁니다.
  어떻게는 안 정했고..(어물쩍)
  한동안 현세에서 썩히는 것도 좋을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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