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11.27 03:01

Mr.J님의 신기 백과사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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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다보니 반말투가 된 것을 양해해 주시길...평이나 소개라기보단, 사고라던가, 감상같은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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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날은 96년 1월 1일로 되어 있다. 소설 '개미' 등을 통해 그 독특한 상상력을 인정받던 작가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상대적이며 절대적인 지식의 백과사전>이 한국에 공식 출간된 날이다. 그리 두껍지 않은 책 안에는 온갖 잡다한 지식과 그것을 해석하는 작가 특유의 사고가 풍부하게 담겨져 있었다.


 


Mr.J님이 지금까지 총 2화를 올려 주신 <신기 백과사전>은, 물론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책과 다르다. 다루고 있는 사물은 실제 존재하는 것이 아니며, 작가의 사고보단 마치 책을 훑는 듯한 객관적 기술이 위주이다. 그럼에도 <신기 백과사전>을 읽는 순간, 위의 책이 떠오르는 건 왜일까.


 


Mr.J님의 <신기 백과사전>은, 이름은 백과사전이라 붙였으나 실제로는 백과사전은 아닌 듯하다. 방대한 지식들을 면밀히 검토하고 정리해 한 권의 책으로 엮은 것이 아니라, 마치 인터넷상의 스크랩처럼 다양한 지식들을 원문 그대로 긁어와 모아놓은 느낌을 자아낸다. 실제로 각 화마다 맨 끝에 출처가 적혀 있으며, 첫 회는 박물관 책자에서, 둘째 회는 개인 기록에서 뽑아와 가공되지 않은 자료임을 명기한다. 따라서 읽는 입장에선, 마치 자신이 백과사전을 보고 있는 것이 아니라, 백과사전을 집필하기 위해 각종 자료를 긁어 모으며 발췌독하는 느낌을 준다.


이러한 점은 이 글과 현실이, 또는 위에서 언급한 <상대적이며 절대적인...>이 이루는 접점이 아닐까 한다. <신기 백과사전>의 온갖 문헌들을 발췌하는 서술자, 그리고 <상대적이며 절대적인...>의 베르나르 베르베르처럼  우리는 인터넷 상에서 쏟아지는 정보 사이를 방황한다. 그러다 문득 자신에게 흥미로운 정보, 의미 있는 정보가 발견된다면, 비록 그것이 남들에겐 쓸모없는 정보라 해도 원문 그대로 긁어모은다. 그렇게 모은 글은 <신기 백과사전>에서처럼 출처도 제각각이며,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글에서처럼 문장 길이나 깊이도 제각각이다. 때로는 일부러 백과사전처럼 정리할 필요조차 느끼지 않는다. 글이 현실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는 관점에서, 이러한 점은 매우 시사하는 바가 크다고 생각한다. 비록 다른 세계를 묘사하더라도, 우리는 얼마든지 우리가 사는 현실을 어떤 형태로든 이야기할 수 있다. 그것이 굳이 어떤 주장이라던가, 철학이 될 필요는 없는 것이다.


 


문장은 이미 언급한대로 객관적이며, 또 구비전승을 그대로 독자에게 전해주는 느낌이 든다. 다만 1회 하단에 피리가 사라진 후 일을 언급하는 부분 탓에, 1회의 경우 동화에서 시작된 글이 난데없이 판타지 소설처럼 흘러간다는 인상을 주지만 2회에는 완벽하게 통일된 느낌을 주어 구전을 재현하는 작가의 능력에 부족함이 없음을 보여준다.


작가는 이 글이 설정이라고 이야기하지만, 어떤 글을 어느 시점에, 어떤 방식으로 내놓느냐에 따라 전체적으로 보았을 때 읽는 이의 머릿속에 한 편의 스토리를 그릴 수 있지 않을까 한다. 2회까지의 글을 읽으면서도, 비록 겉으로는 나타나지 않았지만 얼마든지 박물관이나 과거 문헌들을 뒤적거리며 의미 있는 것을 옮겨 적는 주인공의 모습을 독자가 상상할 여지는 있다고 본다. 그러나 이런 것까지 요구하는 것은, 분명 작가에게 실례되는 일이리라. 개인적인 욕심에는, <신기 백과사전>을 완성하기 위해 세계를 돌아다니며 문헌을 연구하는 주인공의 발자취를 좀 더 따라가 보고 싶은 생각이 간절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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