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07.30 02:58

Bloodthirst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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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국력 98년 8월 8일>>

얼마전 또다시 살인 사건이 일어났다. 다른 때 같았으면 내 기억에 남아 있었겠지만 이번엔 알 수 없는 공백 뿐이다. 내가 기억하는 것 이라고는 정신을 차려보니 집에 누워있었다 라는 것과 우리집에서 그다지 멀리 떨어지지 않은 숲 밖 공터에서 사람이 죽었다며 비명을 지르는 소리들이 들려왔다는 것이다.
하지만 살인 사건이 일어났다는 시각의 내 기억에는 살인 현장은 커녕 아무런 기억도 없다. 그 공백의 시작도 정확히 어느 시점부터 시작된 것 인지 애매해서 답답해 미칠지경이었다.
무엇보다도 이제는 나 자신을 완전히 잃어버리고 나 자신의 의식은 소멸해버린채 닥치는대로 사람을 죽이는 살인귀가 되어 버리는 것이 아닌가 하는 두려움까지 느껴진다. 그런일은... 있어선 안됀다. 절대로..

"이거 하나 주세요."

어디선가 들어본 말로는 기억나지 않는 순간의 기억은 그때와 비슷한 상황을 만들면 생각나는 경우가 있다고 한다. 나의 경우에도 해당이 되는 이야기인지는 모르겠지만 어쨋든 살인이 있었다는 이야기를 접하자마자 집밖으로 뛰쳐나와 5일동안 이름만 마을뿐인 페리아의 시내를 방황하기 시작했다.
5일이면 꽤 오랫동안 집을 비운셈 이지만 평소 집에서 쓰지 않는 돈을 좀 넉넉히 들고 나왔기에 잠자리 문제만 빼면 굶거나 하는 사소한 문제는 전혀 없었다.(국가에서는 아직 제루아가 행방불명인것으로 알고 있어서 지금도 주기적으로 돈을 보내주고있었다.) 뭐, 그렇게 들고온 돈으로 가게에서 빵이나 과자를 사먹으며 평소엔 전혀 하지않던 군것질로 배를 채우며 거리를 활보했다.
공백뿐인 기억때문에 불확실하지만 이번 살인의 범인이 내가 아니라면 내가 이렇게 돌아다니는 동안 일이 터질것이고 나는 누구보다도 빨리 그 장소를 찾아갈 수 도 있다. 그렇게 이번 사건의 범인이 내가 아니었다는 것이 밝혀진다면 이 불안한 기분도 어느정도 풀려주겠지... 하지만 나라면.. 어떻게해야 할까. 이런생각을 하고있으니 또다시 머리가 아파온다.

8일의 해가 저물어 가고 있을 무렵 눈앞에 자주 봐오던 풍경이 펼쳐졌다. 막다른 골목, 답벽처럼 쌓여진 수십개의 상자와 그 사이로난 좁은 통로, 그리고 상자 너머로 담벽으로 길이 막혀있는 텅빈 공터. 범죄를 행하기엔 최적의 장소이다. 실제로 이곳에서 내 손에의해 죽어간 사람들도 상당수. 아직도 혈흔이 남아있지만 피비린내는 나지 않는다. 하지만 사람들은 과거의 참사를 잊지 못할테니.. 아마 이 근처로 접근하는 것을 굉장히 꺼려할 것이다. 그렇다는 것은 상자 위치를 조금만 옮겨 은폐하면.. 오늘밤은 여기서 지내보는것도 나쁘진 않을것이다. 라는 것. 오늘밤 이라고해봐야 새벽은 되어야 잠자리에 들테니 상자위치를 옮겨둘거면 지금 하는편이 좋을것같다.

"거기 이쁜 아가씨 뭐하시나~?"

듣기 거북한 목소리가 들리자 경계태세를 취한다. 목소리의 주인공은 퉁퉁 부은 두꺼비같이 생긴 남성이다. 해가 많이 저물어서 알아보긴 힘들지만 알코올 냄세로 보아서 술을 퍼마신게 틀림없다. 하긴.. 시채조각과 피바다로 도배가된 적이 있던 이곳에 멀쩡한정신으로 발을 디딜 사람은 없을것이다.

"사람들이 거기 위험하데~ 이리오너라아- 아니믄......"

등뒤에 매놓은 단검을 집고 빼낼 준비를 한다. 사실 내가 '그녀' 가 하던것 처럼 잘 해낼 수 있을진 모르겠지만 확실히 내손엔 그녀가 사람을 베던 감각이 남아있었다.

"아저씨가아- 지켜주마! 희희희..같이 놀다 자려무나아~ 끄윽-"

이 사람.... 치한이다. 그녀 에게도 이런식으로 다가오다가 처참하게 죽은 치한들이 꽤 있었지만 나는 어떻게 대항해야할지 모르겠다. 치한에게도 고분고분할 나는 아니지만 그냥 도망치기엔 이 무거운 상자들을 무너뜨리면서 지나가지 않는한 저 사람이 차지하는 공간을 뚫고나가긴 힘들어 보인다. 하지만 난 아무래도 멀쩡한 내 정신으론 사람을 해할 타입이 아니라 검 손잡이를 쥐고있는 오른손이 빠지질 않는다.

결국 단검을 사용하는건 포기했다. 어느정도 다가왔을때 일격을 날리고 틈새로 빠져나가는 방법을 택했는데, 급소를 공격해줘야 효과를 보려나..?

"비..켜!!"

"크걱-!"

그 치한이 바로앞까지 다가와 손을 뻗자 다리 가랑이 사이를 발로 걷어 차버리고는 옆으로 빠져나갔다. 높이 쌓아올려진 상자들의 틈새로 빠져나가 골목을 돌아 도망쳤다. 아까 그 남자는 상당히 화가 났는지 둔기를 집어들고는 고래고래 소리지르며 쫒아오기 시작했다. 칫.. 누가먼저 잘못을 했는데...

"너 이년아!! 네녀석때문에 내 아들 동생 못만들어주면 어쩔거냐!! 거기안서!?"

그렇게 몇분간 골목을 달렸다. 상대방은 살의를 가지고 따라오는지 정말 끈질기게도 쫒아온다. 그런데 이런 야밤에 10m이상 떨어진 거리임에도 불구하고 잘 쫒아오는걸보면 신기하기도하다.

"제발 스란말... 터헉...!"

내가 막 모퉁이를 돌아섰을때 고함소리가 멎었다. 녀석이 뭔가 머리를 쓰려나보다 하고 모퉁이에서 저만치 떨어진 길 한가운데에 서서 지켜보고 있으려니 한참을 기다려도 별 움직임이 관측되지 않았다. 지쳐 쓰러졌던가 그대로 돌아갔을 것 같다는 생각에 조금 안심하고 벽에 바짝붙어 모퉁이 건너편을 바라보았다.

"웁...."

예상외의 광경이 펼쳐졌다.. 새카만 어둠이 내려앉은 이런 한밤중에도 분명히 구분이 가는 적색의 액체. 그리고 그 액체가 흘러나오는 근원은... 팔다리가 뜯기고 뼈가 드러나며 내장이 흘러내린. 들짐승이 뜯어먹다 버린 고깃덩어리 처럼 되어 길가에 방치되어 있는 한 남성의 시채. 그녀라면 몰라도 나는 이 광경을 보고 버티기가 힘들어져 도망치듯 뛰어나왔다. 큰길로 접어들어 광장으로, 광장을 지나 학교앞으로, 학교를 지나 숲. 그리고 나의 집으로...

"푸하..! 헉.. 헉.."

집 문을 열고들어오자마자 현관에서부터 쓰러지다시피 해가며 거실 바닥까지 뛰어갔다. 속에서 무언가 자꾸 올라오려는것 때문에 한참동안 숨을 참고 뛰어왔더니 죽을 맛이었다. 멀쩡한 정신으로 이런 처참한 광경을 목격한것은 이번이 처음이었다. 하지만 그녀가 살인을 저질렀을땐 훨씬더 잔인하고 무서운 광경이었지.... 잠깐.

"내가.... 아냐..?"

확실해진것이 있다. 살인은 있었지만 내가 아니었다. 그녀와 나의 기억과 의식이 공유된다는 점을 살펴볼때 지난번의 살인 역시 내가 아닐 가능성이 크다. 결정적으로 이번엔 내 눈으로 내가 살인하지 않았다는것을 보았다.

기뻣다.

내가 아니었기때문에. 이번 일로 인해 그에게 미안해하지 않아도 되었기에 기뻣다. 너무 기뻐서.. 웃음이 나온다. 그대로 거실 바닥에 쓰러져 미친듯이 울고 웃으며 뒹굴었다.

이제.. 걱정하지 않아도 돼.. 그녀는 이제 깨어나지 않을거야... 반드시.. 깨어나선 안돼...

"반드시.."

무슨말을 하는지 알지도 못하며 중얼거렸다. 그리고 얼마나 지났을까 어느샌가 베게를 끌어안은채로 바닥에 누워 잠이들어 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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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쁜시기에 로제스형 차례가 패스되어버려 제대로 구상도 못해버리는 바람에 급조하다시피 해서 썻습니다. 오타와 엉성한 묘사. 괴상한 내용 입니다 ㅠ_ㅠ 양해구합니다. ;ㅁ;



P.S 본 소설은 1화부터 안보면 판타지인지 현대인지 구분 안갑니다 ごㅁ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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