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07.18 10:48

Bloodthirst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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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Bloodthirstry - 2


제국력 98년 7월 15일, 월요일.

시끄러운 교실과는 격리된 복도.
나는 복도 창틀에 기대 물끄러미 밖을 보고 있었다.
쉬는시간이라곤 해도, 나에게 이 학교에 쉬는시간을 함께 보낼 ‘친구’라는 존재는 없으니까.
친구가 되기위해 다가오는 동급생들이 있더라도, 이쪽에서 친구를 사귈 맘이 없다.
‘제루아’와 같은 존재는…더이상 만들기 싫으니까.
약 1년전쯤, 내 몸을 소유한 것이 나 하나의 인격이 아님을 알았을 때, 나는 정말이지 ‘죽고’싶었다.
흐르던 피, 떨리던 입술, 피로 온몸을 칠갑을 하며 느끼던…쾌락. 쾌락. 쾌락. 쾌락. 쾌락.
내가 가장 사랑한 사람, 가장 의지하던 사람을 내가 죽였어. 그로부터 쾌감을 얻었어.
…나는, 누구와도 가까워질 수 없는 쓰레기다.

[어이.]

상념에 잠겨있다가, 누군가 나를 부르는 소리에 눈을 떴다.

[!]
순간, 내 얼굴 앞에 의심쩍다는 표정으로 밀착되어있는 또다른 얼굴과 청색의 눈이 보이자, 나는 순간적으로 깜짝 놀라고말았다.
눈을 잠깐 감았다 뜬 후에 천천히, 위아래로 나를 부른 사람을 훏어보았다.
아!
이 남자는, 토요일날 또다른 ‘나’의 모습을 본 자다.
그가 날 물끄러미 바라보고있길래, 나 역시 눈을 들어 그를 마주봤다.

[....]

몇분정도 아무생각없이 그를 보고있었던 것 같다.
남자는 맑은 청색눈을 몇 번 깜빡이더니, 드디어 내게 입을 열었다.

[너, 유이 셰즈루 맞지?]

[…]

이름을 물으면서도 궁금하다는듯 눈을 요리조리 굴리는걸로 보아…이건, 분명 무언가 물어올 기세다.
다른 ‘나’의 모습을 본 자의 질문이라면 뻔할 것이니, 차라리 무시하는 것이 좋다. 어차피 말한다고 해봐야 믿지도 않을테니까.

[에, 맞는 것 같네. 그럼 몇가지 물어볼게. 너, 토요일 밤에 어디있었어?]

[…]

역시…이런 질문이다. 대답할 필요성을 느낄수가 없다. 제풀에 지쳐서 돌아갈때까지 무시해볼까나….

[어이, 대답좀 해달라고…응? 그때 큰길 옆 골목에서 사람들 죽인것, 네가 맞아?]

[…]

귀찮은 타입이다.
대답하기 싫다는 것을 침묵으로 표현하고있는데, 그걸 못알아먹고 질문만 하고있다니!
정말이지…바보같아.

[설마, 벙어리는 아니겠지? 토요일날도 나한테 말했었잖아. 대답해봐, 대답해봐, 대답해봐, 응? 제발, 제발?]

[…]

까만색 머리에 반쯤 가려진 청색 눈동자를 이리저리 동글동글 굴리며 묻는 것을 보니 왠지 재밌긴 한데, 역시 대답할 마음은 없다. 남자는 한숨울 푸욱 내쉬곤, 이젠 될데로 되란 투로 말하기시작했다.

[네가 한것이라고 가정해보자, 그 사람들을 왜 죽인거야?]

[…….]

아아아악! 대답좀 해보란말이야, 부탁이야, 제발! 응? 청초하고 순결한 유이 셰즈루양! 제발 "대답하기 싫어"라고라도 해보란말야!

교실 안까지 들릴만한 소리로 남자가 소리질렀다.
다른 사람들에게 폐가 되잖아. 바보.
어쨌건 이쯤에서 한마디 해주는 것도 좋을 것 같다. ‘나’에 대한 이야기와 토요일 밤의 이야기는 할 생각이 없지만.

[…하기 싫어.]

[응?]
못 들은 것 같다.
…좀 작게 말했나?

[대답하기 싫다고 말했어.]

좀 더 큰 목소리로 말하긴 했는데, 왠지 시비조로 말한 것 같다. 기분 상하지 않았을까?
…지금까지 무시한것만 가지고도 기분은 상했겠네.
동기야 어떻던 나에게 질문공세를 해오는 사람은 인간들과 살기 시작하면서 처음인데, 너무 차갑게 대한건 아닌가 싶다. 물론 차갑게 대하지 않을수가 없는 경우라지만….

[뭐야, 말할수 있었잖아! 헤헷.]

뭐, 뭐야. 이 남자는?
지금까지 심각한 표정으로 질문하던 그가 갑자기 활짝 웃어버리자, 나는 순간적으로 당황해버렸다.
뭐 저래, 딱 한마디 한 것 뿐인데, 자기가 했던 심각한 질문은 다 잊어먹은거야?

[다른 질문들도 대답해줬으면 좋았잖아…. 뭐, 좋아.]

[에?]

이런! 입밖으로 목소리를 다시 한번 내고 말았다.
남자는 검은머리를 쓸어올리며 피식 웃는다.

[네 시간을 침해하면서 심각한거 물어봐서 미안. 하지만…나중에라도 꼭 대답해 줬으면 해. 또 보자.]

그리곤 뒤돌아서 가 버렸다.
남자가 검술학부 건물 입구로 사라지는것을 바라보고있는 내 귀로, 시끄러운 수업 시작음이 들려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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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인칭은 많이 안 써봐서, 잘 됐는지 모르겠습니다그려..ㅡ.ㅡ;;
4일씩이나 까먹다니..ㅠㅅㅠ 지송요.
이상 블러디스트리 2편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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