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07.05 03:46

地獄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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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두산 아래의 작은 마을. 중공군과 북한군의 관심에서 멀리 떨어질 정도로 후미진 마을이었지만, 이곳에서 느껴지는 기운은 범상치 않았다. 역겨운 황토빛의 기운이 마을 전체를 역병처럼 둘러싸고 있었다.

- 파직! 파직!

돌연 마을의 한 가운데에서 황토빛의 안개를 뚫고 새하얀 전광이 하늘을 향해 청아하게 퍼져나갔다. 그리고 그것과 함께 강한 힘을 가진 목소리가 개마고원 전체를 울렸다.

“네 갈 곳으로 돌아가라! 이곳은 네가 있을 곳이 아니니라!”

누런 안개와 섞이고 있는 새하얀 번개의 중심엔 수십명의 사람들이 한 더럽고 지저분한 사람을 둘러싸고 한 소리로 외쳐댔다. 수십명의 사람들이 주문처럼 중얼거리는 소리가 커질 수록 주변을 맴돌고 있는 부적의 벽에서 쏟아져 나오는 번개의 기운도 더욱 강해졌다.

- 크아아아아아아!

원 중심에 있는 거지가 몸을 기괴하게 뒤틀며 비명을 지르자 한 할머니가 소리쳤다.

“좋아! 이제 조금만 더하면 되오! 힘을!”

그들이 성공을 기원하며 더욱 힘을 올리는 때, 갑자기 비명을 지르던 거지가 비명을 멈추고 자신을 둘러싼 사람들에게 낮게 말했다. 사람들의 어지러운 주문소리를 뚫을 정도로 뚜렷한 목소리로.

- 재미없군. 이제 그만 하도록 할까.

그러자 갑자기 한 사람이 입 안 가득 피를 쏟으며 쓰러지고 말았다. 한 사람이 쓰러지자 그들을 둘러싼 빛의 장막이 눈에 띠게 흐려졌다.

“이런! 제령진이!”
“크억!”

한 사람이 쓰러지는 것을 기점으로 한사람한사람 피를 토하고 쓰러지기 시작했다. 이윽고 열댓명의 사람들이 쓰러지자 주변의 빛은 사라지고 수그러들던 황토빛의 기운이 그들을 향해 달려들었다.

“큭! 천지신명이시어! 나를 보살펴주시옵소서!”

몇몇의 사람들은 재빨리 소매에서 부적들을 꺼내 몸을 보호했지만, 미처 그러지 못하고 황토빛 안개에 휩싸인 자들은 몸의 구멍이란 구멍에서 모두 피를 뿜어내며 힘없이 쓰러져버렸다.

“역귀! 네 이노오오옴!”

리더로 보이는 할머니가 얼굴 가득히 노여움을 감추지 않으며 무표정하게 서 있는 거지를 향해 소리쳤다. 거지는 토할 것 같은 추한 얼굴에 역겨운 미소를 띠며 말했다.

- 많이 약해지셨군. 처용. 아니, 내가 강해진건가?
“으으음....”

할머니, 아니 처용은 신음을 길게 흘리며 거지꼴의 역귀를 노려볼 뿐이었다.

- 수천 년 전 네놈이 나를 봉인할 때 사용했던 제령진은 이제 통하지 않는다. 이제 날 막을 수 있는 자는 이 세상에 없음이야.
“닥쳐라! 내가 죽더라도 역귀 네놈만은 꼭 데려가겠다! 그것이 우리 무속인들의 사명이며, 처용님의 후손인 나의 운명이기도 하다!”
- 그런 발악은 이제 통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아직도 깨닫지 못한게냐. 한심한 지고.

역귀는 왼손에 역겹게 소용돌이치는 황토빛 기운을 휘감아 처용에게 쏟아 부었다. 처용은 낮게 신음을 흘리며 소매에서 부적뭉치를 꺼냈다.

-파지지직!

그 때 처용의 앞에 갑자기 나타난 이들이 있었다. 황토빛의 독무에서 살아남은 생존자들이었다. 쿠구구구. 매섭게 소용돌이치는 황토빛 기운을 휩겹게 막아선 그들의 입가에 한줄기 선혈이 흘러나온다.

“아니, 다들!”

놀란 두 눈을 크게 뜬 처용에게 막아선 이들 중 하나가 말했다.

“처용님! 도망치십시오!”
- 지겨운 놈들.

처용을 막아선 이들을 보자 역귀는 기분이 나빠진 듯 표정을 굳히며 기운을 배가시켰다. 그러자 사람들은 입가에서 피를 한바가지 정도 쏟아냈지만, 이미 죽을 각오를 한 것인지 한 사람도 쓰러지진 않았다.

“도망.. 치십시오! 처용님!”
“그럴 순 없소! 칠성신! 여기서 물러나면 더 이상 길이 없어요!”
“지금 여기서 다 죽는다면 더더욱 길이 없다는 것을 왜 모르십니까?!”

칠성신이라 불리운 사람이 피 흘리는 두 눈을 부릅뜨며 외쳤다. 그러나 처용은 차마 발길이 떨어지지 않았다. 자기 혼자 살아도 사실상 이미 저 놈을 막을 수 있는 자는 없다는 것을 잘 알기 때문이었다. 그런 처용의 생각을 잘 알고 있었던 칠성신은 마지막 기운을 쏟아내 힘겹게 말했다.

“이매망량.... 주식회사... 그들에게 도움을... 요청하십시오.”
“말도 안 되는 소리마세요! 칠성신! 우리가 못 막은 자를 어찌 그들이 막을 수 있단 말이오!”
“그들이..안된다면 이미 이 땅에 희망은 없습니다. 자, 가십시오!”

비장한 각오를 담고 쏘아내는 칠성신의 눈빛에 처용은 아무런 생각도 할 수 없었다.

- 잡소리는 이제 끝인가?

지루한듯한 역귀의 목소리가 울려 퍼지고 뒤이어 간신히 막고 있던 황사의 폭풍이 더욱 강력해졌다.

“쿨럭! 가십시오! 처용! 어서!”

칠성신과 무속인들의 피를 토하는 외침을 들으며 처용은 뒤도 돌아보지 않고 달리기 시작했다.

.
.
.


- 으득 으드득.

중국의 이름 모를 작은 마을. 구름에 가리워진 달 아래 스산한 마을의 배경을 뒤로 하고 수십 명의 괴상하게 생긴 사람들이 형체를 알아볼 수 없는 피투성이의 무언가를 으득 으득 씹고 있었다. 원래는 인간이었으리라 짐작되는 고깃덩이를 먹고 있는 존재들은 바로 아귀였다. 삐쩍 마른 팔 다리와는 달리 남산만큼 부풀어 오른 배를 가지고 있고, 먹어도먹어도 주린 배가 채워지지 않아 끝내는 자기자신의 고기를 뜯어먹는다는 존재들이었다.

- 휘휘휘~

그 때 어디선가 휘파람부는 소리가 바람을 타고 먹이에 열중하고 있는 아귀들의 귀에 울려 퍼졌다. 원래 같았으면 먹이 외엔 아무런 반응도 보이지 않았을 그들이었지만, 고기가 점점 사라지자 새로운 먹이에 대한 냄새를 찾아 일제 고개를 돌린다.

- 캬악!

그들이 일제히 비명같은 소리를 내지르는 곳에 뭔가 둥근 그림자같은 것이 눈에 들어왔다. 그림자의 정체는 둥글게 보일정도로 살쪘으며 또한 거대한 몸집위에 펑퍼짐한 검은색 코트를 걸치고 목에 자기 머리카락만큼 새하얀 목도리를 멋드러지게 걸친 남자였다.

“여어. 다들 모여 있었군.”

어깨에 자기키보다 길어 보이는 거대한 야태도를 걸쳐놓고 여유롭게 휘파람을 부는 이 남자는 키가 거의 2m에 달할 정도로 거대했으나 예의 풍성한 살 때문에 그 거대함이 확 와 닿지는 않았다. 남자는 왼쪽 눈에 음양오행이 새겨져 있는 금속테를 한 외눈 안경을 끼고 있었는데, 안경 안쪽에서 요동치는 금색의 눈동자가 자신을 바라보는 아귀들을 향해 번뜩였다.

- 끼잉.

아귀들은 이 풍성하게 생긴 사내를 보자 이상하게도 몸을 움츠리며 뒤로 물러나기 시작했다. 원래 이성이 없는 그들은 먹이에 대해 강한 갈망을 가지고 있을지언정 이렇게 먹이를 두고 뒤로 물러나는 법이 없었으니 참으로 이상한 일이 아닐 수 없었다. 그들이 뒤로 한발자국 물러나자 이 거대한 사내가 목에 걸린 새빨간 나비넥타이를 살짝 건들이며 말했다.

“흠. 원래 같으면 네놈들이 서로가 서로를 뜯어먹을 때까지 기다려야 하지만...”

남자의 입에서 차가운 냉소. 광기가 서린 음산한 미소가 걸린다. 남자는 목에 걸친 야태도를 발검 자세로 고쳐 쥐며 말을 이었다.

“요월(妖月)과 난 그렇게 참을 성 깊은 존재가 아니었다는 것만 재확인했을 뿐이다.”

- 캬아아아악!

그 때 마침 남자의 뒤로 용감한 아귀 한마리가 튀어 올랐다. 그러나 남자는 뒤도 돌아보지 않고 광기어린 미소만 피식 지을 뿐이었다.

- 서걱!

언제 검을 뽑았는지도 몰랐다. 다만 달빛하나 없는데 새하얀 잔광이 검집에서부터 순식간에 튀어나와 뒤를 노린 아귀를 반으로 가르고 지나가 다시 검집에 꽂혔다는 것밖에는.... 잔광이 완전히 사라지자 반으로 갈라진 아귀의 몸이 남자를 스치고 그의 앞에 떨어졌다. 남자는 간헐적으로 꿈틀거리는 아귀를 바라보며 혀를 끌끌찼다.

“쯧쯧. 용감한 자는 일찍 죽는다고 했던가. 자넨 오늘의 영웅이다.”

- 캬악캬악!

동료가 죽자 아귀들은 괴상한 비명을 지르며 사방으로 튀기 시작했다. 이성이 없는 요괴로 변한지 오래였지만, 가슴 깊은 곳에서 올라오는 두려움이라는 감정이 이 사람 앞에서 되살아나기 시작했던 것이다. 그러자 당황해야할 남자의 표정은 더욱 희열에 가득 차 번들거렸다. 남자는 아예 즉석에서 자작한 노래까지 부르며 느릿느릿 아귀들이 흩어진 마을을 향해 움직였다.

“흥흥흥~ 도망가라, 제발 도망가. 이 지루하고 지루한 가극의 끝을 즐겁게 해줄지어다.”

아귀들이 모두 마을의 어둠 속으로 사라지자 남자는 왼눈의 이상하게 생긴 외알 안경의 음양오행이 새겨진 테를 돌리기 시작했다. 마치 안경의 도수를 마치듯 몇 번을 그렇게 돌려보던 남자는 갑자기 미친 사람처럼 큭큭거리기 시작했다.
  
“고작 숨은 곳이 거기냐? 다 보인다. 다 보인다구! 큭큭큭.”

- 치직... 치지지지...

살육의 밤이 시작되려는 찰나, 갑자기 지직거리는 무전기 소리에 남자의 눈가가 움찔거렸다. 웃음은 그대로였지만, 몸에서 뿜어져 나오는 스산한 한기에 화가 났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남자는 무전기를 꺼내들었다.

“챙 바오우다. 뭐냐.”
- 칙! 아, 챙 대인! 접니다. 김 현!

무전기에서 들려오는 김씨의 방정맞은 목소리에 챙의 이마에 핏줄이 하나 돋아났다.

“이봐. 헛깨비 놈아. 난 사냥할 때 방해받는 걸 가장 싫어한다. 그걸 그새 잊은 거냐.”
- 칙! 아, 죄송합니다. 하지만 사장님의 긴급 소집 명령이 있어서요!

긴급 소집 명령이라는 단어가 나오자 챙의 얼굴에 다시금 즐거운 웃음이 피어났다.

“알았다. 곧 가지.”
- 칙! 예, 그럼 전 다른 분들께도 연락을! 이상임다!

김현의 목소리가 사라지자 챙은 만면에 웃음을 가득 채운 채 무전기를 품속에 집어넣었다.

- 캬악!

그 틈을 타 챙의 옆으로 아귀가 달려들었다. 그러나 챙은 여전히 웃음을 감추지 않은 채 발도 자세를 취했다. 파밧! 또 다시 검에서부터 어지러운 은색의 잔광이 아귀의 몸을 수 십 번 훑고 지나간 뒤 검집으로 회수되었고, 잔광이 지나간 부분이 여지없이 잘려나갔다. 수 조각으로 절단된 아귀의 몸이 후두둑 떨어지자 챙은 천천히 몸을 세우며 말했다.

“마침 전채 음식에도 질릴 참이었는데. 이제야 본 요리가 모습을 드러내는가.”

우웅. 얼굴 가득히 웃음을 짓고 있는 챙의 손에 들린 야태도 요월이 낮게 진동했다.

“네놈도 흥분되느냐. 요월. 나도 오랜만에 마음이 설레는구나. 크크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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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릭터 설정

1.챙 바오우(통칭 챙 대인)



2m가 넘는 거대한 키에 그걸 둥글게 보이게 만드는 무시무시한 뱃살을 가진 사람.
왼쪽 눈에 낀 요시경은 음양오행을 조정하는 것에 따라 령은 물론 숨어있는 요기까지 볼 수 있다.
평소 챙 바오우 눈엔 령이 보이지 않음.
2m 30cm 짜리 야태도 요월을 가지고 있다.

특기는 자기 말마따나 빛보다 빠른 발도술.

2.야태도 요월

주인을 광인으로 만드는 일종의 요검. 이 검을 가진 챙 바오우가 광인이 아니라 생각될 수도 있겠지만. 그는 명백히 미친놈이다. 아주 찰떡궁합이라고 하겠다.

3.역귀

죽일놈. 캐릭터 성도 없는 놈이 동양쪽 최종보스라고 깝죽대는게 갖잖아서 일찌감치 죽여버릴 생각.(사실 이 캐릭 뭔가 멋진 설정 없을까 생각했는데.. 역시 없었삼.)
무쟈게 추하게 생긴 놈으로 그래도 강하긴 하다... 그리기도 귀찮아서 안 그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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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서명이 사라졌다능!!! 내 텔레토비 랩이 사라졌다능!!

 

여긴 어디?! 난 누구?!

 

인간은 어디에서 와서 어디로 사라지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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