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05.08 01:50

토끼/종이비행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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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상에 먼지가 쌓여도 치울 생각이 안드는 오늘이


오늘도 저물어가는 날. 뭔 잠을 그렇게 자는지 늘어진 먼지들이


내가 일어선 자리는 피해서 몸을 뒤척이는걸 뒤로했다.


 


벌써 오렌지가 불붙은 머리를 초록색 봉우리 베개에 뉘이면서 쳐다보는걸


못 본체 하며 걷는다


 


간밤에 도둑고양이가 찢어놓은 쓰레기봉투의 수치랑 똑 닮은


내 머리를 검은 모자로 뒤집어 씌웠으니까 나인줄 모를거야


하고 고개를 푹 숙이고 걷는다.


 


따각 따각, 슬리퍼가 커서 오돌토돌한 아스팔트에 자꾸만 부딪혀서


걷기가 힘들다. 그냥 양말 신고 나올걸. 계속 소리가 나서 누가 내 쓰레기봉투 안을


바라볼까 호두까기 인형처럼 발을 옮겨본다.


 


그냥 갑자기, 음료수가 먹고 싶어져서 밖으로 나온게


후회된다.


 


약간  붉게 물든 아스팔트를 달리는 아이들, 깡총, 껑충


날개짓처럼 휘젛는 팔은 아무짓도 안했는데 리듬이 되어있어서,


몇 명의 아이들이 이제 머리를 봉우리 베개에 맡긴 오렌지를 향해


흥겨운 노래를 들려주고 있는데.


 


내가 내 손으로 막았던 전자로 만든 귀에서는 어제도 들었던


곡이 흘러나오는데...


 


나도 저렇게 날았을까, 연주했을까, 음...모르겠는데...


 


음료수를 사러가는 김에, 건전지를 사자.


아마 책상 서럽 속에 혼자만 늙은 md를 꺼내서


석양 빛의 테이프를 넣고서 건전지를 넣는거야.


 


볼품없는, 늘어진 가죽 살과 지방밖에 없는 다리로 언덕길을


내려가는 토끼가 부끄럽지만, 부끄럽지 않는다. 이상하게


 


 


 


 


 



네 소리에 놀라서


쓰레기통에 구겨진 나를 펴고서


다시 접었어.


 


날아라, 허공을 가르지만


창공을 나는 종이 비행기.


 


가라아, 지면으로 추락하지만


목적지로 착지하는 종이 비행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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